[ 음악실의 유령 ]
2021. 06. 03 CoC 7판 팬메이드 시나리오. :: W.서라
원문 시나리오 링크 : https://raspberry-forest.postype.com/post/6797516
KP/KPC - 똘비 (마루나)
PC - 쮸 (최정원)
※ 아래는 본 시나리오의 로그 백업이며, 시나리오의 진상, 스포일러등이 전부 포함되어있으니, 본 시나리오를 플레이 예정이신분들은 열람을 삼가해주세요
더보기
당신은 단언할 수 있습니다.
무지하여 눈치 채지 못했을 뿐 실은 무언가 바뀌기 시작했던 그 날의 아침은
여느 때와 다를 것 하나 없던 오전이었음이라고.
그러니까...
환기를 위해 열어두었던 베란다 창문 너머로,
통상 '여름 냄새'로 취급되곤 하는 오존 냄새가 조금 짙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요.
[ 음악실의 유령 ]
KPC 마루나 PC 최정원
2021. 06. 01
...
[도입, 첫째날 아침 ]
삐이이이익.
코드를 꽂아두었던 유리 티포트의 주둥이에서 수증기 빠지는 소리가 납니다.
오전 댓바람부터 틀어두었던 뉴스의 주제가 전환된 것은 그 때였습니다.
당신은 티포트의 코드를 뽑으며, 이른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식탁에 앉은 채 입니다.
그리고...
버들이:왕!!!
최정원:버들아!
버들이:헥헥헥헥 (꼬리마구 흔들면서 안기려듬)
최정원:(이궁 배 긁어줌..목 긁어줌.. 정수리 빨아묵음..)
버들이:헥헥 (배 발라당까고 꼬리 마구흔듬)
거실의 TV에서는 정갈한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화면을 보면,
한 달 전부터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정체불명의 전염성 질병에 대한 속보를 따로 다루기 위해
금주중 신설 편성된 채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최정원:(버들이 배 긁으면서 TV봐요..)
아나운서의 표정은 짐짓 심각합니다.
편성된 채널의 인트로격인 멘트가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본격적인 보도가 시작됩니다
그러고보니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것 같은데….
최정원:누구지?
:어떻게 할까요?
최정원:(볼륨을 높여봅니다)
:리모컨을 찾는다면, 행운, 혹은 관찰 판정!
최정원:
아니.. 범인이 누군가 했더니
버들이가 궁딩이 밑에 리모콘을 깔고 앉아 있었네요
최정원:하이구 이 돼지.... (꺼내서 버튼 꾹꾹...)
버들이:끼잉.. (일어나서 정원이 주변 빙글빙글)
꾹 꾹 볼륨을 높히면, 다음과 같은 뉴스가 흘러나옵니다
최정원:(이따 냉장고에서 까까라도 꺼내줘야겠다.)
:"한 달 전, A시에서 시작된 유행성 전염병이 전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
최정원:백신은 나오려나..
...이어 화면이 뒤바뀌며, 블러처리된 대형 병원들의 외관이 연이어 흘러나옵니다.
이번 전염병에 감염되면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고 피부가 트는 등 사람에 따라 각종 면역력 결핍 증상을 보이지만,
대표적인 증상은 서서히 고열에 시달리기 시작하다
최정원:
:에궁
정원이는 이번 유행성 전염병의 병명이 아직까지 공식 발표되지 않았음을 떠올립니다.
그나마 공통적인 증세라고는 고열을 앓게된다는 점 말고는 밝혀지지 않았다니까요..
항간에서는 유행성 독감이라고도 부르는 것 같던데….
최정원:(역병이 돌아도 학교에는 가야하는 K-수험생)
참 기묘한 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죠.. 더군다나 정원이는 고 삼 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정상등교를해야하고...
...어쨌든, 뉴스가 끝나면 곧 평범한 예능 채널이 흘러나오네요.
등교시간까지는 20분 정도가 남은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할까요?
최정원:(더 보고싶지만 참자.....)
버들이:왕!!! (찹챱찹찹챱찹)
최정원:너 살쪘어....
버들이:(갸웃?)(물도 찹찹찹찹찹 튀겨가면서 먹음)
최정원:(하이고 ㅠㅠ)
가방을 챙기러 방으로 들어가면,
책상에는 어제 공부하던 문제집들이 그대로 펴져 있네요.
늦기 전에 챙겨 학교로 가는 게 좋겠습니다!
최정원:(문제집도 넛고... 생강차도 넛고.... 옛날꼰날MP3도..(취향임))
문제집도 넣고.. 생강차도 넣고.. 옛날꼰날 MP3도 넣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한 가지가 허전하지 않나요?
최정원:음..?
뒤적뒤적...
학생의 필수품인...
최정원:
모르겠당...
최정원:(지능을 빼먹은 듯?!)
뭐그럴수있지
책가방까지 전부 싸면~ 이제 10분 가량이 남았네요!
최정원:다 챙긴 것 같고.. 조금 일찍 나가볼까.. (신발신구 밖으로 나가요!)
신발을 정갈하게 신고 서면...!
버들이:왕!!!!!
현관 앞에서 버들이가 달려듭니다.
최정원:우왁!
커다란 왕 솜뭉치 발이 교복을 마구 뭉개면...
최정원:버들아 놀랐잖아~ (헉)
앗, 가슴팍에 간신히 달려있던
수선하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떡하죠?
최정원:(이럴수가; 일단 주워서... 주머니에 넣어요)
버들이:헥헥헥
최정원:하지만 강아지에겐 죄가 없지! 교복에 부실공사를 했네 공장이
버들이:끼잉.. (엉덩이붙히고 앉음..)
최정원:(맘 약해짐... 그치만 인간은 가야해...)
버들이를 뒤로하고.. 집을 나서기로 합니다 !
웃=3
오늘은 어떻게 등교 할 건가요? 먼 거리도 아니니 걸어서? 아니면 대중교통으로?
아니면 자전거를 타고 가도 좋겠네요.
최정원:(환경보호!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해요..)
찌릉찌릉~ 정원이는 뒷마당에 묶어두었던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합니다.
이 골목을 지나면 탁 트인 강변이 나오곤 했죠.
자전거를 타고 가며 부서지는 바람이 기분 좋습니다.
최정원:(좋다...)
그리고 어디선가...
최정원:오늘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네..
오늘의 날씨만큼 화창하고 잔잔한 풍의 피아노 협주곡이 들려오네요.
최정원:
맑은 하늘에 가벼운 공기.
여유로운 아침을 만끽하며 잠시나마 붕 떠있던 기분이 노골적으로 가라앉습니다.
왜일까요?
피아노를 그만둔 뒤로 건반에 더 손을 댄 적은 없어도..
곡을 듣는 것까지 거북했던 적은 없는데..
SANc 0/1
최정원:(무슨 곡이지..)
:틀어드릴게요
최정원:(생각보다 평범한 곡이었구나..)
이미 한 번 음악에 대한 의지를 저버린 탓인지 청각과 마음이 전같지 않습니다.
방금 느꼈던 메스꺼움도 그만둬버린 음악에 대한 내면의 적개심일까요.
아니면 미련일까요.
최정원:.......
넓지도 좁지도 않은 시멘트 길의 인도를 따라
같은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삼삼오오 무리지어 등교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후텁지근한 공기가 씁쓸한 입맛을 돋굽니다.
여름이니까요.
최정원:덥다..
어찌되었건, 정문 통과는 여유롭게 세이프.
최정원:(휴~) 이거, 명찰은 어쩐다..
어째서인지 오늘은 정문에 선도부도 보이지 않습니다.
정원이는 3학년 A반의 학생이었죠,
최정원:(병 때문인가?)
교실 뒷문을 열고 들어서면 조례 직전 출석이 막 진행되려던 참입니다.
최정원:(터벅터벅 들어감..)
담임교사:빨리빨리 앉아라.
C반 선생님의 불같은 호령이…
잠깐만, C반 선생님이요?
최정원:(엇;;) 네, 네..! (후다닥 앉....어?)
여긴 A반인데요?
그러고보니.. 자리 배치도 어제와 묘하게 다른 것 같은 기분이?
최정원:제가 반을 잘못들어왔나..요?
담임교사:(도끼눈 뜨고 앉으라는 눈짓함)
c반 담임은 말없이 정원을 꼬라..아니 째려봅니다.
최정원:(모몰라;; 난 몰라 일단 입 닫고 앉아요..)
:관찰판정 가능합니다.
최정원:
:급한대로 빈 책상에 앉아 책가방을 내려둔 뒤 교실을 쭉 둘러봅니다.
최정원:(얼레..)
:어제까지만 해도 비어 있었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아이들은 분명 본 적 없거나… 아니면 복도에서 한 번쯤 보았던 얼굴, 심지어는 다른 학년들도 전부 섞여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최정원:(이게 어떻게 된 거지.... 일단 눈치만 봐요...)
:눈을 비비고 다시 살펴도 교탁 앞에 서있는 저 사람은...
최정원:(이게뭐야!)
다시금 교탁으로 눈을 돌리면 출석체크 진행이 한창입니다.
최정원:......
급한대로 앞자리나 옆자리에 앉은 친구를 살피거든 A반 학생, ..그러니까 반 친구가 맞습니다.
최정원:(옆자리 친구에게 말을 걸어봅니다..)
:옆의 친구에게 속삭인다면 은밀행동, 혹은 행운판정입니다.
최정원:
담임교사:거기, 지금 뭐 하는 거지?
최정원:아..아무 것도..
담임교사:내 조례시간에 잡담이라니... (출석부 뒤적) 최정원. 너는 벌점 3 점이다
최정원:네?!
담임교사:(출석부로 교탁을 탁탁 친다.) 자, 조용.
최정원:................
C반 담임은.. 가차없이 출석을 부르기 시작하네요.
이혜린, 강하민, 최윤지, ... 익숙한 이름과, 익숙하지 않은 이름들이 번갈아 호명되고...
담임교사:최정원.
최정원:네!
담임교사:큰 소리로 대답하라 하지 않았나?
최정원:어..엇..
담임교사:흠. 다음.
..그렇게 모든 학생들의 출석체크가 종료됩니다.
담임교사:(다시한번 출석부를 탕탕, 두어번 두드리며.) 아까도 말했지만, 뒤늦게 등교해 듣지 못한 사람이 있을테니 다시 한 번 공지한다.
최정원:아..(그랬구나..)
담임교사:교실을 둘로 나눠 오른쪽은 이 학년, 왼 쪽은 삼 학년이 사용한다.
담임교사:다들 조용히 1교시 준비하도록
성황리에 황당한 공지를 일단락한 임시 담임 선생님이 안내를 끝마친 직후 교실 앞문 너머로 사라집니다.
몇몇 아이들의 얼굴에 불만의 기색이 내비쳐지는 한편,
원래 알던 사이인지 옆자리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아이들도 눈에 띕니다.
바뀐 임시 시간표에 따르면 1교시는 수학이라고 하네요.
최정원:(뭔가 사정이 복잡해졌네.. 어차피 친구도 별로 없어서 달라질 일도 없음................ 책상 위에 수능특강과 생강차를 꺼내 올려둡니다)
아, 때마침 비어있던 자리가 정원의 책상이었던 모양인지,
책상 서랍에선 정원의 이름이 적힌 교과서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최정원:(휴~)
:관찰판정이 가능합니다.
최정원:
:까비
최정원:에휴 (안경닦음)
휙. 커튼 너머로 휘몰아치던 바람이 뺨을 긋고 지나갑니다.
어찌나 미지근하고 달짝지근한지 갈증이 다 날 정도네요.
최정원:날이 덥네.. (에어컨도 안틀어주나.. 식수대에 물마시러 가요..)
식수대로 향하러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최정원:?
수업종이 울리고, 수학선생님이 들어옵니다.
최정원:(아놔 선생님들아)
에궁..물은 나중에 마셔야겠어요
최정원:(조용히 앉아서 교과서 폅니다..ㄱ-)
지루한 수업시간이 이어집니다.
수학교사:자~ 누구 이 문제 풀어 볼 사람?
최정원:(수학..........재미없다...)(꾸벅..)
수학교사:(자리 스캔함)
:정원이는...행운판정 해 볼까요?
최정원:
수학교사:거기 졸고있는 학생? ^^
최정원:(졸다가 퍼뜩 깸)
수학교사:(ㅎㅎ) 입가에 묻은 침 닦고~ 앞으로 나와서 한번 풀어볼까?
최정원:(민망... 침닦음..)
:한번 풀어볼까요? 전날 예습을 했다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난이도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최정원:(하 ㅋㅌㅊㅍㅋㅌㅊ퓨ㅠㅜㅠㅜㅠㅜ)
:ㅋㅋ
최정원:(일단..지능 롤 굴려봐요;)
수학교사:흐으으으음....
최정원:하..이거를 어제 밤에 문제집에서 봤던 것 같기두..아닌 것 같기도..
수학교사:우리 친구... 수업도 안 듣고... 왜 졸았을까...
최정원:(몰라 모르겠으면 1 아니면 0 쓰랬어..)
수학교사:방금 설명 해 준 건데... 으응..?
최정원:면목없습니다...
수학교사:자리로 돌아가렴.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하고~
최정원:네....(머쓱하게 돌아감.....)
어쩐지 앞 옆 뒷자리 아이들이 수근거리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게 수학시간이 끝나고 기가, 영어, 역사 시간이 차레로 지나가면....
어느덧 점심시간입니다!
오늘 점심은 어떻게 해결 할 건가요?
최정원:(오늘....... 급식 맛있는 날인가요?)
:오늘은 화요일...
보통 수요일이 잔반없는 날이죠
최정원:(웃 그럼 매점에서 때우기로 해요~ 피자빵~~)
탓탓탓..
매점으로 향하면~ 역시나!
오늘은 급식메뉴가 영 아닌가봐요. 여러 학생들로 북적입니다.
최정원:자..잠시만 비켜주라..(어케든 낑겨봅니다;)
이 많은 인파들을 뚫으려면...
최정원:
:ㅠㅠ
정원은 수많은 인파 속에서 겨우겨우 피자빵을 공수해옵니다
그리고 어딘가, NEW딱지가 붙은..
새로 불닭마라치즈흑당버블로제떡볶이가 나온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것들을 죄다 때려박은것같은 모양새인데..
최정원:와..! 이건 진짜 먹어봐야한다..
어쩐지 아이들사이에서 평이 그리 나쁘진 않습니다... 참 기묘하죠?
최정원:(냉큼 집어서 삽니다)
:ㅋ
최정원:이게 소문의 그거구나...
정원이는 한국인의 얼이 담긴..
8천원짜리 불닭마라치즈흑당버블로제떡볶이를 get합니다
최정원:(비싸..!)
한번 먹어봅시다.. 먹을 만 한가요?
최정원:(뇸.......)
아옼
최정원:탈조선 할래
대체 이런걸 먹으라고 만든건가? 싶은 맛입니다
최정원:역병이 돌더니 애들 입맛도 이상해진 거 아냐..?
게다가 양은 어찌나 많은지...
최정원:..................
이거 다 먹으면 피자빵이 안 들어갈 것 같은데요
최정원:(변기에 부어버리기로 합니다... 이건 똥이야)
비싸고 맛없는 괴식을 화장실 변기에 흘러내려버리면....
점심시간 종료까지 20분 전 입니다!
최정원:헉(피자빵을 후다닥 우겨넛어요 왁왁)
피자빵은 먹을 만 한가요?
최정원:흠...........
:이번에도 행운판정
최정원:(음미해봄)
입안에 혼종의 흔적이 남아있기 때문일까요...
그냥 배만 더부룩합니다...
최정원:억울하다..
정원이의 수난시대
최정원:(훌쩍.. 양치나 해야지..)
아무튼.. 끼니를 해결한 정원! 바로 교실로 돌아가나요? 아니면 다른 할 일이라도?
앗 그래요 치카치카 합시다
최정원:(건치를 위한 좋은 습관.. 양치를 박박 깨끗이 합니당!)
탓탓탓...
...
교실로 돌아와 바뀐 시간표를 재차 확인하면, 5교시는 음악 수업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교실 칠판에 노란색 분필로 작성된 커다란 문구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5교시 음악이래~! 교과서 챙겨서 음악실로 이동할 것!'
최정원:...............
하필이면 음악 수업이라니… 내키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수업이니 어쩔 수 없겠죠.
최정원:(어휴... 내팔자야.. 교과서를 주섬주섬 챙겨서 음악실로 향합니다.)
교과서를 챙기기 위해 책상 내부를 뒤적이면 쉽사리 음악 책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어라? 어쩐지 사용감이 영 낯익지 못합니다.
마치 누군가의 실내화를 잘못 신은 것 처럼요.
최정원:...응?
:관찰판정
최정원:
교과서를 뒤집어 살핀 정원이는 책 모서리에 적혀 있는 낯선 이름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정갈한 글씨체로,
[2학년 C반 마루나]
라고 적혀있네요.
침부터 합반 수업을 위해 책걸상을 옮겼다더니...
아무래도 그 소란스런 틈에 교과서가 뒤섞였나 봅니다.
최정원:(곤란해 하고 있겠네... 일단 챙겨서 가기로 해요..)
오늘부터 전체 합반 수업을 진행한다고 했으니,
이 교과서의 주인도 5교시의 음악실에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정원:그럼 내 음악책은 어디로 간 거야? (얘(라고 쓰구 딸기공주라구 읽음^-^S2)한테 있으려나..)
:딸기공주뭔데요
최정원:(딸기마루)
:나
3학년 A반은 3층, 음악실은 5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최근 엘리베이터 고장 문제로 여지껏 수리가 미뤄지고 있었죠.
올라간다면 계단이 좋을 것 같아요.
최정원:(하필 고장날 게 뭐람... 으쌰 올라가요!)
수업 시작 종울림을 목전에 둔 시간인지라 복도는 한적하기만 합니다.
주욱 시원하게 뻗은 복도 창 너머로 초록이 우거지고 청음이 기승을 부립니다.
최정원:(여름이네... 새삼..)
여름이 불시에 목구멍에 들이닥친 듯한 기분.
그 막연함을 가르고, 어디선가...
나지막한 악기 소리가 들려옵니다
최정원:...?
:듣기 판정
최정원:
끊길듯 가냘픈 소리는 잠시 숨을 멈추었다가…
연주를 재개합니다.
최정원:.......
당연하게도,
저 복도 끝에 자리하고 있는 음악실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최정원:........................
울러 더 듣고 말고 판단할 것도 없이 피아노가 연주되어 흘러나오는 소리임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당신이라면 더더욱 그럴 거예요.
...아침에 들었던 곡소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속이 메스껍거나 신경이 날카로워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왜일까요?
과거에 당신이 꽤 좋아하던 곡이었기 때문일까요?
...
마치 태엽을 감듯 부드럽고 유연한 악상이 여운처럼 귓전을 맴돕니다
최정원:............
흡사 굳어버린 고목나무처럼 못 박힌 듯 서서, 이어지는 곡조를 관청하다 보면…
최정원:아직 수업 전인데 누구지.. (음악실을 들여다 봅니다.)
꼭 본능처럼 되새겨지는 감상이랄 것이 남는 법입니다.
최정원:
...순간, 이유모를 가슴이 뛰었습니다.
곡의 완성도가 훌륭하기 때문일까요?
상대는 템포와 리듬감 할 것 없이 악상의 표현이나 곡의 이해도 또한 뛰어난 편입니다
최정원:.....
이 학교에 이만큼이나 피아노를 잘 치는 학생이 있었던가요?
어쩌면 먼저 도착한 음악 선생님일지도 몰라요.
최정원:(...잘 모르겠지만 좋다.)
음악실을 들여다보면,
문 앞엔 하얀 커튼이 쳐져 있어 안쪽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대체 누가 연주한걸까요...
최정원:......
음악실 문을 염과 동시에, 점심을 해결하고 뒤늦게 몰려온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옵니다.
인파에 묻혀 피아노 연주는 그대로 끊겨 버립니다.
최정원:(우앗)
뒤늦게 피아노 의자를 살펴보지만...
아이들의 무리에 섞인 모양인지, 연주자는 흔적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대신, 음악실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대화를 엿들을 수 있습니다.
최정원:조금 일찍 들어와 볼 걸... (아이들의 대화를 들어봅니다)
:학생A:뭔 소리야… 너 귀신 같은 거 믿냐?
:학생A:아.... 미친
최정원:(귀....신..?)
:학생B:진짜라니까???
최정원:(그런 것 치곤.. 기분 좋은 연주였는데.....)
들어보니 선생님도 아닌 모양인데, 그렇다면 도대체 누구였을까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
때마침 수업 종이 울립니다.
최정원:....
마흔 명에 육박하는 아이들이 왁자지껄 음악실을 서성이다 각자 자리를 찾아 착석합니다.
당신또한 적당히 빈 자리에 몸을 앉히고 선생님을 기다리다보면…
톡톡,
최정원:..?
누군가 어깨를 두드립니다.
최정원:(어깨 너머를 돌아봅니다.)
고개를 돌려 상대를 확인하면... 아,
어딘가 낯이 익은 얼굴입니다. 어깨를 겨우 넘는 단발, 아무것도 모르는 때 친구를 따라 꿈을 키웠던 그 장소에 있었던.
그러니까...
어딘가, 어쩐지 바다를 닮은 것 같은,
... 눈이 마주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묻습니다.
마루나:혹시 옆자리 비어 있어요?
최정원:...................... 어, 이, 있어...요.(왠지 모르게 존댓말이 튀어나온다)
마루나:와! 그럼 실례할게요~ (쏠랑 가서 앉음)
꼼꼼히 살피지 않아도 그 책이 사라졌던 음악 교과서임을 눈치챌 수 있을 거예요.
최정원:......(괜히 루나의 머리칼 끝이나 힐끗 힐끗 바라보다가) 아, 그럼 이게.. (루나의 교과서를 돌려줍니다.)
선이 뚜렷한 손목의 둘레를 따라 채워진 은색 손목시계의 테가 단정하게 빛을 반사합니다.
시중에 저런 디자인의 시계를 팔던가?
꼭 처음 접해 생소한 이계의 보석처럼 느껴집니다
최정원:(...시계도 꼭 자기 같은 걸 차네..)
마루나:헤헤, 역시 여기 있었네~ 잃어버린 줄 알고 걱정했거든요!
최정원:.... 그럴 것 같아서 챙겨왔어.. 다행이다.
마루나:교실에서는 이 학년, 삼학년을 나눠 놨는데~ 이동수업때는 자유롭게 앉을 수 있더라구요.
최정원:그, 그랬구나 (당황스러워서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못했음)
마루나:응? 네? (고개 번쩍 듬)
최정원:(아놔 눈 돌림 ㅠ.ㅠ) 피아노..... 좋아해? (대뜸 네 연주를 좋아했느니, 이것 저것 말해버리면 이상한 사람이 될 것 같아 괜히 뜬 소리만 늘어놓는다.)
마루나:....! (그 말에 순간적으로 화앗 밝아진다) 네! 좋아해요!
최정원:....!(역시 맞구나!)
마루나:피아노 소리요? (눈을 한번 꿈뻑이다가.. 이내 장난스레 활짝 웃는다) ...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어쩐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최정원:
문득, 헛헛한 당신의 셔츠 옷감을 떠올립니다.
최정원:아..
그러고보니.. 오늘 아침 버들이가 달려들어 명찰이 떨어졌었죠.
교과서는 둘째치고, 분명 하루종일 명찰을 착용하고 있지 않았을텐데...
이름은 어떻게 알고 있었던걸까요?
최정원:(정말 어떻게 안 거지?)
마루나:(빤히 느껴지는 시선에 힐끔 봄)
최정원:....(찔끔;)
마루나:네? 아아.. (잠시 네 얼굴을 빤히 바라본다. 이내 살풋 웃고는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대답을 듣는 순간,
최정원:....날?
음악실의 출입구가 열리며 음악 선생님이 들어섭니다.
루나는 어느새 정자세로 몸을 돌리고 턱을 괸 채 칠판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의문만을 남긴채. 대화는 결국 흐지부지 종결되고 맙니다
최정원:아..(아쉽다..칠판을 보는 둥 마는 둥..)
음악교사:자, 오늘 78페이지 바로크 시대 작곡가 파트 진도 나갈 차례지?
최정원:(팔랑팔랑..)
음악교사:유럽 문명사에서 지칭되는 바로크 시대란 보통 17세기를 가리킨다는 거, 저번 시간에 먼저 이야기 했었지?
선생님이 음악실에 등판함과 동시에 노 빠꾸로 수업이 진행되지만....
점심 식사 직후인지라 어마어마한 식곤증이 밀려옵니다.
벌써부터 꾸벅꾸벅 조는 등 시동을 걸고 있는 아이들의 수도 만만치 않습니다.
정원이는 어떤가요?
최정원:(먹은 것도 없은데 졸려부러..)
마루나:(히죽 웃으면서 톡톡 두드림) 선배, 많이 졸려요?
최정원:어?응? 나? (화들짝 깸) 나 왜? 어?
마루나: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책도 이상한 곳에 펴 놓구. (고개 슬쩍 기울이면서 소근소근)
최정원:(아오;; 책장 팔랑팔랑 넘김) 저기.. 그런데 아까 했던 말 있잖아..
78p를 펼치기 위해 교과서 페이지를 넘기던 정원이는...
어라?
최정원:?
60p쯤에서 전에 본 적 없던 작곡가의 이름을 발견합니다.
최정원:(뭐지?)
마루나:쉿... 선생님 이 쪽 보고 있어요 (입모양으로 말 함)
소제목은 'A에 대하여'.
최정원:(웅..)
원래 음악책에 이런 내용이 실려 있었던가요?
아니.. A라는 작곡가가 존재했던가요?
과거에 나름 오래간 피아노를 전공했던 자신이 교과서에 실릴 만큼 이름난 작곡가를 모를리 없는데…
왠지 모를 위화감이 듭니다.
최정원:(이게 무슨.... 자세히 읽어봅니다)
SANc 0/1.
최정원:
흠.. 어쩌면 못 보고 넘긴 작곡가일수도 있겠씁니다.
교과서에는 비교적 최근에 발견되었다는 A의 곡에 대한 기사 내용이 첨부되어 있습니다.
최정원:
정원은 박스 하단에 작은 글씨로 새겨진 메모를 추가로 발견합니다.
최정원:(흠...)
:뭐.. 달리 흥미로운 내용은 아닙니다. 아마 작곡가 A의 자필 사인이었겠죠.
최정원:(벌써 교과서에 실렸구나..그거..)
:심지어 나머지 한 곡은 분실되었고요.
...
최정원:......
어쨌든 도둑 엔딩이라니 별 대단한 내용도 아닙니다.
악보 원본이 공개된 것도 아닌 모양인데 별 게 다 교과서에 실리는군요.
그 두 곡을 제외하곤 여지껏 악보랄게 발견되지도 않았던 무명 작곡가가, 어떻게 교과서까지 신출귀몰 했는지 의문입니다.
최정원:(신기하네..)
이어 음악선생님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교실을 메꾸고, 수업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루나는...
꽤나 열심히 수업을 듣고 있네요.
말랑한 목덜미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에 시선이 갔다가도 쉬이 흩어집니다.
음악실의 에어컨이 고장난 걸까요… 너무나 덥습니다.
바깥에서는 매미가 울고 풀벌레가 나무를 깁니다.
최정원:........(괜히 귀 끝이 붉어진다)
방충망에 달라붙어 있던 나비 하나가 창틀을 타고 오르다, 이내 나뭇잎 너머로 자취를 감춥니다.
여름이네요.
...
...
어떻게 하루가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은 염증이 날만큼 물러 터졌는데, 시간은 너무나도 착실히 흐릅니다.
책가방을 싸거나 집에 갈 준비를 서두르며 종례를 맞이하고 있는데…
담임교사:최정원?
담임 선생님이 갑작스레 정원의 이름을 호명합니다.
최정원:... 네? (또 무슨 일이지?)
각자 떠들던 아이들의 시선이 당신의 자리에 고였다가도 빠르게 흩어집니다.
담임교사:네? 라니. 아까 받은 벌점은 잊은건가?
최정원:아..앗..
담임교사:오늘은 교육청 사감님이 방문하는 탓에 아무래도 일찍 귀가해야겠다.
최정원:(움찔)
담임교사:그래도 벌점 값은 해야지.
최정원:네에..
담임교사:아무튼, 이상. 종례 끝. 집에 다 가라.
선생님은 당신의 책상 위에 음악실 열쇠를 내려두고,교무실로 사라집니다.
최정원:(음악실 열쇠를 챙겨서 터덜터덜 교실 밖으로 나섭니다)
마스터키를 들고 5층으로 발걸음하면,
음악실의 방음 문이 좁은 틈을 벌리고 열려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사이로 오후 다섯 시의 비산하는 빛줄기가 묘연히 바닥을 적시고 있고요.
누군가 음악실에 잔류해 있는 걸까요?
마지막으로 음악실을 사용했던 다른 반의 주번이 잠그는 일을 깜빡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최정원:......?
...
이런저런 가능성을 유추하고 있노라면 ,
그 사이를 놓치지 않고 작달만한 피아노 소리가 들려옵니다.
최정원:아,
이 곡은....
최정원:(조심히 음악실 문을 열고 들어가 봅니다)
분명 아까 들었던 곡이죠.
드뷔시의 달빛.
누구인지 모를 연주자의 손끝에 의거하여 피아노 독주가 막 시작되는 찰나입니다.
최정원:
부유하던 먼지와 공기가 미세한 파동이 되어 호수 밑바닥까지 가라앉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며칠 전부터였어요.
종례를 할 때면 계단은 한적했고, 꽤 아득히 느껴지는 상층에서는...
늘 정체 모를 누군가의 피아노 연주 소리가 들려오곤 했습니다.
그리고 깨닫습니다.
상대는 어쩌면 오늘 음악 시간 시작 전에 문 너머에 있었던 그 사람일지도 모르죠.
최정원:.....
:늘 환청같은 피아노 곡소리를 들으며 계단을 내려가던 기분이 좋았는지 싫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최정원:(홀린 듯이 듣고 있자면 대체 이 연주의 주인이 누군지 확인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든다. 피아노 가까이로 다가가 본다.)
문을 가르고 접어든 공간의 꼭 닫혀있던 커튼이 말갛게 걷힌 가운데,
잠시 눈 앞이 하얗게 정전했습니다.
산발하는 태양 빛은 이따금 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 구석이 있습니다.
눈부신 빛에 적응한 시야 너머로 들어오는 것은 ...
예의 그 거대한 그랜드 피아노.
투명한 햇빛을 눈부시게 반사해, 고아한 빛을 뿜는 악기 너머 건반을 다루고 있는 사람은…
놀랍게도 오늘 음악 시간에 함께 수업을 듣던 2학년의 루나 입니다.
아니, 놀랍진 않던가요? 어쩌면 짐작하고 있을 수도 있겠죠.
최정원:...........
막연히 듣기에도 굉장히 탁월한 실력입니다.
청명한 수풀이 푸르른 가운데 녹색으로 물든 빛이 등 뒤를 적시고 있습니다.
순간 넋이 나갈 뻔했습니다.
그런 순간이었습니다.
...
그만 두어버린 피아노를 정성껏 연주하는 그를 바라보는 당신의 심정은 어떤가요?
최정원:(마치 그 옛날, 순수하게 음악과 악기, 그리고 무대를 동경했던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다. 마루나의 등 뒤로 퍼지는 빛이 마치 스포트라이트라도 된 것 처럼..)
...언젠가 그만두었던 피아노
이번에는 반대로, '언젠가 시작했던 피아노'에 대해 떠올립니다.
최정원:..............
새로운 시도에 기뻤거나, 벅찼거나, 혹은 자신만만했을 지도 모를 과거입니다.
막연한 감상은 그곳에서 흩어집니다.
세상에 용기만큼이나 덧없는 기개가 또 있을까요.
그럼에도. 어리석은 기개가 느닷없이 기승을 부립니다.
다시 건반에 손을 올리고 싶어요.
분명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
=
최정원:.............
마루나:... (연주가 끝나고, 손을 건반에서 뗀 뒤 피아노 위에 올려 둔 녹음기의 정지버튼을 누르고 주머니에 넣는다. )
마루나:음악실엔 어쩐 일이에요?
최정원:선생님 심부름으로...(출석부를 들어보인다)
최정원:이 시간까지 남아서 연주를 할 줄은 몰랐는데..
마루나:(출석부 힐끗 보다가) 아하, 그래서 이 시간에~
최정원:(그 마음을 알 것도 같다. 비밀로 해주겠다는 듯 입을 꾹 다물어보인다.)
최정원:..... 저기, 사실은 나도 널 알고 있었어.
마루나:(별 다른 답은 하지 않은 채 그저 미소짓다가, 사뿐히 피아노 의자에서 내려온다) 며칠 뒤에 피아노 콩쿠르가 있거든요.
최정원:...또 보러 와도 돼?
마루나:(손 꼬옥) 안 그래도 그 부탁 하려고 했어요!
최정원:(! 잡힌 손에 몸을 굳혔다가 이어지는 말에 핏기가 가신다.) ......... 기억한다는 게, 그런 뜻이었어?
마루나:(끄덕) 그것도 아주 오래쳤다고 들었는데! 예전에 선배 이름 들어본 적 있거든요.
최정원:그렇긴 한데... (손바닥에 밴 땀을 제 옷자락에 문질러 닦는다) ........미안, 그만 둔 지도 오래됐어.
마루나:네? 그만뒀어요?
최정원:...............그냥.
마루나:....
최정원:아, 아냐. 별로 대단한 비밀도 아닌데.. (아 아이고)
마루나:(제 머릿칼을 만지작이다가... 아내 고개를 푹 숙인다.) 실망한 건 아닌데.. 그래도 역시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마루나:사실 피드백이라거나, 부탁하고 싶었는데... 들어주시기만 해도 좋아요!
최정원:응, 그럴게! 꼭 올게. 나 같은 게 피드백을 할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마루나:...정말요?!
최정원:(되게 좋아하네...)
마루나:(눈에띄게 밝아진 표정으로 와락 안았다가 놓는다) 그럼 내일 7시까지 와 주시기에요?! 꼭!
최정원:(!) 으응.... 꼭..
마루나:(콧노래까지 부르면서 책가방 챙기기 시작함) ~~♪
최정원:(누가 이렇게 반겨준 것도 오랜만이네..) ..그, 그렇지. 선생님 기다리시겠다..(괜히 출석부를 부산스럽게 챙기며 음악실을 후닥 나가요)
마루나:잘 가요 선배! 내일 봐요~! 늦으면 꿀밤 오백대~~(손붕붕붕)
부산스러운 인사를 뒤로 한 채, 정원은 음악실을 나섭니다.
최정원:응! 내일 봐! (꿀밤;)
슬슬 집으로 가야겠죠
최정원:(버들이 저녁밥 챙겨줘야지~)
꽤나 오래 이야기를 나눴던지 학교 밖으로 나오면, 수평선 너머로 노을이 지고 있어요.
최정원:(털레털레..)
집으로 간다면 귀여운 버들이와 맛있는 저녁이 기다리고 있겠죠.
잠자리에 들기 전, 당신은 오늘 하루를 되돌아봅니다.
최정원:(왠지 정신없는 하루였네...)
당신에겐 어떤 하루였나요?
최정원:(그래도 내일이 기대된다..)
내일이 기대되는 건 오랜만인 기분이죠.
조금은 들 뜬 마음을 가라앉힌 채, 당신은 잠에 듭니다.
...
[둘째날 아침]
정원은 제법 이른 시간 등교하게 됩니다. 약속한게 있었으니까요.
나뭇잎 사이를 걸러 들어온 햇빛이 묘하게 어슴푸레하게 느껴지는 오전,
공기는 제법 서늘하고 묶어놓지 않은 커튼을 바람이 나부낍니다.
암막 커튼과 그 위에 이중으로 쳐놓은 쉬폰 커튼이 펄럭일 때마다..
최정원:(조용하네..)
텅 빈 사각형의 교실 위로 유령의 몸짓같은 그림자가 일렁이길 반복합니다.
오늘은 내가 가장 빨리 등교한 건가?
그런 생각과 함께 책가방을 내려놓고 교실을 둘러보면…
텅 빈 서른 대여섯 개의 책상중
유일하게 책가방이 올라와 있는 책상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최정원:..? (루나의 책상인가? 슬쩍 살펴봐요)
슬쩍 돌아본 책상 위에는 책가방이 올라와 있으며,
나무로 만들어진 책걸상 모서리에 임시 시간표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왼쪽 상단에는 반과 번호를 묶어놓은 학번과 자리 주인의 이름이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군요
최정원:(? 이 시간에 누구지... 이름을 읽어봅니다.)
[2학년 C반 12번 마루나] 라고 적혀 있습니다.
최정원:(아..그렇겠지..그치..)
:행운판정
최정원:
책걸상에서 몸을 돌리려던 찰나,
책상 모서리와 부딪혀 열린 가방 안의 내용물이 쏟아집니다.
최정원:으앗!
쏟아져 흩어진 악보집들 사이로, 표지가 누렇게 떠 있는 악보집 하나를 발견합니다.
최정원:..?
다른 악보집들은 거진 새로 구매한듯 기스 하나 없는 클리어화일에 분철되어있는 반면
저 혼자서 세월의 흐름을 증언하듯 표지 색이 바래있습니다.
최정원:(낡은 악보를 조심스럽게 들어올립니다.)
:감정판정 가능합니다.
최정원:
조심스레 악보를 들어올리면,
최정원:(매의 눈으로 샥..훑어봄)
낡아보이는 건 비단 기분탓이 아니었던 걸까요.
적어도 300년은 더 되어 보이는 것 같은 악보 입니다.
최정원:........이런 걸 들고 다니는 거야?
음표가 수놓인 모양을 미루어보면, 생초면의 작품입니다.
루나는 작곡도 겸하고 있는 걸까요?
최정원:(흠...........)
조심~히 내용물들을 가방 안으로 집어 넣습니다.
최정원:
…그런데, 어라?
단언할 수 없으나 이 장면은 분명 언젠가 본 적이 있습니다.
혹은 경험했거나요.
최정원:....?
데자뷰란 본디 뜬금없는 현상이긴 합니다만... 어쩐지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불쾌하다기보다는, 지금 이 장소에 있어서는 안 될 것이 존재하는 듯한 느낌.
SANc 0/1
최정원:
:이성치감소 없습니다.
교실을 나서던 참, 천장에 달린 스피커에서 7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립니다.
최정원:아!
시계를 확인하면 시침과 분침은 7을 가리키고 있고, 초침은 막 숫자 5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약속 시간인 오전 7시입니다.
지금 바로 올라간다면, 늦진 않겠어요.
최정원:(벌써 7시네.. 후다닥 음악실로 뛰어갑니다)
...
마치 그 누구도 손대지 않은 것처럼 음악실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최정원:......
문 앞은 여전히 하얀 커튼으로 가려져 있고,
귀를 기울여보지만, 오늘은 이 너머에서 달리 피아노 소리가 들려오지는 않는군요.
최정원:어.. 아직 안왔나? (음악실 문을 열어봅니다)
드르륵.
음악실 문을 부드럽게 열면,
최정원:(열려는 있네..)
어제와 같이 환하고 눈부신 여름의 햇살이 정원의 전신을 덮칩니다.
최정원:..........
이름난 과거 음악가들의 초상화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방음벽 어귀에 붙어 있고
교탁 너머의 칠판에는 분필 가루가 얕게 묻어나긴 했으나 그 나름대로 깨끗하고 푸르기만 합니다.
오래된 악기만이 머금은 특유의 냄새는 익숙한 종류여서,
늘 이 냄새를 기억하고 있던 심장만이 조용히 두방망이질 칩니다.
최정원:................
창틀 너머로 풀잎의 싱그럽고도 비릿한 향기를 머금은 바람이 콧잔등을 건드리면
그제야 퍼뜩 정신이 드는 것입니다.
그 단정하고 고요한 음악실 가운데 그랜드피아노 앞에는...
약속처럼 루나가 앉아 있습니다.
...
최정원:........ 안녕.
그는 두껑이 닫힌 피아노에 팔꿈치를 기댄 채 이마를 짚고 있습니다.
당신이 들어온 인기척을 눈치 채지 못한 상태로, 어딘가 몸이 좋지 않은듯 안색이 창백합니다
비단 오전의 하얀 백색광선 탓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잠깐 듭니다.
최정원:(?) 루나야.
마루나:... (다가오는 인기척에 한박자 늦게 고개를 든다.)
최정원:안색이 많이 안좋은데..
마루나:선배...? 아, 기다리고 있었어요
최정원:많이 기다렸어? 미안..
마루나:(손 휘휘 저음) 아니에요~ 저도 방금 왔어요.
최정원:......(걱정이 얼굴에서 막 쏟아짐....)
마루나:걱정해주시는 거에요? (대놓고물어봄)
최정원:어..? 어, 응. 당연하지. (괜히 천장 봤다가. . 바닥 봤다가. . .) 이럴 줄 알았으면 간단하게 먹을 거라도 가져올 걸 그랬네. 너무 이른 시간에 만났나 봐..
마루나:(작게 웃는다) 괜찮대두~ 그냥 가끔 이러다 말아요. 그래도 걱정 받으니까 좋다 (헤헤)
최정원:웃긴.. (그래도 한시름 놓이는지 마주 웃어준다) 이렇게 아무도 없을 때 만나니까 꼭..(세상에 둘만 남은 것 같네, 라고 말하려다 별 이상한 소릴 다 한다 싶어 그냥 말아버린다.)
마루나:(꼭? 뒷 얘기에 잠시 귀 기울이다... 참, 피아노 위에 겹쳐둔 악보들을 펼쳐 네 앞에 보여준다)
최정원:.....어..... (우선순위..를 따지기엔 이제 연이 없을 거라고 종잇장들이 늘어진 모습에 조금 아득해진다. 제목도 제대로 보지 않고 대충 가운데에 놓인 악보 하나를 들어 올린다.) 이거, 괜찮아?
마루나:아하, 이런 취향이에요? 좋아, 기억해둬야지~ (들어올려진 악보를 피아노 위에 올리려 몸을 돌린다. 그러다가...)
:행운판정.
최정원:
덜컹!
몸을 돌릴 때 뭔가를 건드렸던 걸까요?
피아노 뒤편에 놓여있는 간이 책상위의 악보집들이 우수수 바닥으로 쏟아져 섞입니다.
최정원:아!
마루나:앗..!
쌓여 있던 내용물이 바닥에 쏟아지면, 루나는 흩어진 악보집들을 주섬주섬 줍기 시작합니다.
낱장의 악보가 발치에 채입니다.
그가 보여준 악보를 제외하고 나서도 그 수가 꽤 많았네요.
최정원:(악보들을 한장한장 주워듭니다.)
루나의 이름이 적혀있는 책도 눈에 들어오지만, 구매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포장조차 뜯지 않은 악보집도 더러 보입니다.
최정원:왜 이렇게 까지...
마루나:(허겁지겁 주워올리다가 손 슬쩍 닿고는 깜짝 놀람) 앗, 저..저 주시면 돼요!
:여기서,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최정원: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것은…
최정원:..?
그 틈에 거꾸로 뒤집혀 있던 낡은 악보집 한 권입니다.
뒤집혀 있던 탓에 곡명을 읽지는 못했지만…
정원은 악보집의 어귀에 자리하고 있던
최정원:어..
아주 찰나였지만, 은은하게 빛나던 모양새가 아주 특이한 문양이었습니다.
일견 누군가의 자필 사인처럼 보였을 수도 있겠네요.
최정원:(이거.. 작곡가 A의 서명인가?)
마루나:(주섬주섬 찹찹... 악보를 전부 주워 정리하고선 피아노 아래 수납공간에 그것들을 챙겨 넣는다.)
최정원:(물끄럼..)
마루나:(그리고 다시 피아노위에 앉아.. 힐끗, 너를 바라보곤) 헤헤.. 그럼.. 들어주실래요?
최정원:응. (피아노 옆에 기대듯 서서 루나를 바라본다.)
마루나:(심호흡을 한 번 하고, 주머니에 넣어뒀던 녹음기를 꺼내 녹음버튼을 누른다. 평소같은 연주였지만..)
최정원:............
마루나:( 오늘은 지켜보는 사람이 있기 때문일까? 누르는 건반에 담아 녹아내리는 것들이 많았다.)
최정원:....(녹턴이었구나. 내가 고른 거.. 질리도록 들었던 멜로디인데도 이아이의 손 끝에서 흐르는 선율은 전혀 새로 운 곡처럼 들렸다. 이상한 아이. 아주 오래 전에도 루나의 연주를 들을 때면 지루하게 느껴졌던 연습들이 새삼스러워지곤 했는데, 그 빛 바랜 과거로, 속절 없이 그 순간 속으로 끌려온 기분이다.)
순간.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요.. 순간 마음이 울렁였습니다.
한참 좋아하던 곡을 완벽하게 연주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던 빛 바랜 지난 날을 상기해냅니다.
어떤 작은 오류도 실수도 없이 연주를 끝마쳤던 순간에 꽤 기뻐했던 것도 같은데…
겹쳐 들리는 음악 때문일까요? 잘 생각나지는 않네요.
다만,
당신에게도 무던히 노력하던 나날이 있었습니다.
여전히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은....
어떤가요, 여전히 내키지 않은가요?
...
마루나:
=
최정원:..........
손바닥을 통해 피아노의 울림이 전해집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각입니다.
최정원:...넌 정말 이상해. (별 볼일 없는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도, 굳이 아침 나절을 자신에게 할애하는 것도.. 전부 이상하다. 어쩌면 이런 나에게도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허황된 착각을 주입시킨다.)
마루나:(때맞춰 연주가 끝나고, 틀어두었던 녹음기의 전원을 끈 채 돌아본다) 어때요? 괜찮았... ......... 이상했어요?!?!?
최정원:아, 아니, 그,그,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닌데! (횡설수설)
마루나:네? 우우... (의기소침..했다가 퍼뜩 고개 든다) 그 말은... ... 제 연주, 괜찮았다는 거죠?
최정원:....응. 정말 좋았어. 항상 그랬던 것 처럼.
마루나:... (살짝 웃는다.)
최정원:(괜히 제 뺨만 문지르다가) 그렇지만.... 왜 하필 나야? 난 피아노 같은 거 그만 둔 지도 오래 됐고... 그게 아니더라도 네 실력은 누구라도 다 알아줄텐데.. 더 대단한 사람을 만나는 게 좋지 않아?
마루나:... (피아노에서 손을 떼고 물끄럼 보다가, 괜히 어깨로 허리를 꾹 꾹 누른다.) 아하, 그럼 지금이라도 다른 사람한테 부탁하는게 좋을까요? 응~? 그랬으면 좋겠어요?
어라, 어깨가 닿자...
그의 체온이 꽤 뜨겁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최정원:그........그런 건 아니지만! (..?) 루나야, 너 정말 괜찮아?
이마에 손을 대어보면,
미열이라기엔 조금 더 뜨겁고 펄펄 끓는다기엔 미묘한 열기가 느껴집니다.
최정원:(심상치 않은데..)
마루나:(눈 꿈뻑이다가 헤헤 웃음...) 선배 손 되게 시원하다~
최정원:(우..) 바보.......
마루나:그런가...~ 그냥 조금 있으면 괜찮아 질 것 같은데~
최정원:(아니 얘가;;;) 요즘 다들 아파서 학교도 못나오고 그러는데 큰일 날 소리 하네? 난 오늘 들은 게 네 마지막 연주인 건 싫어.
마루나:괜찮으니까 걱정 말래두요~ (슬쩍 일어나서 활짝 열린 커튼을 친다.) 앞으로 계속 들려준다고 했잖아요?
최정원:(끙..)
마루나:제가 막, 이 학교 음악실의 귀신.. 뭐 그런걸로 불리잖아요. 헤헤.
최정원:(아니) 역시 그거 너였구나.
마루나:네, 아무도 없을 때 종종 연주하니까.. 그렇게 불리던데? 듣다보니 꽤 재밌었어요.
최정원:진짜 이상해...(쭝얼)
마루나:(홱 돌아봄) 방금 또 저 욕했죠!
최정원:어? ㅇㅓ?? 어?
마루나:바보, 다 들렸거든요? (어깨 콕콕)
최정원:(민망.............)
마루나:해가 다 지고나서 여기 들어오는건 안 돼요. 알았죠?
최정원:응?
마루나:왜냐면....
최정원:(여름이라 해도 늦게 질 텐데..)
마루나:..이 음악실에 귀신이 나온단 건 진짜거든요. 마주치면 큰일날지도 몰라요~
최정원:그, 그게 무..무슨, 소리야. 요즘 세상에...(오싹)
마루나:아니에요! 이번엔 진짜에요~
최정원:참 나.. 참 나... (..........) ................ 보통은 귀신 같은 거 무서워 하잖아...
마루나:전 해가 지기 전에 돌아가니까요. ... (히죽 웃고 음악실밖으로 뽈뽈 나감) 선배는 겁쟁이래요~
최정원:(ㅇㄴ) 아니, 이건 평범한 반응이라니까? (호닥 따라감)
음악실의 문이 닫히기 직전,
최정원:
닫히는 문틈 사이로 시선이 날아든 것은 잠깐이었습니다.
최정원:..?
암막커튼 바깥으로 빛이 차단되어
삽시간에 어두운 칠흑이 내려앉은 음악실이 유독 기이하게 빛났던 것도 같습니다.
귀신 이야기를 들은 직후여서일까요?
찝찝한 기분이 듭니다.
SANc 0/1
최정원:(무..무서워..)
:이성치 -1
최정원:(소름 돋은 팔을 박박 문지른다)
마루나:선배~ 뭐해요? 곧 종 칠텐데~
최정원:어? 어.. 가자. (걸음을 재촉해 루나 옆에 착 붙는다.. 무서워서 그러는 건 아니구....)
마루나:(힐끔...보다가 손 슬쩍 잡음)
최정원:(!) 어...... 응............ (삽시간에 뒷목에 열이 올라 손바닥으로 가리듯 덮는다.) 교실 앞 까지만 잡고 있을까..
마루나:(^.^) 겁쟁이.
최정원:....... 네가 대단한 거야. (괜히 맞잡은 손에 살짝 힘을 줘본다. 말랑말랑..)
마루나:으응? 아무말도 안 했는데요~ (장난스레 덧붙히며 손꼭 잡고 걸음!)
...
..
.
♪ㅡ
어느새 점심 시간이 종료되고,
또 다시 식곤증이 학생들의 수면욕을 지배하는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오후 1시 20분이 지나가고 있는 지금은 5교시.
최정원:(꾸벅.......)
물리 시간입니다.
해가 중천에 떠있고 불어오는 바람의 빛은 투명합니다.
최정원:(물리...무리..)
미지근한 공기가 뺨을 건드릴 때마다 어떻게 된 게 졸음만 쏟아집니다.
정원이는.... ...
최정원:
:ㅋ
쾅! 하는 큰 소리가 납니다
주변 아이들이 웅성거리며 시선을 모았다가, 금세 흩어집니다.
최정원:누..누구야!
벌떡 일어나자, 정원의 이마에 분필이 탁 날아옵니다
아차.. 물리는 담임선생님 과목인걸요!
담임교사:뭘 누구야. 잠꼬대 하지말고 앉아라.
최정원:............넵..(이마 문지르며 착석)
담임교사:(쯧쯧..) 고 삼 씩이나 된게 빠져가지고...
최정원:(우씨 . . )
담임교사:(다시 탁탁, 칠판에 분필로 글씨를 적으며)
최정원:(글쿤)
담임교사: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관찰자나 광원의 속도에 관계 없이 진행중인 빛의 속도는 일정하다고 설명 해줬었지?
최정원:(첨 듣는데요................................ 라고 속으로만 생각함..)
담임교사:적어도 강한 중력이 시공간을 휘게 한다는 이야기는 기억하고 있겠지? 내가 그렇게 강조했는데.
최정원:(그것두 첨 듣는데....)
담임교사:(쯧쯧...) (반을 둘러보다 분필을 내려둔다)
최정원:(아, 이건 들어본 것 같다..)
담임교사:..하지만 빛보다 빠른 물질이 이 세상에 존재할 리가 없지?
최정원:말을 하다 말어..(쭝얼..)
담임교사:공부를 제대로 한 녀석들은 눈치를 챘겠지만,.... (정원이 봄)
최정원:......(창 밖 봄..)
담임교사:(저게...) 시간과 공간이 속도에 따라 상대적이라는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빛보다 빠르게 나아갈 경우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게 아니라 허수의 방향으로 흘러가버린다.
최정원:(.................머리에 쥐남)
담임교사:자 그럼... 과연 미래에는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가능할까?
최정원:(아놔)
담임교사:창밖에 꿀이라도 발라놨나? 눈 떼.
최정원:어........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아닌..가? (머쓱...)
담임교사:지금이 영화감상 시간이었나?
최정원:............(맨날 나만가지구 뭐라하고)
담임교사:이것들이 합반수업이라고 너무 풀어줬더니 안 되겠어. 이건 숙제다.
최정원:에..
뒤늦게 파격적인 숙제의 내용을 공개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꾸벅꾸벅 졸던 아이들이 잠에서 깨어나 한껏 야유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로...
최정원:너무해.......
무언가 열심히 적고 있는 루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열은 조금 내린 걸까요?
최정원:..?
그리고 얼마있지 않아...
학생A:아... 교실 지들만 쓰나.. (꿍시렁거리면서 메모지 조각 건내줌)
활짝 펼쳐진 교과서 위에 뜯어진 메모지 조각이 올라옵니다.
최정원:(우)
학생A:형준이거든...
최정원:글애 형준아..
쪽지의 내용을 확인하면...
최정원:
쪽지의 귀퉁이가 엉성하게 찢겨져 나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정원:형준아 근데 난 널 그런 눈으로 본 적이
선생님께 들킬까봐 급했던 모양일까요?
최정원:(아이구)
차형준:아....ㅡㅡ
최정원:헤헤..
마루나:(쪽지를 받아들어 읽더니 곧 정원이 쪽을 향해 돌아본다.)
최정원:(힐끔..)
마루나:'학교 끝나고 놀러가요' (뻐끔뻐끔)
최정원:(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
최정원:(응!)
마루나:(^^)
지루했던 웅덩이에 잔잔한 파도가 일렁이는것만 같습니다.
방과후가 기대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일단은! 수업에 집중하도록 합시다.
길었던 수업시간이 끝나고, 어느덧 하교길에 접어듭니다.
해 지는 속도가 느린 여름인지라, 오후 다섯 시가 넘어가는 이릇임에도 쨍한 햇빛이 어깨를 데웁니다
후끈하게 달아오른 아스팔트 위로 배경을 일렁이는 아지랑이가 연기처럼 자리합니다
최정원:(손부채질..파닥..)
마루나:(옆에서 같이 파닥파닥..) 후! 오늘 되게 덥다. 그쵸~
최정원:그러게.. (가방에서 공책 하나를 꺼내 루나에게 부채질을 해준다... 팔랑팔랑)
마루나:으아~ (팔 꼭 붙잡고 달라붙음) 좀 더 시원하게요~
최정원:이, 이렇게? (파닥파닥파닥)
마루나:응! 선배 잘한다!
꽉 붙잡은 팔의 뜨거운 열감이 아직까지 전해집니다.
한참 걸어 이동한 두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 근처에 위치한 상가 거리에 들어섭니다
최정원:아직도 뜨겁네... (개열심히 부채질해줌..)
상가 거리는 이 근방에서 가장 훌륭한 발전이 이루어진 곳으로,
특히 인근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몇 달 전에 비해 돌아다니는 유동객의 수는 눈에 띌 만큼 줄었지만,
그런대로 여전히 붐비는 장소네요.
어쩌면 아는 얼굴들을 마주칠지도 모르겠어요.
...
최정원:(이렇게 놀러 나온 것도 얼마만이더라..)
사거리에 접어들자 때마침 초록불이 점등합니다.
간만에 나온 거리의 풍경이지만, 무언가 드라마틱하게 달라진 부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
딱 하나 달라진게 있다면...
그러네요. 옆에 있는 상대를 꼽을 수 있겠죠.
최정원:(괜히 의식하게 되네 이거)
당신은 흐릿하나마 기억을 되살려 근처 상점가별 위치를 도식화시켜봅니다
최정원:(이거 설마............... 데이트..그런 건가? 아니겠지?)
왼쪽 인도로 접어들면 뭐가 있더라…
:[식당], [카페], [영화관], [백화점], [서점]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최정원:(자의식 과잉 예방하며) 어.. 이왕 나온 거 뭐 구경이라도 할까?
마루나:(!) 저 마침 서점 들러야 해요! 어떻게 알았지? (ㅇ0ㅇ 하는눈으로 봄)
최정원:(!) 정말? (살짝 업돼서 은근슬쩍 손 잡구 서점 안으로 들어가용..^-^)
마루나:문제집도 좀 사야하고, 악보집도 들어왔나 봐야하고~ (조잘조잘 떠들면서 손꼭잡구간당)
최정원:열심히 하네.. 생각해둔 대학이라도 있는 거야?
마루나:당연히 있죠~ 선배는요? (힐끔)
최정원:(우...)
마루나:그런건 지금부터 찾아보면 되는 거죠. 제 친구네 언니는 대학교 졸업하고 나서야 적성을 찾았대요.
최정원:하하, 그럼 정말 좋겠다.
자동문 너머로 들어서니, 새 책들이 모이고 고여 있는 장소 특유의 결좋은 나무 냄새와 약간의 곰팡내가 섞인 에어컨 냄새가 느껴집니다.
햇빛에 푹 절어 있던 몸이 조금은 되살아 나는 기분이네요.
최정원:난 너랑 같은 학교에 같은 반이 된 것도 행운 같은데..
마루나:저도 그래요. 임시긴 하지만...
최정원:응?
서점에 들어선 루나는 악보집 코너를 한번 둘러보더니, 이내 문제집 코너 근처로 이동합니다.
미리 찾아두었던 책이 있는지 검색대를 이용하는가 하면,
비슷한 출판사의 책 두어 권을 뽑아 펼쳐보기도 합니다.
정원이는 무엇을 할까요?
최정원:(흠...)
루나를 따라 음악 코너에 들어서니 자연한 안정감이 느껴집니다.
어쩌면 과거 피아노를 연주하던 시절의 당신에게는 익숙한 장소가 될 수도 있겠네요.
음악코너를 살피던 당신은
다른 악보집이나 책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사이즈의 책 한 권을 발견합니다.
최정원:(정말 별 일이 다 있네..)
누군가 잘못 꽂아두었는지 삐죽 튀어나와 있습니다.
최정원:음? (책을 꺼내듭니다)
책의 제목은...
<빠르고 쉽게 이해하는 재미있는 상대성 이론!>
..이네요.
과학 코너에나 있을 법한 책이 뜬금없이 음악 코너에?
최정원:우.. 그러고보니 숙제가..
페이지를 넘기면 아래와 같은 내용을 읽을 수 있습니다.
최정원:패러독스라고 하는구나..
그 다음 페이지로 넘기면, 여러가지 타임 패러독스에 관련된 내용들이 줄글 형식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최정원:(잘 모르겠당.. 일단 읽어봄..)
넘겨진 페이지에서 <할아버지 패러독스>와 관련된 대목을 발견합니다.
최정원:(선생님 너무해.. 이런 어려운 책을 읽을 수 밖에 없게.. 날..)
잠시 책을 읽어내리다보면,
어라?
최정원:?
분명 검색대 앞에 있었던 루나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네요.
마치 운동장처럼 펼쳐진 서점을 휘 둘러보면..
서로 다른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가지각색의 모습을 하고 있는 출입객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최정원:어라..
그 사이엔 책 정리로 분주한 직원들 또한 섞여있고요.
최정원:(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루나를 찾습니다;; 어디갔어 공주)
어디로 간 걸까요? 역시 [문제집 코너]?
오늘 새로 생긴 과학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 코너]에 들렀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최정원:(문제집 코너? 쇽 들어가봐요)
[문제집코너]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새 문제집을 보러 온 학생들이 각 책장마다 두셋 즐비합니다.
최정원:어우..
:다섯명 이하니까 괜찮을듯
과목별 구역으로 나뉘어 있지만... 어디를 살펴도 루나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러다 문득,
최정원:(문ㅈㅇ: ㅇㅋ)
빽빽이 꽂혀있는 문제집들 사이로 삐죽 튀어나온 책 한 권을 발견합니다.
최정원:(? 꺼내봅니다.)
책을 꺼내보면... 제목은 <음악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입니다.
이번엔 음악코너에나 있을 책이 문제집코너에..
게으른 누군가 구매를 재고하며 아무렇게나 꽂아놓은 책일지도 모르죠.
최정원:이런 것도 과학인가..(심드렁히 펼쳐봅니다..)
아래와 같은 내용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핸드아웃 : <음악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
최정원:오염된 음악이라니.. 불협화음 같은 걸 말하는 건가..?
달리 눈에 띄는 내용은 없습니다. 한 켠에 거대한 그랜드 피아노의 사진이 실려있네요.
최정원:(이런.. 꽂혀있던 곳에 다시 꽂아둡니다)
:착한 정원이
최정원:(아놬)루나는 어디로 간 거지.. (계산대 쪽도 살펴봐요.......)
계산대로 시선을 돌리면, 줄 서 있는 사람들만이 눈에 띌 뿐입니다.
최정원:흐음............................. .(나 버려진 건 아니겠지.. 뭐 실수했나? 어린이 동화책이 있는 곳도 함 가봐요..)
[어린이 코너]
어린이코너에는 다른 코너에 비해 상주하고 있는 사람의 수가 적습니다.
최정원:루나야~
시X릿 쥬쥬, X로로, X물찾기, WXy같은 책들을 둘러보면...
마찬가지로 루나의 모습은 보이질 않는군요.
좀처럼 구미가 당기거나 흥미로운 책을 발견할 수는 없..었나요?
최정원:(X로로 X물찾기.. 옆구리에 낌)
:ㅋ
책을 몇권 뽑아들면,
최정원:(집에 가면 버들이랑 보물찾기 해야지)
바로 옆 책장에서 부자연스럽게 삐죽 튀어나온 책 한 권을 발견합니다.
최정원:? (지금도 하고있는 듯..? 튀어나온 책을 펼쳐봅니다)
펼쳐보면 제목은 <전염의 역사>… 질병학 코너에나 있을 법한 책입니다.
가름끈이 어느 한 페이지에 끼워져 있습니다.
최정원:(누가 보다 뒀구나.. 가름끈이 있는 페이지를 펼칩니다)
핸드아웃 :: <전염>
최정원:이시국에 어울리는 책이었네..
책을 살피고 있으면,
톡톡,
최정원:그러고 보니 루나도 열이 좀 있었는데... 어딘가에 쓰러져있으면 어떡하지?
뒤에서 누군가 정원의 어깨를 두드립니다.
최정원:(뒤를 돌아봅니다)
마루나:선배~
최정원:아!
마루나:계산하고 왔어요! (악보랑 문제집 하나 들어서 보여줌)
최정원:어..(뒤로.. 숨김...) 그냥..
마루나:(이런취향?)
최정원:(ㅇㄴㅋ)(계산대에도 없었는데.. 발이 빠른 건가)
마루나:그럴까요~? 저거 안 사도 되겠어요? (까치발서고 어깨 너머로 봄) 뽀로로 보물...
최정원:아 아니야~ 그냥 궁금해서 잠깐 본 거야..(등 떠밈) 가자, 가자!
마루나:(^.^) (총총 밀려나감)
최정원:(-///-)
마루나:(손목시계 힐끔 보고) 또 어디 가고싶은 곳 없어요?
최정원:음.... 영화라도 볼래?
마루나:응! 좋아요. 영화관 오랜만이구~
최정원:(하 근데 영화관은 너무 데이트 같은데? 갑자기 머릿속에 108번뇌 스쳐 지나감)
마루나:아마 이쪽에 있을텐데... 앗, 찾았다! (두리번거리다.. CGV큼직하게 박혀있는 건물 가리킴)
최정원:(우하학 손잡았당 후다닥 따라가요)
영화관은 대형 상가건물 5층에 입점해 있습니다.
인테리어 리뉴얼이 진행되며 한동안 영업을 하지 않던 곳인데
때마침 저번 주에 정상 개관되었다고 합니다.
엘리베이터가 공사중이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고 하네요.
최정원:(헤헷) 좋아하는 영화 있어?
마루나:음... 최근 나온 건 잘 모르는데~ 액션?
최정원:(왠지 납득이 감..) 액션 재밌지~
네온 조명이 은은하게 유리바닥을 적시는 5층에 발을 디디면
가장 먼저 달콤하고 짭쪼름한 팝콘 냄새가 풍깁니다.
티켓을 소지한 사람들이 비어 있는 테이블에 앉아 영화 입장 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정원:(맛있는 냄새..)
상영표를 확인하면…
최정원:...팝콘 먹을래?
여름 특집 테마의 납량 괴담 공포물과 로맨스 코미디,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SF풍 판타지 영화도 눈에 띄네요.
최정원:우와..
동심이 필요한 어른들을 겨냥한 3D 애니메이션 영화 포스터도 붙어 있습니다.
최정원:(오늘따라 시간여행이 눈에 밟히네...)
마루나:(곰곰...) 좋아요! 선배는 SF쪽이 취향이세요?
최정원:음.. 사실 취향 같은 건 없고.. 그냥 눈에 띄길래.
마루나:(힐끔 보다가 공포영화 포스터 가리킴) 이런건 어때요?
최정원:어..어?!
마루나:(ㅋ)
최정원:보고싶어..?
마루나:헷, 장난이에요 (^^) 반응이 어떨지 궁금해서 그만~
최정원:(아옼) ........못됐어 (괜히 옷자락 쭉 당김)
마루나:히히, 겁쟁이래요~ (쭉 잡아당겨짐~)
카운터 직원에게 문의하거나 자동 발권 기계를 이용해 티켓을 발권할 수 있습니다.
최정원:(자동 발권 기계 뿅뿅 눌러봄..)
한가한 오후라 그런지 자리는 충분하게 남아 있습니다.
보고싶은 영화를 고르면 될 것 같아요
최정원:............
최정원:아니 (냉큼 SF 골라서 눌러요)
티켓 발권을 진행하는 도중, 옆에서 직원이 불쑥 나타나 말을 겁니다.
최정원:(화들짝)
직원:안녕하세요! 혹시 고등학생 커플이신가요?
최정원:(!)
직원:무려무려...
최정원:(사장님이 미친 건가?)
직원:리뉴얼 개관 기념이랍니다 (^^)
마루나:(힐끔 정원이 봄)
최정원:어, 어떡하지 루나야? 우리 커플 같나 봐.. 하핫 우리 커플처럼 보이나? 커플 같은가? (핫핫하) 커플 같나 봐 커플처럼 보이나? (으핫)
마루나:(냉큼 등 꼬집음) 커플이니까 커플같아보이겠죠 그치 자기야~
최정원:우 우앗.. (따거) 커, 커플 맞아요!
둘은 직원의 안내에 따라 무려! 반값이나 할인된 금액으로! 티켓을 예매합니다
최정원:우와..... 안 그래도 얼마 전에 매점에서 이상한 거를 8000원을 주고 사먹었는데
마루나:(?) 그.. 흑당 마라..어쩌구인거요?
최정원:아는구나...
마루나:(쿡쿡 웃음) 매점 아줌마, 요즘 괴식에 빠졌더라구요. 맨날 유X브만 보고 그러던데
가장 최근 티켓을 발권하면 대략 15분에서 20분 정도의 시간이 남습니다.
최정원:오해하지 마.. 나도 의리로 먹다가 뱉었어....
마루나:(의리..?)
최정원:한국인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이름이었어..
마루나:네 네, 그거 생각 그만하고~
최정원:응! (매점으로 숑~!)
마루나:(정원이 팝콘취향은?)
최정원:나는..어니언맛 팝콘.
마루나:(!) 팝콘은 제가 살게요. 티켓 끊어주셨잖아요~
최정원:어? 그..그래도 이런 건 내가 해주고 싶은데..
마루나:괜찮대두~ (콤보세트 쇽샥 계산하고) 그럼 다음에 맛있는 거 사 주세요.
최정원:(!)
마루나:싫어요?
최정원:(ㅎ_ㅎ)
마루나:(ㅎ.ㅎ 귀여워)
최정원:(머쓱; 팝콘 입에 넣어줌)
마루나:(팝콘 냠) (슬슬 상영시간인가? 손목시계 힐끔 보고 상영관으로 쑝 가요)
최정원:(루나 시계 흘끔~ 따라가요)
...
상영관 안으로 들어서면, 예매된 자릿수에 비해 비교적 텅 비어 있습니다.
최정원:..조금 일찍 들어왔나?
마루나:음~ 한 5분정도 남은 것 같아요. (조심조심 자리 찾아서 앉음!)
최정원:(루나 옆에 착석..)
마루나:(팝콘 의자 팔걸이 사이에 끼워준당)
최정원:(팝콘 우적우적)
마루나:(ㅎ.ㅎ)
최정원:어. 어?
마루나:아하, 보니까 엄청 긴장한 것 같아서요~
팟, 동시에 상영장의 불이 꺼집니다.
최정원:(이..이러니까 긴장하지 이 아가씨야)
적막한 공기 속에서 스크린이 켜지고, 여러 광고들이 지나갑니다.
개중에는...
최정원:...
요즘 기대작이라는 <아웃액트>의 홍보도 겸해 있네요
최정원:(우와..)
마루나:응?
최정원:(우..)
마루나:아닌가? 저 쪽이 더 잘생긴것 같기두..
최정원:어?!
마루나:(ㅋ)
최정원:그..그치.. 저쪽은 배우고..
마루나:(표정에서 다 티난다니까..)
최정원:(앗 ㅎㅎ) 그래..? (뺨 문질..)
마루나:(아옼지짜머라는거) 으이그... 영화나 봐요 (ㅋㅋㅋㅋ ㅋ ㅋㅋ ㅋ ㅋㅋㅋㅋㅋ)
가벼운 분위기 속, 이내 상영이 시작됩니다.
평범한 주인공이 타임트립을 하며 일어나는 패러독스와 맞서는 이야기로,
생각했던 것 보다 꽤 만족스러운 감상입니다.
최정원:우와....
:이성치 1d3 회복
최정원:
=
옆을 보면, 루나도 나름 재미있게 관람한 기색입니다..만.
최정원:재밌었다, 그치?
바로 눈이 마주치는 걸 보니 어느쪽을 보고 있었는지는 판가름하기 어렵습니다
최정원:(어엇..)
마루나:네! 재밌었어요 (히죽 웃으면서 빤..)
최정원:(괜히 눈만 굴림...)
마루나:무슨 생각해요? (볼 콕 찌르고는 주섬주섬 가방 챙겨듬)
최정원:..비밀이야. (언젠가의 루나를 따라하는 듯한 말투)
마루나:에~ 궁금한데~
최정원:(앜) 이런 걸 달고다녔어?
마루나:헤헤, 저번에 파는 걸 봤는데 귀여워서..
최정원:참나.. (자기가 더 귀여운 건 생각 안하고)
마루나:음~
최정원:(언제라는 거지..)
마루나:어라, 벌써 일곱시네.. ..있죠, 선배. 저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는데..
최정원:어? 그래, 가자.
마루나:이제 고민하는 시늉도 안 하는거에요? (또 한번 볼 콕)
최정원:가, 간지러워.. (볼 문질..)
마루나:... (손을 잡은 채 가볍게 웃어보인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짧은 감상을 남긴 채..)
...
여름이 농익어가며 하늘에 해가 떠있는 시간이 부쩍 길어졌습니다.
하늘을 바라보니 교연한 노을이 상공과 구름을 붉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주변을 살피면 양옆으로 붉은 벽돌이 고루 쌓여 있고,
그 표면을 담쟁이 넝쿨과 장미꽃이 똬리 틀고 있습니다.
최정원:(여름이구나..)
요 근처에 이런 길이 있었는지… 금시초문입니다.
이곳은 하루가 다르게 바삐 변화하는 도시입니다.
도로 위에는 어제 보지 못했던 차량이 오늘의 배기음을 터뜨리며 지나다니고,
몇 달 새에 하늘을 찌를듯 드높게 건축된 신설 빌딩이 세워지는 것이 예사인 곳.
으레 생기는 변화를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여야만 내일에 적응할 수 있는 곳.
그런 곳이니까요.
함께 어느 외진 골목길에 접어들면,
번화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장소 하나가 고스란히 남겨진 듯한 풍경은 꽤 낯설지도 모릅니다.
...
최정원:이런 곳이 있었구나..
점점 더 좁아지는 골목을 나아가다 보면 머지 않아 그 끝에 당도합니다.
두 사람의 발걸음은 귀퉁이에 세워진 다 낡은 [악기상] 앞에 머무릅니다.
쿰쿰한 나무썩은내, 비릿한 풀냄새와 한층 짙어진 여름의 오존 냄새가 머리맡을 맴돕니다.
최정원:(어..)
페인트칠이 벗겨진 흰 울타리가 빙 둘러쳐진 악기상.
기스 투성이 전면유리창 너머로 갖가지 악기들이 모습을 뽐내고 있습니다.
무어라 입을 열 새도없이, 루나는 악기상의 출입구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딸랑.
계절의 구색을 맞추듯 청명한 현관벨소리가 귓전을 때립니다.
최정원:? (얼레벌레 따라들어갑니다)
:빛이 바랜 카운터 좌석에 앉아 있던 악기상의 주인은, 두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흘끗 확인하고 꾸벅꾸벅 졸기 시작합니다.
최정원:뭐 사러 온거야?
:교복 차림새의 학생 두 명이 무언가를 살 것 처럼 보이지는 않았나봐요.
루나는 악기들 사이를 서성이고 있습니다.
무언가 대답한 것 같지만..멀어서 그럴까요?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최정원:(우와..... 뭐랄까..)
:(ㅋ)
최정원:(루나를 곁눈질하며 책장을 구경합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악보집들이 책장 가득 어깨과 어깨를 맞댄 채 꽂혀 있습니다.
어느 한 권 빠짐 없이 세월의 흔적이 누렇게 껴있습니다.
최정원:(참 제멋대로야..)
걷어내지 못한 먼지가 얕게 쌓여 있기도 하고, 모서리가 찢어진 악보집이 보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종이는 관리하기 힘드니까요.
최정원:그 낡은 악보도 여기서 산 건가..
잡혀 올라간 악보는 꽤나 낯익습니다.
드뷔시의 달빛.
최정원:아..
악기들의 근처로 걸어 이동하면,
현악기, 금관악기, 목관악기, 타악기… 타현악기인 피아노까지.
이 허름한 악기상에 어울리지 않을만큼 아름답고 반짝이는 악기들이 그 종류를 가리지 않고 자리합니다
창측 한켠에는...
최정원:.....
들여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진열된 다른 악기들보다도 아름답고 깨끗한
최정원:(.........예쁘다.)
마루나:(말없이 악기들 사이를 둘러보다...) 아, 찾는 악기가 있는데....
최정원:어떤 건데?
마루나:으음.... ....피아노요. 어디 팔리지는 않았을텐데...
최정원:음.. 저건?(창가에 놓인 피아노를 가리킨다)
손가락 끝이 가리키는 것은, 마치 얼굴이 비춰질 정도로 깨끗하게 닦여진 피아노입니다.
그러고보니, 피아노를 그만두기 전 가지고 있었던 피아노가 딱 이것과 닮았어요.
최정원:..............
피아노는 비로소 당신에게, 어떤 감상을 남기나요?
최정원:....(깨끈한 곡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피아노와 그 반질한 표면에 비친 루나의 얼굴을 바라본다. 이 얼굴이 일상에 불쑥 나타난 뒤로는 정말 시간 여행이라도 하는 것 처럼 과거의 향수에 젖어 들게 된다. 마치 이 악기를 다시 어루만진다고 해도 아무런 죄책감도, 두려움도 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허락해주는 것 처럼...)
마루나:이건, ... (무어라 말을 덧붙히려 고개를 들다, 피아노를 쓰담는 모습에 잠시 멈춰서 눈을 깜빡인다. 어떤 생각을 하는걸까, 감히 짐작하지 못 할 것들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최정원:.............
마루나:... (부드러운 머릿칼을 두어번 쓸어내리고 눈가를 조심스레 어루만진다. 한껏 끌어내린 눈꼬리가 너를 응시했다.)
최정원:..........(입술을 한번 짓씹었다가) 그럼 약속해 줘. 내 연주를 듣고도 날 미워하지 않겠다고.
마루나:...제가 어떻게 선배를 미워해요?
최정원:(어?)
마루나:....이거로 약속..하는거에요.
최정원:어..? (한참을 멍청하게 서있다가 웃어보인다.) 하하, 하하하! 넌 진짜 이상한 애야. (세상 한 구석엔 이런 자신을 바라봐주는 사람이 아직 남아있다. 뺨에 닿은 입술처럼 따뜻한 시선으로.)
... 느린 몸짓으로 피아노 위에 앉으면,
어쩐지 아릿합니다.
최정원:...........
줄곧 느껴왔기에 금세 깨달을 수 있는 감정입니다.
세상에 축적된 많은 문장의 표현을 빌려 설명하자면,
전조도 없이 가슴이 뛰었습니다.
둘만의 약속을 하며 어떤 감정을 느꼈나요?
그리고, 피아노를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했나요.
이제는 알 수 있습니다.
누군가 곁에 있는 지금.
건반위에 손가락을 올려두는 것은, 더이상 당신에게 두려운 일이 아닐겁니다.
최정원:....... 들어주는 사람이 너라서 다행이야. (나의 처음도 마지막도, 모든 인과가 너로부터 시작되는구나. 호흡을 한 번 가다듬고 기억을 더듬어 손가락을 흰색 건반 위에 올린다. 몇 년 전이라면 보지도 않고 연주했을 첫 소절의 음표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망설임 없이 건반을 누른다.)
곧, 청아한 소리가 악기상 안을 울립니다.
오랜만에 짚는 건반의 느낌은 아주 생소해서, 마치 깨질듯한 유리구슬을 올려두고 굴리는 것 만 같은 착각이 입니다.
전면이 유리로 되어있는 창가에선 온전한 노을빛이 부서져 흩어집니다.
피어오르는 듯한 아지랑이 끝에는,
오로지 당신만을 응시하는 한 사람이 서 있습니다.
...
최정원:(손 끝에 닿는 목각 건반의 무게에 목 뒤쪽으로 소름이 돋는 것 같다. 왜 여태 이 만남을 잊고 살았을까. 그 순간의 난 운명을 만난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시야를 돌려 루나를 바라보는 시선엔 여름 같은 열기가 감돌았다.)
...
짙은 땅거미가 아스팔트와 돌바닥을 기기 시작한 저녁과 밤, 그 사이의 애매한 시간.
소등되어 있던 가로등의 불빛이 하나씩 점등하며 온전히 어두워지진 않은 길을 비춥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전염병이 창궐하기 시작한 이후
도시는 저녁시간대 특유의 활기를 잃은지 오랩니다.
최정원:......
악기상에서 나온 두 사람은 귀갓길에 광장에 놓인 낡은 피아노 한 대를 발견하게 됩니다.
마루나:.... 아,
최정원:왜그래?
루나는 마치 홀린 사람처럼 피아노를 향해 다가갑니다.
낡디 낡아 의자에 앉는 사람도,
건반에 손을 대는 사람도,
하다못해 눈길을 주는 사람도 없이
분수대 맞은 편에 그저 장식물처럼 배치되어 있는 나무 피아노입니다.
최정원:(영문도 모른 채 루나를 따라간다)
마루나:... (손 끝으로 건반을 쓸어내리며 중얼거린다.) 이 피아노가 여기 있었구나...
그리고 정원은,
최정원:이걸 찾은 거야?
...
세상의 오류와 같은 현상,
다시 한 번 어쩐지 모를 데자뷰 현상에 사로잡힙니다.
이 장면, 어디선가 분명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최정원:..?
꿈에서일까요?
SANc 0/1
최정원:
:이성치 감소 없습니다.
최정원:(눈가를 비빈다. 오늘 컨디션이 좀 안좋은가?)
마루나:(물끄럼 눈가를 비비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이내 다 낡은 피아노로 시선을 옮긴다.) 네에. 어디 갔었나 했는데..
최정원:이렇게 낡은 피아노가? (버려진 것 처럼 길에 놓여있는 걸... 괜히 모서리를 손가락 끝으로 문질러본다)
마루나:... (웃으며 네 손등을 가볍게 겹쳐잡고는 함께피아노 위를 쓸어내린다.) 보세요, 이만큼 낡은 피아노도..
최정원:.........(심장이 뛰는 탓인지, 정말 빛이 나는 것인지 다 낡은 피아노가 달리 보이는 것 같다.)
마루나:(빤..히보다가 피시시웃음...) 그건... 작업멘트? 같은 건가요?
최정원:그..그런 게 아니라..(ㅠ.ㅠ)
마루나:......... 그렇다고 치는 건 뭐예요 바보...
최정원:그냥 겸사겸사..(시선을 돌리고 웃는다) 좀 촌스럽지만.
마루나:... (낡은 피아노 앞에 풀썩 앉아서는 물끄럼 올려다본다) 그러게요. 모처럼 찾았는데... 한 곡 들어볼래요?
최정원:응. (루나의 옆으로 남은 의자 끄트머리에 조심스럽게 기대 앉는다)
마루나:(천천히 책가방을 바닥에 내려놓는다. 달리 악보는 꺼내지 않았다. 대신 열린 가방에서 늘 가지고 다니던 녹음기를 꺼내 피아노 옆에 올려둔다.)
최정원:..응! (자작곡도 쓰는구나.. 멋지다.....)
루나가 연주를 시작하면
잰걸음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사람들의 이목이 광장의 피아노와 루나에게 집중됩니다.
그런 그의 연주를 바라보는 당신의 심정은 어떤가요?
당신도 언젠가 박수 갈채를 받으며 무대에 올랐던 적이 있을 터입니다.
해가 온전히 졌는데도 목구멍은 뜨겁고 살갗은 익어버릴듯 따갑습니다.
가로등의 적적한 불빛이 마치 스포트라이트처럼 광장을 밝힙니다.
그제야 재차 깨닫게 된 것이 있습니다.
허름하고 볼품 없던 낡아 빠진 피아노일지라도 ,
그 정도의 연약한 빛을 반사할 수는 있는 모양입니다….
최정원:....... (역시 대단해..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게 만드는 연주 같은 건..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연주는 루나만 할 수 있는 거야.)
마루나:
=
최정원:네 말대로 이 피아노, 빛나고 있어.
마루나:아이 참, 피아노가 아니라 연주 말이에요!
최정원:.........괜찮은 정도가 아니었는데...
마루나:...그렇구나.. (괜히 간지러운 느낌에 녹음기를 톡 건드려 전원을 끈다. 여기엔 딱 이 순간만큼의 우리 시간이 담겨있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소중히 가방에 집어넣는다.) 선배가 그랬다면... 전 그것만으로도 좋아요.
최정원:녹음 하는 거.. 자주 보네. (신기한 듯 녹음기를 바라본다.)
마루나:아, 연습한 거 셀프체크 할 때 좋아요. 그런것도 있고...
최정원:그렇구나.. 알 것 같아.
마루나:(짧게 웃어보였다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슬슬 갈까요? 밤도 많이 늦었구.
최정원:그래. 집에 데려다줄게.
맞잡은 손에서 아직까지 홧홧한 열기가 느껴집니다.
마루나:(슬쩍..손 빼고는 괜찮다는 양 홱홱저음) 조금만 걸으면 집이에요!
최정원:그래도 밤길 위험한데..
마루나:선배는 안 위험한줄 아세요~ (쿡쿡)
최정원:어?
마루나:그쵸? 이렇게 맨날 어리버리하고..
최정원:아니 그 뜻이었냐고(얼굴 개빨개짐;;)
마루나:아
최정원:난 뭐, 괜,괜,괜,괜찮거든!
마루나:무슨생각 건데요????
최정원:(괜히 루나 머리 팍팍 부빔)
마루나:(팟팟팟 헝크러짐)
최정원:아 진짜! (루나 어깨 꾹 잡았다가...........이마에 쪽 하고 떨어진다)
마루나:..... (꾹... 입꼬리에 힘주고 표정관리 함)
최정원:내일 봐! (뒷걸음질로 슬 멀어진다)
...
어디선가 풀벌레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슬슬 집으로 돌아갈까요?
최정원:(버들이 기다리겠다.... 잊고있었네..미안)
집으로 돌아오면, 버들이는 문 앞에서 잠들어 있습니다 .
탁자 위에는 처음 보는
최정원:아이구.. (버들이를 슬~쩍 피해서 탁자 위에 있는 신문 집어요..)
잘 알려진 신문사의 주간 신문입니다만,
…자세히 살펴보면 최신호가 아니라 몇 주 전에 발행된 신문입니다.
최정원:
기사 날짜를 재차 살피니 이 신문은 3주 전에 인쇄된 호입니다.
최정원:3주 전이라..
:'지난주'가 덧붙어 있는 것을 미루어 유추하건대 그 매혹적이라는 B씨의 연주는 대략 한 달 전에 콘서트로 진행되었던 모양이에요.
최정원:..... 이상한 우연이네.
달리 드는 특별한 감상은 없습니다.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최정원:오늘.. (진짜 행복한 하루였지....................................................................................... 베개 물어뜯음;)
...
..
며칠 뒤 아침
최정원:(찌뿌둥...)
:달리없으면 넘어가도됩니다 ^ㅡ^
최정원:(그냥 그랫다구 한다..........)
그로부터 며칠 뒤, 아침.
숨통을 불사르는 듯한 무더위와 함께 잠에서 깨어나면,
휴대폰에 맞춰두었던 알람이 정원을 보채고 있습니다.
삐비비빅. 삐비비빅. 삐비비빅.
정신사나운 벨소리는 한참이고 이어집니다.
최정원:어어..인낫다 인낫어
오전 댓바람부터 머리가 띵한 것이… 밤새 열대야에 시달렸는지도 모릅니다.
삐비비빅, 삐비ㅡ... 뚝.
최정원:간 밤에 좀 덥긴 했지..
방 밖에는 TV가 켜져 있는지, 한창 뉴스속보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최정원:? (뉴스 속보를 들어봅니다)
퍽 익숙한 아나운서의 목소리네요.
정체불명의 전염성 질병에 대한 속보를 다루기 위해 신설 편성되었다던 그 코너임이 분명합니다.
최정원:또 그 코너네..
바쁘게 챙기는 몸짓 사이로, 띄엄띄엄 뉴스 속보가 들려옵니다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전염성 열병에 감염된 환자의 수가 .... 인구의 25%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
최정원:(인구의 25%면..몇명이지..)
아울러 최근 전세계 곳곳에서 .... 기현상이 발생, ....되고 있습니다.
최정원:(문과지만 암튼 심각한 건 알겠다)
"증언은 일체 ....에 시달리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비롯되었는데요, 환자들은 하나같이 ....의 짙은 오존 냄새에 대한 ....을 터뜨리면서도
'밤 하늘에 ....들이 수도 없이 많이 떠있는 것이 기이하다.'는 ...을 되풀이 하고 있다고 합니다."
"모 대학병원 의료진은 질병 감염에 따른 환각 증세의 가능성을… 다음 속보입니다….""
최정원:(오존 냄새라....)
이내 뉴스는 시시콜콜한 뉴스들을 조명합니다. 모 연예인의 기부소식 등...
최정원:(양말 신고 있다가 시계 봄) 몇시더라?!
시계를 흘끗 보면...
등교시간까지 한 15분 정도 남짓한 시간입니다!
최정원:이런, (빨리 나가야 겠는데!! 버들이 밥을 챙겨주고 집을 나섭니다;)
버들이:왕!! (와구와구 찹찹찹)
최정원:하이고 우리 돼지..(..) 다녀올게! 집 잘 지키고 있어~
버들이가 밥에 정신 팔린 사이(!) 잽싸게 집을 나섭니다.
오늘은 뭘로등교할까요?
최정원:(오늘도 자전거로 등교합니당! 환경지킴이~)
:환경지킴이~
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서면, 곧바로 강한 햇빛이 내리쬡니다.
강변을 따라 산책하는 강아지도 눈에 보여요.
그 언젠가 들었던 피아노 선율은... 이상하게도 오늘은 들리지 않네요.
그야말로 더할나위없이 평화로운 아침입니다.
최정원:(부럽다.. 나도 학교 째고 버들이랑 산책하고싶네..)
하지만 정원이는 고삼...
최정원:(우..)
자꾸 본분을 잊으면 안되겠죠
최정원:(날씨가 너무 좋은데두)
학교에 도착하면, 시간은 7시 50분.
교실에는 몇몇의 아이들만이 앉아있습니다.
최정원:루나는 아직 안왔나? (루나의 자리를 돌아봅니다)
루나의 자리는 비어있습니다.
평소라면 슬슬 등교할 시간인데 말이에요.
오늘은 조금 여유롭게 등교하려는걸까요?
최정원:늦네..(흠..)
그렇게 안일하게 앉아있어보지만...
최정원:(일단 자리에 앉아서....................... 예습복습이나 합시다..)
5분, 10분, 15분..
그리고 조례시간이 끝날 때 까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최정원:..?
조례 시간이 끝날 때까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조금 부자연스럽지 않나요?
최정원:무슨 일 있나?
차형준:?
최정원:오늘 루나 학교 안온대?
차형준:루나? 그게 누구였지...
최정원:(언제 봐도 말 걸기 미안한 관상..)
차형준:(파랗고 노랗고...) 뭐.. 아파서 빠진거 아님?
그러고보니... 두 반이 묶인 뒤로부터 서넛의 아이들이 병결 처리 되었습니다.
최정원:그런가..
메꿔두었던 책상은 다시금 주인을 잃고 방치되길 반복합니다.
최정원:(어쩐지.... 전부터 몸이 안좋은 것 같긴 했어.)
정말 병결이라도 낸 걸까요?
...
최정원:(... 교무실에라도 찾아가봅니다)
교무실로 가면, 담임선생님이 책상 앞에서 컴퓨터를 만지고 있네요.
최정원:선생님
담임교사:바쁘따
최정원:바쁘씨겟찌만..
담임교사:(ㅡㅡ)
최정원:저, 루나 있잖아요. 아직 학교에 안 나온 게 걱정이 되어서..
담임교사:루나? 2학년 마루나 말이냐?
최정원:네.
담임교사:있어보자. (휴대폰 만지작이다가.) 아, 오늘 병결이랜다.
최정원:아,(순간 가슴이 내려앉는 것 같다)
담임교사:자식이... 연애질할 시간에 공부나 하지...
최정원:(뜨끔....)
담임교사:이따 수업 끝나고 와라. 지금은 바빠서.
최정원:네! 감사합니다!
담임교사:너도 빨리 돌아가. 1교시 해야지
최정원:(헤헤) 선생님 이제 보니 좋은 분 같아요~
담임교사:헛소리 말고. 시간끌면 벌점이다.
최정원:(후다닥; 교실로 튀어요;)
교실로 돌아오는 길의 정원은, 어쩐지 가슴이 조일듯 답답해집니다.
원하는 원하지 않았든, 지난 며칠간 당신과 루나는 질릴만치 붙어 다니며 시간을 공유했으니 그래서일지도 몰라요.
그게 아니라면……
최정원:(.............)
어떻게 설명할 거예요?
최정원:(괜히 가슴을 가볍게 두드려본다)
...
번쩍!
최정원:?
하교를 알리는 묵직한 종례음과 함께,
마치 스위치를 올리듯 분산되어 있던 정신이 한 자리에서 맞붙었습니다.
뒤늦게 주변을 둘러보면, 책가방을 싼 아이들이 교실 뒷문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이 들어옵니다.
최정원:아, 교무실.
어느틈에 종례가 이루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하루종일 좀처럼 수업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혹은 다른 생각을 했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거나요.
최정원:...(책가방을 챙길 생각도 않고 교무실로 달려간다.)
교실 바깥으로 나가기 직전,
문득 루나의 책상이 시선에 밟힙니다.
때마침 덜 닫힌 창문 가장자리에 불어온 오후의 설익은 바람에 가슴이 뻐근해졌습니다.
최정원:?
아무것도 올라오지 않은 건조한 1인용의 책걸상.
최정원:.............
비어 있는 가방 걸이,
서랍 안에 가지런히 모여있는 교과서…
가장자리에 [C반, 마루나] 라고 적혀있는 코팅된 시간표까지.
기스 하나 남아 있지 않은 책상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전에 없던 기이한 감각마저 솟아나는 것입니다.
어제는 분명 이 자리에 책상 주인이 앉아 있었는데, 오늘은 하루종일 비어 있었습니다
그 덧없는 사실이 어쩐지 비현실적으로만 느껴지던 그 때.
최정원:..........(울컥하는 가슴을 천장을 보고 잠재운다)
정원은 널빤지처럼 납작하고 어두운 책상 사물함 속,
켜켜이 정돈된 교과서 사이로부터 빼꼼 튀어나와 있는 찢어진 [작은 종잇조각]을 발견합니다.
최정원:..?
잘 닦인 도자기처럼 맨질거리는 종이를 손에 쥔 당신은 전에 없던 확신을 느낄 지도 모릅니다.
이 종이는 마치 단서처럼,
단조롭고 평화롭기 짝이 없는 교실의 풍경 속 우뚝 솟아난 돌부리처럼,
그렇게 당신의 눈에 걸리고 말았으니까.
마치 결국에는 이 쪽지를 발견할 줄 알았다는 것처럼 그 자리에 놓여 있었으니까.
최정원:..........?
그래서 당신은 기꺼이 걸려 넘어져버리고 말았으니까.
...
쪽지를 살펴보면, 어떤 위치를 가리키는 주소입니다.
최정원:설마...
눈에 익은 글씨체만으로도 머리통에 자연스레 그려지는 장소가 있었습니다.
이 장소는...
며칠 전 함께 방문했던 그
최정원:
눈을 부비고 살펴보면...
어쩐지 쪽지의 귀퉁이에 작은 글씨가 적혀 있는 것 같습니다.
최정원:..?
핸드아웃 :: P.S
최정원:이건..
교실을 나섭니다. 어떻게 할까요?
최정원:(잘 모르겠지만.. 여기에 가면 무언가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도에 표시된 악기상으로 향합니다.)
...
[또다시, 악기상]
최정원:...........
끊임없이 기억을 더듬거나 헤매다보면,
당신은 일전에 함께 방문했던 악기상 앞에 도달합니다.
악기상 출입구에는 희끄무레하게 바래어 페인트칠이 벗겨진 '임시 휴업' 팻말이 걸려 있습니다.
최정원:휴업이라니.. (조심스럽게 창문 안쪽을 들여다 봅니다.)
새파란 싹이 이름 모를 들꽃이나 잡초들과 뒤섞여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울타리가 굳게 서 있습니다.
통유리로 되어있는 창문에는, 일전에 연주했던 그 피아노가 빛을 받으며 서 있습니다.
최정원:......
문고리는 무언가에 걸린 듯 잠긴 듯, 열리지 않습니다.
최정원:(하아... 어떡하지.. 그 낡은 피아노가 있던 자리에라도 가봐야 하나..)
:관찰판정 가능합니다.
최정원:
:우..
걸음을 옮겨 이동한 광장에는, 지난 날 보다 더 사람이 없습니다.
최정원:.....
낡은 피아노 한대와, 간간히 바쁘게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만이 몇 보일 뿐입니다.
최정원:(피아노 근처엔 뭐라도 남아있지 않을까? 자세히 살펴봅니다)
이리저리 금이 가고 기스가 난 탓에 이렇다할 것들이 발견되진 않았습니다.
최정원:(루나가 연주할 땐 빛이 났던 것 같기도 한데..)
:음..행운판정? 해볼까여
최정원:
아, 그러고보니...
이름모를 들꽃들이 즐비하게 피어있던 무너진 울타리가 기억에 남습니다.
어쩐지 그 안쪽으로 길이 나 있던 것 같기도 한데...
최정원:...!
탓탓탓..
웃=3
미련을 떨치지 못한 당신의 눈에 들어온 것은 악기상 바깥쪽의 자그맣게 무너진 울타리입니다
그 사이로 어떤 계절의 매미 우는 소리가 이어집니다.
좁다란 공간은 마치 언젠가의 비밀스러운 길이 닦였다가 무산된 것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최정원:(........... 어디로 가는 길인지는 몰라도 주저없이 발을 뻗는다. 이 길 끝에 내가 아는 사람이 있길 바라면서.)
비밀의 장소로 인도하는양 샛길을 타고
악기상 건물 외벽의 바깥 쪽을 타고 둘러 이동하다 보면,
정원은 나무가 부자연스럽게 우거진 공터를 발견합니다
최정원:여기에 이런 곳이..
공터에 다가가면, 풀벌레 우는 소리만 선명합니다.
이곳에 사람의 흔적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만...
메마른 흙바닥의 정가운데 뻥 뚫린
최정원:구멍..
구멍의 가장자리는 마치 녹은 것처럼 보이며, 비정상적으로 일렁이고 있습니다.
뭐랄까, 싱크홀이라기보단...
이론적으로 존재하는 웜홀이라는 미지의 공간이 발치 아래 투영된 듯 합니다.
SANc 1/1d3.
최정원:
:이성치감소, 1d3
최정원:
=
38도를 웃도는 축축한 여름임에도 모골이 송연해집니다.
유사 이전의 세상에 인간이 최초로 빚어졌을 당시 하나의 재료처럼,
최정원:...............
기묘하게도.
장기 곳곳에 새겨져 있었던 본능으로 말미암아 어떤 메시지를 전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구멍에 뛰어들어야 해!
당신은 마치 정해진 운명처럼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어쩌면
구덩이를 살피면 마치 하늘을 반사한 물이라도 투영하듯 희미한 빛이 텅 빈 공간을 떠돌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깊어 보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근방에선 강렬한 여름의 오존 냄새가 풍깁니다.
최정원:.............
비릿하기도 하면서 싱그럽기도 한 특유의….
정원은, 어떻게 할까요?
최정원:(여기까지 와선 숨 쉬는 것 조차 벅차다. 뒤를 한번 돌아보았다가.. 건물 위에서 추락하듯 구멍에 몸을 던진다.)
잠깐의 망설임 끝에 구멍으로 뛰어들려는 찰나,
주머니에 넣어놨던 종이조각의 존재감을 새삼스레 확인합니다.
분명...
핸드아웃 :: [ P.S ]
정원은, 어떻게 할까요?
최정원:물건..? (그치만 지금 당장 들고 온 게 이 쪽지 하나인데..)
아직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최정원:(이거면 됐다. 망설임 없이 구멍 안으로 들어갑니다.)
모든 준비를 끝마친 정원은 구멍 속으로 몸을 내던집니다.
찰나에 당신은 온 몸을 거스를듯 피부를 긁어대는 어떤 비인간적인 손길을 느낍니다.
전에 느껴본 적 없던
...
최정원:.................
…깜빡.
깜빡, 깜빡.
소용돌이치는 왜곡 속을 맨발로 건너온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맞게 도착한 걸까요?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면 당신은 꽤 깊은 구덩이 안에 있습니다
깊은 구멍 안에 머물고 있는 탓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꼭 천장같은 푸른 색의 하늘이 원형으로 오려져 있습니다.
최정원:...........
축축한 흙덩어리가 손에 묻어나옵니다.
명찰을 손에 꼭 쥐고 있습니다.
위로 올라간다면, 오르기판정.
최정원:(.... 명찰을 주머니에 넣고... 오르기 도전)
쿠당ㅡ!
최정원:아얏!
손톱 밑을 자잘한 흙이 파고드는 감촉과 함께 다시 구멍 속으로 내동댕이 쳐집니다.
HP-1
최정원:(한번 더 올라가요)
:오르기의 재판정, 혹은 어려움 이상의 근력롤이 가능합니다.
최정원:
또다시, 균형을 잃고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집니다.
..............한번 더 해볼까요?
최정원:(포기하지 않는다!)
:(ㅋ)
최정원:(최포기 될 뻔... 함 더 올라가도 되나요..)
:특수 상황한정, <극복>판정이 가능합니다.
최정원:
정원은, 사방이 꽉 막혀있던 구멍을 아래에서 위로 기어 빠져나오는 데 성공합니다.
손끝에 흙이 박혀 쓰려와도, 꽉 쥔 의지가 돌아가는 길을 알고 있기에.
...
근처를 살피면, 구덩이에 뛰어들기 전에 보았던 그 공터입니다.
장소는 그대로인데,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사뭇 다릅니다.
최정원:.................
이리저리 우거져있던 나무가 바싹 말라 타고 남은 잿더미처럼 바닥을 장악하고 있고,
맞은 편에 보이는 악기상의 벽면은 부식되어 이질적인 감상을 더합니다.
오랜 세월동안 전혀 관리되지 않은 것 처럼 보이는군요.
최정원:여긴 대체..
공터에서 빠져나오면 악기상 입구에 다다릅니다.
길게 뻗은 아스팔트 도로나 굴곡진 모퉁이를 돌아보아도
지나다니는 사람 하나 발견할 수 없습니다
공간 자체가 마치 노이즈낀 흑백 필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어떤 길로, 어떤 장소로 향하든 일말의 생명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것입니다.
최정원:............
그저 전깃줄 위에 앉아 지저귀는 새들의 목소리나 나무에 달라붙어 노래하는 매미의 우짖음만이
...공허한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최정원:(악기상 안쪽을 들여다 봅니다.)
악기상을 살피면 녹슨 초인종이 달린 문은 걸쇠가 고장나 살짝 열려 있습니다.
직전에 보았던 '임시 휴업'팻말은 문간에 그대로 걸려 있습니다.
'임시', '휴업', 하고 반으로 쪼개져 덜렁거리는 탓에 다소 음산한 기운을 더하고 있습니다
닦지 않아 희뿌연 통유리 너머로 진열된 악기는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아,
최정원:.....
그저 다 낡아가는 [피아노]한 대만이 전시되어 있을 따름입니다.
최정원:아,
어쩐지 눈에 익은 피아노에 마음을 사로잡혔습니다.
자세히 살피지 않아도 '아' 싶은 구석이 있는 모양새인 겁니다.
이 피아노는…
며칠 전 루나와 함께 광장을 가로질러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보았던 예의 그 피아노입니다.
다 낡아 볼품 없어진 악기에 싸구려 페인트 칠을 해 디스플레이용 구색만을 갖추고 있었던 그 피아노.
최정원:이게 왜.. 여기에 있지?
분명 광장에 배치되어 있었는데, 다시 이 악기상으로 옮겨져 왔군요.
...
최정원:..........
악기상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는 [카운터]입니다.
좌석에 앉아 악기상을 지키고 있던 가게 주인은 온데간데 없습니다.
목재 구조의 악기상 내부는 텁텁하고 간지러운 먼지 냄새가 납니다.
어디에서도 악기는 찾아볼 수 없지만, 벽면 가득 들어찬 거대한 [책장]은 그대로네요.
최정원:....... (뭔가.. 도움이 될 만한 게 있으려나.. 책장을 뒤적여 봅니다.)
도둑 맞았는지 듬성듬성 비어있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셀 수 없이 많은 악보집들이 책장 가득 꽂혀 있습니다
걷어내지 못한 먼지는 더욱 무거워졌고,
제대로 자리잡지 못해 절반쯤 튀어나와 있는 책자도 여럿 보입니다.
불현듯 떠올립니다.
피아노를 그만둔 뒤 악보를 어떻게 관리해왔더라.... 하고.
최정원:............. (그냥 책장 구석에 방치해 뒀던 것 같기도..)
책장 모서리에 전에 보지 못했던 [달력]하나가 박힌 못 위로 장식물처럼 걸려 있습니다.
최정원:(달력을 들춰봅니다)
달력은 6월에 펼쳐져 있습니다.
최정원:6월..
매달려 있는 몸통만한 달력을 쳐다보던 당신은
달력 어귀에 적혀있던 올해의 년도를 발견합니다
최정원:?
그곳에는 큼지막한 네 개의 숫자로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2024년.
최정원:........2024년?
후다닥, 악기상을 나오려는 찰나.
치직.... 치지지직......
최정원:?
완전히 고장나버렸는지 탁한 백색소음을 흩뿌리고 있는 [라디오]소리가 들립니다.
최정원:갑자기 웬 라디오.. (라디오를 주워들어 살펴봅니다)
그 옆에는 [아날로그 시계]가 주인을 잃고 방치되어 있습니다.
주워올린 라디오는 먼지가 수북이 쌓인것이,
주파를 맞춰보고 툭툭 두드려도 보지만 고쳐질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최정원:
라디오에선 치직, 하는 백색소음이 들리다 이내 고요해집니다. 고쳐 진 걸까요? ..아니면 완전히 망가트린 걸까요?
먼지 쌓인 아날로그 시계를 들여다봅니다.
약이 거의 다 되어가는 모양인지, 세 개의 침이 얼마 남지 않은 수명을 그러모아 간신히 뜀박질 하고 있습니다.
하나 부자연스러운 점은...
바늘들이 하나같이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정원:...?
본래 공전해야 할 궤도를 떠나지 못한 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일련의 반복된 패턴에 기이한 느낌이 듭니다.
최정원:(고장이 났나..)
SANc 0/1
최정원:
:?
최정원:?
:1d5..감소시켜주세요
최정원:
=
:ㅋ
최정원:();;
:광기판정..
최정원:ㅎ ㅏ . .
:지능 굴려주세요 ㅋ
최정원:
:어???
최정원:시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정원:(레알 미치고 팔짝)
최정원, 세간의 기이한 현상에 광기상태에 돌입합니다.
최정원:(정신줄 잡아줄 루나도 없슨데)
:최정원, 10라운드 (현실시간 30분으로 치환합니다) 동안 <폭력>광기상태에 돌입합니다.
쨍그랑,
바닥에 내동댕이 친 시계의 초침이 차츰 멎습니다.
그와 동시에..
…칙, 치지직…
최정원:.........?
라디오에서 말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전염병으로 인한 고열에 시달리다 사망한 인구가 전체 인류의 70%에 육박했습니다
최정원:(말소리! 사람이 있긴 한 건가?)
사회는 완전히 마비되었습니다… 치직,
…그 누구도 미래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대로 인류는 역사에서 잊혀지게 될 것입니다.
치직...
...한편,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오컬트 학자들이 내놓은 새로운 가설이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전염병이 어떤 경로로 감염되어 인체에 해를 끼치는지,
최정원:...........
보편적이지 않은 경로로 추적을 이어오던 그들은...
전 지구를 장악한 미지의 전염병이 사실은 어떤 저주이며, 감염 경로가 특이하게도 '음악'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어떤 저주받은 곡으로 인하여 전염병이 창궐하였다면,
이 광기어린 저주를 세상에 퍼뜨린 원인이 되는 곡의 악보를 태우는 방법만이 존속과 멸망을 결정지을 유일한 수단이라고…
치직....
최정원:하하.. 말도 안돼.
세상의 오류를 알리듯 거꾸로 돌아가는 아날로그 시계와,
당신이 살던 현재로부터 조금 동떨어진 세월의 흐름을 가리키는 달력.
길거리에는 사람 하나 오가지 않고
시야는 마치 흑백필름을 끼워 넣은 것처럼 생기 없었습니다.
미지의 구멍,
최정원:.........
그곳에 마치 운명같은 이끌림을 얻어 겁없이 뛰어든 당신.
눈치챕니다.
당신은 가까운 미래에 도착했습니다.
최정원:여기서 가장 말도 안되는 건 내 존재겠지.
이곳은 2024년,
인구의 70%가 잠들어버린 뒤 고요한 멸망을 기다리고 있는 3년 후의 미래입니다.
최정원:................
...
시선을 돌리면,
끝없는 열기에 데워진 아스팔트가 일렁이는 건너편 골목에서...
누군가의 인영이 다가오는 것을 발견합니다.
최정원:..! (몸을 숨기고 지켜봅니다. 누구지?)
그 실루엣을 바라보고 있자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한 목소리가 당신을 반깁니다.
마루나:..선배? 한참 찾았어요. ...몸은 괜찮아진 거에요?
하고 물으면서요.
루나입니다.
최정원:.......... 몸?
마루나:... (악보 한 개를 품에 안은 채 조심스레 네 머릿칼을 쓸어준다. 차분하고도, 제법 익숙한 손길이었다.) 역시 아직 다 낫진 않았구나....
최정원:...? 그게 무슨 소리야?
마루나:만약에 선배가 정말 피아노 치는게 싫었다면, 이 악기상에 찾아오지도 않았을 테니까...
그 말을 남긴 루나는,
최정원:그게 ........
마치 모든 결정과 준비를 끝마친 사람처럼,
미련 없이 악보를 들고 깊고 커다란 구멍에 뛰어듭니다.
그리고 번쩍.
최정원:마루나!
섬광이 눈 앞을 일고, 눈을 감았다 뜨면...
최정원:...!
2024년에 묶여있던 몸은 다시금 2021년의 악기상 앞에 서있습니다.
최정원:어?
한가로운 골목길을 누비는 어린 아이들이 종종 눈에 들어옵니다.
최정원:..........
다사금 공터로 가보면,
뻥 뚫려 있는 구멍의 모습은 그대로지만 가까이 다가서도 전에 느꼈던 기이함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저 평범한 구덩이일 뿐입니다.
최정원:........ 말도 안돼..
악기상 유리창 너머의 아날로그 시계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정갈하게 돌아갑니다.
꿈이라도 꾼 걸까요?
단지 꿈이라는 한 단어로 축약하기에 보고 듣고 겪었던 모든 것들이 지나치게 현실적이었습니다.
당신은 2021년의 악기상 앞에 서 있습니다.
이제, 무엇을 할까요?
최정원:루나를 찾아야 하는데..
여전히 [임시휴업]이라고 적힌 푯말 너머에,
카운터 위에는 낯익은 아날로그 시계와 라디오가 올려져 있습니다.
최정원:..............
...
어느덧 저녁이 쏟아지고 밤으로 물들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최정원:.............
학교로 향하는 내내 무거운 습기가 발목을 잡는듯 합니다.
한밤중의 여름은 습하니까요.
매년 이맘때쯤 장마전선이 북상하고는 했으니,
시간이 부지런히 흐른다면 며칠 안 있어 많은 비가 쏟아질 터입니다
정원은 목적지로 향하던 도중 몇가지 기현상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최정원:................
전봇대를 붙잡은채 119에 고열의 두통을 호소하다 잠들듯 바닥에 쓰러진 환자의 주위를 지나가던 사람이 일으켜 세우는 한편,
급히 출동하던 앰뷸런스가 어느 사거리에서 승용차와 부딪히는 등의 사고가 잇따라 발생합니다.
불가해하기 짝이 없는 세상의 불균형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왜 전에는 눈치채지 못했을까요?
하늘을 올려다보면 소름끼칠만큼 많은 별의 형상이 아른거립니다.
최정원:..........
...
[밤의 음악실]
최정원:....................
학교에 도착해 음악실로 향하면,
정해져 있는 수순처럼 열려 있는 문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닫히지 않은 창문 틈새로 불어오는 바람의 유영에
빼곡히 덮인 커튼이 의지를 가진 생물처럼 하늘댑니다.
최정원:(분명 무슨 소문이 있다고 들었지만.. 그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그랜드 피아노 앞에 놓여있는 피아노 의자 뚜껑을 열면
수납서랍 한구석에 보관되어 있는 오래된 [낡은 악보집] 하나가 눈에 띕니다.
최정원:(악보집을 꺼내 들춰봅니다)
:정신력판정.
최정원:
그래요, 그 때,
당신이 쏟았던 악보집들 사이에 미운오리새끼처럼 섞여있던 그 악보집에도 이런 그림이 박혀 있었습니다.
조악하게 본떠 넣은 듯 형편 없는 문양은 은은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이걸 어떻게 태우죠?
분명...
최정원:
분명, 교정 뒷 편에
최정원:(악보를 품에 안고 소각장으로 달려갑니다)
소각장으로 뛰어기위해 음악실을 벗어나려던 정원.
순간,
눈 앞이 하얗게 아른대는 듯한 잔상을 보았습니다.
아니.
최정원:...!
과연 잔상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우주에서 온 색채입니다!
산치 체크.
최정원:(눈을 질끈 감고 머리를 털어낸다.)
:이성치감소 -1
아른거리던 색채는 곧 작은 개미지옥을 만들어낼듯 당신의 육신을 에워쌉니다.
순간,
머리가 반으로 쪼개질 듯한 역겨운 오존 냄새를 맡았습니다.
최정원:하아...
올 여름 내내 맡아왔던 비리고도 싱그러운 냄새입니다.
우주에서 온 색채는 가까이에 있는 지성체의 마음을 약화시킵니다.
색채의 정신공격이 이어집니다.
최정원:(가슴이 답답하다. 여기서... 끝낼 수는 없는데..)
:색채의 정신력 값 50. 지능으로 대항 판정을 합니다.
최정원:
:대항 성공.
끈적하고 불쾌한 비실체가 몸 곳곳에 들러붙는 감각을 뿌리치고 가까스로 정신을 다잡습니다.
최정원:(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고 발걸음을 옮긴다)
그대로 음악실 밖으로 달려나가면...
휙!
최정원:..?
강한 힘이 정원의 팔을 잡아당겨 계단 옆 귀퉁이로 이끕니다.
최정원:으앗..!
마루나:제가 밤에는 음악실에 오지 말라고 했잖아요....!!!
아니나다를까, 결석했던 루나 입니다.
최정원:루나..
매서운 불호령이 떨어집니다만, 그보단...
걱정하는 기색이 얼굴에 역력합니다.
붙잡힌 통에 팔 전체에 전해지는 체온이 36.5 ℃를 훌쩍 넘어 섰음을 눈치챕니다.
최정원:오늘 아파서.. 학교에 못 왔다고..
그의 몸은 불 위에 올려둔 물처럼 펄펄 끓고 있습니다.
최정원:...........뜨거워 너.
이 상태로 쭉 당신을 찾아 헤매고 있던 걸까요?
최정원:바보같이..
마루나:....(물기어린 눈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바보같은게 누군데요!
최정원:이거, 악보... 태워야 한다고 해서. (루나의 옷깃을 꾹 부여잡는다) 나는 정말 네가 다른 사람들처럼 아프다가 사라져 버릴까봐..
마루나:.... .... (옷깃을 꾹 잡는 손에 그만 툭, 하고 눈물 하나를 떨군다. 순간 머리가 울리는 지 작게 앓는소리를 내다가)
최정원:........ 나 겁쟁이인 거 알잖아. 가지 마..
마루나:(이내 손등으로 눈가를 부빈다.) ....안..가요. 제가 선배를 두고 어딜 가요..
최정원:..................
마루나:... (짧게 끄덕이곤 자리에서 일어난다.)
최정원:(루나의 손을 잡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두 발걸음은 소각장을 향합니다.
그곳에는 채 꺼지지 않은 불씨가 타닥타닥, 종이들을 삼키고 있습니다.
마루나:.... ... (벌개진 눈으로 걷는 내내 입을 다물고 있다, 문득 들려오는 물음에 고개를 든다.)
최정원:.........응.
마루나:지난번에... 선생님이 내주신 과학 숙제 얘기 말인데요.
최정원:...........응.
마루나:...어떻게 생각해요? 선배는..
최정원:난..
마루나:... ... 영화에선 다 그렇게 해서요? (조용히 웃는다.)
최정원:응..
마루나:....
최정원:.............
마루나:...그래서 선배, ...선배한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요.
최정원:... 그게 뭔데?
마루나:(한참을 침묵하더니, 다시한번 입을 연다.)
낡고,
오래되었고,
허름하며,
손 때 묻었지만...
최정원:..............
세상에 둘도 없는 보물을 건네받는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최정원:이건..
마루나:...지금은 시간이 늦었으니까,
최정원:........
(To GM): 사람은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죽어가는 존재라지만, 선배.
마루나:내일 오후 6시에. 피아노가 놓여있던 그 광장에서 그 악보를 연주해줬으면 좋겠어요.
(To GM): 세상에 절망과 꺾인 의지만이 잔재한다면, 선배랑 제가 이렇게 무사히 만날 수 있었을 리 없어요.
최정원:.......너도 거기에 있을 거야?
마루나:...(짧게 고개를 끄덕인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을 시간에...
최정원:....응.
(To GM): 눈 앞에 놓인 골목의 폭이 서로 다를 뿐, 나아갈 수 있는 길은 누구에게나 주어져 있지 않을까요.
마루나:다른 곡이 아니라, 꼭 이곡을 연주해 줘야해요. 알았죠?
최정원:알겠어..
(To GM): 그래서 사람들은, 언젠가 좌절하지 않는 때가 오기를 기다리며 선택을 번복하고 버텨내는 거에요.
(To GM): 몇 달 몇 년을 웅크리고서 오래도록.
마루나:....
최정원:.....저기, 이걸로 미래가 바뀐다면 넌 어떻게 되는 거야?
마루나:....(눈썹을 축 내리고 짧게 웃는다.) ...그건, 사실 저도 잘 몰라요.
최정원:..?
마루나:... 비로소 이 순간을 위해 여기 온 거구나 ...하는 생각.
최정원:...............
마루나:그러니까 꼭이에요. 약속 꼭 지켜줘야해요?
....
최정원:...응!
그 말을 남긴 루나는 등을 돌려 사라집니다.
사라지는 그를 잡아 세울 수 없습니다.
최정원:...........
말로 설명할 수 없겠지만, 비유하자면 그런 것입니다
무지개를 손으로 잡을 수 없고, 햇빛의 뜨거움을 유리병 속에 담지는 못하는 것과 같은.
최정원:(아득하다..)
하지만. 당신은 한가지 알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당신이 건반에 손을 올린 후에도, 마루나는 쭉 당신의 곁에 있었다는 것.
어쩌면, 마지막으로 본 눈이 이렇게 말 했을지도 모릅니다.
…저도 오래 전에 선배를 만났던 적이 있어요.
....
최정원:...........................
타오르는 불 앞에는 오로지 당신, 그리고 두 개의 악보만이 존재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최정원:(루나가 줬던 악보는 품에 안고 자신이 가져온 악보를 불에 던집니다)
화르륵ㅡ.
거센 불길이 악보를 집어삼킵니다.
타닥, 타닥. 종이가 타들어가는 소리가 들리기를 잠시.
...이내 잿가루마저 새벽 달빛에 녹아듭니다.
최정원:............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향하면, 어느덧 열 두시 입니다.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최정원:............. (이상하게 두려운 마음이 가시지 않는 하루였다. 무엇이 두려운 지도 알 지 못하면서..)
알 수 없는 물음과 원인모를 두려움을 안은 채, 잠에 빠져듭니다.
...
최정원:....
[마침내 그 날에]
비가 퍼부을듯 빽빽한 수증기가 마른 길바닥을 차지하고 있는 시간입니다.
날씨 탓일까요?
오늘의 해는 일찍이 시들 요량인가봅니다
하늘을 켜켜이 감싼 먹구름이 기묘하게 반짝이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최정원:.... 일 났네..
시계를 보면, 지금은 5시36분을 띄우고 있네요.
최정원:(하이고 늦겠다 헐레벌떡 약속 장소로 갑니다)
...
평소보다 적은 수이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이 광장은 요 근방에서 유동객이 많은 장소로 손꼽히는 장소입니다.
중앙에 마련된 분수대 앞에 놓여 있는 낡아빠진 피아노가 눈에 들어옵니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페인트 칠을 해두었지만,
최정원:............
좀처럼 눈길을 사로잡지는 못하는 낡고 오래된 악기가 꼭 고물처럼 보입니다
점점 더 무채색해지며, 점점 더 다채로워지는 모순적인 세계에 도태되어 있습니다.
그 허름한 피아노에 다가서는 것은 오로지, 당신 뿐이겠죠.
최정원:........... (많은 사람들 앞에서 피아노에 앉으려니 새삼 긴장된다. 아는 얼굴을 찾아 고개를 돌려본다.)
삐그덕, 녹슨 소리가 귓전을 울립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오랜만에 피아노 앞에 앉아본 소감은 어떤가요?
여전히 두렵나요?
여전히 거북한가요?
시간은 점점 6시에 가까워지는 이릇입니다.
최정원:..................
주변을 둘러보지만,
...
루나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최정원:(마루나가 주고 간 악보를 보면대 위에 펼쳐둔다.)
당신은 시간의 풍파를 고스란히 간직한 악보대 위에 셀 수 없이 많은 나이를 먹고 자란 곡을 올려둡니다.
음표를 빼곡히 채워 넣은 악보는 종이가 어찌나 얇고 덧없는지,
바람 한 점에도 부서질 것처럼 가녀립니다.
최정원:........
이 악보의 어느 구석이 그렇게나 특별한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는 당신에게 간곡히 부탁했었죠.
언젠가 당신이 최초로 건반에 손을 올려놓았을 때처럼 어깨 끝을 살짝 떨면서.
...
당신은 차가운 공기 한 품 찾아볼 수 없는 습하고 무더운 여름의 정가운데에 앉아 있습니다.
6시를 목전에 두고 있는데도.
최정원:...(그 애가 그렇게 떠는 건 처음 봤어.)
...익숙한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최정원:...............
마침내 건반에 손을 올려둡니다.
잊고 살던 서늘한 냉기가 백건과 흑건 위에 자리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어깨를 익힐듯 강렬하던 더위가 한풀 꺾입니다
그 때였습니다.
추억으로 남길 뻔했던 감각들이 되살아남을 느낀 것은.
하지만...
하지만 이대로도 괜찮나요?
최정원:.........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한 번 연주를 그만 두었던 당신이 다시 사람들 앞에서 연주할 수 있을까요?
최정원:............루나야.
지켜보겠다 약속했던 이가 없는 지금 당신은 어쩌면 한 풀 의지가 꺾여있었을 수도 있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 날의 부상,
그리고 악의,
도망치듯 반대로 뛰어 가능한 먼 곳으로 숨었던 당신은.
굳어버린 손가락으로 다시 누군가의 발걸음을 멈춰 세울만한 연주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요?
최정원:......(떨리는 손을 맞잡았다가 펼치기를 반복한다. 사람들의 목소리와 수많은 인기척이 이렇게 거북했던 적이 또 있었나?)
그렇게 믿을래.
다짐하고 건반을 누르는 순간,
눈 앞에 몇개의 장면들이 스칩니다.
최정원:...........
:그리고. 당신이 가장 좋아하던 곡을 연주해 주었던 그 날도.
그리고 또 다시.
풀벌레 울음소리와 어우러졌던 달빛 아래의 연주.
바로 이 피아노에 기대어 들었던 그날의.
세상 모든 불빛이 오로지 두 사람을 비추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을때의 그 밤.
:<연주> 판정을 진행합니다.
최정원:
이어나갈 수 있을까요?
그럼요.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세상에 절망과 꺾인 의지만이 잔재한다면,
한 번 좌절했던 당신이 이렇게 무사히 피아노 앞에 앉게 될 수 있었을 리 만무합니다.
눈 앞에 놓인 골목의 폭이 서로 다를 뿐 ,
나아갈 수 있는 길은 누구에게나, 언제나, 주어져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사람들은..
언젠가 좌절하지 않는 때가 오기를 기다리며 선택을 번복하고 버텨내는 겁니다!
...
연주가 시작되면,
바쁘게 거리를 활보하고,때로는 흐릿한 풍경에서 벗어날듯 지나치던 사람들의 시선이 점차 광장에 모이기 시작합니다.
기이하게 물들었던 별빛 하늘이 풍향을 따라 꽃가루처럼 걷히고,
가슴 위에 얹힌 듯 반죽되어 있던 아픔과 좌절이 단 하나의 점이 되어 흔적을 달리합니다.
...곡이 끝맺음과 동시에 건반에서 손가락이 떨어지면,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박수갈채를 날립니다.
뉘엿뉘엿 져가던 하늘에 수놓였던 수억 개의 별들이.
세계를 숙주삼아 성장하던 색채의 무리가 모두 걷혔음을 깨닫습니다.
당신의 의지와,
희망과
결심이 한 데 어우러진 결실입니다.
...
모든 인파가 흩어지고 나서야 주위를 둘러보지만,
그 어느 구석에서도 루나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최정원:..... 루나야!
광장 구석구석에는 처음보는 사람들의 웃음이 만개합니다.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최정원:.......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을 같은 자리에 서서 기다렸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
루나의 전학 소식을 듣게 된 것은 돌아온 월요일의 아침에서였습니다.
어쩌면 묘연히 사라져버린 그를 수소문 했을 수도 있고,
그를 만나기 전의 평범했던 하루처럼 모든 사건을 잊은 채 나날을 이어나가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을 괴롭히던 고열의 전염병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고, 혼란했던 세계는 평화를 되찾습니다.
고열에 시달려 병결했던 아이들도 모두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울다 지친 매미가 늦여름의 끝에서 기나긴 생의 종지부를 찍습니다.
시간은 부지런히 흐르고 계절이 순환합니다.
10대의 끝, 졸업식을 하루 앞둔 당신은.
...어라?
책상 사물함 깊숙한 곳에서 반과 반으로 접힌 쪽지 하나를 발견합니다.
최정원:......?
눈에 익은 글씨를 확인하면..
아, 틀림없이 루나의 글씨체입니다.
접힌 자국만이 선명하고 흐릿하게 번진 연필 자국은….
최정원:.........
반짝, 하고. 마치 빛을 받은 유령의 신호처럼.
END1 :: Da capo!, 처음으로 돌아가.
최정원:...........
:현재를 살아가던 당신의 개입과 선택으로 인해 모든 미래가 바뀌었습니다.
...
에필로그.
장마전선 소식이 들려오던 여느 2024년의 여름.
세간에 알려진 '정체불명의 전염병'사태가 종식된 날로부터 약 3년이 흘렀습니다.
좁디 좁은 골목을 돌아 울타리 어귀에 멈춰선 당신은
영업 종료 팻말이 걸려 있는 악기상 건물을 바라봅니다.
관리 되지 않아 썩어가는 나무벽은,
꼭 악기상이 아닌 잊혀진 어딘가의 골동품 가게를 연상케 합니다.
그나마 빨갛게 돋아난 덩쿨장미가 건물 외벽을 타고 자라난 풍경만이 음산함을 닦아낼 뿐입니다.
당신은 걸쇠가 앞길을 가로막은 악기상 처마 아래서 낡아빠진 [피아노] 한 대를 발견합니다.
최정원:...........
악보대 위에는 반듯하게 펼쳐진 [악보] 하나와 더불어,
사용감이 남아 있는 [녹음기] 하나를 발견합니다.
최정원:이 녹음기..
녹음기는 피아노만큼이나 눈에 익는 종류입니다.
그야... 3년전의 누군가가 늘 가지고 다니던 그 녹음기니까요.
최정원:......
녹음기 전원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들어옵니다.
텅 비어있는 폴더 속에서 [음성메시지] 한 건과 세 건의 피아노 연주 녹음 파일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최정원:(음성메세지를 재생합니다)
음성메시지를 재생하면 3년 전에 녹음된 파일로, 다소 음질이 좋지 않습니다.
노이즈낀 음질 틈을 파고든 그리운 목소리가 새파란 여름의 골목길에 흩뿌려집니다.
....
최정원:....
선배, 안녕? 피아노 연주 잘 들었어요.
이미 알고 있겠지만... 전 3년후의 미래에서 온 사람이에요.
그래서 지금, 저는 제가 살던 미래로 돌아가는거에요.
선배랑 있는 시간이 너무 즐거워서... 어쩌면 과거에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까봐, 마지막 인사도 못 하고 와 버렸네요.
참, 지금에서야 깨닫는거지만...
최정원:...바보같아..
저, 이미 한 번 선배를 만난 적 있는 것 같아요.
과거로 향하는 구멍에 뛰어들기 직전에, 악기상 앞에서 선배를 봤었거든요.
그런데... 그게 실은 '선배'였던거에요.
제가 찾아 헤매길 자처했던 3년 전의....
최정원:.............
신기하지 않아요?
마루나:제가 헤매기도 전에 선배가 먼저 나를 만나러 와줬다는 게.
어디선가 비릿하고 싱그러운 풀냄새가 불어옵니다.
멍하니 녹음기를 든 채, 피아노 앞에 우두커니 서있던 당신의 앞에...
최정원:(금방 이라도 울 듯한 얼굴로 느리게 돌아서서 루나를 바라본다.)
마루나:... (살풋 웃으며 두 팔을 벌리고 선다.)
최정원:아무리 그래도............
세월의 흔적을 가미하듯 지직거리던 녹음기는 주머니속에서 천천히 마지막 흔적을 재생합니다.
:[ 선배, 저는 마치 음악실의 유령처럼, 그 어떤 기척도 내지 않고 숨죽인 채 선배가 이곳에 이끌려 스스로 찾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
2024년, 두번째 첫 만남.
알고 있나요? 두 사람은 괴멸해가던 일전의 미래에서도 2024년에 이 피아노 앞에서 마주쳤습니다.
어떤 악보와 함께.
아침부터 기운이 좋네.. 덥지도 않나봐 너는. (벅벅벅벅벅벅벅)
밤 새 누가 TV볼륨을 낮춰 둔 것 같아요!
이대로라면 뉴스 속보를 놓칠 것 같은데..
기준치: | 65/32/13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최근 세계보건기구는 전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입자가 기이하게도 단백질 껍질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DNA나 RNA등의 유전체 또한 실재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
"더욱 특이한 점은 환자의 체내에서 발견된 바이러스 입자가 오존 분자와 유사한 형식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입자를 과연 바이러스 입자라고 일컬을 수 있겠느냐는 학계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
"아울러 전염성이 강하다고는하지만 사람에게서 사람에게로, 동물에게서 동물에게로, 곤충 내지는 공기나 물을 통해서 감염이 이루어지는 병이 아니므로 전염병이라 칭하기에도 무리가 있다는 겁니다. "
"일부 학자들이 지구온난화의 가속으로 인한 미지의 바이러스일 가능성을 주장하는 한편, 당국을 포함한 WHO에서는 계속해서 질병의 감염 경로를 연구중에 있습니다."
깊은 잠에 빠져드는 것
이라는 기자의 설명이 이어집니다.지능 판정가능합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잘 모르겠다(;)
(버들이의 아침밥을 챙겨줍니다)
그래 잘먹으니까 예쁘다..
(버들이 궁뎅이나 두들겨주고.... 가방을 챙깁니다.)
정원이는 가방에 뭐들고다니나요?
(가방을 다시 열어봅니다.) 뭐가 빠졌나..
지능판정 가능합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모르겠당...)
(헤헷)
교복 명찰
이 톡 하고 떨어져버립니다...이 사고뭉치..
(빙글빙글빙글)
(따라나갈 기세임)
버들이 기다려~
금방 다녀올게!
(엎드림...)
(앞발로 신발툭툭툭)
이따 보자!(호닥 나가요)
정신력 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어차피 이젠 나와 상관 없는 일이니까.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이따 집에 가서 꼬매봐야지..)
기준치: | 65/32/13 |
굴림: | 5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두리번..)
교실을 살펴보니, 한달전부터 시작된 유행성 질병으로 인해 텅텅 비어있던 열댓 개의 책걸상이 모르는 아이들의 머리통으로 빼곡히 들어차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역시 반을 잘못 들어온걸까요?
평소에 벌점을 남용하기로 유명한 그 C반의 담임 선생님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기엔 A반 아이들의 모습 또한 가득 찬 교실 속 틈바구니에 끼어 있군요.
이게 무슨 일이지….
(우리반 선생님 돌려줘....)
이게 무슨일이야?(속닥)
기준치: | 60/30/12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우)
(너무해..!)
출석부터 부를 테니 호명하는사람은 큰 소리로 답하도록.
네!!!!
(왜저래 진짜 ㅠ.ㅠ)
갑작스럽겠지만 오늘부터 결석생 수가 많은 반을 임의로 묶어 합반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A반 C반은 미술, 음악중에 음악 과목을 선택한 반이지?
비슷하게, 미술을 선택한 B반은 D반과 합반 수업을 진행한다는 소식이다
A반 선생님이 유행성 질병으로 병가를 내게 되셔서, 오늘부터 내가 A반과 C반의 통합 임시 담임을 맡게 됐고.
참고로 우리 반은 지금부터 A-1반이다.
이상, 조례 끝.
어라(나 수학책 가져왔나)
또 벌점 받는 줄 알았네
(숨도 돌릴 겸 A-1반을 둘러봅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아옼)
네..네?!
저 안졸았는데요!
(칠판 앞으로 나갑니다..)
간지나는 문제풀이 rp, 혹은 지능판정이 가능합니다 ^ㅡㅡ^ !
(뒷사람도 수포자인데)
추천기능 : 약간의 현실 INT
기준치: | 60/30/12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뚝딲!)
으으으으음.....
.............
죄송합니다...
칠판에 있는 문제는 숙제니까~ 공책에 풀이과정까지 상세하게 적어오자~
(매점으로 쇽 날라갑니당)
근력판정 해주세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5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멍청하고 밥 잘먹는 친구)
ㅋㅋ
한국인의 얼
행운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뱉어요)
(화장실로 가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63 |
판정결과: | 실패 |
.....................................................................................이런 음식물 쓰레기에 돈과 시간을 허비하다니..
배가 불렀으면 산책이라도 했을텐데... (빈 위장 붙잡고 그냥 교실로 돌아가요...........)
기준치: | 65/32/13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내 게 아닌가?
(책을 뒤집어봅니다)
아무튼
기준치: | 65/32/13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소리가 들리는 곳을 따라가봅니다.)
지능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하...................)
(이런 기분도 정말 오랜만이네)
(음악실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학생A : 근데, 아까 누가 피아노 연주하고 있던 거 아니었어?
학생 B : 그러게? 아니면 그거 아냐? 이 학교 원래 음악실에 귀신 나온대.
학생B:너야말로 못 들었어? 요즘 애들 없는 시간에 간간이 5층 음악실에서 피아노 연주 소리 난다는 거…
왜, 나 작년에 클래식 동아리에 아는 선배 있었잖아.
그 선배가 그러는데, 축제 기간에 밤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있었던 적이 있더래.
달밤에 피아노 소리가 나서 눈 딱 감고 음악실 문을 열어봤는데 ....
거기 아무도 없었다는 거야!
헛소리 그만하고 앉아. 벌건 대낮부터 웬 귀신 얘기.
그러니까... 정원 선배, 맞죠?
날 알아?
참! 이거 선배 교과서 맞죠?
(네게 책 한권을 건네준다)
음악선생님, 교과서 두고오면 엄청 뭐라고 하시니까~
마침 옆자리가 비어서 다행이에요~ (그쵸? 작게 덧붙히곤 제 교과서를 정갈하게 편다)
(음악책을 따라하듯 펼쳐두곤) 저, 있잖아.
중학생 때 부터 계속 했었거든요~ 콩쿠르같은것도 자주 나가고~
.... 아까 피아노 소리가 들렸는데, 기분이 정말 좋았거든.
혹시 네가 연주한 거야?
비밀~!
지능 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명찰이 떨어졌었지 그러고보니....)
(루나의 옆모습을 빤히 바라봅니다)
근데.. 내 이름은 어떻게 알았어?
그야...
선배는 한 번 보면 잊어버리기 어려운 얼굴이잖아요? 저, 오래 전 부터 선배를 알고 있었어요
내가 알기로 A반 C반 진도가 비슷했거든?
모두 책 펼치자.
17세기의 예술을 가리킨다고….
(선생님 목소리가 감미로와요..)
그..그냥 생각하는 중이었는데
(민망)
78쪽이에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후, 관찰혹은 자료조사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실제로 <겨울이 흘린 눈물>의 원본을 보았다는 예술가의 증언에 따르면 악보 <겨울이 흘린 눈물>에는 은은하게 빛나는 특이한 인장이 찍혀 있었다고 합니다.
형태가 무척 조악했으며 세월에 바래 누렇게 떠있었다고요.
그러고보니...
마침 몇년 전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였던 A에 대한 기사를 접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음악에 문외한인 인물도 단숨에 사로잡을 수 있을 만큼 매혹적인 악보였다는 뜬소문이 내용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으니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죠.
그런데 그게 도둑을 맞았었나봅니다.
본디 벌점 3점이면 방과후 청소가 원칙이나...
하지만.
임시 출석부를 음악실에 두고 온 것 같은데, 네가 챙겨서 교무실로 가져온 뒤 하교하도록.
(왠지 구박덩어리가 된 느낌..) 넵..
........... 아까 그 곡, 결국 누가 연주한 걸까...
지능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문은 여전히 열려있고 연주는 거리낌이 없습니다.
한편으로 방과후에 마음대로 음악실을 사용해도 되는 건가 싶기도 할테고요.
당신은.. 어떻게 할까요?
(극복 판정합니다.)
기준치: | 100/50/20 |
굴림: | 3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To GM)rolling 26
26
26
너구나. 역시.
(이내 문 쪽에서 들린 인기척을 눈치채고, 그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헤헤, 저에요!
보통 이 때가 사람들이 제일 없는 시간이거든요.선생님들도 굳이 5층으로 올라오진 않으시고...
헤헤... (몰래 쓴다는거 돌려말함)
네 기억 속의 내가 어떤 모습일진 모르겠지만.... 나에게 넌 항상 빛나는 사람이었어서..
오랜만에 네 연주 들어서 좋다. (이것 만큼은 진심이었다. 자신은 매번 도망치는 것 밖에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사람이었지만..)
그 때 까지는 계속, 여기서 연습 할 생각이에요
선배, 피아노 치시잖아요?
맞죠?
어.... ....그러면 지금은 연주 안 하는 거에요?
왜요..~?
피아노 같은 거, 나한텐 불행만 가져다 주니까..
(잠시 뜸을 들였다가)
.. 그래도 들으러 올게.. 네 연주.
저... 혹시 곤란한..거.. 물어본 거에요?
(눈썹축......쳐짐)
실망 시킨 것 같아서 내가 미안하지.. (맨날 얘 앞에선 바보 같은 말이나 하고;;)
또 듣고 싶다는 말은 진심이야.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연주는 정말 오랜만이거든.
(죄송해요.. 웅얼거리곤 발로 괜히 교실 바닥을 직직 긋다가) ... 저, 만약 듣는거로도 괜찮다면...
혹시, 내일 조례 전 아침에 음악실로 와 주시겠어요?
우와~!
(거리감이 없구나..얘..)
참, 선배는 심부름 하러 왔다고 했죠? 선배도 슬슬 집에 가야 할 텐데..
제가 너무 잡고 있던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딱히 미안해보이진않음ㅋ)
(자리에 가방을 두고 음악실로 올라가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운 성공했는데두)
(쏟아진 내용물을 주섬주섬 담아봅니다;)
기준치: | 35/17/7 |
굴림: | 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게..되네..?)
설마 이거... 도둑맞은 악보...............................
일리가 없지!^_^
(조심~히 루나 가방에 다시 넣어두고 음악실로 가요)
정신력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뭐였지..(괜히 뒷목을 벅벅 문지른다)
(루나는 기다리고 있으려나... 음악실 문 틈 빼꼼..)
어디 아파? (가까이 다가가 안색을 살핀다)
잠깐 어지러워서.. (눈 꿈뻑) 이제 괜찮아요
혹시, 여기서 듣고싶은 곡 있어요?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던가.
기준치: | 60/30/12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걸 다 가져온 거야?
개인적으로 모으고 있는 것들이어서...
기준치: | 65/32/13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떤 인장
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일단 대수롭지 않게 넘김...)
(잔잔히 페달을 밟으며 연수를 시작한다. 여러 악보 중 네가 골라 준 단 한 곡. 그러니 지금 이 순간만큼은 온전히 아름다운 선율로 기억되길. 그런 마음을 담으면서...)
기준치: | 100/50/20 |
굴림: | 8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To GM)rolling 17
17
17
(저도 모르게 피아노 바디 옆면에 손바닥을 조심스럽게 가져다 댄다. 건반이 눌리는 대로 부드럽게 울리는 진동이 속을 뒤집어 놓는 것 같았지만 손을 떼기는 싫었다. 이러고 있으면 이 연주의 주인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넌 완벽해! (아놔) 이게 아니고.. 연주 말이야.
...... 나에게 굳이 조언을 들을 필요도 없었을텐데..
이건 선배가 들어야 의미있는 거였다구요. 바보...
그게 아니면 왜 굳이 선배한테 골라달라고 했겠어요?
(손바닥으로 이마를 짚어봅니다)
......몸이 뜨거워.
(속없어용..)
보건실이라도 가야할 것 같은데.
커튼을 치고 연주해서 그런가? (만지작..)
또 이상하다고!
들렸어??
아니, 아무 말도 안했는데
(;;;;)
참, 혹시나 해서 말해두는거지만~
그건 왜?
....(곰곰...........) 그것도 너 아니야?
혹시 이런거 무서워하는 타입?
넌 그런 음악실에 매번 혼자 와있고, 안무서워?
정신력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어때요, 이러면 안 무섭죠?
정신력 판정 해 볼까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책상에 박치기함)
(z....)
(벌덕)
자, 거시 세계를 다루는 이론을 뭐라고 한다?
시간의 상대성 이론이라고 한다.
따라서 시간과 공간은 속도에 따라 상대적이라고....
어허,왜 다들 처음 듣는다는 표정을 하고 있어?
블랙홀은 시공간에 구멍을 뚫는다고 별표까지 달아줬을 거야. 교과서 확인해 봐.
(나 입시 큰일났는데..?)
다들 졸고 있는 것 같으니 여기서 재밌는 얘기를 해 주지.
다들 어렸을 적 시간여행에 대한 생각을 해 본 적 있나?
실제로 과거로의 시간여행의 경우 광속에 가까워질 수록 시간이 느려지니까, 빛보다 빨리 나아가면 시간이 거꾸로 흐를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해.
2011년에 유럽 입자물리 연구소 CERN에서 초광속입자 해프닝이 있기도 했는데, 궁금한 녀석은 학교 끝나고 찾아보도록 해라.
즉, 과거로 가는 시간 여행을 위해선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소리지.
우주 끈이나 웜홀을 사용한다거나....
하지만 웜홀이 그저 가상의 이론 상태일 뿐인 지금, 시간여행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겠지?
어딘가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미지의 구멍이 생겨나지 않는 이상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미래에서 건너온 사람은 과거의 역사를 바꿀 수 있을까?
어디보자... (교실 스캔)
최정원. 네가 답 해 봐라.
영화에선 잘 바꾸던데..
다음 시간까지 시간여행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해 제출하도록.
(공부 열심히 하는구나...)
고마워 범준아....
(내가 이래서 친구가 없구나..)
관찰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형준이가 아니구나..(기여븐 토끼그림 보고 헤벌쭉)
(나 시간 진짜 많아 라고 뒷면에 적어서.. 형준이 준다. 부탁해...)
(쨌든 전달해줍니다 얘역할은그거니깐)
(gomen..)
(서점......을 물끄럼... 보다가..) 저런 데는 재미 없겠지..?
아까 보니까 수업시간에 막 졸고 그러던데.
난 아직..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어서(쭈글..)
가야 할 길을 알고 있다는 거, 부럽다. (책장 사이를 느리게 걸으며 아무 책이나 손에 쥐어본다)
(힐끔 보고..) 선배랑 같이 대학도 다니면 되게 재밌겠다
(땀이 마른다... 보송..)
아, 잠깐만요!
(루나를 따라다니며 악보집이 있는 곳을 서성여 보다가.. 보는 둥 마는 둥 하나 뽑아 본다)
(벌점만 주는 선생님의 험악한 얼굴을 떠올리며 겸사겸사 펼쳐봐요.....)
자료조사판정 가능합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대갈이만 벅벅)
루나야~
(거리두기 안하나.. 역병이 도는데..)
(루나 닮은 정수리가 있는지 기웃대봅니다)
(찾으려는 루나는 안보이고)
(뒷장엔 뭐 더 없나.. 팔랑팔랑 넘겨봄..)
(두리번..)
귀여워
?
한참 찾았어~
선배는...
(옆구리에 낀거 봄)
그거..사실거에요?
다 샀으면 나갈까? (뽀로로 보물찾기 대충 아무데나 꽂아둠.. 미안..)
영화관 같은 곳은 혼자 다니기 좀 민망했어서..
가요 가요~ (손꼭잡고 후다닥)
SF도 괜찮아?
(너무 어려운 내용이려나............... 잠깐 고민..)
(그래도 공포물 보단 나은듯..)
그거 보 ㄱ ㅔ?
(;;;;) 난 상관 없긴 한데...
.............
자리가 남은 게 있으려나~
공포영화 진짜 안봐도 돼?
보고싶어요?
저희 SR시네마에서는 리뉴얼 개관을 기념하며 학생 커플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54%의 초대박 할인율!
(헐...)
(헐..................)
(............)
그렇게 됐어요
뭔가....................... 좋네....
매점에 새로 나왔다던..~?
그걸 진짜 먹는 사람이 있나 싶었거든요.. (힐끔) 여기 있을줄은 몰랐는데
팝콘 사 갈까요?
저는 버터오징어도 먹을래요.. (맛잇겟당)
(지갑 털어서 주문해요)
(지갑 꾹꾹 넣어줌)
다음..도 있는 거구나.....
아니?! 완전 좋아! 무르기 없어!!
(헉.. 생각해보니까 여자애랑 영화관 오는 거 처음인데)
선배, 누구랑 영화관 와 보는거 처음이에요?
어.. 중학교 땐 친구랑 종종 왔었는데....
(..............) 여자애랑 오는 건 처음이야.
(긴장한 뚝딱이..)
편하게 있어도 되는데.. (히죽..웃으면서 어깨에 기댐)
(표정이 안보여서 다행이다..)
저 배우 너랑 되게 닮았다
헉.... 선배도 저 배우 닮았어요. 안경껴서 그런가?
(빤..)
(울컥)
저는 좀 덜 잘생긴쪽이 좋아요 (ㅎ)
........ 난 근데 네가 더 예쁜 것 같은데..(왠지 저사람한테 미안해 지는데ㄱ-ㅋㅋ)
rolling 1d3
(
)
1
1
(그냥 로맨스를 볼 걸 그랬나.. 바보같이.....)
..나갈까?
아참, 선배. 이거. (가방에 걸린 토끼키링 보여줌)
선배 닮았죠?
(나 이렇게 댕그란 이미지인가.. 쪼물..)
(역시 닮았다... 고 생각함)
그런데, 넌 날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거야?
아마 선배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오래 전?
(가벼운 투로 뱉고는 짧게 웃는다. 이내 손목시계를 한번 확인하고는.)
같이 가 줄래요?
어디 가는데?
음...
와 보면 알아요!
(한 손 내민다)
(고민 않고 손을 잡는다.) 너랑 있으면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서.
목재 구조의 악기상 내부는 흐릿하나마 찝찔한 먼지 냄새가 납니다.
살피기에는 벽면 가득 들어찬 거대한 책장이 인상적이고,
악기상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갖가지 악기들은 진열대 위에 놓여 있거나, 벽에 걸려있거나 합니다.
악기만큼은 애지중지 관리했는지 하나같이 먼지가 쌓이지 않은데다 광택이 돕니다.
(낡았네..)
(아무거나 잡히는 것 하나를 조심히 꺼내봅니다)
(........ 생각이 많아지네..)
(악보를 품에 안고 루나의 근처로 슬그머니 다가가봅니다)
........뭐 봐?
피아노
한 대가 놓여 있습니다.이상하다..
(묘한 얼굴로 쓰다듬어 본다)
기준치: | 100/50/20 |
굴림: | 3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제가 찾던 게 아니지만... ... (느긋하게 말을 뱉으며 네 등에 가볍게 기댄다.) ...와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이내 작은 목소리로 ) ..계속 연주하고 싶은거죠? 피아노...
모르겠어.
내가 그래도 되는 걸까? 그래도 된다고 생각해? (마치 대답이라도 구하는 사람 처럼 루나를 돌아본다.)
선배가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피아노라면, 줄곧 선배를 기다리고 있었을 거에요.
그 누구의 동의도 구할 필요 없어요. 선배가 바란다면, 언제든 다시 시작 할 수 있는 거에요.
그래도 두렵다면. 다시 건반을 잡을 수 있을 때 까지... ... 제가 곁에 있어 드릴게요.
피아노 연주를 하게 된 뒤로, 다들 날 싫어하게 됐어. 처음엔 친구가.. 관두고 나선 부모님이랑 선생님들의 시선이 달라져서.. (손가락을 꾹 말아쥔다) 건반을 누르기만 하면 너도 날 떠날 것만 같아.
....바보. (슬그머니 다가가 네 뺨에 짧게 입 맞추고 떨어진다. 드물게 붉어진 낯으로 뒷짐 진 손가락을 꼬물거리다..)
어?
손가락 걸기는 식상하니까...
....어쩌면 이게 정말 내 마지막 연주가 될 지도 모르겠다. (마침 품에 안고있던 악보를 피아노 보면대 위에 놓고 느린 몸짓으로 자리에 앉는다.)
(이런 곳에 피아노가 있었구나..)
정신력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3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저한테 엄청.. 소중한 피아노거든요.
이렇게나 빛을 반사하고 있잖아요.
.. 그런데 우리.. 전에도 여기서 본 적 있던가?
...........
......... 작업 멘트라고 쳐도 돼..?
(온기가 느껴지는 듯한 피아노를 바라보다 루나의 얼굴을 돌아본다.) 피아노.. 연주 안 해볼 거야? 그렇게 찾았다며.
들려주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쓴 자작곡인데...
잘 듣고 어떤지 말 해 줘야해요?
(To GM)rolling 12
12
12
....... (살짝 긴장...) 괜..찮았어요?
못 느꼈어? 다들 널 바라보고 있었어.
분명 네 연주를 들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할 거야. 내가 그랬던 것 처럼.
지나간 순간은 다시 돌릴 수 없잖아요. 그래서.
(어설프게 슬쩍 손을 잡는다)
마음만 감사하게 받을게요
어? 나?
(당황;;;;)
아니 난.........
어..........그러네. (이마 팍)
누가 잡아가면 어떡해요?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몰라!
뭐어.. 위험한 짓이라도 생각했나봐요? (놀림 ㅋ)
..........조심히 가. 내일 또 보자.
ㅎㅎㅎㅎㅎㅎ
조심해서 가요. 내일 봐요!
(터덜..)
다녀왔습니다~
신문
이 올려져 있네요.웬..신문?
지능판정 가능합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3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어쩐지 묘한 기분이 듭니다.
혹은 위화감이거나 어떤 감이 작용하며 드는 느낌일 지도 모르고요.
한 달 전이라면… 지금 유행 중인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최초로 전파되었던 시기와 맞아 떨어집니다.
내일도 루나랑 같이 지냈으면 좋겠다..
다음 씬은 며칠 후를 조명합니다.
장면을 전환하기 전, 정원이에게 극복 판정을 진행할만한 계기가 있었을까요?
(알람 끔)
듣기판정
기준치: | 65/32/13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어휴 바빠죽겠는데 TV는 무슨
(부랴부랴 이거저거 챙김)
(찌릉찌릉..)
언제오려나..
(형준이 어깨 툭툭) 형준아 있잖아...
모르겠는데?
어?
아니 그, 마루나 있잖아. 머리가 파랗고 노랗고..
피아노 잘 치고...
바쁘다
(뒤늦게 고개 듬) 왜?
어디 아프다고 했나요?
그 마루나요.
최근 유행하는 전염성 열병이라고 부모님께 연락 받았다.
저, 문병이라도 가고 싶은데 제가 루나네 집이 어딘지를 몰라서요..
괜찮으시면 알려주실 수 있나요?
관찰판정
기준치: | 65/32/13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종잇조각을 조심히 주워들어봅니다)
(루나는 여기에 있는 걸까?)
악기상
이 틀림 없습니다.관찰판정.
기준치: | 65/32/13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하ㅠㅠㅠㅠ)
(눈 부빗)
(무슨 의미지..)
(쪽지 한 장을 달랑 손에 쥔 채 교실 문을 나선다.)
(혹시라도 문이 열릴까? 슬쩍 문고리를 잡고 흔들어 봅니다)
(기억을 더듬어 발걸음을 옮깁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우..)
지능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아옼)
기준치: | 60/30/12 |
굴림: | 3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우..우아아)
(악기상으로 돌아갑니다..;;)
(하..................)
(공터에 가까이 다가갑니다)
싱크홀
이 나있는 것만큼은 예삿 일이 아닌 것 같군요.(싱크홀 안쪽을 들여다봅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1d3
(
)
3
3
..........
이게 뭐야..?
결국
이곳에 다다르기 위해 스스로 모르는 사이 오래도록 방황했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떨어진 명찰은 주머니 안에 아직 남아있을까?)
외계의 에너지
가 강압적으로 몸을 잡아 당기는 듯한 감각이었습니다.(주변을 손으로 더듬어 봅니다)
기준치: | 20/10/4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그렇겠지)
기준치: | 60/30/12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그럼 그렇지)
기준치: | 60/30/12 |
굴림: | 66 |
판정결과: | 실패 |
(하....)
기준치: | 100/50/20 |
굴림: | 7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우..........)
(어쩌면, 내가 그렇게 바랐던 것은 피아노 그 너머에 있을지도 몰라. 그렇게 아름다운 세계를 그릴 수 있었던 너. 그런 너와의 연결 고리가 필요했던 거야. 그리고.. 네가 사랑했던 세계를 내가 사랑하게 된 건 어떻게 보면 정말 자연스러운 일이겠지.. 사람에겐 필연적으로 매여 있던 곳을 떠나야만 하는 시기가 온다고 했던가, 나는 아주 오래 전 그 시기를 맞았고, 한번의 추락을 겪고.. 그리고 날 다시 네가 있던 곳으로 초대한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너였잖아. 그리고 같이 있어주겠다고 약속한 것도 너였잖아. 그런 네가 이렇게 날 혼자 남겨두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야. 나는 다시 너에게로 돌아가고 싶었어. 난생 처음 보는 길을 건너서 왔지만.. 난 이 길이 떠나는 길이 아닌 돌아가는 길 같아. 그렇게 말하고 싶어.)
(피아노... 살짝 열린 문을 밀고 들어가봅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후다닥 밖으로 나와 아는 장소들을 둘러보기로 합니다.)
(뒤를 돌아봅니다)
기계수리판정 가능합니다.
기준치: | 40/20/8 |
굴림: | 3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어떻게어떻게.. 기술시간에 배웠던 걸 떠올려봄..)
(아날로그 시계도 주워들어 봅니다.................)
기준치: | 57/28/11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rolling 1d5
(
)
5
5
어?
을 합시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ㅋ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진짜 광기지)
광기..롤 ? 굴려주세요 ㅋ
폭력: |
분노에 휩싸여 자제심을 완전히 잃고 1D10 라운드 동안 주변의 적과 아군 모두에게 폭력과 파괴를 가합니다. |
For 10 rounds. |
아,
(문득 신문 기사가 떠오른다. 겨울이 흘린 눈물.. 그 걸 연주했던 피아니스트가 죽고 나선..)
....... (혹시 아직 그 음악실 안에 '그 악보'가 남아있을까?)
루나야. 난.. 너를 찾고 있었는데.....
너를 찾다가, 여기에 와서..
아픈 건 너였잖아!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이내 결심했다는 양 표정을 굳히며.)
..있죠, 저.
과거로 가서 선배를 만나고 올게요.
생각 해 봤는데, 문제 없을 것 같아요.
(루나가 떨어졌던 구멍을 다급하게 찾아봅니다)
(악기상 안쪽을 한번 들여다봅니다)
(학교 음악실에 다시 돌아가 봅니다.)
(피아노 아래의 보관함을 열어봅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3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지능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소각장
이 있었죠.우물에서 올라오는 듯한 인광의 기둥은 평범한 사람의 의식이 상상할 수 있는 어떠한 영상도 초월하는 재앙과 비정상의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단지 빛은 이제 새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쏟아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감히 이름 붙일 수 없는 색깔의 형체 없는 흐름은 구덩이에서 곧장 천장을 향해 솟구쳐 올라가는 듯합니다.
순수한 색채의 형태로 나타난 이계의 지성체,
세상에 알려진 어떤 스펙트럼과도 닮지 않은 희미한 색을 내는 비실체.
기준치: | 52/26/10 |
굴림: | 2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학교에는 오지 말라고 분명이 말 했는데...
그냥... ...
어디에도 보이질 않아서. ...걱정했어요. 많이.. .. (네 품에 툭, 하고 이마를 기댄다. 뜨거운 숨을 색 색 내쉰다.)
(품에 기대오는 머리를 꾹 한번 껴안았다가) 가자. 소각장.
.............
...넌 이 시간선의 사람이 아닌 거야?
.... (한참을 망설이 듯 입을 망설이다 이내 이어진 말은, 네가 듣고싶어하던 것과는 거리가 멀었겠지만.) ...있잖아요 선배.
...선생님은 미래에서 건너온 사람이, 과거를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물어보셨잖아요.
바꿀 수 있을 것 같아.
그런데 미래가 바뀌어 버리면.. 미래에서 온 사람은 어디로 가는 걸까?
그리고 다 해피엔딩으로 끝나잖아.
(해피엔딩... 그 말을 가만히 곱씹으며, 두통을 핑계삼아 제 품에 조심히 머리를 기대본다.) 글쎄요..
전... 조금 다르게 생각하거든요.
전,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만이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속삭이는 목소리가 확신에 차 있었다. )
(꼭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것이 아닌, 세상의 진리를 설파하는 것 처럼. ...)
(품에 그리도 소중히 들고 있었던 악보집 하나를 건네준다.)
하지만 있죠.
저... 음악실에서 선배를 봤을 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루나는 이 일이 끝나고도 계속 내 곁에 남아줄까?)
6시엔 그래도 해가 떠 있겠지?
(보고 있을 거야. 약속했으니까.)
(마지막으로 한번 더 주변을 둘러보곤, 건반 위에 손가락을 올린다.)
(뺨 아래로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소금기 머금은 액체가 흐른다. 어디에 있는 지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넌 내 연주를 들어줬으니까. 한번 더 건반을 누르면.. 내 곁에 어느샌가 서있을지도 몰라.)
...그렇게 믿을래.
기준치: | 100/50/20 |
굴림: | 9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억하나요?
처음 만났던 날 음악실에서 들었던 드뷔시의 달빛을.
최정원의 최종 <연주> 기능치, 85
기준치: | 85/42/17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왜.. 안보이지?)
마루나!
(광장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루나를 찾아봅니다)
(쪽지를 펼쳐봅니다)
마루나와의 두번째 첫만남이 2024년에 이루어집니다.
손실되었던 모든 이성치와 체력을 회복합니다.
(저도 모르게 피아노 앞에 다가섲다)
(녹음기 안의 파일을 재생해봅니다)
나는..
나는 네가 나 때문에 사라져 버렸을 까봐 얼마나 무서웠는데.
그래도 믿었어.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거라고. (손에 든 녹음기를 주머니에 우겨 넣고는 뜸을 들이다가 루나의 앞에 다가가 선다.)
그 무서운 구멍에 아무런 고민도 없이 몸을 던졌던 너니까, 어떻게든 날 만나러 와줄 것 같았어.
3년은 너무하잖아! 군대도 2년인데! (원망하듯 벌린 팔 안으로 파고들어 툭 기댄다)
[ 정말이지, 유령처럼. ]
[ 질량도 형체도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 형태로 무덥고 침침하던 과거의 여름 속에서 ]
[ 오롯이 목소리만으로 당신을 홀려낼 생각 뿐이었던 음악실의 유령처럼…]
FIN
'COC 로그백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10626 ] 베스텔리에 방범대 :: 블러디 메리 캐슬 Chapter 3. 부서진 하늘 (0) | 2021.06.26 |
---|---|
[ 210619 ] 베스텔리에 방범대 :: 블러디 메리 캐슬 Chapter 2.5 용의 이름 (0) | 2021.06.26 |
[ 210607 ] 베스텔리에 방범대 :: 블러디 메리 캐슬 Chapter 2. 아브락삭스 (0) | 2021.06.07 |
[ 210516 ] 베스텔리에 방범대 :: 블러디 메리 캐슬 Chapter 1. 햇빛 속으로 (0) | 2021.05.16 |
[ 210417 ] 아그미슈 :: 스태그필드 스쿨 기숙사 학칙 제 9항 (0) | 2021.05.13 |
[ 210424 ] 태주릴루 :: 생계무책 (0) | 2021.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