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최후의 인류 ]
2024. 12. 16 CoC 7판 팬메이드 시나리오. :: W.교수
원문 시나리오 링크 : https://www.postype.com/@you-are-f/post/11365519
KP/KPC - 쮸님 (오오타카 오지)
PC - 똘비 (리사이클)
※ 아래는 본 시나리오의 로그 백업이며, [지구 최후의 인류] 시나리오 외 coc 단체 시나리오 [VOID] 의 진상, 스포일러등이 일부 포함되어있으니, 해당 시나리오를 플레이 예정이신분들은 열람을 삼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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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애들아 화이팅...!)
리사:(연료를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자주 저전력 모드-슬립모드-에 들어가고 있다. 오른쪽 온전한 눈꺼풀을 깜빡...)
리사:... (만질만질)
리사:(이부자리를 정돈하고 가장 먼저 익숙한 얼굴을 찾는다...)
리사:-_-;... (양말 도로 뒤집는다.)
리사:(낡은 기타줄을 둥... 튕겨본다. 소리는 나지 않지만)
딩.. -
리사:(그리고 오늘은 운동화에 심겨진 새싹이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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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김 서린 유리창 밖을 내다본다)
리사:
리사:(침침...)
리사:(척 척 잘 개어둔다.)
리사:?
오오타카 오지:This message has been hidden.
리사:(흠.. 문서들을 읽어볼까.)
리사:(...우주로 떠나신 분들은 잘 도착했을까. 문득 하늘을 올려본다.)
리사:
리사:(그렇게 해서 얻어낸 수확들은 있었는지 회상한다.)
오오타카 오지:
리사:(금주의 일과에 '리봇사 방문'을 추가한다.)
리사:(언제나 '비효율'을 가까이 하는 분이셨지. 이런 사회에서도...)
벌컥!
오오타카 오지:아 깜짝이야!
리사:(태연) 다녀오셨습니까 마스터.
오오타카 오지:문지기야? 뭘 지키고 서있어?
리사:새삼스럽습니다. 항상 지키고 있었는데요.
오오타카 오지:(탈탈탈탈탈)
리사:(외투를 달라는 양 손을 내민다.)
오오타카 오지:(외투를 벗어 건넨다.) 전망대에 다녀왔어.
리사:(책상 근처에 가지런히 걸어둔다.) 네. 이왕 같이 다녀왔으면 더 좋았을텐데요.
오오타카 오지:얼씨구. 전력이나 아끼시지?
리사:아직 일주일 정도는 버틸 양이 남아있습니다.
오오타카 오지:흠..
리사:그건, 저도요. (냉장고에서 간편식 하나를 꺼내 오지에게 건넨다.) 마스터가 이렇게 생명력이 강하실 줄은...
오오타카 오지:... 불만있냐. (불퉁하게 음식을 받아든다.)
리사:외로우실까봐요.
오오타카 오지:(쓸데없는 소릴..) ... 그래. 마침 전망대가 멀쩡한 것도 보고 왔으니 겸사겸사 둘러보고 오는 게 좋겠지.
리사:우주에서의 [소식]은 도착한 바 없습니까?
오오타카 오지:... 아직.
오오타카 오지:말이 나온 김에 필요한 것들을 정리 좀 해볼까..
리사:들를 곳이요?
오오타카 오지:가 보면 알아.
리사:(끄적끄적 적다가 생각 안 나는지 펜으로 머리 긁음) 마스터는 필요하신 것 없습니까?
오오타카 오지:흠~
리사:...
오오타카 오지:넌 이 마음을 모르겠지.. (아련해진다.)
리사:(찍찍 긋고 새로 적는다.)
오오타카 오지:어어? 이거뭐야, 고려은단 뭐야!
리사:저보다 더 오래 사셔야죠.
오오타카 오지:그게 말이냐 방구냐?
리사:역사책에 지구의 최후의 최후의 최후의 인류는 담배를 너무 많이 펴서 폐암으로 죽었다. 같은 문구로 적히고 싶으신가요.
오오타카 오지:(끙....)
리사:(4번 항목을 적어 넣는다)
오오타카 오지:주전부리라..
리사:주전부리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까?
오오타카 오지:요즘들어 토를 단다 자꾸?
리사:새싹이 꽤 높게 자랐더라고요.
오오타카 오지:오호..
리사:네. 아직 뭐가 자랄진 모르지만요. (목도리 감고.. 망토 주워입고...)
오오타카 오지:내가?
리사:네.
오오타카 오지:(리사에게 목도리를 한겹 더 둘러준다. 둘둘..)
리사:(두꺼워졌다)
오오타카 오지:무슨 화분에 이름까지 짓고..
리사:이상합니까?
오오타카 오지:(잠시 고민한다.)
리사:(쭐래쭐래)
리사:(아까 짚었던 곳 문질문질...)
리사:이럴거면 기체 변경 요청을 더 일찍 드릴걸 그랬어요.
오오타카 오지:... 어디가 안 좋아?
리사:아, 딱히 이상이 있는 건 아닙니다만...
오오타카 오지:인간으로 치면 노화인 건가..
리사:기분 좋아보이십니다 ...? (들어올려진 팔로 오지 얼굴 꾹 누름.)
오오타카 오지:(눌린다.)
리사:...저거 혹시 마스터가 만드신 겁니까?
리사:귀엽네요
오오타카 오지:내가 그렇게 아기자기한 인간으로 보이냐?
리사:평균적으로, 중년 남성은 나이를 먹을수록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적어진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오오타카 오지:야이..!
리사:[갱년기]는 아직이시군요. 다행입니다.
오오타카 오지:갱년기?????
눈사람:(테스토스테론이 적은, 갱년기 너구리 눈사람 모양의 자태를 뽐낸다)
오오타카 오지:(꿍)
리사:부수지 마세요.
리사:(누굴 닮은 눈사람을 빤히 본다...)
오오타카 오지:(장갑 한짝을 벗어 눈사람의 머리통에 씌워준다.)
리사:...?
오오타카 오지:어디보자~~
리사:(두겹 쌓여있던 목도리를 풀러 장갑 벗겨진 손에 둘둘 감는다.)
오오타카 오지:(한쪽 주먹만 커다란 사람처럼 됐다.)
리사:(만족.)
오오타카 오지:좋냐.
리사:무모한 짓 좀 하지 마세요.
오오타카 오지:아- 거..
리사:............
오오타카 오지:....(끙..)
리사:금주의 목표에 '마스터를 업을 체력 기르기'를 추가합니다.
오오타카 오지:진담으로 받지 마..!
리사:(벅저벅저 따라감)
리사:(창문 훌쩍 넘는다)
오오타카 오지:(멋지게 착지한다)
리사:알차게도 털었군요.
오오타카 오지:범법행위라고 할 사람도 없으니까!
리사:(팔 걷어올림)
오오타카 오지:(구석에서 몰래 작은 상자들을 뒤적거린다.)
리사:알콜 농도 15%...
오오타카 오지:하-하!하!하~!하!!!
리사:뭐 찾으셨습니까? (상자 버리고 기웃기웃)
오오타카 오지:(담배 한갑을 자랑스럽게 들어보인다.)
리사:(한숨)
오오타카 오지:오! (반가운 기색으로 담배 하나를 꺼내 문다.)
리사:(가까이 가서... 점화.)
오오타카 오지:......
리사:(;) 에러입니다.
오오타카 오지:낡긴 낡았나보다.
리사:그럼 어쩔 수 없이, 라이터를 찾기 전까진 계속 금연이겠네요.
오오타카 오지:네가 분발하면 되잖아. 네가. (리사의 머리통을 누른다..)
리사:저도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더듬이 시들)
오오타카 오지:뭘 또 주눅들고 그러냐
리사:
오오타카 오지:;;;
리사:(다른 상자 본다)
오오타카 오지:(구강청결제라도 챙기자;)
리사:
오오타카 오지:기특한녀석! (리사의 머리를 북북 쓰다듬어준다.)
리사:(고개 슬쩍 더 기울인다)
오오타카 오지:인간 연료는 이정도면 됐고-
리사:(상자 당당하게 옆구리에 낌.) 다음은 리봇사로 가죠.
오오타카 오지:(그새 기가 살았네 저거.)
리사:
오오타카 오지:
리사:(벅벅)
리사:.... (다 들고갈 수 있을까)
리사:음...
리사:
오오타카 오지:그러냐? (뒤통수를 벅벅 긁는다.)
리사:(분석 결과 현재 측정되는 연료의 양은 약 3개월 남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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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3일치 분량을 상자에 옮겨담았다.)
오오타카 오지:(연료 상자를 짊어지고 바깥으로 조심히 나간다.)
리사:이대로 귀가합니까?
오오타카 오지:... 아니.
리사:(별다른 거부없이 뒤따른다)
리사:... ...
오오타카 오지:... 언제 봐도 살풍경 하네.
리사:(모든 순간이 생생하다.)
오오타카 오지:.... (미묘한 표정이 된다.)
리사:(마스터에게 썩 유쾌한 공간은 아니었을텐데, ...의중을 파악하지 못한 채 물끄럼 얼굴을 올려다본다.)
오오타카 오지:...(대피소 안으로 들어간다.) 들어가자.
리사:네, 마스터.
오오타카 오지:(긴 복도를 지나 지하실 문을 열고 내려간다.)
리사:[라이트 모드] 기동합니다. (안구에서 불빛이 난다)
오오타카 오지:... 여긴 처음 와보지?
리사:... 여기는?
오오타카 오지:여긴.. 동면실이야.
리사:................ (놀란 표정이 되어 닫힌 문을 본다.)
오오타카 오지:언젠가 지구에 다시 봄이 온다면, 아니.. 지구를 떠난 인간들이 우리를 데리러 돌아온다면. 뭐 그런 바람이지.
리사:(뇌리에 희망이라는 글자가 새겨진다.) ... 그렇군요.
오오타카 오지:난 우주선이 다시 돌아오는 걸 내 눈으로 직접 보고싶었으니까.
리사:만일 우주선이 오지 않는다면 이 사람들은 어떻게 되나요?
오오타카 오지:... 아무것도 모른 채로 누워있겠지. 여전히.
리사:희망을 믿으시잖아요.
오오타카 오지:...리사.
리사:적어도 그 희망 속에선 살아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오타카 오지:그래, 네 말대로야.
리사:(반드시 돌아올 방법을 찾겠노라 약속한 안드로이드가 떠오른다.)
오오타카 오지:내 팔자가 그렇지 뭐.
리사:의외로 리더가 체질이실지도요.
오오타카 오지:(카드키를 꺼내 슬롯에 가까이 가져다댄다)
리사:농담 아닌데...
리사:(가만히 지켜본다.)
오오타카 오지:(동면실로 들어간다)
리사:(따른다)
리사:...
오오타카 오지:방전되겠다. (겹쳐입은 겉옷을 하나 벗어 리사에게 걸쳐준다.)
리사:괜찮습니다.
리사:(자체 발열모드를 켜고 오지 주변을 쫓아다닌다.)
리사:...내부 구조가 익숙하네요. (오지가 점검하는 동면 캡슐 구경)
오오타카 오지:어어, 그렇지?
오오타카 오지:... 이녀석이 애를 좀 썼지.
리사:.... .... ...!
리사:.........
오오타카 오지:널 여기에 데려오는 게 맞는 일인지는 지금도 모르겠지만..
리사:.... (오른쪽 눈에 노이즈가 흔들리다 원상태로 돌아온다.)
오오타카 오지:... 그래. (시체같이 누운 친우의 얼굴을 바라본다.)
리사:... (그 말뜻을 어쩐지 짐작할 수 있을것 같아서 가슴께가 간지러웠다.) 매일 추위나 배고픔과 싸워야 하는데도요.
오오타카 오지:그러니까. (바람빠진 소리를 내며 웃는다.)
리사:... ...
오오타카 오지:....
리사:... ...? (억울...)
리사:... ... (이물감이 느껴지던 곳을 다시한 번 쓸었다. 한동안 텅 비워진 줄 알았는데, 다시 살아 꿈틀거리는 것이 독하다 싶었다.)
오오타카 오지:거의 매일 와. 네가 누워있을 때라던가..
리사:.... ....
오오타카 오지:아!!
리사:왜 미리 데려오지 않으셨어요.
오오타카 오지:(맞은 곳을 부여잡는다.)
리사:하여간 쿄우 님이나 마스터나.
오오타카 오지:너 이.. 로봇의 3원칙은 어디다 팔아먹었어 이 고물자식!!!!
리사:불량품에게 그런 원칙따위 지켜질 것 같습니까?
오오타카 오지:그~래~서 지금 데리고 왔잖아
리사:늦어요. 늦다구요.
오오타카 오지:나에게도 고민할 시간이라는 게..
리사:(후...)
오오타카 오지:참 나.
리사:(궁시렁대는 쪽 한번 흘겨보고 프로젝트 화면을 올려다본다)
오오타카 오지:자, 이렇게 하면- (리모컨을 반대로 돌려 화면을 움직인다.)
리사:?
리사:안드로이드도 생명체로 잡히는군요. (스크린 물끄럼...)
오오타카 오지:흐흠. (우쭐댄다.)
리사:마스터가 만드셨습니까? (의외라는 눈)
오오타카 오지:그건 그렇다 쳐도 다른 곳들은 정말 허허벌판이군...
리사:생존자가 있다면 이 장치로 바로 알아볼수 있다... 그런 거군요.
오오타카 오지:그렇지.
리사:그렇다고 해도 너무 새하얀데.
오오타카 오지:혹시 알아? 또 하나의 빛이 나타날지도 모르잖아.
리사:...저건 뭡니까? (자료 보관함을 가리킨다)
오오타카 오지:아, 저거?
리사:흠...
오오타카 오지:너 방금 건방진 생각했지.
리사:그런 사실 없습니다.
리사:(메모리 내 자료를 뒤적여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지 본다)
오오타카 오지:뭐하냐? (후비적)
리사:...
리사:(본당)
리사:... (마스터의 주머니에서 담배를 쌔벼간다.)
오오타카 오지:야이씨!
리사:여태 잘 버티셨잖아요.
오오타카 오지:에휴, 됐다.
리사:세상에서 가장 쉬운 도전 1095일차 입니다.
오오타카 오지:허.
리사:숫자 계산은 기계들의 특기니까요.
리사:그나저나, 동면 기기의 수명이 터무니없이 기네요.
오오타카 오지:우리도 별 수 없다고 생각했어.
리사:무작정 좋은 건 아니죠. 마스터가 400년 가까이 살아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오오타카 오지:....
오오타카 오지:(패널을 만지며) 거긴 출입 금지 구역이야.
리사:뭐 하는 공간입니까? 여기는.
오오타카 오지:대피소에서 사용되었던 내부 통제실인데 출입 할 수 있는 인간들은 모두 죽었어.
리사:....
리사:제가 들어갈 수는 없습니까?
오오타카 오지:아서라. 아무리 너라도 내부 온도가 함부로 들어갈만한 곳이 못 돼.
리사:... (괜히 너머를 기웃거리다 돌아갈 채비를 한다.)
오오타카 오지:...
리사:.... (아니, 그들은 명백히 살아있다.)
오오타카 오지:... (리사의 뒤통수를 바라보다 걸음을 옮긴다.)
리사:마스터. 아예 거처를 이쪽으로 다시 옮겨오는 건 어떻습니까?
오오타카 오지:뭐어?
리사:그럼 동선도 줄어들테고... ...안 됩니까?
오오타카 오지:안 될 건 없지만..
리사:... ... (나란히 걷는다.) 그, 고집부리는 건 아닙니다.
오오타카 오지:얼씨구?
리사:어제 다녀오신 곳이요.
오오타카 오지:그냥 보러 가는 거야.
리사:(다시한번 쪼르르 서 있는 눈사람들을 본다)
오오타카 오지:(열심히 눈을 헤치고 걸어간다.)
리사:(체구 차이로 걸음이 점점 늦춰지자 오지의 옷깃을 덥썩 잡는다.)
오오타카 오지:(리사의 뒷덜미를 들어올린다)
리사:아. (덜렁)
리사:
오오타카 오지:...
리사:(움찔)
리사:...
오오타카 오지:와씨~!뭐야이거!
리사:푸....
오오타카 오지:??
리사:아닙니다. (다시 무표정)
오오타카 오지:(눈을 탈탈탈 털어낸다.)
오오타카 오지:네가 붙잡아서 이렇게 된 거잖아? 응?
리사:마스터가 너무 빠르게 간 탓입니다.
리사:?
오오타카 오지:?
리사:(고개를 두어번 흔든다.)
오오타카 오지:뭐 해?
리사:.... ..... ..... (이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오오타카 오지:뭐야임마.. (찝찝한 얼굴로 손을 주머니에 넣어버린다.)
리사:(어안 벙벙하고 억울해짐)
오오타카 오지:꼭 조난 당한 것 같지 않냐?
리사:실제로 실제잖아요.
오오타카 오지:아니 따지고보면 재난 당한거지 우린.
리사:(흠...) 생존자를 만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 있습니까?
오오타카 오지:흠......
리사:기껏 만났는데 그렇게 겁주면 다시 도망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오오타카 오지:쩝..
리사:" 용케 살아계셨군요. "
오오타카 오지:그거 참
리사:(바람빠지는 소리 낸다.)
오오타카 오지:지금부턴 내가 상대해주겠어요. 라는 대사가 튀어나올 것 같은데..
리사:만나게 될 사람이 약탈꾼이나 살인마라면 그런 페이즈로 가겠죠.
오오타카 오지:선빵 필승이랬다.
리사:... (비상이다. 시시껄렁한 과거 농담을 하다가도 문득문득 그리운 얼굴들이 생각나버린다.)
오오타카 오지:응?
리사:사실은 저.... 여행이 가고 싶었어요.
오오타카 오지:....
리사:일본을 떠나 프랑스, 캐나다, 호주... 어디든 멀리로요.
오오타카 오지:(말 없이 주머니 속에서 그러쥔 주먹에 힘을 준다.)
리사:(킁.)
오오타카 오지:(계단을 오른다.)
리사:(뒤따른다.)
오오타카 오지:...
리사:나기사 님들과 헤어졌을 때... 말인가요.
' 반드시 데리러 올게요'
오오타카 오지:난 아직도 그 사람들이 했던 말을 믿고있어.
리사:... ...
리사:(매순간 선택받아야 연명할 수 있는 삶이란 그만큼의 부채감을 떠안아야 하는구나.)
오오타카 오지:감히 누가?
리사:인류의 발전과 존속을 도모하는 누군가가...
오오타카 오지:하하.
리사: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오오타카 오지:...
리사:만일 저 때문에 마스터가 손해를 보는 일이 일어난다면...
오오타카 오지:...
리사:그럼 이 고생들이 손해가 아닙니까?
오오타카 오지:... (말을 고르며 여러번 입을 벌렸다가 닫는다.)
리사:욕심이요... ...
오오타카 오지:그래. 이렇게 다 무너져가는 행성에서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너랑 빨빨대고 돌아다니고, 술도 먹고, 밥도 먹고.
리사:...음, (오른쪽 뺨에 열이 오른다. 목도리에 고개를 푹 묻은 채 중얼거린다.) 이 조난에 그 정도로 의미를 가지실 줄은 몰랐네요.
오오타카 오지:야이씨.. 그건.. (흑역사가 떠올라 얼굴이 붉어진다.)
리사:마스터에게 들었던 말 중 가장 상처되는 발언 3위 였어요.
오오타카 오지:뭐?
리사:.... (웅)
오오타카 오지:뭔데? 들어나보자. (팔짱을 끼고 바라본다.)
리사:[데이터를 로드합니다.]
오오타카 오지:...................
리사:"리사이클은 폐품 보관소 출신이야.
오오타카 오지:(움찔)
리사:"...저는 마스터와 만난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오오타카 오지:(허공을 본다.) .........
리사:그리고 1위는....
오오타카 오지:.....
리사:.....
오오타카 오지:야! 그게 왜 1위야!
리사:.......... (퍽)
오오타카 오지:억
리사:ㅍ''ㅍ ...
오오타카 오지:허, 참, 나, 참, 와, 진짜, 와.
리사:덕담은 무슨. 저더러 마스터를 버리고 도망치라고 하신 거잖아요.
오오타카 오지:너라도 살아라. 뭐 그런 뜻이지!
리사:인간들은 항상 그렇게 이기적인 욕심만 부리죠.
오오타카 오지:.....
리사:... (LED안구가 데구르르 돌아간다.)
오오타카 오지:어쭈?
리사:...[기쁩]니다.
오오타카 오지:... (피식 웃는다.)
리사:마스터가 제 옆에서 먹고, 자고. 끈덕지게 삶을 이어가시는 게.
오오타카 오지:넌 너무 꽉 막혔어.
리사:...그렇게 설계된 걸요.
오오타카 오지:(기분이 한결 가벼워진듯 미소짓는다.) 됐다. 그래.
리사:(곰곰...)
오오타카 오지:...............
리사:'과거의'는 빼는게 좋을까요.
오오타카 오지:흠.. 그것도 그렇네. 미국으로 이민 간 사람한테 과거의 일본인이라고 하지는 않으니까.
리사:행성의 이름을 따른다면 금성인, 목성인.... 같은 이름이 되겠네요.
오오타카 오지:...빨리도 물어본다.
리사:(아까 오지가 덮어줬던 외투를 돌려준다)
오오타카 오지:(얼어붙은 손을 리사의 목덜미에 넣어 녹인다)
리사:(따끈~)
리사:
리사:(음?)
리사:... ...
오오타카 오지:?
리사:(절뚝이는 모양새가 된다.)
오오타카 오지:뭐야? (리사를 안아들듯 부축한다.)
리사:다리 동력장치 쪽의 일시적인 에러 입니다.
오오타카 오지:하... (그렇지. 이녀석.. 동력원이 다리쪽에..)
리사:(별안간 들렸다....) 아직 걷기 힘든 정도는 아닙니다, 마스터. ...
오오타카 오지:시꺼. (추위에 몸이 굳는 건 이쪽도 마찬가지인지 굼뜬 걸음으로 전진한다.)
오오타카 오지:(짐과 리사를 조심히 내려놓는다.)
리사:... ... (다리 전력에 문제가 생길줄은 몰랐는데. 우선 리봇사에서 가져온 연료를 보충한다.)
오오타카 오지:... 당분간은 바깥에 나가지 마.
리사:제가 해야 하는 일인데... 죄송합니다.
오오타카 오지:네 잘못이, (한숨을 쉰다.)
리사:... (이어진 말에는 고개를 젓는다.) 하루 정도 쉬면 괜찮아질 거예요.
오오타카 오지:... 내 말 들어.
리사:싫습니다.
리사:동행하게 해주세요.
오오타카 오지:갑자기 웬 고집이야? (인상을 쓰고 눈을 마주친다.)
리사:해야... 할 일이니까요.
오오타카 오지:.....
리사:...........
오오타카 오지:지금 네 꼴을 봐!
리사:마스터... (미간 사이가 좁아진다. 불편하고 답답하다.)
오오타카 오지:..... (숨을 몇번 몰아쉬며 감정을 누른다.) ... 뭔데?
리사:(이불을 몇번 만지작거리다 오지의 팔을 끌어당겨 품에 고개를 기댄다.) 제가 잠든 동안에는 나가지 말아주세요...
오오타카 오지:................
리사:눈을 떴을때 마스터가 보이지 않으면... 다시 돌아오실 것을 믿고 있음에도 신경이 쓰입니다.
오오타카 오지:그래.
리사:(무력함은 곧 죄악감과 같다...)
리사:...
리사:.... .... (아까 전 느꼈던 '에러'는 뭐였지.)
오오타카 오지:....
리사:잘 자라고 해주세요.
오오타카 오지:... 잘 자. 리사.
리사:... ...안녕히 주무세요, 마스터.
내가 깨워줄게.
리사:
리사:... ...? (부스스하게 눈을 뜬다.)
리사:...
리사:(마스터는 어디에 있지?)
리사:
리사:... ...
리사:(약속...하셨었는데. 고개를 푹 숙였다가 외투를 챙겨든다.)
‘당분간은 바깥에 나가지 마.’
리사:...약속은 마스터가 먼저 깬 거예요.
리사:(오지의 짐을 뒤져볼 수 있나)
리사:(주머니에 손을 넣어본다)
리사:(마스터가 동면실 쪽으로 간 건... 아니구나.)
리사:...
리사:...이런.
리사:(문제가 난 부분을 살펴본다.)
리사:(카드키를 가져다 댄다)
리사:(가까이 가본다)
리사:...!
리사:....
리사:(익숙한 내부 구조를 더듬어 어제 꺼내든 설명서를 찾아 읽어본다.)
리사:(INF 수치를 살펴본다.)
리사:.... 6단계?
리사:(오류 작동 매뉴얼 같은건 없는걸까? 두꺼운 책들을 뒤져본다...)
리사:(솔직한 심정으로는, 영락없이 죽은 줄로만 알았던 쿄우 님을 다시 만나게 되어 기뻤다. 언제 올 지 모를 우주선을 기다리는 것은 너무 멀고, 외로우며... 어쩌면 불확실한 미래일지도 모르니까.)
리사:...!
리사:... (조심스레 발을 내딛는다)
오오타카 오지:...여기서 뭐 하는 거야?
리사:아.
리사:마스터. ...
오오타카 오지:....
리사:(나쁜 짓이라도 하다 걸린 듯한 이 기분은........)
삐. 삐- 삐- 삐―…
리사:(조용히 시선을 쿄우의 캡슐로 옮겨둔다.)
리사:마스터.
오오타카 오지:....(말 없이 리사를 한참 들여다본다.)
리사:출입을 허가해주세요.
오오타카 오지:...
리사:저는 안드로이드니까, 아마. 내부의 낮은 온도 하며 호홉의 문제는... ... (말이 멎는다. 지나치게 일상적인 질문이 급박한 작금의 상황과 대조되어 아이러니했다.)
오오타카 오지:(안도하듯 한숨을 쉬며 리사의 옷깃을 한번 더 여며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리사의 손에 들린 카드키를 가져간다.)
리사:...
오오타카 오지:하아..
리사:(쿄우가 들어있는 캡슐의 INF를 곁눈질한다.)
오오타카 오지:... 리사.
리사:...네, 마스터.
오오타카 오지:내가, (짧게 숨을 들이킨다.) 동면캡슐을 멈추자고 하면..
리사:... ...
리사:(의아한 표정으로 그에게 다가간다. 그 가벼운 움직임마저 둔해진 것을 보면 방금 전 괜찮다던 말은 거짓말이었던 것 같다.)
오오타카 오지:... (리사의 거동을 보고는 미간을 좁힌다.)
리사:거짓말.
오오타카 오지:...
리사:지난 날 마스터께서 이 곳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와 희망이 느껴졌기 때문이었어요.
오오타카 오지:(리사의 시선을 피해 바닥을 본다.) 널 여기 데려오는 게 아니었는데.
리사:... (입술을 달싹인다.) 제가 모르고 있는 게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오오타카 오지:...
리사:왜 항상 마스터 뒤에 숨어 있어야 하죠.
오오타카 오지:(몇번 입을 열었다 닫는다.)
리사:왜 항상...
오오타카 오지:...... 난.
리사:....? (이해할 수 없는 말들 투성이다. 이 사람, 지금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고 있는건가? )
오오타카 오지:(어깨를 붙잡은 손이 떨린다.)
리사:이런 중요한 일이나 마스터의 상태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른 채 백치로 지내다 언젠가 부품이 마모되어 기동이 종료되는 것. 그걸 바라신 거였어요?
오오타카 오지:.........
리사:그런 단순하고 편리한 '기계'를 원하셨다면, 그날... 그냥 제 감정을 지워버리시지 그랬어요.
오오타카 오지:(올라오는 구역질을 참으면, 턱에 힘이 들어간다. 잘게 이가 갈리는 소리가 난다.)
오오타카 오지:이 몸을 하고 여기까지 용케도 왔구나.
리사:...
오오타카 오지:넌 기계지.
오오타카 오지:오는 길에 안드로이드들에게서 쓸 수 있을 법한 부품도 좀 떼어내고.. (마른세수를 한다.) 아오키만큼의 지식은 없지만.
리사:... ... (눈동자가 흔들린다.)
오오타카 오지:...
리사: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제겐 알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오오타카 오지:... 말 그대로야. 지상은 점점 최악으로 치닫는데, 아직 살만한 날씨에 동면을 시작한 녀석이 다시 깨어나서 버틸 수 있을리가 없잖아.
리사:...포기하지 않을 거라면 통제실의 출입을 허가해주세요.
오오타카 오지:... 거긴 안돼.
리사:어째서입니까?
오오타카 오지:위험하다고 했잖아. 관리되지 않은지도 제법 오래되어서 무슨 일이 생길지 장담 못해.
리사:..... .....
오오타카 오지:....
오오타카 오지:..뭔데.
리사:[관리자] 라는 역할은... 누구의 의지 였습니까?
오오타카 오지:내 의지였다.
리사:지금은 버거우신 거고요?
오오타카 오지:(이마를 짚는다.) 아니, 괜찮아.
리사:(심리학 롤을 굴려봐도 될까)
오오타카 오지:너도 내 성격 알잖아. 쓸데없이 욱하는 거.
리사:
리사:...
오오타카 오지:....
리사:저를 조금 더, ...파트너로서 믿어달라는 항변에 가까웠습니다.
오오타카 오지:믿고있어.
리사:하지만 지금, ...마스터를 보니.
오오타카 오지:.....
리사:(급하게 걸어왔던 눈길을 그대로 밟으며 사무실로 돌아간다.......)
오오타카 오지:....
오오타카 오지:(겉옷을 대충 바닥에 던져놓고 의자에 앉는다.)
리사:(어제보다 더 싹이 자란 식물을 쪼그려 앉아 관찰한다. 뿌리가 운동화 천을 뚫고 나온 꼴이 조금 안쓰러웠다.)
리사:
오오타카 오지:....
리사:(관둔다.)
오오타카 오지:(가만히 보다가 말 없이 다가와 대신 만져본다.)
리사:...
오오타카 오지:날 떠나고 싶어졌냐.
리사:(헛웃음.)
오오타카 오지:..... (데운 수건을 가져와 메인 동력 위에 덮어준다.) 있다면.
리사:...? (김 나는 수건을 말없이 내려보다 시선을 옮긴다.)
오오타카 오지:매일 전망대에 가서 이걸 켜봤지.
리사:...
오오타카 오지:신호가 잡혔거든.
오오타카 오지:우리를 데리러 온 거라면.. 그들도 같이 갈 수 있겠지.
리사:... ...
리사:(...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오오타카 오지:...
리사:...쿄우 님도 항상 제가 침대에 누워 있으면 이불을 덮어 주셨어요.
오오타카 오지:... 그러냐.
리사:(한쪽 눈을 감고.) 많은 부분이 닮으셨어요, 두 분.
오오타카 오지:....
리사:저에게 있어 아버지 같은 존재였을지도 모릅니다.
오오타카 오지:... 그래.
리사:그래서 ...마스터가 걱정할 것을 알면서 그곳에 갔어요.
오오타카 오지:(과연 나는 그가 했던 것 만큼, 아니 비슷하게라도 이녀석을 감당해내고 있는지 늘상 스스로에게 묻곤 했다. ... 여전히 자신은 없다. 리사의 반동강 난 얼굴 안쪽에서 부터 드러난 한쪽 눈은 그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는 듯 밤에나 낮에나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리사:... (이불을 목 끝까지 덮고 있다 살짝 내린다.) 그럼 사과하세요.
오오타카 오지:....
리사:...뭐가 미안한데요?
오오타카 오지:약속을 어긴 것이나, 뭐.. 이것 저것.
리사:이것저것?
오오타카 오지:(소파 근처 바닥에 앉아 리사의 허리께에 머리를 기댄다.) 이것저것.
리사:... (잠시 고민하다 그의 머리 위에 손을 얹어본다.)
오오타카 오지:(뜨뜻한 온기가 올라온다.)
리사:(결대로 북북북...)
오오타카 오지:어쭈.. 이게 사과 한번 받더니 기어오르네.
리사:(핀잔에도 손길은 여전하다.) 어... 인간의 본질은 기억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신체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오오타카 오지:.....
리사:(꿍.) 생각을 하세요.
오오타카 오지:아오.
리사:(동의하듯 끄덕인다.) 그럼 안드로이드의 본질은 스택에 있다고 생각하시겠네요.
오오타카 오지:너.. 쓸데없는 생각 마라.
리사:그냥 질문인데.
오오타카 오지:뭐어..
리사:대애충?
오오타카 오지:아!! 얌마!
리사:그냥... 저는 그동안 기체도 한번 바뀌고, 데이터도 날아간 적이 있으니까요.
오오타카 오지:...
리사:(흠.)
오오타카 오지:여하간 본질이라는 건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라고.
리사:(답지않게 진지해진 그의 얼굴에 푸...하고 바람빠지는 웃음소리를 낸다.)
오오타카 오지:뭐야?
리사:그 때의 저는 지금의 저와 같죠. [제로]였던 나는 지금의 [리사]와 별개의 인물이라고, 신경쓰지 않은 채 현재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도 조금은. 아주 살짝은... 있었지만
오오타카 오지:....
리사:그러니까 마스터.
오오타카 오지:.......
리사:...새롭게 이식될 신체는 조금 성숙한 모습이어도 좋겠네요.
오오타카 오지:바라는 것도 많다.
리사:(웃는다.)
오오타카 오지:(차마 그저 계속 옆에 있으라는 말도, 어딘가에 존재해달라는 말도 꺼내지 못한 채 시선을 허공에 둔다. 뺨을 덮은 오만방자한 기계의 손등 위로 채 삼키지 못한 눈물이 한 방울 흐른다.)
리사:... ...
오오타카 오지:(그리고 무선 전파기를 습관처럼 손에 쥘 때에는 슬쩍 웃는 얼굴이 된다.)
리사:(긴 숨을 내쉰다. 눈가를 손으로 문지르면 눈물 따위 언제 흘렀냐는 양 건조하고 메마른 피부가 시치미를 뗀다.)
오오타카 오지:쿨럭쿨럭 콜록!! 엣취!!! (킁)
리사:(디러)
리사:.... (침 튄거 슥슥 닦아내고 데워진 수건을 이마 위에 올린다.)
리사:역시 전망대는 제가 가보겠습니다, 마스터.
오오타카 오지:킁.. 얌마, 너 거기서 얼어붙으면 내가 주워와야하는데 누굴(훌쩍) 고생시키려고?
리사:안 얼면 되는 거 아닙니까?
오오타카 오지:입만 살았지.... 까불지 말고 물수건이나 좀 가져와라.
리사:(벌써 식었군...) (물수건을 갈아주다 전파기를 손에서 빼낸다.)
오오타카 오지:....
리사:....
리사:(이 제멋대로 인간... 재우는 것도 한 세월이군.)
리사:
리사:...
리사:(벌떡)
무선 전파기:...-
리사:(이제 와서...?)
무선 전파기:--- 생-
리사:...
리사:(전파기를 들고 창 가까이 걸음을 옮긴다.)
리사:
리사:(강행 시도)
리사:
리사:...
리사:... ...
리사:(녹음해두었던 음성파일을 재생한다.) 제 말 들리십니까? 신호가 잡혔습니다 마스터.
오오타카 오지:.... !@~/ ...
리사:..............................
리사:...
리사:(조심스레 발을 내딛는다.)
리사:(내가 읽어내지 못 하는 기계는 없다. ...아마도, 시간이 충분하다면.)
파직!
리사:...!
리사:(답신을 보낼 방법을 찾는다.)
리사:(TRUE)
리사:
리사:...
무선 전파기:행성에서 보낸 전파를 탐지했습니다. 생명체가 있으면 응답 바랍니다.
리사:여기는 지구. 생명체 존재합니다. 구조를 요청합니다.
무선 전파기:이제 출발할 준비가 되었습니까? 생체신호 하나가 감지된 곳으로 이동수단을 보내겠습니다. 좌표는…
리사:(복귀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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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전파기:...드디어 연락이 닿았군요.
리사:(...?) 착오 있습니다. 생존 인간 총 일곱입니다. (그리고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착륙 예정 시간을 요청합니다.
무선 전파기:...?
리사:...
리사:
무선 전파기:우리들의 기계가 고장난게 아니라면 인간의 생체 활동이 전혀 감지 되지 않습니다.
리사:...
무선 전파기:우리는 당신이 전파를 쏘아 올린 그곳 바로 위에 있어 언제든 착륙 가능합니다.
리사:...먼저 묻겠습니다. 당신들은 3년 전 지구에서 이주한 인간들이 맞습니까? 현재 소속 행성은 어디입니까?
무선 전파기:...3년 전이라고요?
리사:....
무선 전파기:정확히는 새로운 행성 알파 566에서 태어난 사람들이죠.
리사:.... ..... .....?
무선 전파기:그곳도 이제 살기 어려운 땅이 되어버려서 이전 고향을 탐사하러 온 것인데... 이곳은 선조들이 말한대로 여전히 최악이군요.
리사:(에러, 오류? 혹은... 환각?)
무선 전파기:(잠시 노이즈)
리사:... 맞, 습니다.
무선 전파기:...
리사:... ... ... .... ....교차 검증이 필요합니다. (자리에서 일어난다.)
무선 전파기:사실 이 행성에서 오랜시간 기다린 이유가 있습니다.
리사:(나서려는 찰나 시선을 돌린다.)
무선 전파기:일전에 신호를 처음으로 수신한 존재가 있었습니다.
리사:...
무선 전파기:그래서 이야기해줬습니다. 당신들이 로봇이든, 정말 400년동안 살아남은 인류든 알파 566으로 데려 가려고 온 건 아니라고요.
무선 전파기:....(잠시 노이즈)
리사:(무슨 정신으로 이곳까지 걸음했는지 모르겠다. 로봇에게도 본능이란 것이 존재하는가?)
리사:...
리사:(금기를 넘는다.)
리사:
리사:(한 자리. 한 자리. 한 자리. 한 자리....)
리사:(화면을 올려다본다.)
리사:...
리사:
리사:...
리사:.... .... ....
리사:....
리사:(손을 들어....)
리사:(현실성 없는 이야기들에 그저 실소가 새어나온다.)
리사:...
시라세 쿄우가:정말 동면하지 않을거야?
오오타카 오지:안 해. 어차피 동면실을 관리할 관리자가 필요하던 참이었잖아.
시라세 쿄우가:… 그 일은 리사 혼자서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인거 알지?
오오타카 오지:내기할래? 난 한 400년 안에는 돌아온다에 건다.
시라세 쿄우가:… (한숨) 넌 진짜..
오오타카 오지:… 안드로이드들이 진짜 자기 의지로 자살을 하는 건 처음봤어.
시라세 쿄우가:…
오오타카 오지:리사도 슬슬 죽음이라는 개념에 점점 무뎌지는 게 보이는데 나까지 동면상태가 되면 그녀석에겐 생(生)을 느낄 기회가 없어지잖아.
시라세 쿄우가:… 그렇군, 이해했어.
오오타카 오지:만약 동면에서 깨어나도 소용 없으면 어떻게 할까.
시라세 쿄우가:무슨 소리야?
오오타카 오지:너희들이 동면 유효기간까지 동면을 유지했지만 지구는 여전히 가망성이 없고, 인류가 우리를 찾으러 오지 않는다면?
시라세 쿄우가:흠.. 최악의 상황에 관한 답이 필요한거야?
오오타카 오지:혹은 그들이 또한번 비인간을 배제하는 선택을 내린다면..
시라세 쿄우가:… 그거 참. 슬픈 말이네.
오오타카 오지:아니, 그냥.. 객관적으로 저울질을 해보는 거지.
시라세 쿄우가:만약 그렇게 된다면,
오오타카 오지:그건 그냥 죽는거야.
시라세 쿄우가:알고있어.
시라세 쿄우가:제로.. 아니, 리사.
리사:네, 쿄우 님.
시라세 쿄우가:동면에서 눈을 뜨면 ….
리사:… 제 말을 잘 들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시라세 쿄우가:(웃음) 너희 둘이라면 잘 지내겠지.
리사:...
리사:(허, 하는 짧은 탄성.)
리사:(심장이 꽉 조여온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비단 내부 공기가 열약하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오오타카 오지:결정했어.
‘리사.’
내가, (짧게 숨을 들이킨다.) 동면캡슐을 멈추자고 하면..
리사:(치직, 치지직. ... 노이즈를 발산하는 화면에 시야가 깜깜하다.)
리사:(돌아가야 할 곳으로... 간다.)
무선 전파기:---
리사:... ...
리사:(눈이 빼곡히 쌓인 곳을 올려다본다.)
리사:(그는 매일 아침 이 길을 어떤 마음으로 오른건지 가늠조차 가지 않는다.)
리사:(꼭대기에 다다르자마자 눈밭 위로 철푸덕 쓰러진다.)
오오타카 오지:... 늦었네.
리사:(반바퀴 굴러 하늘을 올려다본 채 눕는다.) ... ...추워요. (콧물 훔치는 소리.)
오오타카 오지:...
오오타카 오지:(쭈그려앉아 리사의 이마에 손을 짚어본다.)
리사:(한쪽 눈에서부터 연료인지 눈물인지 모를게 질질 새어나온다.)
오오타카 오지:.....
리사:다 마스터의 계획대로 됐어요.
오오타카 오지:... 미안.
리사:알파 566이라고 했던가... 그곳에는 우리 같은 존재가 있을까요?
오오타카 오지:그건 나도 몰라. 그래도.. (...) 네가 다시 버려지는 일은 없겠지.
리사:있잖아요.
오오타카 오지:...
리사:마스터의 가장 큰 문제는 그거거든요.
오오타카 오지:....
리사: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요.
리사:왜냐하면, 저는. ...반지르르한 기계부품을 전부 덜어내면... 당신의 주머니에 언제든지 휴대될 수 있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오오타카 오지:....
리사:(손을 앞으로 뻗어 그의 눈물자국이 생겨난 뺨을 짚었다.)
오오타카 오지:나도 몰라. (뜨거운 온기를 담은 액체가 리사의 손등을 타고 흘러내린다.) ...난,
리사:...
오오타카 오지:내가 바란 건, 그저 너를 혼자 두지 않는 것이 아니였다고.
리사:.............윽. (덤덤하게 유지하던 표정에 한계가 닥친다. 뻗은 손을 눈밭 위에 툭 떨어트리고 한참 아이처럼 소리내 울었다.)
오오타카 오지:(누워있는 리사에게 눈보라를 뚫고 손을 내민다.)
리사:(눈물을 소매로 닦아내고, 닦아낸 뒤 그 손을 잡는다. 손끝이 축축하다.)
오오타카 오지:(얼어붙은 얼굴근육을 끌어올려 웃는다.)
리사:(온갖 원망의 말들이 치밀고 슬픔이 파도처럼 떠밀려와도, 이것이 나의 세 번째 상흔이자 버려짐이래도 차마 당신을 미워하겠다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오오타카 오지:....
리사:...마스터를.
오오타카 오지:.....
리사:...기계인 저조차도 기억하지 못 하는 오랜 시간 전부터.
오오타카 오지:........
리사:(품에서 떨어진다.)
오오타카 오지:(품에서 멀어지는 것을 느끼고도 한동안 어중간하게 팔을 벌리고 있었다.)
리사:... ...
오오타카 오지:....
리사:(전파기를 꺼내 신호를 보낸다.)
오오타카 오지:잘 가, 리사. (마치 문 앞에서 가볍게 배웅이라도 해주는 듯한 표정이다.)
리사:(체온을 온통 빼앗긴 그의 발가죽을 물끄러미 내려다본다.) ...아프지 마세요.
오오타카 오지:그러니까, 과보호라고.
리사:진짜 과보호 하고 있는 사람이 누군데.
오오타카 오지:...(작게 웃는다.)
오오타카 오지:-- -----
괜찮아. 조금 쉬고 내일 깨자.
내가 깨워줄게.
리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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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근처에 마스터가 보이는지 건물 아래 물끄럼 봄)
기준치: | 60/30/12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다 낡은 삽을 꽂아넣은 곳 즈음을 보다, 책상으로 걸음을 옮긴다.)
(꺼내봄)
기준치: | 20/10/4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그가 남아준 덕에 지금까지의 3년을 버텼지만, 한켠으로는 죄송하기도 하다.)
(어지럽혀져 있는 책들로 시선을 옮긴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연료를 본다)
(그렇다면 마스터 쪽은? 냉장고를 열어본다.)
(얼추 부산스러운 주변의 정리가 끝나고, 현관 가까이 가서 우뚝 선다.)
어디 다녀오십니까?
벌써 절반 넘게 눈에 파묻혔어도 망가진 곳은 없었다.
다행이지?
내가 너보다 장수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 금주의 일정에 '리봇사 방문'을 건의합니다.
얌마. 성급하게 굴면 될 것도 안되는 거야.
오늘은 특별히 들를 곳도 있으니 적당히 골라라.
그러고보니 연초를 피운 게 얼마만이더라...
금연을... 하신 줄 알았는데요.
(리스트에 마음대로 담배 한 갑을 적어넣는다.)
이 배은망덕한 깡통같으니라고!
(리사의 뒤통수를 때린다)
이왕이면 돈코츠라멘 같은 게 나와주면 좋을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5번을 적어넣고 펜을 놓는다.)
...
질긴녀석이구만.
(라디에이터 근처에 말려둔 겉옷을 주워 다시 입는다.)
나갈 채비 해라.
꽃이 피면 마스터가 이름을 지어주세요. (고글도 착용!)
뭐, 너 답다.
(문을 열고 먼저 나간다.)
(심각한 얼굴로 리사의 양 팔을 들어올려본다.)
15년은 더 된 기종이니까요. 자연스러운 부식 정도입니다.
옷
너나 나나 또-옥같이 늙어간다 이거지~? 공평하지않아? (히쭉 웃는다.)
(오지 어깨 너머 눈사람을 본다.)
나 아직 그정도는 아냐!!
뚫린 입이라고 이게 아주!!
아 눈사람 부수고싶어. 아.
그나저나 마스터, 아까 말하셨던 목적지는 어디입니까?
(리스트를 쭉 훑는다.)
일단 장부터 보고.
과보호인거 알지?
네 말대로 내 나이가 몇인데 임마..
제가 할 일이 이것밖에 없는데 보호 정도는 하게 해 주시죠.
그래. 나중엔 아주 그냥 업고다녀라. (대형마트 쪽으로 팍팍 걸어간다.)
하하!
(익숙하게 물류창고의 문을 연다.)
기준치: | 45/22/9 |
굴림: | 62 |
판정결과: | 실패 |
...
구강청결제입니다.
그딴 거 어따쓰게?
기준치: | 75/37/15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내가 이겼다!
...
그럼 마스터, 오랜만에 '그것'을 .... (장갑을 벗고 손가락을 내민다.)
기준치: | 45/22/9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틱틱...... 가스만 새어나온다.)
(별 미련 없이 담배를 주머니 안에 넣는다.)
뭐.. 더 필요한 거 있어?
(본인의 목적은 끝낸듯..)
식량이요, 마스터.
(에너지바 같은걸 찾아본다)
기준치: | 45/22/9 |
굴림: | 69 |
판정결과: | 실패 |
( 또 구강청결제.... )
기준치: | 45/22/9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마스터, 에너지 바를 찾았습니다.
...
참나. (한번더 북북북)
기준치: | 60/30/12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연료, 지난번보다 조금 줄지 않았습니까?
... 일단 들 수 있는 만큼만 들고 가보자.
아직 이 건물을 전부 살펴본 건 아니니까 나중에 더 찾을 수 있겠지.
(구태여 숫자는 알리지 않고 끄덕인다.)
나머지는 마스터가 들어주세요.
가야 할 곳이 있어.
(묵묵히 앞장서서 걷는다.)
(애도하는 얼굴인가?)
리봇사의 기술로 만든 건데..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이 더 많긴 했지만 작은 희망에 목숨을 맡긴 인간들이 누워있는 곳이다.
그렇게 되면 깨워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서 내가 하겠다고 했어.
(소리 없이 미소짓는다)
(미소가 흐려진다.) 사실 내가 볼 땐 지금도.. 그저 관 속에 누워있는 시신같아.
... 네.
우주선은 반드시 올 거다.
그러니까 쓸데없는 걱정은 치워 둬.
...
중대한 임무를 맡으셨네요.
끔찍한 소릴..
못 견딜것 같으면 말해. 언제든 돌아가도 되니까.
기준치: | 60/30/12 |
굴림: | 1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보여주고 싶었어.
마스터께 '관리자'의 역할을 부탁한 건... ...쿄우 님 이셨군요.
그리고 난 내가 동면을 선택하지 않은 게 잘 한 일이라고 믿고 있어.
살아있잖아. 우린.
마스터. 저도 함께 이곳을 지키겠습니다.
쿄우 님께 봄이 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리사의 머리에 딱밤을 놓는다.)
건방지긴.
(그것은 열망이었다. 삶에 대한.)
...이곳에는 어느 정도 주기로 찾아오시나요?
(퍽)
뭐야?!
(퍽)
아!!!
얌마!!
(퍽)
숨기는 것만 잔뜩 많아서.
(퍽)
(퍽!)
아!!
갈수록 승질머리만 괴팍해져서..(궁시렁)
내가 좀 만졌지. 이것저것.
아하...
나도 잘 모르겠다. 리봇사에서 두고 간 거라던데 이걸 뒤져보던 똑똑한 놈들이 다 저모양 저꼴로 자빠져있어서. (동면캡슐을 가리킨다.)
(내가 봐야지)
기준치: | 41/20/8 |
굴림: | 98 |
판정결과: | 대실패 |
엉터리 논문같네요. (다른 자료들은 없는지 뒤적뒤적)
역시 담배는 압수입니다.
벼룩의 간을..
그걸 다 세고있었어?
(더 볼거 없는지 뒤적인다.)
그럴거면 교대 인원을 몇 더 둬야했던 것 아닌가 싶은데.
동면기기 수명은.. 만든 놈 마음이지 뭐. 알게 뭐냐.
길면 좋은 거 아냐?
...뭐라고 하는건 아니지만.
(방을 빙빙 돌다 철제 문앞에 멈춰선다.)
(말 없이 기기 점검이나 마저 하기로 한다.)
산소도 희박하고 온도도 낮아서- AI가 인간의 출입을 막고있지.
(점검을 마쳤는지 짐을 다시 들쳐맨다.)
(그러다 문득 쿄우가 담겨있는 캡슐에 시선이 닿으면...)
(한참동안 눈을 떼지 못한다.)
(심장이 뛰지 않음에도 삶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은 스스로이지 않은가.)
(적어도 두 명 분의 희망속에서 그들은 살아있으리라 믿는다.)
...
... 불안하기라도 하냐?
그래. 차근차근 옮겨보자.
마스터가 이곳을 불편해하신다는 건 알고 있어요.
... 됐어. 내가 할 일이기도 하니까.
흠..
그렇지. 전망대에 가보자.
...특별한 점이라도 있습니까?
우주선이 오는가- 하고.
(마스터의 장갑은 회수하고...)
기준치: | 80/40/16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45/22/9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너지금 웃었어?
아니긴 뭘 아니야! 다 들었어 임마!
하필이면 그런 곳에...
운도 없으시긴.
(투덜대며 마저 걸음을 옮긴다.)
같이 가요.
(손가락 끝을 잡는다.)
정전기? 같은 것이...
(다시 한번 손을 잡아본다.)
.......... (허망하게 마저 걷는다.)
가끔 여길 올라가다보면 언덕 너머에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단 말이야..
글쎄다.
왜 이제 왔느냐고 타박이나 해볼까?
이 게을러 빠진 녀석들.
넌 뭐라고 할래?
음... ...
......
악당같은 대사 아냐?
저희도 신분상 [범죄자]이긴 하지만...
... ...
내가 먼저 치면 문제될 거 없어.
이제와서 다 소용없는 말이긴 하지만, 마스터.
(걷는다.)
우주선이 우주로 날아갔을 때, 기억해?
기준치: | 60/30/12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억합니다.
누굴 기다리는 것 하나는 자신 있으니까.
(그리고 리사의 얼굴을 바라본다. 한쪽 얼굴이 훼손되어 도저히 인간으로 봐줄 수 없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 땐 누구도 널 저버리지 못하게 할 거야.
(한참 귀환대를 바라보다 입을 연다.) 바보라며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이 생길걸요.
(익숙하게 전망대 한쪽에 놓인 긴 의자에 걸터앉는다.)
(옆에 앉는다.)
그도 그럴게, 커다란 기계일 뿐이잖아요.
(커다랗진 않은가.) 음, 정교하고 친숙한...
(허탈한 웃음소리다.)
그것보다 더 최악인 기분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 손해라고 생각해?
손해-라고 하면 얻는 게 없어야 하잖아.
... 이건 다 내 욕심이다. 그러니까 내가 손해 본 건 하나도 없지.
... ...
전부 다 내가 바라던 거야.
"네 자리로 돌아가, 제로." 라고 모질게 쫓아내실 때는 언제고...
그땐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으니까.
2위랑 1위도 있어?
내추럴 본 스트리트 파이터라고 할 수 있지."
"그래봤자 지금은 개털 주인 만나서 요모양 요꼴이지만."
"... 쓸데없는 소릴
이것이 2위입니다.
별-말을 다, 했네. 참.. 허허. 참나.. 헛허.
[데이터를 로드합니다.]
"...리사."
"만약 일이 잘못되면 너 혼자라도 애들을 데리고 나가라."
"적어도 그거라면 나보다 네가 더 잘 해낼테니까."
덕담아냐 덕담?
그, 그리고 임마! 뭔 로봇이 뒤끝이 이렇게 길어?! 웃기는자식이네 이거!
죽을 때까지 기억할 건데요.
사람을 뭘로 보고..
코코로도, 마스터도.
남겨지는 사람의 입장은 생각도 않고요.
그러니까 지금 네 옆에 붙어서 먹고 자고 하고 있잖아.
아주 끈덕지게 살아가지고 말이야.
.... .... .....
이것이 아주 잘못된 사고임을 알고 있는데도.... 그렇네요.
그러니까- 내 말알아들었으면 쓸데없는 걱정같은거 말고!
우주선이 돌아왔을 때 뭐라고 인사할지나 대신 좀 생각해봐라.
내 승질머리로는 욕밖에 안 나올 것 같단말이지..
반갑습니다, 과거의 지구인 여러분. 여러분이 지구를 떠난 지 XXXX 일이 경과했습니다. 현재 지구상에 생존한 인원은 7명, 그중 동면중인 인원은 6명, 그리고 안드로이드인 저. 이상으로 보고 드립니다.
정도면 되겠습니까?
좀 딱딱하긴 한데.. 나보단 낫겠군. (개새끼 소새끼가 섞인 문장을 머릿속에서 지운다.)
외계인이 되는 건가..
(실없는 상상을 한다.)
(이쪽도 실없다.)
... 춥진 않으십니까?
가자. 더 어두워지기 전에.
(몸을 한번 부르르 떨고는 일어선다.)
발열 모드를 켤 테니 가까이 붙으세요.
(찰딱)
기준치: | 70/35/14 |
굴림: | 2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갑자기 왜이래?
(리사가 들고있던 짐까지 짊어지고 리사를 옆구리에 낀 채로 걷는다.) 조금만 버텨. 사무실이 코 앞이니까.
네가 할 일은.
최대한 무사히 네 삶을 연명하는거다.
그게 지금 내가 바라는 거니까.
알겠어?
심한, ... 치명적인 손상이면 그렇게 했겠지만
이 정도로는..
게다가, ...
무리하실 거잖아요.
무리는 누가 하고 있는데?
(숫제 환자를 대하듯 리사를 억지로 소파 위에 눕히고 이불까지 덮어준다.)
... ...정 그렇다면 약속 하나만 해주세요.
그래. (아이를 재우듯 품에 안고 다독인다.)
...약속하신 거예요.
(제길, 이런식으로 말 하고 싶었던 게 아닌데..)
괜찮아.
조금 쉬고. 내일 깨자.
[슬립모드에 들어갑니다.]
기준치: | 35/17/7 |
굴림: | 57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우선 동면실로 가보자.)
(저 불길한 붉은 빛은...)
(개의치 않고 문을 나선다.)
(그리고...)
[대피소]까지의 최단 거리 루트 분석 완료.
(걱정되는 마음을 눌러내리고 문을 나선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너무 터무니없다고요, 인간들은... ...)
(그런 생각을 잠시. 행성이 멸망하기 이전 스패로와 똑 닮게 지어진 본부를 둘러본다. 쿄우 님과 마스터가 어떤 마음으로 이곳을 꾸려두었는지 나로서는 모를 일이지만.)
(...적어도 혼자 멋대로 판단내릴 일은 아니야. )
(마스터의 카드키로 통제실 문을 연다.)
... ...
(그러나 통제실 문 앞을 떠나지 않는다.)
(한참 뜸을 들이다 꺼낸 말은 상황에 맞지 않는 질문이다.)다리는, 괜찮아?
...문제 없습니다. (알 수 없다.)
쿄우 님을 깨울 건가요?
기계가 고장났나봐. 가끔 이렇게 오류가 생길 때가 있어.
나름 자주 와서 보긴 했는데.. (익숙하게 패널을 조작한다.)
... 아니야. 잘못 말했어. 잊어버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세요.
잘못 말한 거라고 했잖아.
무엇을 숨기고 있는 건가요? 마스터.
저는, ...제가 지금 이곳에 온 이유는.
쿄우 님의 뜻을 이어받기 위해서...
마스터의 [파트너]잖아요. 저는.
왜 항상 아무것도 몰라야 하나요?
마스터 곁에 나란히 서는 게 힘들까요.
그저 너와 나란히 서있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 (가까이 다가가 리사의 어깨를 그러쥔다.)
중요한 건 우리가 여기 함께 있다는 거다.
가볍게 하는 말 아니야. 그리고... 쿄우는 어차피 일찍 깨어나봤자 오래 살지 못할테니 언젠가 비활성화할 각오정도는 하고있었어. 그뿐이야.
네가.. 아예 모르는 편이 좋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쓸데없이 감상에 젖어서.
내 불찰이다.
(오지가 붙잡은 어깨의 압박이 유독 무겁게 느껴진다.) 마스터는, 항상.
고집불통이죠.
제멋대로예요.
제가 정말로 원하는 게 뭔지 하나도 모르면서, 독단적으로 행동한 뒤 최선을 다해 관계를 [지켰다]고 생각하시죠.
제가 원하는 것이 뭔지 한 번이라도 궁금해 보신 적 있습니까?
... 네가 그랬잖아. 곁에 있어달라고.
알고있냐, 리사.
시라세 녀석들이 나를 등졌을 때, 내게 일상이라는 걸 다시 알려준 건 너였어.
난 그걸 지키겠다고 오래 전 너에게 약속했고..
...
하지만 살아있지 않은 존재라고는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어.
그러니까 그런 말은 하지 마라.
....
혼자둬서 미안하다.
전망대에 다녀왔어.
어물쩍 넘기지 마세요, 마스터.
'깨어나봤자 오래 살지 못할테니' 란 건... 무슨 뜻인가요?
그냥..
... (지친 눈으로 리사를 본다.) 정말 헛소리였어.
내가 그렇게 쉽게 저 녀석을 저버릴 인간으로 보이냐.
제가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
집에 가자. 리사.
(시라세 쿄우가의 INF를 확인한다.)
(찝찝함이 가시지 않는다.) ...마스터.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정말 헛소리였으니까.
(ㅇㅋ)
기준치: | 50/25/10 |
굴림: | 3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날 제가 마스터께 부탁한 건 물리적으로 마스터의 곁을 지키겠다는 소리가 아니었어요.
...그떄의 제 부탁이 바보같아졌어요.
(오지를 지나처 먼저 통제실을 나선다.)
(리사의 뒤를 다급하게 따라간다.)
(헌 것을 버리지 못하겠구나, 너도.)
(흠...)
(오지가 가져왔다던 부품으로 셀프 기계수리를 해봐도될까)
기준치: | 40/20/8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5/27/11 |
굴림: | 3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프로다운 솜씨는 아니지만 제법 그럴듯하게 부품을 갈았다.)
... 리사.
여길 떠나면 갈 곳이 있나요?
좋은 소식이 있어.
... 확실하지는 않지만 지구 근처 우주 상공에 누군가 있는 것 같아.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너무 짧은 통신이라 대화는 못했지만 착각이 아니라면 우린 곧 지구를 떠날 수 있을거야.
너도..
...
어디로든 갈 수 있어. 파리같은 멋드러진 동네가 또 있을까 싶지만.
동면실에서 했던 얘기는 정말 헛소리였어. 그냥 없던걸로 해.
(이 사람은 꿈이나 희망 따위를 그릴 때 가장 아름답다.)
(실패 가능성을 찾아내 오류를 고치며 삶의 족적을 쌓아가는 것이 목적인 나와는 다르게 시덥잖은 확률에 운명을 맡기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일어서고. )
(그렇기 때문에 3년 전의 나는 스패로를 등지는 한이 있어도그의 뒤를 따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정확히는 나란히 걷고 싶었다. 그의 등이 아닌 시야를 나도 알고 싶었으니까. )
(하지만 오오타카 오지는 곁을 내어주는 법이 없다.)
(그건 매우 슬프면서도... ... 어쩔 수 없이 그를 애정하는 계기가 되어버리는 게 아이러니하다.)
(구태여 답을 내진 않고 소파에 가서 몸을 눕혔다.)
(누운 리사에게 이불을 덮어준다. 쓸데없는 짓인 것은 알지만..)
웃기는 일이네. 알려준 적도 없는데 똑같은 짓을 하고있다니.
... ...어쩌면 쿄우 님은
하지만 마스터도 약속을 어기셨잖아요.
... 용서하세요.
... 용서는 네가 해야지.
미, 미안. (어색한 말투다.)
... 리사.
널 믿고있다는 말은 진심이야.
그냥 네가 다치지 않길 바라는 건 내 욕심이고.
인간이라는 게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동물이잖아.
제 욕심만 생각하는..
모르겠는데.
정답이 있는 질문이냐?
아니오.
.....흠..
기억 아닐까. 저마다 기준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내 기준엔.
그래도 몸이 있다는 건 좋지. 살아있다는 걸 느낄 수 있잖아.
대답해주세요. 그런가요?
대충?
(꿍.)
아니 어떻게 그걸 똑 떼어놓고 생각해?
(몇대 맞은 정수리를 손바닥으로 문지른다)
지금의 저는 [제로], ....코코로와 만났을 적의 저와 동일한 기체인지. 마스터의 생각이 궁금했을 뿐입니다.
그거야..
네가 스스로 정하는 거지.
그정도의 자유는 허락되지 않았던가..
따지자면...흠..
그저 존재하는 행위가 중요하다고 해야하나..
달라진 몸에 같은 정신이 깃들든, 그 반대가 되든.
사실 답을 모르겠어서 질문한 건 아니에요.
(어이없는 표정)
스택을 전부 복원한 지금... 있었던 일이 없는 일이 되어버리는 건 아니니까.
(정수리에서 머물던 손이 천천히 뺨으로 내려온다.) 만일 제가 이르게 망가지게 되거든, 형체에는 연연하지 말고 스택을 손에 쥐세요.
우주에서 누군가 우릴 발견하게되면... 우주선을 개발할 실력으로 기계장치 하나 쯤은 만들 수 있겠죠.
조금 덜 딱딱한 몸이고 싶기도 하고요.
쓸데없는 소리 하기는. 다 잘 될거야.
마스터 외투까지 제가 입고 나가서요.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무선 전파기를 몇번이고 눌러본다.)
바봅니까? 회복에 집중하세요.
(뭐라고 궁시렁 대지만 발음이 불분명하다.)
(한숨...)
기준치: | 35/17/7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전파기를 주워든다.)
(이 곳에서 나는 소리인가?)
생명 활동이 감지되었습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마스터가 가장 바라던 순간을.... 이렇게 날릴 순 없는데.)
(할래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전파가 남겨지는 순간을 음성녹음으로 내장 메모리에 저장한다.)
(잠든 오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의 가슴께를 흔든다.) 마스터, ...마스터.
마스터. 일어나세요.
'무언가'가 지구 상공에 포착된 것 같습니다. 서둘러 답신을 쏘아 보내야 하는데...
(미동도 없다. 그냥 가라 리사;)
...... (모든 일을 일사천리로 끝내야 한다. 대피소로 이동을 5분, 통제실 진입을 3분, 내부소재 파악 및 전파를 10분 안으로 끝낸 뒤, 적어도 30분 내로 사무실에 복귀한다.)
30분만 자리 비우겠습니다.
(외투랑 카드키 전파기 챙기고... ㄱㄱㄱ)
기준치: | 99/49/19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래서, 마스터를 데리고...)
(... ...)
(전파를 쏘아올린다.) 여기는 지구. 착륙 예정 시간을 요청합니다.
당신이 이 행성의 유일한 생존자, 맞습니까?
이쪽의 데이터는 정확합니다.
지난 한달 간 지구 주변을 수백번도 더 돌았지만 당신 이외의 생체신호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무슨 소리입니까?
기준치: | 70/35/14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니야. 그럴리가?)
(동면장치의 오류를 떠올린다. 아마도 오류거나...)
안타깝게도 이쪽의 기기 오류는 아닌 듯 합니다만.
구 곳은 아주 오래 된 대피소 같은데, 당신은 그곳을 관리하는 관리자입니까?
우리는 400년 전 지구를 버렸던 인류의 후손입니다.
대피소 전체를 스캔해봤는데, 지하에 동면 캡슐이 6개 있다고 나타나네요?
하지만 그 외에는 감지되는 것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마스터는?)
저는...
인간이 아닙니다. 안드로이드이나, 제 소유주인 마스터의 권한 대행으로 이곳에 있습니다. 현재 타 시설에서 숙면을 취하고 있으므로 전파가 잡히지 않는다는 당신들의 주장은....
그는 우리에게 '우리들을 데려 가려고 찾아온게 아니냐'고 물었습니다만..
자리는 한 자리밖에 없고, 이후에는 다시는 이곳을 방문하지 않을 예정이라는 것도요.
데려가야 할 존재가 있다고 해서 기다려주기로 한 겁니다.
....이 행성의 기후가 너무 혹독해서 244시간 동안 통신이 먹통이었던지라..
다른 좌표에서 또 다른 기기 작동 신호가 잡히는군요. 확인 부탁 드립니다. 좌표는.... -- -----
(닫힌 문 앞에 카드키를 가져다댄다.)
(머리에는 오롯 [한 자리]라는 키워드만 반복되어 재생한다. 한 자리. 한 자리. 한 자리...)
기준치: | 70/35/14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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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 68/34/13 |
굴림: | 3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착오가 있는 것은 아닌가? 잠시 벙찐다...)
(보관함 같은 것을 닥치고 뒤져본다.)
기준치: | 41/20/8 |
굴림: | 51 |
판정결과: | 실패 |
(심장을 짚었다.)
(두근, 두근. 두근....) *
.......
(미안하다, 고. '이것 저것'......?)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뒷걸음치다 팔꿈치로 녹음기 버튼을 눌렀다.)
그애도 네가 추위와 굶주림에 얼어죽는 것 보다는 동면이라도 하는 걸 원할거야.
우주선이 유효기간 내에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고.
(밝은 목소리다.)
인간의 몸으로 지금의 지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리가 없어. 오지.
3년 전 우주선에 타지 않았던 것도 그렇고..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야?
희망이 꺾이는 순간의 감정을 학습한거야.
만약 우리가 전부 사라지고 그 애 혼자서 버티는 순간이 온다고 하면..
…난 그때 리사가 죽음이 아닌 내일을 선택해줬으면 좋겠다.
(잠시 정적) ..갑자기 두려워지기라도 했어?
너희는 이미 한번 버려졌었잖아.
그런 일이 두번은 일어나지 않을거라는 보장도 없고.
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기껏 우주선이 나타났는데 아무도 안 데려가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래?
… 그래.
그렇게 된다면 그냥 우리를 비활성화 해줘. (지독히 평화롭고 일상적인 목소리였다.)
그리고 나와 동면하는 모두가 그걸 원해. 동면을 선택한 사람들 모두가 편안한 죽음을 차선으로 두고있거든.
게다가.. 너와 리사가 어떤사람들인지 아니까.
우리를 네 마음의 짐으로 두지 마.
대피소를 잘 부탁해. 아니. 우리를 잘 부탁한다고 해야 하나.
아니다.
(침묵) 오지한테 제발 무모한 짓 하지말라고 전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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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모한 짓을 한 건 맞아. 터무니 없이 편향적이지.
(잠시 침묵) … 네가 허락한 일이니 미안하다는 말은 하고싶지 않지만… 그래도 미안하다.
알다시피 나에게 남은 건 그 애밖에 없잖아.
(모든 죄악감과 무게를 암전된 그곳에 떨어트리고 도망치듯 통제실을 나선다.)
ㅈ---
지금 전망대 위에 당신이 말한 그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자그마치 146000일 이라는 시간동안.)
(... 발자국을 따라 걸었다.)
(목적지라고 하면 이것 뿐이다.)
(가까이 다가가 리사를 내려다본다.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튀어나온 건지 머리 한쪽이 엉망으로 뻗쳐있다.)
축하드려요.
저는 백치처럼 아무것도 모른채로, 연료가 동나기 전까지 아득바득 살아남아, 3년 전 우리를 떠나 새로운 행성에 이주한 인류에게 마침내 구조되어 삶인지 뭔지를 이어가게 되겠네요.
마지막 생존자를 묻은 날에.
대피소가 너무.. 넓게 느껴지는 거야.
그래서 도망치듯이 나왔는데 바깥은 끝도 없이 넓더라.
...이 커다란 행성에 네가 혼자 남을 미래가 싫었어.
마스터가 느끼는, 그 기분. 미련과 막막함, 후회와 절망을...
왜 나는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거야......... (눈물에 시야가 뿌옇다.)
제가 버려지는 일이 없을 거라구요.
이미 당신이 나를 낯선 행성으로 버렸는데.
... ...
....... (이 순간이 끝나면 다시는 그의 얼굴과 온기에는 닿지 못하는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좋은 말 하나 건네지 못하는 것은 이기적이고 오만방자한 기계장치의 천성일 것이다.)
저는요.
그들이 데려갈 한 자리에 마스터가 있었으면 했어요.
그냥... 그렇게 당신 곁에 있을 수 있다면 내가 무엇이 되어든 좋았는데.
하필이면 인간이 되어선... ... (자조적으로 웃는다.)
너도 알잖아.
난 항상 바보같은 선택을 해.
(무너지듯 일그러지는 얼굴 위로 속절없이 눈물이 흐른다.)
근데 표정이 왜 그래요?
언제부터인가 내가 무엇을 바랐는지는 잊었어도 오늘이 그날로부터 며칠, 몇 달, 몇 년째인지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세었다.
나의 내일엔 네가 있다는 이유 하나로. 지리멸렬한 그 시간들이 지겹지 않았어.
....그리고 우주선이 도착한 날 깨달았다.
난 네가 어디에든 존재하길 원해.
내가 볼 수 없는 곳에서라도
그곳에 너의 하루가 있다고 생각하면.. 전부 다 괜찮을 것 같아.
...희생이라고 했나?
내 욕심에 희생당한건 너야. 리사.
… 우주로 가. 리사.
널 버리고 간 놈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있음을 보여줘.
(늘 한 몸처럼 들고 다녔던 산탄총을 바닥으로 떨어트린다.)
(그리고 당신을 향해 팔을 벌린다.)
(무릎을 꿇고 리사를 끌어안아준다.)
오래... ...사랑했어요.
원래, 무슨 일이든 더 사랑하는 쪽이 지는 거니까.
(...) 제가 져줄게요. (한쪽 눈꺼풀만 감겨진 채로 웃는다.)
(한발짝, 뒷걸음친다.)
여기는 지구. ... ...설정 좌표로 착륙 바랍니다.
.....
이정도 걱정은...
해도 되잖아요.
rolling 1d5+1
(
)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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