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시의 도밍게즈 1부 ]
[ Chapter 1. 시계바늘의 방향. ]
2022. 05. 06 CoC 7판 팬메이드 시나리오. :: W.팀 라퓨타
원문 시나리오 링크 : https://dear-heresy.postype.com/post/4507568
KP/KPC - 똘비 (마릴루 클러라먼시)
PC - 쮸 (장태주)
※ 아래는 본 시나리오의 로그 백업이며, 시나리오의 진상, 스포일러등이 전부 포함되어있으니, 본 시나리오를 플레이 예정이신분들은 열람을 삼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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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수연
Timer. 마릴루
Counter. 장태주
Date. 2022.05.04
*
초봄의 건조한 바람을 타고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출처 모를 소문이었지만,
입에서 입으로 역병처럼 퍼진 그것을 모르는 이가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불길하게 쑥덕거리기를, 소문이 아니라 예언이라고 떠들어대곤 했죠.
지구 멸망까지 이제 1년이 채 남지 않았다고,
도밍게즈도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스러질 일만 남았다고······.
▶ 도밍게즈의 구원자, 타이머가 버젓이 살아 숨 쉬건만!
우스운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니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어요.
세계 멸망 같은 허황한 말들에 넘어가지 마세요.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이곳에 있으니까.
...
▶ [ 딩동 ]
시작은 벨 소리였습니다.
새벽 별이 떠오르듯, 세계가 무너지듯, 파도가 밀려오듯······
누군가의 휴대폰이 울리자, 연달아서 그것들이 울어대기 시작했습니다.
화면에는 간결한 메시지가 선명하게 존재를 드러내고 있었고,
▶ 「 2052-03-07, 21:00 」
▶ 「 타이머 14회의실 소집 요망 」
불길한 예언 대신 바람을 타고 온 것은, 타이머의 소집령이었습니다.
당신은 DOT의 14회의실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구라고 설명하면 좋을까요.
살면서 무수히 많이 들어 보았을 이름의 주인. 도밍게즈의 구원자,
모든 사람이 사랑하고, 시간이 선택한…… [ 타이머 ]
오늘부터 당신의 파트너가 될 그 사람을.
이름을 곱씹는 것만으로 미묘하게 기분이 들뜹니다.
이상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사실, 얼마 전부터 당신의 삶에는 이상한 일만이 가득했습니다.
그러니까…….,
장태주:
아직은 낯선 감각인가요?
봄처럼 소리 소문 없이 드러난 시간의 각인을 발견했을 때 부터요.
기억하나요? 아무 일 없이 지나갔던 12살의 생일과 달리,
올 해 생길부터는 시간, 운명…… 혹은 이름 모를 무언가가
당신을 붙잡는 것처럼 각인을 따라 희미한 열감이 두드러졌습니다.
당신이 거울을 바라보았을 때,
그곳에는 유일한 구원자, 타이머만이 가질 수 있는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눈을 몇 번이고 깜빡여도 사라지지 않았죠.
오히려 머리 위 가득한 뭉게구름이 그 걱정을 더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요. 평범한 일상이 덜그럭덜그럭, 기묘한 소리를 내며 뒤틀리기 시작한 것은 바로 그 날부터였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DOT에 도착했을 때, 모두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자를 보는 양 황망하고, 황당함을 가득 담아 깜빡이던 눈꺼풀과 다물지 못하던 입술 사이로 새던 신음성…….
▶ “세계를 구원할 새로운 구원자가 깨어났군.”
흰 가운을 입은 연구원과 흐릿한 남색 제복을 입은 사무원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하인리히 장교가 감탄을 흘렸습니다.
익숙한 얼굴이었습니다.
DOT의 장교, 실질적인 책임자로 종종 TV에도 얼굴을 비추곤 하는 사람이었으니까요.
장교를 비롯한 그 누구도 당신의 자격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손목에 새겨진 두 자리의 숫자란 도밍게즈에서 그토록 절대적이거든요.
당신은 세계를 구원할 새로운 구원자라는 명분하에 DOT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집보다 나았을 수도,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을 수도 있지만 도밍게즈는 세계 멸망의 소문에 시달리고 있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DOT가 당신을 놓아주지 않은 것은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들은 당신을 일컬어
하루, 이틀, 사흘……
시간은 흐르고, DOT에서의 생활은 평이했습니다.
당신의 존재는 타이머에게도 비밀에 부쳐졌습니다.
정확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타이머를 혼란케하지 않으려는 조치라더군요.
당신은 연구원들이 머무는 동관에서 사무원의 질문에 대답하거나 연구원의 신체검사 따위에 응하는 것을 제외하면 쭉 홀로였습니다.
긴 밤 내내 당신이 운명의 짝, 자신의 파트너, 자신과 같은 시간의 타이머를 떠올린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몰라요.
그도 그럴 게, 아주 가까이, 바로 너머에 머물고 있었는걸요.
하인리히 장교:곧 도착한다더군.
기나긴 회상을 깨고, 하인리히 장교가 타이머들의 도착을 예고합니다.
장태주:.....
기다렸다는 것처럼 타닥타닥, 바닥을 밟는 소리가 경쾌하게 복도를 가르고,
▶ “왔어요? 저쪽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안내데스크에 앉은 직원이 상냥하게 건네는 안내가 문턱 너머로 들립니다.
타이머가 그 복도를 건너 당신에게 오는동안, 당신은 그를 기다리며 무슨 생각을 했던가요.
세계가 예비한……운명을 마주하기 직전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노라면.
▶ 똑똑.
형식적인 노크와 함께 14회의실의 문이 열리고, 익숙한 얼굴들이 들어섰습니다.
장태주:헉!
도밍게즈의 구원자, 시간이 선택한 타이머.
어떻게 그들의 얼굴을 모를 수 있겠어요?
그러나 당신이 그를 알아본 것은 눈에 익은 얼굴이라는, 그저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장태주:......
깜빡, 깜빡. 당신이 눈을 깜빡이자 눈이 마주친 '그 사람' 또한 같은 속도로 눈을 깜빡입니다
그래요, 분명히 낯익은 얼굴이에요. 낯익기 짝이 없어요.
TV도, 신문도, 휴대폰 속 무수히 많은 게시글마저 그를 주목했는걸요
그러니, 하나도 특별한 것 없는 대면이건만
... 어째서일까요?
정반대에 서 있는 사람에게서 도저히 시선을 뗄 수 없습니다.
누군가 그러라고 명령한 것도 아닌데, 밑바닥부터 가장 높은 곳에 이르기까지 모든 감각과 기분, 생각과 언어, 감정과 본능이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어째서인지…
장태주:
가까스로 이성을 붙잡았지만.
어쩐지 가까이 가고 싶다는, 어울리지 않는 욕구가 고개를 쳐듭니다.
당신은 그
▶:타이머를 만나고 만 것입니다.
얼굴을 보자 새삼스럽게 사람들이 어째서 ‘운명’이니 ‘파트너’ 라느니 거창한 칭호를 붙여 댄 건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묘한 이끌림 사이에서, 그럴 줄 알았다는 웃음소리가 가볍게 새어 나옵니다.
웃음소리는 방아쇠를 당기고, 지나간 기억을 꿰뚫습니다.
무척 익숙한 웃음입니다.
그야,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도 하인리히 장교는 비슷하게 웃었으니까.
하인리히 장교:인사하게. 자네의 짝이 될 사람일세.
하인리히 장교는 익숙하게 타이머들에게 카운터들을, 카운터들에게 타이머들을 소개합니다.
미리 설명을 들었던 당신과 달리, 저 타이머는 처음 듣는다는 것처럼 눈을 크게 뜨고 놀란 기미를 숨기지 못합니다.
장태주:(괜히 민망..) ........저기, 안녕하세요.
설명이 지나치게 단출하군요.
군인이란 되묻지 않는 법이지만, 눈 앞의 타이머는 기어코 되묻고 말았습니다
마릴루:... ... (눈 앞의 상대를 짧게 훑어본다. )
마릴루:(시선을 다시 장교에게 돌린다.) 짝이라고요?
하인리히 장교:그래. 다시 말해줘야겠나?
장태주:.....(부루퉁하게 마릴루 물끄럼..)
하인리히 장교:인사하게. 자네의 짝이 될 장태주 군일세.
장태주:(악수하자고 손 내밀어요)
하인리히 장교:하하하!
하인리히 장교는 타이머의 당황한 얼굴을 한껏 즐기고 난 후에야 제대로된 설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이라면 각인이 드러난 후, DOT로부터 익히 들어왔던 설명입니다.
하인리히 장교:세계 멸망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들었으리라고 생각하네
하인리히 장교:세계는 무너질 테고, 점차 아수라장이 될 테지. 처리하기 곤란한 쓰레기가 넘쳐날 거야.
장태주:...?
장교는 태주의 어깨를 붙잡아 끌어당깁니다.
장태주:으악!
하인리히 장교:카운터 군. 힘이 많이 약한 편인가? (웃는다)
장태주:................. -_-
하인리히 장교:(아랑곳x) 지난 예언의 타이머는 매우 훌륭한 이였어. 눈과 귀가 밝고 입이 무거운데다…… 미래를 바꾸는 방법을 함께 점지받곤 했거든.
이미 예비된 만남이었다니. 이것은 당신도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하인리히 장교:세계 멸망의 초읽기를 앞둔 작금의 상황에 썩 잘 어울리는 이름이 아닌가?
그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습니다.
세계를 구원하는 역할에 도취한 것인지, 예언의 탑을 한 방 먹일 즐거움에 심취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장태주:제 능력은 그다지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데..
하인리히 장교는 하나씩, 카운터의 시간과 이름을 소개했습니다.
제0시의■■, 제1시의 ■, 제2시의 ■■■과 제3시의 ■, 제4시의 ■■과 제5시의 ■■■, 제6시의 ■■■■, 제7시의 ■■, 제8시의 ■■■■■, 제9시의 ■■■,제10시의 ■■■와 제11시의 ■■, 제12시의 ■■■와 제13시의 ■■■…….
모두 열 넷이었지만, 특별해보이는 이름은 없었습니다. 모두 처음 듣는 이름이네요.
하인리히 장교:연구 결과, 카운터가 타이머와 똑같은 능력, 자질이 있으며 시간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이 입증됐어.
하인리히 장교는 웃는 얼굴로 통보합니다.
모든 것은 세계 멸망을 막기 위해서라고.
어떤 재난이 닥쳐와도, 어떤 재해가 밀려와도 타이머와 카운터가 함께라면 세계 멸망을 막을 수 있노라고.
즉, 이것은…… 대의이자 명령.
개인의 의견은 묵살하기 딱 좋은 명분이었습니다.
하인리히 장교: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카운터 군들에게 주는 선물일세.
장태주:선물?
마릴루:선물이 아니라 쥐꼬리 월급이면서. (중얼거린다..)
장교는 카운터들에게 카드를 한 장씩 건넵니다.
장태주:와!! 50달러씩이나..
하인리히 장교:“ DOT 내에서 필요한 게 있다면 그것을 현금처럼 사용하면 되네. 매 월 같은 액수의 금액이 그 카드로 지급되니 그리 알도록 하고. “
장태주:아껴쓰겠습니다.
하인리히 장교:전달 사항은 이걸로 끝이라네. 자, 타이머 군들? 짝들을 데리고 건물 소개도 좀 해주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친해지도록 하라고.
장태주:(이제 $51)
하인리히 장교:51
마지막까지 일방적으로 명령한 장교가 절도 있게, 그러나 한없이 가벼운 걸음으로 회의실을 나섭니다.
회의실에는 침묵과 함께 타이머와 카운터, 두 개의 시간이 남았을 뿐이고요.
장태주:................
.........
14명의 타이머 중 누구도, 시간이 데려온 운명의 상대에게 표정 관리를 하는 법은 훈련받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타이머와 카운터가 각기 짝을 지어 흩어지고, 당신의 앞에는 여전히 마릴루가 서 있습니다.
그 영광적인 순간의 첫 마디는 ……
마릴루:(미간을 찌푸리다가 회의실 문을 벌컥 연다) 잠깐만요!!!
장태주:......저.. 잘부탁.. 뭐?!
마릴루:뭐?!?!???
장태주:그리고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 코딱지만한게!!
마릴루:너 내가 누군지 알아?! 이... !
장태주:(꼴 좋다는 듯한 웃음)
마릴루:야!! 어쩔거야!! 너 때문에 교복 다 젖었잖아!! (왁왁왁)
장태주:TV에서 보던 거랑 영 딴판이잖아.. 호박 아니랄까봐 호박씨까지..
마릴루:너 진짜..! .. 장교님!! 저 짝 바꿔주세요!!! (회의실 밖으로 우다닥 나감)
장태주:나라고 할 말 없는 줄 알아?! 저 집에 보내주세요!!
마릴루를 따라 회의실을 나오면.
DOT본관의 넓은 복도가 펼쳐집니다.
흰 대리석이 깔린 바닥과 열두 개의 별자리가 그려진 남색 천장,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붓의 흐름조차 눈치채지 못할 만큼 섬세하게 회칠을 한 벽.
DOT의 본관은 언제나 그렇듯 흠 없고, 점 없이 완벽하기만 했습니다.
그런 공간이 어쩐지, 당신에게는……
장태주:.............
어쩐지 무척 그리운 풍경이었죠.
낯익기 짝이 없어서, 꼭 제자리를 찾아온 듯했습니다.
처음 발을 들였다곤 믿을 수 없을 만큼…… 공기마저 친숙했어요.
복도를 나서도 하인리히 장교는 보이지 않습니다.
마릴루:... (홱 뒤돌아 봄) 마릴루거든?
장태주:(두리번..) 어차피 장교님도 안보이는데.
▶:여기서잠깐.. 맵 바뀌엇나요?
장태주:우?
▶:ㅋㅋㅋㅋㅋㅋㅋ
장태주:으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머야이거
▶:ㅋㅋㅋㅋㅋㅋ
장태주:ㅅㅂ우산디테일미첫나봐
▶:간단설명!
장태주 의 현재 소지금액은 $51 입니다.
장태주:와
▶:굿
장태주:진짜귀엽다..
▶:우산을쓰고잇죠
장태주 는 엄마가 챙겨준 우산을 펼쳤다!
장태주:엄마 고마워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장태주:개웃곀
▶:이러면됩니다
장태주 는 설탕이 사진을 슬쩍 꺼내보았다.
태주는 어쩐지 가슴이 따듯해졌다...
장태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ㅎㅎ
장태주:하 이런거를 어케 이렇게 금방 준비햇어요 ㅁㅊ거아니야
▶:짱이찌
마릴루:..꺄악! 뭐야 그 촌스런 우산은?!?
장태주:이거 우리 엄마가 준거거든?
마릴루:싫어! 내 방에 갈 거니까 따라오지 마!
장태주:안그래도 못생겼는데 더 못생겨보인다고
마릴루:자꾸 못생겼다고 하지 마! ...흙감자같은게.
장태주:흙감.. 됐다 됐어!
마릴루:그리고 물 자꾸 튀잖아! 우산을 씌울거면 똑바로 씌우란 말이야 (어쩌라는건지..)
장태주:(똑바로 씌워주다가 좀 존심상함 ㄱ-) 내 이름은 기억이나 하냐
마릴루:...........
장태주:............
마릴루:네 이름이 못난이라고?
장태주:아니 너말이야!
마릴루:네 이름같은거 내가 알게뭐야! ...것보다 따라오지 말랬다? (본관 나서서 서관으로 총총...)
장태주:어차피 앞으로도 계속 붙어다닐 사인데 이름 정도는 외워 바보야!
마릴루:...붙어다녀? 너랑? (진짜 하나도 아무것도 안 들은 얼굴)
장태주:......................................................
마릴루:왜 또 시비야!
장태주:아 됐어! 이딴게 무슨 운명의 상대라고... 나 진짜 갈거니까 너 혼자 잘 해보시던가!
세계가 점지한 운명이니, 파트너이니... 좋을대로 떠드는 사람들의 말이 우스울 지경입니다.
장태주 는 설탕이 사진을 슬쩍 꺼내보았다.
태주는 어쩐지 가슴이 따듯해졌다...
▶:ㅋ
장태주:(휴... 마음의 안정 되찾고 우산 접음..)
차라리 혼자 다니는게 마음 편할지도 모르죠.
타이머를 떠나, 정반대인 동관으로 걸어오면...
장태주:쟤랑 두번 같이다니다간 DOT 사람들이 비옷을 입고 다녀야 될지도 모르겠다
접은 우산에선 물내음이 옅게 남았습니다.
앞으로의 일에 걱정이 앞설지도 모르는 노릇입니다...
장태주:........
동관쪽으로 걸어오면, 이곳은 연구동입니다,
연구소라고 불리는 동관은 본디 타이머와 카운터의 입장이 제한되는 공간입니다.
일반인 연구원과 직원들이 업무를 보는 곳이므로 미리 위험을 방지하고자 함입니다.
종종 연구에 필요한 경우 불려가기도 한다던데…… 이번 기수의 타이머는 방문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카운터인 당신은 시간의 각인을 받아, DOT에 출석한 후부터 개요 전까지 동관의 직원 숙소에 머물렀었죠.
하지만... 이상하게 태주 역시도 내부 구조는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장태주:......... 왠지 여기가 집 같네 이제
언제나 연구원, 직원의 동행하에 돌아다녔기 때문일까요?
장태주:어차피 못들어가겠지..
동관앞에 경비가 서 있는것으로 보니, 들어가지는 못할 듯 합니다.
[ 입구 ]
대부분 흰색과 남색, 짙은 원목으로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DOT의 구조는 입구로부터 본관 / 동관 / 서관으로 나뉩니다.
바닥은 대리석을 깔아 반지르르 윤이 나고, 천장은 남색 페인트 위로 희게 별자리를 각인한 탓에 밤하늘 아래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DOT란 도밍게즈를 위해 존재하는 곳.
까닭에 정문을 제외한 모든 건물의 입구는 열어 둡니다. 청동으로 빚은 단단한 문들은 활짝 팔을 벌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구원의 상징이자 존재의 의의입니다.
장태주:......
장태주:아니근데 저게먼저
[ 서관 ]
타이머와 카운터가 앞으로 지내게 될 곳입니다.
장태주:.......
장태주 는 설탕이 사진을 슬쩍 꺼내보았다.
태주는 어쩐지 가슴이 따듯해졌다...
장태주:힘내자
정식 임관을 받기전까지 모든생활은 이 곳에서 합니다. 정식 임관을 받은 후에는 본관에서 생활하게 될 테지만요.
▶:서관 구조를 공개합니다.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장태주:흠.....
▶:하나 있었지
장태주:호박씨한테 가기 전에 도서관이나 구경해볼까 (피하고 싶은 게 아니라 이왕 온 거 공부나 열심히 해보려고^^)
1층, 로비옆쪽에 딸려있는 도서관입니다.
밖에서봤던것보다 상당히 넓네요.
꽤 많은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원하는 자료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소설, 동화, 만화, 논문, 신문, 수필, 사전, 에세이······ 종류를 가리지 않습니다.
타이머의 이야기도 찾아볼 수 있지만, 대외적으로 공개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네요.
장태주:(마릴루와 관련된 잡지나 신문같은 걸 하나 볼 수 있나용)
장태주:
앗, 찾았다! 싶어서 펼쳐보니, 그냥 닮은 다른 사람의 잡지였습니다.
장태주:.............
별안간 도서관에서 자기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장태주:............
▶:도서관을 나서서 어디로 갈까요?
장태주:(카페테리아로 내려가용..^^)
불이 꺼져있는 카페테리아입니다. 지금은 저녁이니, 조리사들이 다 퇴근한 것 같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본 내부는 언뜻 보기에도 넓어보입니다.
장태주:........뭐라도 사들고 갈까 했는데...(가정교육 그럭저럭 받은 편)
:여기서...
장태주:
:아
마릴루:
앗!!! 숙소로올라가려 엘리베이터를 잡으려는 찰나에!!!
태주는 로비쪽에 있는 자판기를 발견합니다
마릴루:(나는 운 좋거든)
장태주:어!
로비로 걸어가면, 간단하게 차를 마실 수 있는 쇼파,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 맞은편에는 이것저것을 판매하는 것 같은 자판기와, 수상한 기계가 하나 놓여져 있네요.
자판기를 확인할까요?
장태주:...?
:전재산값
장태주:(대충 캔음료 하나 뽑아욧)
:매크로 탭에있는 아이템 구매 매크로를 사용해보세용
장태주 는 캔 음료수를 구매합니다. 소지금 $10 차감.
장태주:랜덤이라는 점이 좀 걸리지만..
:기계는 안 보구?
장태주:(봐도 돼?! 볼래!!!)
자판기 근처로 다가가면, 옆에 위치한 수상한 기계의 정체를 알 수 있습니다.
바로...
:ㅋㅋ
장태주 는 $5 를 베팅했다!
장태주:내 5달러...............
:저벅저벅...
장태주:(숙소...가욧..)
4층, 숙소로 올라가면 보이는것은 총 14개의 문입니다.
장태주:.................
잠깐, 14개요?
장태주:12개 아니고?
분명 타이머와 카운터의 수는 그것보다 더 많을 텐데...
장태주:(아)
:0시랑 13시도잇잖아요
장태주:.......어떻게 된 거지..
특색없이 똑같은 문들사이에서, 태주는 어렵지 않게 마릴루의 숙소를 발견하게됩니다.
그도 그럴게...
유일하게 방 밖에 짐이 놓여져 있거든요.
장태주:..????????????
태주가 DOT에 올때 들고왔던 가방이 문 앞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습니다.
장태주:내 짐이잖아!!
마릴루:(문 졸라살짝 염 5mm정도) 시끄러워.
장태주:너..너 이호박..
마릴루:내 이름은 마릴루라고! ...것보다! 네 짐이 왜 내 숙소에 있는거야?!
마릴루:그거 갖고 가! (어디로?)
장태주:(음료수 걍 지가 마삼)
마릴루:(잠만 다시써주세요
장태주:어우 속 타
장태주 는 캔 음료수를 마셨다!
다이스를 한번 더 굴려주세요
장태주:하아....
마릴루:.....
장태주:(짐 주섬 주섬......) 그러니까~! 내가 니 카운터라니까! 문 열어 이자식아!
장태주:
마릴루:
장태주:(부들부들)
마릴루:(이쪽도 팽팽함...)
:아까 날린 릴로권
장태주:(앜
:여기서쓰실래요
장태주:
:ㅋㅋㅋㅋㅋ
장태주:와악!
대항 판정 성공! 문이 벌컥 열립니다.
문이 열리자마자 보이는건, .....상당히 너저분한 방 안입니다
장태주:...?????????
다소 넓은 원룸 형태입니다. 작게나마 거실이 분리되어 있지만, 주방은 없습니다.
책상, 옷장, 소파, 침대와 욕실이 하나씩 있는 간단한 숙소네요.
마릴루:뭐, 뭐..뭐어?!?!?
장태주:진짜 강도라도 들었어?!
마릴루:너 말 다했어?! 치... .. 치우고 있는 중이었거든!! 멋대로 연건 너면서...!
장태주:....................
마릴루:(인상쓴채로 볼 화아아악...)
장태주:너 방 청소 해본 적 없는거 아냐?
마릴루:....... (입삐죽거리면서 뭐 하는지 봄)
장태주:(마릴루의 잔해들 슥삿삭 빠르게 치움...)
마릴루:.....................
장태주:어휴 내가 키우던 돼지도 이정도는 아니었다(궁시렁)
마릴루:너... 노..노비? 였어? (말하는꼬라지)
장태주:아니 진짜 머릿속에 뭐가 든 거야?!(황당)
마릴루:................................흥.
장태주:밭일하고 동물키우고 했어 그냥..
마릴루:...그럼 뭐, 농부야?
장태주:그래. 지금은 아니지만
마릴루:야, 야!! 그거 소..소,소,손대지마!!!
장태주:참나..
마릴루:너 변태야?!?!
장태주:뭐, 뭐?!
마릴루:..내가 왜 네 비위를 맞춰야하는데?
장태주:.............방에서 비 맞는 건 너나 나나 싫을 거 아냐.
마릴루:지금 협박하는거야?
장태주:협박이 아니라~!
마릴루:(한대 퍽 침)
장태주:으악
마릴루:몰라, 갑자기 나타나서 당황스러운건 내 쪽이라고!
장태주:진짜 당황스러운 게 누군데..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니 뒤치닥거리 하라고 부른 것 같으니까 적당히 협조 좀 해.
마릴루:.... 어차피 반쪽짜리면서. (중얼거린다.)
장태주:......그게 무슨 소리야?
마릴루:너, 거실에서 지내. 내 방 들어올 생각하지 마(삿대질)
장태주:하!
마릴루:흥, 내가 애야? 그리고 앞으로 청소는 네가 해. 아침은 8시에 먹으니까 그 전까지 일어나서 나 깨우고. 근데 방에는 들어오지 마.
장태주:............(소 여물 주는 거랑 비슷하네)
마릴루:장교님이 하신 말씀이라 가까이 지내주는 줄 알아. (선심쓰듯)
장태주:(마릴루 얼굴 위로 설탕이 얼굴 씌워봄... 귀여워보이는걸..)
마릴루:....너 지금 이상한 상상하지?
장태주:.......아 아니라고!!(소나기 주륵)
마릴루:꺄악!!!!!!!
장태주:이거 봐! 이럴 줄 알았어진짜
장태주 는 설탕이 사진을 슬쩍 꺼내보았다.
태주는 어쩐지 가슴이 따듯해졌다...
장태주:(진정..)
마릴루:그 비 내리는것좀 어떻게 못 해?!?!
장태주:너만 착하게 굴면 되잖아..!(이마 툭)
마릴루:(아얏!)
장태주:대체 방송에 나오던 애는 어디로 간거야? 너 쌍둥이 있냐?
마릴루:(팔짱 낌) 흥, 그 소리 할 줄 알았어. 뭐 보태준 거 있어?
장태주:..............
마릴루:이게..! (발 밟음)
장태주:아!!!
마릴루:...... (인상쓰고 가까이에서 빤히 올려다봄)
장태주:......뭐..뭐 할말 있냐(괜히 귀 빨개짐)
마릴루:못생겼어.
장태주:........저게!!
탁! 문이 닫히는 소리가나면. 그제서야 안이 적막해집니다.
장태주:................하아아아아아아아..
내일부터 정신없는 하루가 될 지도 모르겠어요.
장태주:(손목 들여다봄) 이거 연필로 대충 그으면 숫자 바꿀 수 있을 것 같은데
도대체 이 각인이 뭔지. 오늘 일어난 일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었습니다.
그런 당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두 자리의 숫자는 선명하게 당신의 손목에 자리하고 있을 뿐 입니다.
창 밖을 보니 어느덧 캄캄해졌네요.
장태주:........
짐도 채 풀지 않은 채 소파에서 눈을 감고 있으면.
장태주:
무언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만...
장태주:.........
피곤한 눈꺼풀을 들어올리기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DOT에서의 첫 날이 마무리됩니다.
...
장태주:(으..)
어쨌거나, 우여곡절로 가득 찬 첫날 밤이 무사히 지났습니다.
장태주:(무사히?)
무사히 지났습니다
장태주:(-_-)
눈을 뜨면, 굳게 닫힌 방의 문가 앞에 이불 하나가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어젯 밤 들린 소리의 정체가 이것이었을까요?
장태주:...?
마릴루:(쿵쿵쿵 소리가 정확히 37번 나고나서야 비척비척 나온다...) 우우...
장태주:빨리도 일어난다
마릴루:(비몽사몽하게 세수도하고... 흥도 함)
장태주:(잠이 덜깨서 그런가.. 얌전하네..)
마릴루:(그리고 존나 자연스럽게 다시 침대로 기어들어감..)
장태주:얌마!!(목덜미 잡고 들어올림)
마릴루:...............
장태주:악!!
마릴루:(;;) ....내 방에 들어오지 말랬지!!!
장태주:이게 아침부터 사람 속이나 긁고!
마릴루:... 옷 갈아입고 있으니까 좀 조용히 해!!
장태주:..........
소리가 잠잠해지고 얼마 뒤, 교복을 입은 마릴루가 방 문을 나섭니다.
장태주:...............
마릴루:... (입 삐죽)
마릴루:(홀랑 먼저 숙소 나간다)
장태주:뭐야? 정신차려(대가리 쾅 침)
마릴루:멍청이.
장태주:(후닥 따라가요;;)
두 사람은 지하로 내려가, 아침식사를 마칩니다.
타이머와 카운터는 아직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정식 임관을 받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임무보단 수업과 훈련이 주 일과를 이룹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서관 2층의 교실로 들어오면 14개뿐이던 책상과 의자는 28개가 되었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타이머와 카운터는 서로의 옆자리를 꿰차고 있고요.
장태주:...... 진짜 학교같네...
사이가 좋아보이는 쪽도, 그렇지 않은 쪽도 조금 있습니다.
두 사람을 발견한 교사가 어서 자리에 앉으라며 재촉합니다
자리는 나란히, 딱 두 개가 남았네요.
두 사람이 자리에 앉으면 수업이 시작됩니다.
창틀 너머로 아침 햇살이 쏟아집니다.
꽃샘추위도 누그러진 초봄은 앉아서 수업을 듣기엔 아까울 정도로 완벽한 날씨입니다.
장태주:.........
원래라면 농작물에게 물을 주고 있을 시간이었을 텐데 말이에요…
장태주:..........
교사는 칠판 위로 분필을 움직입니다.
장태주 는 설탕이 사진을 슬쩍 꺼내보았다.
태주는 어쩐지 가슴이 따듯해졌다...
장태주:....
:수업 안듣고 설탕이사진만 보네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부드럽게 흔들리는 커튼, 책상 위의 그림자…….
장태주:(집중 안돼..)
평소와 똑같지만, 단 하나, 옆에 앉은 사람만이 어제와 다르군요.
장태주:(힐끔.. 마릴루 봄)
책상은 휑하니 깨끗하기만 합니다. 새것 같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장태주:............ 얘도 공부 안하나..(중얼)
모든 책상에 교과서는 커녕 공책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무슨 수업이 이렇담?
장태주:야.. 여긴 뭐 책 같은거 없어? (소근)
마릴루:.... (씹음)
장태주:안들리냐? (툭)
마릴루:야! 하지말라고! ..... (작게 발끈..! )
장태주:왜 안들리는 척 해?
마릴루:안 들리는게 아니라 집중하는거거든?
장태주:필기도 안하는 게..
마릴루:흥.
당신과 마릴루를 번갈아보던 누군가가, 태주의 등을 콕콕 찌릅니다.
장태주:...? (돌아봄..)
7시의 타이머: 앗, 저기.. 너 1시의 카운터지?
장태주:엇, 응..
7시의 타이머: 맞아! 기억하는구나~ (헤헤) 이번 수업은 일반 교과목이 아니라 DOT의 자체과목인 '시간'이거든.
장태주:아하.....
7시의 타이머: 딱히 공책이나 필기구같은게 필요 없는 과목이야. 그냥 선생님이 하는 말씀 듣고, 유인물을 읽고 하면 되거든.
장태주:이거 봐. 이렇게 설명해주면 되는 거라고. (마릴루 툭)
마릴루:이런 기본적인것도 모르는 바보한테 내가 왜?
장태주:야! 당연히 난 처음이니까 모르지!
선생님:거기 두 사람. 떠들지말고 집중하세요.
장태주:......죄송합니다.
마릴루:(메롱)
분필이 다각다각 칠판에 글씨를 새깁니다.
장태주:-_-
선생님:(적어내린 글씨를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장태주:...........
선생님:자, 새로운 친구들이 왔으니 오랜만에 초심으로 돌아가 볼까요.
운을 뗀 교사는 첫 번째 문장을 읽습니다.
선생님:(분필로 칠판을 탁 탁 두드린다) 타이머와 카운터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자질은 무엇인가?
선생님:그래요. 잘 대답해주었어요.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것도 중요한 자질이라고 볼 수 있죠. 이건 보답. (태주의 책상에 사탕을 한개 놔 준다.)
장태주:(앗..)
선생님:덧붙혀 저는. 적어도 ‘타이머가 아닌 나와 타이머인 나를 분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답니다.
그럴싸한 대답인가요? 혹은 의외의 대답인가요?
장태주:.........
선생님: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구원자라고 하더라도 결국 개인이에요. 언제나 구원자, 타이머, 카운터라는 이름에 휘둘렸다간 오래 버틸 수 없을 겁니다.
선생님:사회적인 껍질을 뒤집어쓰고, 개인으로서의 일은 잠시 차치해두는 거죠. 정말 정의로운 사람이 되려고 기를 쓰거나, 훌륭한 사람이 되려고 발버둥 치는 것보단 쉬울 거예요. (교탁에서 두어 발자국 걸어 나온다.)
장태주:........................그..그렇다고.. 하던데요...아닌가요?
선생님:그렇게 생각하는군요. 다른 사람들은?
6시의 타이머: 어.... 그래도 누군간 이곳을 지킬거니까 괜찮지 않나요...?
10시의 카운터: 잘 모르겠어요. 타이머가 사라지는 존잰가요?
선생님:(고개를 끄덕인다) 사실 이건, 도밍게즈가 생겨난 이래, 타이머가 존재하지 않았던 적이 없으므로 명확히 기다, 아니다를 나눌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선생님:하지만 충분히 가능성 있는 가설로 여겨지고 있어요.
말을 마친 선생님은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선생님:사람들은 시간이 있기에 타이머가 태어난다고 믿지만, 실상은 반대예요.
선생님:영원히 미룰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초읽기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 테죠. (마지막 문장만큼은 단호했다.)
장태주:...........
선생님:(박수 짝) 그러니까, 우리는 모두 여러분이 사이좋게 지낼 수 있기를 바라요.
그 순간.
장태주:
그 목소리는 어쩐지 유독, 간절하고 집요하게 들렸습니다.
말을 마친 선생님은 유인물을 나누어주기 시작합니다.
회색의 종이에는 익숙한 이야기가 쓰여 있습니다.
도밍게즈 신화입니다.
도밍게즈에서 나고 자란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 보았을.
선생님:다들 유인물 잘 받았나요?
장태주:.....................
선생님:나누어 준 프린트 뒷장에 적어 제출하면 된답니다.
당부와 함께 교사가 먼저 교실을 떠납니다.
교실에는 타이머와 카운터, 그리고 유인물이……
장태주:하아..........
장태주:
어라, 한 장이 아니라 두 장이었네요?
장태주:어라..
또 다른 유인물에는, ‘연구 보고서’ 라고 적혀있습니다.
숙제가 하나가 아니었던 걸까요?
심지어 가장 윗 줄에는 본 보고서를 필수 제출하라고 쓰여있습니다.
장태주:2번은...? 뭐라고 써있는 거야?
마릴루:그러니까 호박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그때, 타이밍 좋게 문자가 도착합니다.
장태주:호박한테 호박이라고 하지..(핸드폰 확인)
「 2052-03-08, 09:18
제 1시 페어 1번 훈련실 사용 가능
연구 보고 협조 요망 」
연구 보고 협조 요망 」
장태주:헉..
마릴루:(마찬가지로 핸드폰을 확인한다.)
마릴루:...야, 멍청이.
장태주: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마릴루:안 갈거야? 따라와.
장태주:왜?
마릴루:... (앞장서서 걸어가다가 홱 뒤돈다)
장태주:우악
마릴루:나 너 이름 알아.
장태주:어...어.
마릴루:(지 할말만 하고 다시 쏠랑 가버림)
장태주:마릴루! 라고 고쳐서 말했잖아!
마릴루:시끄러워. 따라오기나 해.
장태주:(궁시렁..궁시렁..)
시간은 두 사람을 기다리지 않고 신속히 흐릅니다.
장태주:.......
마릴루를 따라 훈련실로 걸음을 옮기면, 다른 타이머와 카운터는 보이지 않습니다.
장태주:(두리번..)
페어 별로 진행할 모양입니다.
문 앞에서 흰 가운을 입은 연구원들이 두 사람을 반깁니다
애쉬:왔어?
가장 친숙하게 구는 사람은 마릴루가 막 입대한 12살 시절부터 알고 지낸, 연구원 애쉬입니다
애쉬:(가볍게 손을 흔들고, 일지에 ‘제1시 페어, 타이머 마릴루, 카운터 '장태주’라고 적는다.)
장태주:(어색..)
애쉬:음... 그래. 보고서로 간략하게 설명했지만, 별로 어려운 건 아냐.
애쉬:준비는 됐어?
장태주:(마릴루 힐끔)
마릴루:ㅍㅅㅍ)
장태주:.......이거 준비 된 거라고 봐야하나
마릴루:(팔짱 낀다.)
애쉬가 다른 연구원에게 눈짓하면,
그는 마릴루에게 작은 패드를 몇개 부착합니다.
당신에게도 다른 연구원이 같은 위치에 패드를 붙입니다.
장태주:.......
뺨, 귀 뒤, 목덜미와 손목 안쪽…….
피부색과 엇비슷한 그것은 눈에 띄지 않지만.
장태주:
애쉬:왜 그래. 친구랑 싸운거야?
여기서 친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양 굴더니, 유난히 거리가 가까운 것 같습니다.
아니… 비정상적으로 가까운 거리 아닌가요?
장태주:.........(괜히 뿌루퉁하게 노려봄)
애쉬:아 그래. 이번 연구는 [타이머와 카운터의 물리적 거리]라는 주제인데
애쉬는 상당히 경쾌하게 설명합니다.
설명만 듣자면 별로 어려울 것은 없어 보입니다.
세상만사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는다는 게 주의점이지만요.
애쉬:진행 가이드는 안쪽에 있어
애쉬와 연구원들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당신과 마릴루의 등을 떠밉니다
장태주:가까이 가면 물릴 것 같은데..(중얼)
마지막으로 각인이 위치한 손목까지 패드를 부착하면 훈련실의 문이 열립니다.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장태주:........
훈련실 내부는 깨끗하기 짝이 없습니다. 천장도 바닥도 반지르르하니 윤이납니다.
자리를 비운 지 오래된 건지, 스크린만 바닷속 풍경을 비춥니다.
거품이 일다가 흩어지고, 다시 일다가 부서지고……
달칵,
문이 완전히 닫히면 스크린은 그제야 정신을 차립니다.
장태주:이 이게 뭐야?! (얼굴 시뻘개져서 비쏟아짐)
마릴루:....! ..!!!! ...!!!!!!!! (마찬가지로 얼굴토마토되서 입 벙긋거리고 있음) ...아, 차가워!!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흐릅니다.
이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마릴루도 마찬가지겠죠.
장태주:..............................................................................................................................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건만, 심장박동이 점차 선명하게 들립니다.
장태주:.............. 호박.
마릴루:..........................뭐, 뭐?! 왜! (괜히 버럭)
장태주:나는 여기서 아주.. 잘 지내고 싶거든? 그러니까 협조 좀 해. (손 내밀어용......^_^)
마릴루:.................. (귀까지 빨개진채로 내밀어진 손 한번보고 방의 구석을 한번 보다가..)
장태주:.................
연구원들은 자리를 비켜주었지만, CCTV는 계속 눈을 빛내고 모든 것은 기록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카메라 너머에서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르는 노릇입니다.
마릴루:아니, 뭐..뭣?!?!?!?!?????? 너 진짜 어제부터 쭉 날 가지고!!! (툭팍팍팍팍)
마릴루:몰라! 짜증나! 최악이야, 최악!!!
장태주:넌 어떨지 몰라도 난 어른들한테 잘 보이고 싶다고! (멋대로 마릴루 손 낚아챔)
마릴루:너, 너...! (낚아채짐)
:한 단계를 완수할 때마다, 이성판정과 초능력판정을 번갈아가며 합니다!
장태주:ㅁ, 뭐..!(괜히 노려봄..)
두 손이 포개어져 하나가 됩니다.
이상한 일이에요.
장태주:....................
아무것도 아닌 접촉인데, 왜 이렇게 특별하게 느껴지죠?
아니, 이상한 일은 훨씬 이전부터 일어나고 있었어요.
마릴루, 상대의 존재를 실감한 그 순간부터. 그리고……
손을 잡는 것으론 모자란다고 느낍니다. 조금 더……
장태주:너..너 뭐야? 뭐 이런...
마릴루:.....................
마릴루:(묘한 기분에 맞잡은 손을 홱 거둔다.)
장태주:(허전해진 손바닥을 맹한 얼굴로 잠깐 보다가)
쏴아아아ㅡ
구름은 통제를 잃고 물을 죽죽 뿌려댑니다
마릴루:... ...이 바보가!
장태주:아니 진정해야 (대가리 주먹으로 침)
마릴루:
장태주:지는..!
마릴루:............(같이맞음;)
장태주:너 솔직히 하위권이지
마릴루:아니거든!!!
장태주:열등생 맞구만!
마릴루:너 때문이야! 너 때문에 집중이 안 되는거라고...! (투다다닥)
장태주:●●[](#" style="order: 1px solid black; border-radius: 7px; padding: 5px; box-shadow: 1px 1px 1px 1px #666666;line-height:30px;background-color:#efefef;text-decoration:none;font-size:0.95em;)
장태주:
조그만 품이 안락하기 짝이 없습니다.
왜 이렇게 완벽하게,
편안하지?
마릴루:...... ......
장태주:이건 아까보단 괜찮은 것 같기도..
마릴루:.......변태! (가슴팍 팍!! 밀어냄)
장태주:야!
마릴루:근데 왜 자꾸,
장태주:........모, 몰라!
마릴루:.... (불퉁한 얼굴로 째려봄)
장태주:.........(앞머리 벅벅)
마릴루:집중해. 훈련이라고, 훈련!
장태주:하아..그래. 자칭 중위권 말을 들어야지 내가.
마릴루:자꾸 놀리지 마라..?!
어라, 이 감각은.
생전 처음느껴보는 가벼운 감각입니다.
장태주:뭐야? 진짜 효과가 있나?
당신의 머리 위로 몽글몽글 생성된 비구름은, 한껏 수증기를 머금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장태주:.........!!!
마치, 주인의 명령을 기다리는 것처럼요.
장태주:(감격)
마릴루:... (힐끗)
장태주:너 제법 유용하네!
마릴루:바보 멍청이. (쭝얼..)
:초능력 판정에 성공하면, 1d20판정해서 나온 수치만큼 초능력을 향상시킵니다!!
장태주:
:째그매
장태주:(헿)
:초능력 수치를 상승시켜주세요~
장태주:(뭔지 모르겠지만 뭔가 좋아졌다..)
마릴루:..마음에 안 들어 (입 밖으로 뱉었다)
장태주:뭐가? 지금 되게 잘 되고 있는데?
마릴루:몰라! 바보야.
장태주:......이게 진짜 맨날 시비야!
마릴루:.......
장태주:.....
마릴루:(정말이지 열받고, 짜증나고, 귀여운 구석이라곤 한 군데도 없고... 왜 이런 애가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난 거야?)
장태주:우악!
장태주:
고통은 잠시. 가까이 다가온 상대의 눈을 마주칩니다.
장태주:..............
잠시 숨을 멈춘것은, 다가온 숨결이 지나치게 가까워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야에 닿는 모든 곳이 애틋하고, 완벽하고, 더할 나위 없어서……
놓기 싫어. 떨어지기 싫어.
욕심은 계속 커져만 갑니다.
이것은 온전한 당신의 마음인가요?
어쩌면, 이 충동은…… ■■과 닮아있어요.
마릴루:................... ㅡㅡ)
장태주:................
:상향 판정!!
장태주:(그래도 능력에는 제법 효과가 있는듯..)
가설이 정말 효과가 있는 걸까요? 구름을 다루는 감각이 훨씬 능숙하고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이제 남은 단게는.. 두 단계군요.
장태주:비쥬..가 뭐지?
마릴루:바보
장태주:모를 수도 있지!!
마릴루:(무차별비난)
장태주:아오 저 주둥이를 그냥
마릴루:내 입을 뭐!
장태주:......... 얄밉다고. (괜히 머리 꿍)
마릴루:꺄악!! 애쉬! 쟤가 나 때렸어! (입구쪽으로 쪼르르)
장태주:야!
마릴루:꺄악!!!!
장태주:꼴통이 괜히 자신 없으니까 도망치려고!
마릴루:(대롱대롱...)
장태주:그럼 좀 제대로 덤벼! 훈련 아니면 네 털끝 하나 안 건드릴 거니까!
마릴루:이런 거, 처음부터 하기싫다고 했어야 했는데...! (원망의 눈초리)
장태주:같은 말 여러번 하게 하지 마라... (무성의하게 뺨 갖다 댐)
마릴루:........ (떨어지는 뺨 한껏 째려보다가) 멍청아. 이런건 원래 양 쪽으로 해야하는 거거든?
장태주:어? 그래? (반대쪽 뺨도 내밈)
마릴루:(까치발을 들고 상대의 양 뺨에 쪽 소리를 내며 제 양 뺨을 가져다댔다가, 떨어트린다.)
장태주:...........참..나...
낯간지러운 소리가 떨어지자, 괜히 뺨이 달아오릅니다.
장태주:.....(뺨 벅벅벅)
마릴루:...뭐야! 그 더럽다는 눈은!!
마릴루:..........
장태주:난 아무말도 안했거든..
달아오른 뺨을 식히기라도 하라는 양,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마릴루:꺄악....!!!!!!!
장태주:모 모 몰라..!
마릴루:내가 뭘! 시키는대로 한 거거든?!
장태주:아, 아무튼!
마릴루:.......
마릴루:(스크린 한번 보고 장태주한번 봄)
마릴루:.........
장태주:.............
마릴루:아니야! (반사적..) ..............아니, ....그...
장태주:.........(처음이구나 이자식!!)
마릴루:.......................
장태주:하아아아아..................
마릴루:.....................................................!!!!!! (또 얼굴 화아악 빨개짐)
장태주:........ (갑자기 존나 덥다..)
마릴루:............... (대답없이 시선을 구석으로 내린다.)
장태주:(괜히 욱..) 아~ 그래! 그럼 썩은 감자 말고 아까 그 연구원이랑 짝 하던가!
마릴루:뭐...뭐??!? 왜 말이 그렇게 되는데???
애쉬:(???)
장태주:..........몰라 바보야!
마릴루:그치만.
장태주:..............
마릴루:.............................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개미목소리)
장태주:..........................................
마릴루:.................................
장태주:아..;; 아니;;
마릴루:...내가 뭘!
장태주:하긴..꼬라지 부리는 거 보면 납득이 가긴 하지만..
마릴루:오히려 네 쪽이 이상한거 아냐?! 변태! 최악!
장태주:뭐!!
마릴루:.........
장태주:너 자꾸 내가 흑심이라도 품은 것 처럼 말한다?!
마릴루:..................... 그럼 뭔데?! 자꾸 쫓아다니고! 이상한 소리만 하고!
장태주:......그거야!
마릴루:..........
마릴루:(DOT 바깥은 낯설다. 낯선 사람은 무섭다. 세계의 구원자라는 이름으로 살아오며 받아온 사람들의 원치않은 일방적 관심은 군인으로의 무게감보다 훨씬, 더한 압박감을 주곤했다. )
장태주:..............(괜히 카메라 한번 봤다가.. 마릴루의 뺨을 조심스럽게 잡고 입술을 부딪힌다. 어설픈 구석을 들켜서 또 한 소리 들을 일은 없으니 다행인가.. 이 성질 더러운 여자애한테 느끼는 감정도, 누군가 보고있는 곳에서 입술이나 부비고 있는 상황도 그냥 잘 짜여진 TV쇼 같다. 심장소리가 귓가에 윙윙 울리는 것을 무시하며 어색하게 입술을 한번 핥았다가 떨어진다.) .....이딴 거 첫키스라고 말하고 다니지 마.
말랑한 입술의 감촉이 생경하게 느껴집니다.
지나치게 현실성이 없어, 오히려 잘 짜여진 쇼가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습니다.
입술이 닿았다 떨어지는 순간마저도 길고 긴 찰나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당신은...
장태주:
자각할 새 없이, 마릴루를 다시 잡아당기고 맙니다.
가지 마. 나를 떠나지 마,
이 ■■ ■■에 나만 두고 가면 안 돼…….
절박한 심정이 되어 매달리고, 매달리고, 매달리게 됩니다.
……왜 그렇게 외롭고 두렵지? 분명 무언가 이유가 있었던 것 같은데!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장태주:....가지 마. (중얼..)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미 충분했는데도 불구하고, 그와 닿을 때마다 빈 구석이 있었던 것처럼 능력은 계속해서 몸집을 부풀립니다
더욱 광범위하고 정교하게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완벽해지는 과정을 스스로 느낍니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입을 맞추면....
장태주:
머리맡에서 몽글몽글 피어오른 구름의 색이 변합니다.
마치 누군가 물을 섞은 것 같은. 좀더 옅은색으로, 좀더 맑은 색으로...
장태주:...!
그리고 이내, 꼭 꼭 뭉쳐진 기체 덩어리는 거대한 하나의 물방울 덩어리가 됩니다.
어라, 이거.....
TV속에서 보던 마릴루의 능력과 같은 방식이 아닌가요?
장태주:뭐.. 뭐야?
마릴루:.........뭐야??
:상향 판정!
장태주:
마릴루:...뭐야? 너 구름 어쨌어?
장태주:모, 몰라.. 뭐야 이거?
마릴루:... (고개를 젓는다.) 아냐. 난 초능력 쓴 적 없어.
장태주:........... 말도 안돼
모든과정을 마치면, 달칵. 부드럽게 연구실 문이 열립니다.
장태주:..!
애쉬:고생했어
수고했다며 두 사람의 어깨를 두드린 애쉬는 점심 식사 전까지 시간이 있으니 쉬고 오라며 상냥하게 배웅합니다.
장태주:...........
어떻게 변했는지는 묻지 않습니다. 아마 연결된 모니터로 다 보고 있었을 테니, 구태여 물을 필요가 없었던 거겠죠.
어쨌거나, 축하합니다. 이로써 구원자가 되는 한 걸음을 훌륭히 내디뎠군요!
연구 보고를 마치고, 점심 식사부터 저녁 식사까지는 자유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카운터의 적응을 위해서라는군요.
바야흐로 두 번째 밤이 찾아왔습니다!
DOT의 흰 건물 위로도 어김없이 밤을 내려앉습니다.
12개라기엔 터무니없이 많은 수의 별들이 하늘을 수놓고, 선선한 봄바람이 운동장의 잔디를 부드럽게 훑습니다.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당신의 파트너와 보낸 시간은 특별했나요?
잠시 회상하는 시간을 갖다 보면, 종소리가 들립니다.
‘저녁 식사’를 알리는 특별한 종소리입니다.
식당은 분명... 지하1층에 위치했었죠.
무슨 일이 있었건, 기분이 어떻건 간에 사람이 끼니는 챙겨야 하지 않겠어요.
장태주:.......
이것도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걸요!
마릴루:..............(아까부터 유독 조용함)
장태주:..................저기.
마릴루:.............................
장태주:다른 애들도 다 한 걸텐데 뭘 그렇게 의식해? (라고 말은 하는데 지가 제일 뚝딱이처럼 걷고있음)
마릴루:...조, 조용히 하랬다..?!!? 너같으면 그런, 그.......!
장태주:.......촌스럽게..(꿍얼)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엘레베이터까지 다다르면...
장태주:
띵.
때마침 도착한 엘리베이터가 입을 크게 벌리고 마릴루와 당신을 기다립니다.
벌써 맛있는 냄새가 가득 찼습니다.
오늘 저녁은…… 음, 고기가 있군요.
지하로 내려가면, 식당은 28명, 아니, 어제까진 14명을 위한 곳이라기엔 지나치게 호화롭습니다
남색 천장, 깨끗한 벽에 걸린 고풍스러운 액자들,
푹신푹신한 흰색 양탄자와 56명은 앉을 수 있을 만큼 길고 커다란 테이블.
음식은 이미 차려져 있고, 개인의 앞접시가 있어 원하는 만큼 덜어 먹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미 도착한 몇 명은 식사 중이군요.
장태주:(;;;) 아니 여기 뭐.. Ho그와트야?
마릴루:뭔데 그게?
장태주:있어 그런거... 식당 되게 크다.
마릴루:(픽 째려보다가.. 말 없이 반찬 덜어옴)
리코타 치즈 샐러드와 토마토 두부 카프리제, 잘 녹은 치즈를 얹은 스테이크 정식, 흰 소스를 곁들인 연어 스테이크와 색색의 과일 스프링롤.
참치를깍둑깍둑 썰어 채소와 상큼한 드레싱을 곁들인 샐러드. 콩 특유의 고소한 냄새가 나는 두유 스무디……
디저트로는 바싹 구운 무화과 쿠키가 나왔습니다.
장태주:(웬일로 얌전하지.. 탄단지 고려해서 접시에 골고루 담앙용..)
태주 앞접시에 호화스러운 식사가 담겼습니다. 한 눈에 봐도 먹음직스러워 보이네요
장태주:(마릴루 접시 흘끔 봄 뭐있나여)
마릴루:(스테이크랑 연어랑 쿠키)
장태주:(귀여웤)
마릴루:(캐입챙겨 ㅋㅋ)
그들이 일컫는 구원자라는 이름이, 얼마나 진실하고 진솔한지는 풍성하고 호화로운 DOT의 식단이 증거합니다.
장태주:야 넌 그렇게 먹고 힘이 나냐? 입맛도 순 어린애네
집에 가고 싶다니, 함께 있기 싫다니 옥신각신 소란을 피우던 아이들도 식사 때가 되면 재깍재깍 테이블 앞에 앉곤 했으니 말 다 했죠.
장태주:(성장기답게 마시듯이 흡입함)
마릴루:내가 조용히 하랬다? 밥 먹을땐 개도 조용하다던데. (스테이크 썰어서 냠..)
장태주:뭐..! 똥개?!
마릴루:무슨, 뭐?
장태주:(아씨 할말없어) 키도 작은게!
마릴루:바보.
장태주:3초전만 해도 얌전하더니.. 참나.
마릴루:내 맘이다 뭐.
장태주:착한 내가 참는다 참아.
마릴루:(훈련 소리가 나오자 귀가 확 붉어진다.) 나, 나는 너랑 두번다시 같이 훈련 안 할 거거든?!?!?
장태주:그게 니 맘대로 되냐? 멍~~~~청이.
마릴루:몰라! 난 여태 훈련같은거 쭉 혼자 했었다고 이 바보야!
장태주:내일부턴 뭐?
마릴루:...아무튼! 알지도 못 하면서...
아니나 다를까, 오늘 식사시간 마저도 정신없고 시끄럽게 지나갑니다.
그리고 디저트를 먹을 무렵에……
장태주:
장태주:...?
근처에 앉은 6시의 타이머와 카운터가 수군수군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알렉스? 알렉스라면 분명...
장태주:
어제, 회의실에서 들은 적 있는 이름입니다. 분명 11시. 예언의 카운터의 이름이었죠?
장태주:(냅다 말걸어도 되나요)
누구에게 말을 거나요?
장태주:(6시의 타이머와 카운터에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둘에게 가까이가면, 갈색 머리의 여자아이가 고개를 듭니다.
눈빛으로 '뭐야?' 라고 말하는 것 같네요...
장태주:무슨 얘기 해? (우짤래미 ㅋㅋ)
6시의 카운터: 뭐야. 갑자기 뭔데?
장태주:아니, 엿들으려고 한 건 아니고... 알렉스 이름이 나오길래 궁금해서(친하진 않지만;)
6시의 타이머: ........어.. 어!! 나 너 알아! 1시 카운터 맞지?!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외치더니 손잡고 붕붕붕붕)
장태주:(뭐 뭐임갑자기;;) 어? 무슨..?
6시의 타이머: 예언의 타이머, 카운터들이 한 얘기 말이야! 도밍게즈의 미래에 대해서!
6시의 카운터: 야, 밥 안 먹어? (자기 타이머 툭툭..)
장태주:뭐.. 멸망이니 뭐니 하는 거? 장교님이 멸망 안 한다고 했잖아? 아닌가..
6시의 타이머: 아이 참~ 궁금할 거 아냐. 원래 이런건 여럿이서 머리 맞대고 고민하는게 좋다구~
장태주:(쟤들은 사이 되게 좋구나..) 뭔데, 뭔데?
6시의 타이머: 맞아! 장교님이 그러셨지. 그런데 말이야......
6시의 카운터 : 예언의 카운터와 예언의 타이머가 같은 날, 같은 시에 서로 다른 예언을 해서 난리던데. 됐지? 이제 꺼져.
6시의 타이머: 응, 응. 연구원 분들도, 사무원 분들도, 장교님도 전부 쉬쉬 했었는데 본인한테 직접 들었거든! (끄덕끄덕)
장태주:너도 참 고생이다. (타이머 어깨 토닥..) 암튼 고마워.
6시의 타이머: 응?! 예언에 대해선 안 물어봐??? 별로 안 궁금하면 말고!! 잘가! 또 보자!! (투명꼬리파바바밧 흔들면서 또 태주 한 손 잡고 붕붕붕붕흔듬)
장태주:(니 카운터가 나한테 꺼지라고 온몸으로 외치고있는데... ^_ㅜ) 어어..그래..
6시의 카운터: (알고있으면꺼져.라는눈빛)
장태주:(-_-;;) 야, 호박~다 먹었냐?(마릴루 툭)
마릴루:응. 갈 거야 (접시들고 드르륵 일어남)
장태주:너도 11시 애들 얘기 알아?(접시 들고 따라감)
마릴루:네가 모르는데 내가 알겠어? 것보다 따라오지 말고 쟤들이랑 놀지 그래?
장태주:(뭐, 뭐야..) 갑자기 왜 그래?
마릴루:뭐가? (척척척척...) 식당 밖으로 나감
장태주:아 같이가! (후다닥)
마릴루:(ㅅㅂ뒤에꺼지문이에요)
장태주:(스밬)
마릴루:(엘레베이터 누르고 기다린다.)
장태주:(뭐야 기다려주네.. 호닥 탐)
마릴루:(밖에서 기다린건데도)
장태주:(아)
마릴루:(ㅋ)
장태주:아까 걔 뭔가 너랑 좀 비슷하게 생겼더라. 성격은 완전 다른데..
마릴루:(엘레베이터 도착하면 닫힘버튼 투다다닥누름
장태주:아니 이런
마릴루:(ㅡㅡ)
장태주:(문 사이로 손 넣음; ㄱ-)
마릴루:체력이라도 기르게 계단으로 올라오지그래? (불퉁...)
장태주:너보단 내 체력이 더 좋을 것 같은데. (옆구리 찌름)
마릴루:악! (펄쩍 뛰어오름)
장태주:(깜짝이야)
마릴루:...................................................
장태주:와..................
마릴루:.... 왜! 뭐! 보태준 거 있어?! (태주 정강이 차요)
장태주:아!!!!
마릴루:조용히 해! 네가 뭘 알아!
장태주:뭐가 그렇게 혼자 바빠?
마릴루: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하라니까 하는거지.
장태주:뭣........ .............나도 나름 바쁘게 살았거든.
마릴루:겨우 일찍 일어난게 대수라고. (삐죽)
장태주:참 나..
마릴루:학교갔다가 끝나면 친구들이랑 놀고, 게임도하고, 같이 숙제도 하고, 그랬을 거 아냐?
장태주:뭐..그렇지..
마릴루:... 맨날 논 거 맞네. (ㅡㅡ)
장태주:얼씨구
마릴루:쓸데없는 소리하지 말라고 했어.
장태주:아 진짜!!
마릴루:어쩌라구! 이르던가? 이름보.
장태주:와 진짜..와..
마릴루:(척척척.. 태주 떼놓고 숙소로 걸어감
장태주:아 왜 자꾸 혼자 가냐고~ (마릴루 옷깃 붙잡고 따라감)
마릴루:너랑 같이 있기 싫으니까. (비밀번호 꾹꾹꾹 누르고 안으로 들어간다)
장태주:................
마릴루:너한테 귀여워보이고 싶지도 않거든?! (버럭!)
장태주:이게 진짜 말끝마다 변태소리 할래?!
마릴루:(입 삐죽)
장태주: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앞으로 뭘 하든 같이 할 사이에 좀 친절해지면 덧나냐? (삐죽 나온 입 잡음) 이 입이 문제야!
마릴루:...!!! 읍읍으으읍! 읍!
장태주:왜 하필 이런애가... 1시인거야? (급기야 육성으로 말해버림)
마릴루:...............................................
장태주:그게 불가능 하니까 이러는 거잖아 지금!
마릴루:(쾅!!! 소리내면서 문 닫음)
장태주:하, 그래! 네 맘대로 살아! 내가 뭐 때문에..!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밤입니다.
거실에 홀로 남겨진 당신은....
무엇을 할까요?
장태주:.................
핰귀여워
ㅠㅠ숙소를 나왔습니다.. 아기 발 쿵쿵 거리면서
장태주:(아기는 태어난지 17년이 되엇다.)
05년생 아기
장태주:(그러고보니 11시 타이머랑 카운터가 신경쓰이긴 함..)
똑똑, 방 문을 노크하면
얼마 지나지않아 노란 머리의 남자아이가 문을 열어줍니다.
알렉스입니다.
장태주:(얘들이 실세 같으니까 친해진 다음에 놀려줘야지)
11시의 카운터 : 어~ 안녕. 네가..... 4시..였나? 3시였나?
11시의 카운터: 갑자기 무슨 일이야? 이런 시간에.
숙소 안쪽을 들여다보면, 두 사람은 보드게임을 하고 있던 참이었는지 바닥이 너저분해보입니다.
장태주:1시야. (하이고..) 다른 애들은 뭐 하고 노나 궁금해서..
11시의 카운터 : : 아, 음. 미안해. 내가 아직 애들 얼굴을 다 못 외워서. 보드게임중이었는데. (방 안쪽을 힐끗 본다.) .......어.. 같이 할래?
11시의 타이머 : (안 쪽에서 얼굴을 내민다.) 누구야?
장태주:그래도 돼?
11시의 타이머: 어! 1시라면.. 이름이 태주?였던가? 들어와 들어와. 같이 놀자.
장태주:내 이름 알아? (감동)
11시의 카운터: 쫓겨나? 둘이 싸우기라도 했어?
두 사람은 흔쾌히 태주를 안으로 들입니다.
장태주:하아..말도 마. 뭐가 문젠지 전혀 모르겠으니까.
11시의 타이머:1시랬지? (잠깐 말을 멈췄다가) 뭐... 야, 알만하다.
장태주:................
11시의 타이머:(바닥에 앉는다. 플라스틱 컵에 오렌지 주스를 따라 네 쪽으로 건내고) 음.. 글쎄? 그렇게 친한 건 아니라..
11시의 카운터:아 미친! 사기 아냐?
장태주:(뭐야..그냥 그런 애라고? ... 막막한데)
11시의 타이머:아, 그거 ? 너도 그거 들으러 왔나보네.
장태주:뭐.. 겸사겸사..
11시의 타이머:이거 장교님한테도 비밀인건데.. (그렇다기엔 이미 쫙 퍼짐)
장태주:(나만 빼고 다 알던데)
11시의 타이머:밥 먹기 전에, 그 왜. 이상한 훈련 했잖아? 그거 마치고내려가는데...
장태주:아 그거..
11시의 타이머:능력을 발동한것도 아닌데, 갑자기 보이더라고.
장태주:들렸다고?
11시의 카운터:어엉... 음. 뭐라고 해야하나...
장태주:뭐..뭐야 그게...
11시의 타이머:글쎄, 네가 엉터리라니까! 태주, 들어봐? 내가 들은 소리는...
장태주:되게 다르네..
11시의 타이머:...그 뒤는 못 들었어 (데헷페로~)
장태주:얌마!(뒷목)
11시의 타이머:흠...그건 잘 모르겠어.
장태주:흠...........
11시의 타이머:근데 얘가 틀린 것 같지 않냐? (발로 꾹~)
장태주:(ㅋㅋㅋㅋㅋ)
11시의 카운터:걍 멸망이나 했으면 좋겠다 (발 치움)
장태주:야 멸망하면 우리집 딸기밭은 어떡하고..
11시의 카운터:너네집 딸기밭 해?
장태주:응, 진짜 맛있어.
11시의 카운터:헐. 나 딸기 좋아하는데. 너 나중에 방학되면 좀 가져다줘라.
찜찜한 의문과 함께 시시콜콜한 대화가 이어집니다.
예언의 시간은 각기 다른 두 미래를 제시했습니다.
세계는 멸망할까요? 멸망하지 않을까요?
당신은 세계 멸망을 저지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라고, DOT는 분명히 그리 말했습니다.
그러나 어째서, 당신이 이곳에 존재함에도 불길한 예언은 끝나지 않는 걸까요?
하지만 예언이란 일어나지 않은 일을 이야기하는 것.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진실을 알 수 없습니다
어쩐지 손목에 새겨진 숫자 1이 야속하게 느껴지는 기분입니다..
장태주:.......(괜히 손목 벅벅)
:ㅠㅠ
장태주:난 이제 가볼게. 또 재밌는 거 있으면 말해줘.. 나 왕따야..
두 사람은 당신을 문 앞까지 배웅합니다.
장태주:아근데,
11시의 카운터:응?
11시의 타이머:엉?
장태주:어떻게 하면 그렇게 사이가 좋아?
11시의 타이머:아니 무슨 질문이...
장태주:............
11시의 카운터:아 시발..징그러 (팔 벅벅벅)
장태주:참나..
11시의 카운터:얘 말 쓸데없으니까 듣지마 듣지마.
장태주:그래 그래.. 둘이 그렇게 다른데 잘 지내는 거 보면 운명이니 뭐니가 진짜 있긴 한가보다..
11시의 카운터:어엉. 잘 가라~
장태주:(오랜만에 룰렛이나 돌려볼까..로비로 가용 ㅎㅎ)
로비로 슝~~
내려가면! 룰렛이 건재합니다. 첫 날보다 좀 묵직해져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장태주:이거.. 돈 엄청 먹었나보네
장태주 는 $5 를 베팅했다!
장태주:와!
축하합니다!! 베팅금액의 2배 획득!
소지금에 5달러가 추가됩니다
장태주:(이번엔..좀 크게 걸어볼까..)
장태주 는 $10 를 베팅했다!
축하합니다!! 베팅금액의 2배 획득!
소지금에 20달러가 추가됩니다
장태주:.........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장태주 는 고양이 사진첩을 구매합니다. 소지금 $50 차감.
장태주:(하 인생은 한방이야)
:태주 1달러남앗네
훈련실로 올라갑니다.
훈련실은 방의 형태로 숫자가 클수록 더 큰 규모이며, 총 14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장태주:(거지의 삶.)
1~14번 훈련실이라고 부릅니다. 능력 운용, 실험을 위해 쓸 수 있는 곳으로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준비되어 있습니다.
CCTV가 작동 중이므로 훈련실을 사용한 내역은 모두 기록됩니다. 입장 시 홍채를 통해 생체 인식을 합니다.
장태주:(개인훈련도 가능하려나..)
개인 훈련도 가능하지만, 미리 허가를 받고 와야 할 것 같습니다!
장태주:(아 ㅇㅋ)
1번훈련실은 비어있네요
장태주:(아무도 없는가부네... 숙소로 돌아갑니도..)
다시터벅터벅 숙소로 올라옵니다.
알려준 버튼을 누르고 들어가면, 여전히 안은 조용하네요.
장태주:(방 문 똑똑...) 야, 자냐?
마릴루:.................
장태주:안 자면 좀 나와봐.
마릴루:또 이래라 저래라.
장태주:참나..
마릴루:...거기서 얘기해. 뭔데?
장태주:넌 내가 뭘 하든 다 불만이잖아
마릴루:..........
장태주: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도는 알려줄 수 있는 거 아냐?
마릴루:........ (긴 간극) 없어, 그런거.
장태주:알지만 잘 지내보려는 노력을 하는 거야!
마릴루:쓸모없는 노력일걸.
장태주:(주먹 꾹..) 네가 뭔데 내 노력을 그런 식으로 평가해? 쓸모가 있을지 없을지 아직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
마릴루:(부스럭..) 나랑 잘 지내봤자 너한테 떨어지는것도 없을텐데. 그럼 쓸모 없는 거 아냐?
장태주:친구 없는 애 티내냐? 누가 필요하다고 친구를 만들어? 그냥 지내다보면 친구 되는 거지..
마릴루:........
장태주:그래도 뭐.. 필요로 따지면... 떨어지는 게 영 없진 않아. 넌 몰라도 나한테는 꽤 중요한 문제야 이거.
마릴루:........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잠시 멎는다. 뚜벅이는 발소리 뒤에, 닫힌 문이 천천히 열린다.) 훈련때는 협조 해 주겠다고 했잖아.
장태주:........마음이 바뀌었어. 아니..생각이 바뀌었다고 해야하나..
마릴루:.... .....?
장태주: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겠어 나는. (그렇지 않으면 이 감정을 전부 운명이라고 퉁 치게 되는 거니까. 과거도 미래도 다 뒤져간다는 이 세상에 전부 저당 잡혔는데 마음 만큼은 빼앗기지 않겠다는 다짐은 훈련 이후로 자신이 없어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 꼴통은 곧 죽어도 상대방에게 자신을 좋아해도 될만한 핑계 따위 줄 리 없는 인간이니 스스로 이유 같은 걸 어떻게든 찾아내 보겠다는 심산이다.)
마릴루:...... (강제로 던져지듯 들려진 사진첩을 내려다본다. 눈 앞에 있는 상대의 지극히도 '상식적이지 못한' 행동들이 자꾸만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이 애는 왜, 이 애는 항상, 이 애는 자꾸만... )
장태주:......................(이 말을...)
마릴루:....! ......!!! .........!!!!!!!
장태주:아!!!!
마릴루:........
장태주:(코피 쭈룩..)
마릴루:누가 쓰랬냐? 이 바보 멍청아!
장태주:.........아, 아니..(당황;; 쟤 진짜 쌩깔건가 본데??) 아이씨.. 아무튼 이제 내가 말 걸면 무시하지 말라고!!
마릴루:.......
장태주:뭐, 뭐?!
마릴루:...................
장태주:넌 설명이 부족하다고!!
마릴루:네가 알아서 알아들으란 말야 이 멍청아!!!
장태주:아!!!
마릴루:내 건 따로 있으니까 상관없거든?
장태주:...........
마릴루:.........................왜 또 시비야?!?!
장태주:(바보맞네..) 어어 그래. 나도 고마워.
마릴루:.....!! ! !!! (왠지 진 기분이다)
장태주:(어쩌면 좀.. 희망이 보이는 것 같기도..)
겨우 이불 한 장 덮었을 뿐인데, 이루 말할 수 없는 포근함이 밀려옵니다.
어쩐지 익숙한 체향이 나는 것 같기도 하네요.
장태주:.........
잠에 들기 전, 숙제를 마치고 잘까요?
장태주:(호닥..가방에서 주섬주섬 연필 꺼냄..)
가져온 유인물이 가방에 잘 들어있습니다.
장태주:1. 타이머와 카운터를 처음 만났을 때 느낀 감상을 적어 낼 것... ............(싸가지가 없었다... 라고 적음)
장태주:근데 이걸 보고 타이머와 카운터의 상관관계 같은 걸 어떻게 알아?
착실하게! 숙제를 마무리합니다.
이것으로 불시에 숙제검사를 해도 꾸중을 들을 리는 없겠어요.
장태주:(또 사탕받고싶다)
숙제를 마치면! 이제 밖은 완연한 밤입니다.
시계를 보니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네요.
장태주:(아이고 늦잠자겠는데.. 빨리 이불 덮어써요..)
이불의 포근한 감각과 함께, 금세 잠에 듭니다.
...
시간은 끊임없이 흐릅니다.
사건은 고장 난 폭탄처럼 순식간에 터집니다.
그래, 사건이라고 불러 마땅한 ‘그 일’은 갑자기 일어났어요.
음, 언제냐면, 두 사람이 잔뜩 싸우고, 엉망진창으로 화해 한 뒤... 며칠이 지났을 시점.
마릴루와 당신이 막 잠자리에 들 준비를 마쳤을 때였습니다.
여느때와같이 시시콜콜하게 말다툼을하고, 그러나 일방적으로 자리를 피하지 않았으며...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던 그때쯤이요.
그러니까······
DOT의 지시로 같은 방에서 지내게 된 탓에, 마릴루와 당신은 좋아도 싫어도 가까이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식탁에 앉아 코코아를 홀짝이고 있던 마릴루가, 당신에게 잠시 시선을 두더니 문득 묻습니다.
마릴루:...그러고보니 좀 흐릿해지지 않았어?
좇던 시선은 결국 당신의 어딘가에 닿습니다
장태주:..........
각인이 새겨진 손목입니다.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가요? 말마따나 다소 옅어진 것 같습니다.
한 번 새겨지면 죽을 때까지 평생 지울 수 없는, 각인이자 낙인인 바로 그것이요
아, 물론 착각일 수도 있어요. 잘못 본 걸지도 몰라요.
장태주:(소매를 아래로 죽 내린다) 손 안씻어서 그래.
눈을 깜빡이면 어제와 다를 바 없었거든요.
하지만……
장태주:
머리위에 먹구름이 스멀 올라옵니다.
빠른 통제탓에, 우려하던 소나기는 쏟아지지 않았지만...
사람은 호흡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누구도 가르치거나 배우지 않았지만 때가 되면 알아서 숨을 들이켜고 내쉬기 마련입니다
능력자가 능력을 다루는 꼴이 딱 그렇습니다.
시간의 선택을 받으면 능력은 존재의 증명이 됩니다.
장태주:.............
그것은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죽음에 이를 때까지 타이머와 함께합니다.
홀로 태어나 홀로 죽는 삶에서 유일하게.
그래서 타이머는, 어떻게 여기냐와 별개로 단 한 번도, 능력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싫건, 좋건, 마음에 들건, 들지 않건 간에…… 사라진다는 일은 있을 수 없어요.
카운터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의 각인이 새겨진 순간부터 능력은 온전히 당신의 것이었고, 당신의 것이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일까요?
얌전하던 능력이 무언가 이상하게 새고 있습니다.
당신에게서 도망치려는 것처럼,
자꾸만 어디론가 뛰쳐나갑니다.
그 종착지는……
장태주:
너의 타이머를 봐.
저 애가 네 모든 걸 뺏어갈 거야.
시간이 속삭입니다.
시선을 돌리면, 능력은 순식간에 당신의 몸을 빠져나갑니다.
바람 빠진 풍선처럼, 순식간에!
타이머 또한 그 과정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장태주:...!!!
어떻게 느낄 수 있었냐고요? 글쎄……
당신의 표정에 드러나서?
카운터의 행동이 이상해서?
아니면, 능력자 대 능력자로서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서?
아뇨, 그저, 스스로가 증거였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평온하고, 다루기 쉬운, 당장이라도 넘칠 것처럼 넘실거리는 마릴루의 능력은……
이례적일 정도로 완전하게 차 있었습니다.
마릴루:.... ....
장태주:이게.. 뭐야?
카운터와 함께 있으면 능력의 효율이 오를 거라고 했지.
장태주:뭘 한거야?
누군가는 그 설명을 두고 타이머를 위한 배터리, 소모품이라고 불렀고. 그 표현이 꼭 맞아요.
그래, 이건 단순히 효율이 오르는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마치 저 안에 있던 것이 내게로 넘어온 것처럼·…….
뒤섞인 능력은 물과 기름처럼 모호한 경계를 긋고 있습니다.
마릴루:...잠깐만. 내가 한 게 아니야. 난....
장태주:
능력이 사라졌습니다.
고작 하루아침에.
식탁의 간극만큼을 사이에 두고 마릴루와 당신은 서로를 마주 보았습니다.
사라진 것이 저기 있었고, 잃어버린 것이 여기 있었습니다
불을 끄는 것처럼, 그리고 불을 켜는 것처럼.
해가 지는 것처럼, 그리고 달이 뜨는 것처럼.
네가 ■■ ■ 것처럼, 그리고 내가 ■■■ 것처럼.
오롯이 타이머와 카운터만 숨쉬는 작은 방.
믿을 수 없는 상황 앞에서 우리는……
서로를 어떤 얼굴로 보고 있었던가요?
장태주:(이제 내가 여기 온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왜..)
불현듯 스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멸망이 신속히 임하리니, 아무도 멸망의 때인 줄 알지 못하리라······”
“세계는 멸망하지 않아. 도밍게즈는 새 계절을 맞을 거야. 그리고······”
다정하던 그 문장.
카운터를 소개할 때, 하인리히 장교는 분명히 세계 멸망에 관한 이야기를 곁들였습니다.
그렇다면 이것도, 세계 멸망과 엮인 사건인 걸까요?
어느 쪽의 예언이 옳고, 그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길하고 불길한 예언이 공평하게 저울위에 놓여 있습니다.
어두운 밤, 사위가 고요하고, 창 너머의 달만 밝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깨닫습니다. 어쩌면....
장태주:
카운터의 존재가 능력의 필요 때문이라면, 능력이 없어진 카운터만큼 쓸모없는 존재가 또 있을까요?
분명히 DOT에선 내쫓길 겁니다...
장태주:...............
마릴루:... (미간을 찌푸린다. 이례적이게도 그것은 누군가를 향한 원망 따위가 아니었다. 홀짝이던 컵을 내려놓고 주춤 다가간다.)
장태주:(잘 된 일일지도 모른다. 빼앗겼다고 생각한 일상을 돌려받을 수 있는 거야. 엄마와 아빠를 다시 만나고, 친구들을 다시 만나고, 설탕이를 다시 만나고, 모든게 원래대로 돌아가고..)
마릴루:... ... (손목이 잡히면 몸을 움찔한다. 교복아래 새겨져있던, 선명히 새겨져있는 각인이 드러난다.) 내, ...내가 한 게 ..아니야.
장태주:............알아.
마릴루:......있잖아. 장교님이라면 해결해 줄 지도 몰라.
장태주:..쫓겨나지 않을까?
마릴루:그 분은 항상 모든걸 알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어른들께 알려서... ... (잠깐 말을 멈추고 입을 달싹인다.)
장태주:......................
마릴루:..............괜찮아. (한참을 고민하다 간결하게 한 마디를 내어둔다.)
장태주:.............
마릴루:어차피 여기, 그다지 좋아하는것도 아니었잖아... ... 너 없으면 이제 방도 원래대로 넓어지고. ..이제 누가 귀찮게 굴지도 않을거고.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죄라도 되는 양 무겁다.) 그리고...
장태주:..........
장태주:
소등한 서관과 달리 창 너머의 본관은 아직 불이 환하게 켜져 있습니다
하필 이럴 때 눈에 띄다니. 이마저도 퍽 교묘한 배치입니다
마릴루:... (창 밖을 힐끗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고개를 푹 숙인채 현관으로 먼저 걸어간다.) 가자. 아마 장교님은 본관에 계실거야.
장태주:....그래.
...
그래요, DOT에 보고하는 게 좋겠어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우린 아직 어렸고, 지고 있는 책임과 무게는 너무 무거우니까요.
때론 혼자선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있는 법이에요.
바로 지금과 같은 일들. 어른의 도움이, 조언이, 결정이 필요한 순간.
방금, 창 너머로 아직 환한 본관을 보았죠.
운명이 배치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절묘한 타이밍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관을 나서, 인조 잔디가 깔린 운동장을 지납니다
하늘은 어둑해지기 시작해선 흰 별이 촘촘하게 박혀 있습니다.
세계 멸망과는 어울리지 않게 수많은 별들은 떨어질 기미라곤 보이지 않고,
오히려 반짝반짝하니 내일 날씨도 좋겠거니, 한가로운 감상만 일깨웁니다.
빠르고 느리게, 서두르고 미적거리며,
두 사람 몫의 발자국이 운동장을 가로지릅니다.
어쩌면 불청객을 내쫓게 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당신 역시 억지로 끌려온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테죠.
아니라면, 모처럼 찾아낸 파트너를 잃는 것일수도 있고.
어쩌면 새로 찾은 보금자리에서 쫓겨나는 일 일수도 있을 것입니다.
작금의 밤은 두 사람에게 어떤 감상을 남기나요?
마릴루:... 왜 이렇게 늦게 걸어? (앞서 걷는 이에게 뒷 사람의 걸음이 보일 리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태주:........ 다리 짧은 썩은감자라서.
마릴루:나보다 두 뼘이나 더 큰게.
장태주:그렇게 안 보채도 갈 거야. 걱정 마.
마릴루:.....응.
장태주:.....
마릴루:...내가 왜 후회해?
장태주:동정이 아니라..
마릴루:....
장태주:(원래 이런 성격이라는 걸 몰랐던 건 아니지만..)
마릴루:다 왔어.
장태주:.........
허리가 꺾인 잔디는 채 비명도 지르지 못했고,
본관 안내 데스크에는 퇴근하지 않은 직원이 앉아 있습니다.
그는 친절히 인사하면서도 의외란 얼굴로 눈을 깜빡였습니다.
하긴, 이 시간에 본관에 방문하는 경우가 워낙 드무니 그럴 만도 했습니다.
장태주:.....장교님을 뵈러 왔는데요.
하인리히 장교를 부르자, 잠시 곤란한 기색을 보인 직원이 엘리베이터를 힐끔 바라봤습니다.
지하 2층. 층수를 나타내는 파란 글씨가 점등합니다.
...
엘리베이터는 곧 지하 1층으로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정갈하게 웃은 직원이 설명했습니다.
여전히 상냥하지만,
장태주:
:관찰판정으로대체해도됩니다
장태주:
다행이라고, 안도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아까, 분명 곤란해했었죠?
직원의 얼굴을 살피는 동안에도 웃음은 여전하고, 엘리베이터는 올라옵니다.
지하 2층, 지하 1층, 그리고…… 1층.
장태주:....(뭐야? 꺼림칙해..)
띵. 날카로운 기계음과 함께 익숙한 남자가 내렸습니다.
칼같이 다린 군복을 입은 하인리히 장교였습니다.
식사하거나, 술을 마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음식 냄새는 나지 않았거든요.
두 사람과 마주친 하인리히 장교는 의외란 듯 눈을 크게 뜨면서도, 기꺼이 반깁니다.
하인리히 장교:이런, 며칠 전에도 본 것 같은데. 하룻밤 새 많이들 컸군.
시답잖은 농담을 던지는 사이, 엘리베이터의 숫자판은 완전히 점멸합니다.
장태주:..............
하인리히 장교:무슨 일이지? (두 사람의 얼굴을 하나씩 훑어본다. 지난 밤 사이좋게 지냈나 감시하는 듯한 눈초리로.)
장태주:저..
마릴루:... (고개를 숙이고 있는다.)
장태주:좀, 이상한 일이 생겨서.
하인리히 장교:얘기 해 보게. (눈을 치켜뜨고 시선을 한 곳에 고정했다.)
장태주:........... 능력이 사라졌는데, 전 이제 어떻게 되나요?
하인리히 장교:능력이? (되묻듯 바라본다.)
장태주:......네.
어렵게 말을 꺼낸 당신의 말을 전부 들어도, 장교의 눈초리는 그다지 심각해지지 않습니다
얼핏 보면 엄숙하고, 얼핏 보면 거만한 얼굴로 웃은 그는 당신의 어깨를 툭툭 두드립니다.
장태주:.......
하인리히 장교:어린 사람들이 걱정도 많긴.
웃던 그가 툭 묻습니다
하인리히 장교:타이머 군이 텃세라도 부리던가?
장태주:........
하인리히 장교:흠. (답에도 아랑곳 앉고 옆에 있는 마릴루를 면박한다. 전부 알았다는 눈으로) 그러게 잘 해주라고 했잖나? 속 썩이지말게. 안 그래도 축제를 앞두고 할 일이 많단 말이야.
녹이 슨 청동색의 눈동자가 날카롭게 빛납니다.
그는 수염이 없는 제 턱을 쓸고, 당부했습니다.
하인리히 장교:아무 문제도 생기지 않을 걸세. 도밍게즈는 언제나 평화로울 거야.
장태주:
하인리히 장교의 시선은 집요하게 당신을 향합니다.
장태주:...........
마치 도밍게즈의 평화를 노려보는 것처럼!
당신을 바라보는 눈빛, 대하는 태도, 은근한 목소리에서 집착이 묻어납니다.
당신을 절대적인 구원자로 맹신하는 신도처럼, 절대적이기 짝이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되돌아올 것이라는 충고와 함께, 그는 덧붙힙니다.
하인리히 장교:그러니까, 더 가까이 있도록 해. 기왕이면 한 침대를 쓰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아니, 오히려 좋아.
세계에는 충성을,
명령에는 복종을.
군인에게나 딱 어울리는 요구사항을 목에 걸어주는 꼴이었습니다.
장태주:..........
마릴루:... (표정이 실시간으로 굳어진다. 길게 숨을 내쉬는 듯 싶더니, 멍하니 서 있는 상대의 손가락을 가볍게 붙잡는다.)
장태주:.............
본관을 나서기 전.
장태주:
... 등 뒤에서 묘한 기시감이 듭니다.
하인리히 장교가 왜 이 늦은 시간까지 본관에 머물렀을까요?
마릴루를 따라 서관의 숙소로 돌아옵니다.
돌아오는 내내 두 사람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마릴루는, 숙소에 다다르고 나서야 손아귀에 쥔 당신의 손가락을 놓아줍니다.
장태주:......아까 했던 말들, 거짓말이지.
마릴루:.........그러면 뭐가 달라져? (떨어진 손가락 끝이 조금 떨린다.)
장태주:......거짓말이잖아!
마릴루:..네 착각이야!
장태주:도망가지마!
마릴루:.........
장태주:....... 그래. 알겠어.
마릴루:......(목이 바싹바싹 타는 느낌이다. 우두커니 멈추어 선채로 마른 침을 한 번 삼켰다가.) 네가 너무 싫어! 너무 미워서, 차라리 눈 앞에서 안 보였으면 좋겠어. 왜 자꾸 너한테 익숙해지게 만들어? 왜 너는 그렇게. 다 받아줄 것 처럼 구냐고!!
장태주:배 부른 소리 하지 마! 나한테 용기니 각오니 그딴 거 생각할 틈이나 있었는 줄 알아? 인생 살면서 모든 게 완벽한 순간이 몇 번이나 된다고.. 적어도 의미 정도는 찾고 싶었는데 넌 툭하면 꼬리 자르고 도망이나 치잖아..!
장태주:네가 널 믿지 못하잖아.
마릴루:그래서 말 했잖아! 친구같은 거 사귀어 본 적 없다고. 네가 하는 노력은 전부 쓸모없을거라고...! 그런거면 더 이상해. 어차피 영원히 외로울 거, 왜 사람들은. 너는.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거야?
장태주:(1시의 타이머는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이상한 재능이 있다.)
문을 닫고, 복도로 나오면 복도는 칠흑같이 어둡습니다.
고요한 복도에는 그 흔한 부엉이소리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딱 하나 다행인것은.. 내일은 시간표상 이론 수업으로 꽉 채워진 날이라는 걸까요.
건국 축제는 채 일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잃어버린 것은 원래 없던 능력뿐인데도…… 전부가사라진 것처럼, 휑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내일이 오려면 아직 길고 긴 밤과 새벽이 남아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느 쪽이 ‘옳은’ 선택일까요?
장태주:하아...(짜증나.. 대충 복도 구석 벽에 등을 기대고 눈을 감는다. 아침에 사람들 나오기 전까진 일어나야지 싶은데..)
오지않는 잠을 억지로 붙들듯, 그렇게 잠이 듭니다.
...
지능
93
50/25/10
실패
시간의 각인
이 새겨져 있었습니다.카운터
. 타이머의 짝이라 불렀습니다.이성
21
50/25/10
어려운 성공
....이런 기분이라고? (중얼)
운명
을 믿었건, 믿지 않았건운명
이 안배한 일련의 사건을 따라 새로운 구원자가 되었고, DOT에도착해, 기어코 눈앞의……...
(고개 홱!)
코딱지만한게!!
물론,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을, 일어나서도 안 될 일이지.
하지만 예언의 탑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야. 이미 세간에서는 반쯤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어.
무슨 뜻인지 알겠나? 이건…… 아주 좋지 못한 조짐일세
멸망이 실재한다고 해도 문제지만, 실재하지 않는다고 하면 더 문제거든.
멸망이 예정된 세계의 법과 도덕, 규칙 따위를 누가 지키겠냔 말이야. 그렇지 않은가?
그래서 우리는 이전부터 세계 멸망에 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네. 어떻게하면 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하고 말이야.
(턱 주변을 지분거린다. 으흠. 하는 낮은 소리를 내고는)
결론부터 말하지.
세계는 멸망하지 않아. 도밍게즈는 새 계절을 맞을 거야.
그리고…… 눈앞의 이가 그 증거일세.
저요?!
많은 이들이 세계 멸망의 예언이 예언의 탑으로부터 시작한 줄 알지만, 천만의 말씀.
DOT는, 타이머는 이미 그 미래를 알고 있었네. 그 예언이 퍼질 것도, 세계가 혼란스러워질 것도, 그리고……
새로운 구원자가 나타날 것마저도!
반년 전쯤부터, 예언을 따라 새로운 능력자가 나타나기 시작했네. 바로 이들이지. 정확히 열네 명, 자네들과 같은 각인이 새겨져 있어
우리는 이들을…… [카운터] 라고 부르기로 했네.
그 뿐만 아니라 타이머의 능력에 개입하거나 간섭할 수 있을 거란 가설이 등장했지. 물론, 긍정적인 방향으로 말이야. (호탕하게 웃는다.)
오늘부터 서관에서 함께 지내게 될 걸세. 수업부터 시작해서 모든 타이머의 활동과 역할을 부여받아, 자네들과 동행할 거야.
그러니 인사들 나누고, 사이좋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해보라고.
다음 달쯤 있을 건국 축제에서 정식으로 카운터의 존재를 발표할 예정이니 외부에 유출하지 말고.
저 이런 덜떨어진 애랑 짝 하기 싫어요!!!
나, 나도 싫거든!! 이 호박아!!
(소나기 좍좍..)
...?!??????
(졸지에 소나기맞음...
(꽃무늬 우산 펄럭)
이성
49
50/25/10
성공
멋지다..
야! 같이가!
크.. 뭐더라.. 클리오네!
그래 마릴루.
뭐야 이멍청이는 이라고
극딜넣는릴루
토큰들도 잘
보이나요??
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현재위치는 DOT의 본관이고, 장소를 이동할때는 위치 토큰을 움직여주면돼요
그리고 아이템 사용시에는
토큰을 해당 아이템 위로 가져다대주세요
DOT 카드위에 토큰을 가져다대면
현재 잔액이 표시됩니다~
지금은
에? 뭐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디?
free메모칸엔
말그대로 자유롭게 적어넣으시면되고
채팅창옆에잇는 재미토큰들은(제오너캐잇는거..)
선택 > 드래그해서
맘대로 보드에붙히시면돼요
(뒷걸음질함)
계속 비 맞을 거 아니면 순순히 좀 쓰지?
(ㅡㅡ )
(졸졸 따라가면서 우산 씌워줌)
몰라.
못난이.
내 이름 기억해낼 때까지 못난이라고 부를거야!
너 뭔데?
넌 대체 뭐가 문제냐?
.........
아무도 없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휴.........
외출도 맘대로 못하려나?
구원 같은 거 하게 되는 거 맞냐고... 저런 꼴통이랑.. (마릴루 떠올리고 이마 팍팍)
겉치레 소리겠지 뭐.
아니 다른 애들은 되게 어른스러워 보이던데(궁시렁..)
.....
화해를 하긴 해야겠지..
(서관으로 들어가욧)
그러고 보니 뭘 하라는 지시는 딱히 없었지..
둘이같이다니면서친목다지기해라 (ㅋ
(도서관으로 들어가욬)
친목은 무슨..(중얼중얼)
관찰력
80
40/20/8
실패
못생겨서 그런가 안보이네
어우 뭐래(자기 얼굴 주먹으로 때림)
(비 내리기 전에 나가자.. 종이가 많으니까..)
어쩌겠냐. 니 운이다.(그러나 좀 삐져있는 편)
(숙소로 올라가용.. 방에 간다고 했던가?)
운
53
50/25/10
실패
(이구)
흨
운
23
80/40/16
어려운 성공
(자판기에서 음료 하나 뽑아봐용!!^^)
(확인합니도)
(수상한 기계는 뭐지)
우왁..! 비싸!
.......
음료가 무난하겠지?
자판기구매구나
(든든하다! 이제 숙소로 올라가보실까^_^)
...!!
함..시험해볼까 나의 운을..
(탕진하는 거 아니겠짘)
가보자규
슬롯 매크로도넣어놧어요~~
꽝!
다신안해
(터덜터덜.. 캔음료수와 외롭게 떠남..)
어디로 이동할까요?
(하나씩 살펴봐용)
이거 혹시..
야!!
(문 쾅쾅)
문열어!!
설마 방을 같이 쓰는 거야?? 말도안돼
(ㅋ
거기 내 방이기도 하거든?! 좋은 말 할 때 문 열어라?
이건 또 왜 이렇게 안열려!!(캔 틱틱)
여기가 왜 네 방이야?! 내 방이거든!
못생긴게 성격까지 더러워가지고
근력
55
50/25/10
실패
근력
85
40/20/8
실패
ㅋ
리롤권
근력
38
50/25/10
성공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강도라도 들었냐?
(주변 경계)
................. 짜증나!
(짐 옆에 던져놓고 빗자루 들어요 -_-)
옷은 옷장에 놓고!! 책은 책상에 놓고!!
(마릴루 빤쓰 접어서 옷장에 넣어줌)
(홱!!! 낚아챔)
이게 도와줘도..!
(심호흡)
너진짜.. 나도 잘한 거 없긴 하지만 말 좀 예쁘게 하면 어디 아프냐?
하아.. 뭐 이런애가..
그리고 백번만번 양보해서 내가 변태라도 못생긴 애 팬티에는 흥미 없거든? -_-
혹
96
100/50/20
성공
(혹남)
카운터니 뭐니, 그게 대체 뭔데?
것보다. ..... 진짜 한 방 써야돼? 너랑? 나랑?
그러니 내 짐이 여기 있었겠지..
에휴..
건물 지을 데가 없었나..
듣던 중 고마운 소리네!
너야말로 자다가 엄마 보고싶다고 은근슬쩍 나오지 마라?
변태!
(별안간 같이 축축....)
능력도 완전 구려! 너같은게 카운터라니 말도 안 돼!
(옆집 대식이가 싸인 받아달라고 했는데 글렀네 이거)
너도 곧 이해할걸. 대외적 이미지가 뭔지. 왜 필요한지.
널 보니까 자신감이 막 생긴다
쥐방울만한게
내가 참는거다.....진짜로
(홱 뒤돌아서 방으로 들어감)
(거실 구석에서 담요 말고 웅크림....)
일단 자고 내일 생각하자...... 소 하나 더 키우는 거야..
듣기
40
35/17/7
실패
(........)
듣기
52
45/22/9
실패
(뭐야 이거.. 분실물인가? 잘 개서 구석에 둠)
(방문 쿵쿵 쿵쿵쿵 릴루 나 병철)
호박~!
아침이야!
(화장실 데려가서 마릴루 얼굴 헹궈줌)
흥해 흥!
빨리 옷 갈아입고 나와 밥 먹으러 가자
아침밥을 먹어야 하루가 완벽한 거 몰라? 일어나!
(부비적...) ...............................뭐야..?!
(발버둥치다가 태주 퍽!! 침)
(코 부여잡음;)
(문 쾅 닫아요)
야!! 아침밥 8시라며!!(문 쾅쾅)
(이불 옆구리에 끼고 쪼그려앉음)
누가 할 소리. 내 이름도 모르는 게
(눈치껏 앉음)
관찰력
72
40/20/8
실패
(?? 달라진 거 없는데?)
지나치게
깨끗하다는 것 입니다.야~~(마릴루 머리카락 살짝 당김)
이 바보야.
(아리송..)
나 지우개 없어.
넌 그.. 7시였나
보통 DOT에 입학하면 초반에 듣는 수업인데, 능력의 정의를 비롯한 다루는 방법과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능력을 사용해도 되는 상황과 사용해선 안 되는 상황같은걸 배우는거라.
(헙)
짜증나..
(칠판이나 봄)
[ 1. 타이머와 카운터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자질은 무엇인가?
2. 타이머가 사라진다면 세계는 멸망할 것인가?
3. 도밍게즈의 건국 신화를 읽고, 시간과 능력 사이의 상관관계를 생각해보자. ]
별 것 아닌 문제 같지만, 도밍게즈에서 타이머란 상당한 영향력을 가집니다. 따라서 자신의 본분과 역할을 정확히 이해해야 하죠.
카운터 또한 건국 축제를 기점으로 동일한 권리와 의무를 갖게 될 테니… 앞으로 중요한 문제가 되겠죠?
그런고로, 이번 문제의 답은 카운터들이 말 해보는것으로 해요. 어디 보자...
(아까 주의를 준 아이와 눈이 마주친다.) 장태주군?
.......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처럼 심술 맞으면 동료가 힘들어질 것 같아서요.
그러니 힘들어진다면 ‘구원’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일’을 하는 중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자, 그럼 한발짝 더 나아가 생각해보죠.
타이머가, 그리고 카운터가 사라진다면 세계는 멸망할까요?
( 시선은 여전히 당신에게고정되어 있다. )
타이머가 있기에 시간이 존재하는 거예요.
인류는 눈에 보이는 것이 있을 때, 비로소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잊지 않는 법이죠.
물론, 이것들은 모두 가설이랍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의 섭리를 인간이 모두 다 이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이 이론을 뒤집을 천재가 우리들 사이에서 나온다면 선생님은 정말 뿌듯할 것 같네요. (가볍게 웃는다.)
하지만.
타이머가 둘이라면 시간은 더 안정적으로 존재하며 흘러갈 거예요. 끝은 멀어질 겁니다.
듣기
68
45/22/9
실패
..?
듣기
88
55/27/11
실패
그렇다면 오늘의 숙제.
건국신화를 읽고 타이머와 카운터의 상관관계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그럼, 오늘은 첫 수업이니 조금 일찍 마치도록 할까요?
친해지라는 의미로 주는 휴식이니까, 되도록 타이머와 카운터는 함께 다니세요. 조금 불편하더라도 건국 축제까지는 바깥에 나가지 않도록 하고요.
관찰력
16
55/27/11
어려운 성공
(꺅)
(팔랑 펼쳐봄)
야, 호박. 이거 2번문제 뭔지 알아?
(미간 찌풀...)
(이자식 내 이름 아직도 못외운게 틀림없어)
아, 응!
(쭐레..)
훈련시간에는 뭐 해?
여기도 성적표 같은 거 있냐?
넌 몇등정도야?
뭐야?!
장태주잖아. 맞지?
야! 그럼 알면서도 멍청이라느니 심술인거야?
너도 내 이름 제대로 안 부르잖아.
와 진짜..
안녕하세요.
첫 만남의 소감은 되도록 진솔하게 적어주고, 지금부턴 타이머와 카운터 간의 상관관계나 영향력을 검사해볼 거거든.
몇 가지 단계에 맞춰 진행 가이드를 띄워 놨으니까 보고 따라가면 되고, 힘들거나 불편하다 싶으면 너무 무리하지 마.
어쨌건 오늘은 처음이니까.
뭘 봐?
이성
42
50/25/10
성공
.......
봐봐, 잘 됐어?
....이게 뭔지 설명 좀 해주시죠?(몸에 붙은 패드 긁적..)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도 영향을 주지만,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좋은 영향을 준다는 가설이 유력해. 실제로…… 다른 페어들의 결과도 좋았고.
자리를 비켜줄 테니까 테스트해봐. 수치는 전부 기록될 거야.
뭘 하고, 얼마큼 편차가 있었는지 보고서로 작성하면 끝. 어렵지 않지?
(펄쩍!!!!!)
.............................................................................................................................................
............................................................................................................................................
...바...바보야!!! 너 미쳤어?! ...................저, 저거 좀 보라고!!!
*방의 구석으로 손가락질한다)
아!!!
선생님이 그랬잖아! 일이라고 생각하라고!
........아니 너 설마.. 아까 그자식 좋아해?
아, 아님 말지 왜 때려?!
누군 뭐 좋아서 이러는 줄 아나..
이성
92
50/25/10
실패
(폭풍을 부르는 손깍지)
후, ...훈련이잖아 바보야. 언제까지 잡고 있을거야?
어, 그렇지..?
초능력
92
40/20/8
실패
.........
초능력
92
75/37/15
실패
...가설이니 뭐니, 순 엉터리 아냐???
그래도 중, ...중반쯤은 된다 뭐!
.......
(머뭇거리다가 슬쩍 끌어안음)
?!
이성
7
50/25/10
극단적 성공
.............
아까도 말했지만 너 좋아서 이러는 거 아니라고..!(심장 벌렁벌렁..)
............ ......오래, (머뭇) 닿고있는데?!
초능력
15
40/20/8
어려운 성공
우왓!
근두운이 드디어..
4
말을 해야 알지!
너. 가까이 와 봐.
(뚜벅..다가감)
또 때리기만해봐
(어제부터 쭉, 스파크처럼 이리저리 튀는 감정 중 제 것인게 단 한 개도 없다. 짜증나. 거슬려 죽겠어.)
(네 넥타이를 확 끌어당겨 상대의 이마를 제 이마에 부딪힌다.)
(아파라.................이거 그냥 화풀이 같은데)
이성
66
50/25/10
실패
.............ㅡ.ㅡ
............
.................
못생겼어.
(팍! 밀어냄)
너도거든? 썩은 감자 같은게.
(앞머리 만지작..)
썩은 감자도 있고 호박도 있고 DOT가 아니라 농가네 농가
초능력
19
44/22/8
어려운 성공
7
우와..
그것도 몰라?
멍청이
최악
(목덜미 잡음)
아, 아니거든?! 누가 자신 없대?!
(숙제도 해야하는데 이건 자꾸 속 긁는 소리나 하고..)
아니, 알면 미리 좀 말하라고!
..모르는 쪽이 이상한거지!
이성
7
50/25/10
극단적 성공
...........
초능력
56
51/25/10
실패
으악
아깐 잘 했잖아! 뭐 하는거야 이 바보야!
니가 이상한 소리 내서 그래!
(뽀뽀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
......................그만할래
뭐?!
.........
아니, 나도 마음의 짐이 무겁긴 한데..
...........
......................
너 설마 처음이야?
...............................
왜.. 왜! 넌 해 본적 있나보지?!
어. 열 세살 때 같은 반 애랑.
저기, 이거..
인공호흡은 키스로 안친다고 하니까. 너무 의미 부여 하지 마.
그, 그치만......! 아무리 훈련이라고 해도 그, ...그. 그. 그걸 어떻게...
..........그래서, 하기 싫다는 거야?
....그치만.
(아놔)
그럼 가만히 있어. 내가 할테니까. (이쪽도 그닥..능숙하진 않음ㄱ-;)
너 .......... 자, ..잘해?? 왜이렇게 자신만만해?? (이런질문;)
그래도 너보단 낫지 않겠냐..
그 나이 먹고 뭐 했어?(이쪽도 핏덩이)
설레발 치기는..
왜 자꾸 친한척 구는거야?! 짜증나!
어쩔 수 없으니까..
다른 건 다 포기했어도 내가 좋아하는 상대는 나 스스로 정할거야.
그러니까 괜히 털 세울 필요 없어.
.........
...당연하지. 너랑, 나랑 만난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하지만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건 작금의 자신이다. 이런 무관심은 되려 제가 바라는 형태일 것일텐데도...)
(...어서 저 짜증나는 얼굴을 눈 앞에서 치우고 싶어졌다.)
.... (머뭇거리다 천천히 눈 감음...)
이성
25
50/25/10
어려운 성공
초능력
27
51/25/10
성공
7
니가 한 거 아냐?
...네가한 거야. 이거.
(거대한 물방울을 올려다본다. 이건... )
(뭐지? 부작용 같은 거면..)
답지않게 조용하니까 더 신경쓰이거든.
.........뭐!
(한번 홱..쏘아보다가.. 저벅저벅 엘레베이터로 향한다)
.. (차마 못 뱉고 다시 뒤돌아서 걸음...)
운
38
50/25/10
성공
(자연스럽게 마릴루 옆에 앉음)
아, 시골 똥개라 그런건 모르나? (흥)
이게 진짜!
너는 그럼 무슨..어?
(얌얌얌..)
아무튼 시골 똥개는 앞으로도 훈련 같은 거 열심히 할 거니까 뺀질댈 생각 마!
너 때문에 괜히 분위기만 이상했잖아..(귀 뻘개져서 묵묵히 밥 먹음..)
내가 평소에 얼마나 바쁜 지 알아?! 분명 내일부터는...
( 무화과 쿠키 껍질 주섬주섬 깜..)
호박이라 굴러다니기 바쁘냐? (메롱)
듣기
66
55/27/11
실패
지능
39
50/25/10
성공
'그 얘기' 말 하는거구나~ 너는 못 들었어?
(마릴루도 알고있으려나... 관심 없을 것 같기도 하지만)
(아)
(민망^^;;)
야
불만이 있으면 좀 말로 하지??
입은 무슨 가리비마냥 꼭 다물고..
근데 넌 다른 타이머랑 안친해?
딱히 친하게 지낼 이유 없잖아.
(정강이 잡고 콩콩)
알만하다!! 그래!!
이런 꼴통이랑 누가 친구를 해 진짜..어휴..(궁시렁)
(입삐죽) 어쩔 수 없다구! 아침부터 여기저기 불려나갔다가 돌아오면 밤이니까.
바빠본 적 없어서 좋~ 겠다.
넌 맨날 방에서 TV나보지?
아침 8시부터 너 깨워준 게 누군데.. 그게 다 소 키우던 짬바에서 나오는 실력이야!
그런 게 하고 싶은 거야?
아니야! (버럭!) ...
(발 꾸우우우욱..)
너 이거 학교폭력이야!
(학교폭력이라고 하는 거 맞나)
귀여운 구석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어.. (흥)
나한테 신경 좀 끄란 말야. 어차피 지금은 훈련시간도 아니잖아? 저어기. 나가서 다른 애들이랑 친구놀이나 하든가.
뭐가 좋다고 여기서 계속 알짱거리는데?!
.............너 욕 먹는거 좋아해?
변태야???
............................ (울컥...) ...그게 싫으면 네가 나가! 아니면 장교님한테 짝 바꿔달라고 하던가! (네 손을 탁 쳐내고 방으로 들어간다.)
누가 뭐.. 다른애들이랑 놀라고 하면 못할 줄 알고? (발 쿵쿵대면서 숙소 나와요 ㄱ-;;)
다른애들도 숙소에 있으려나..
(11시애들 방 문 노크 해봐용 ㅎ)
어, 안녕. 알렉스 맞지?
방에 있었네?
(예언이 다르게 나왔다길래 이쪽도 살벌할 줄 알았는데..)
보드 게임 해?
안녕! 난 1시 카운터.
너네 되게 사이 좋아보이네.. 난 방금 내쫓겼는데 ㄱ-;
근데 걔는..뭐.. 무슨 집에 우환이라도 있어?
애초에 친한 애가 별로 없긴 해, 걔. (주사위 도르륵..) 아싸, 내 꺼. (맞은편의 칩을 가져온다.)
솔직히 난 너네 숙소도 좀 썰렁할 줄 알았거든.
무슨 예언 얘기도 있고..하길래.
아니, 정확히는 들렸다고해야하나...
약간..전쟁? 비슷한.. (그때의 기억을 되짚는다.) 세계가 무너지고 하늘이 찢어지는 소리? 건물 무너지는 소리도 들리고, 별들도 떨어지고... 그런 요란한 소리 속에서...
이런 말이 들리더라고.
“멸망이 신속히 임하리니, 아무도 멸망의 때인 줄 알지 못하리라······”
엄청 조용한 봄의 소리였거든. 새순이 돋고, 꽃이 피고, 꽃샘추위같은거에 가볍게 떠는.. 그런 봄이 오는 소리말야. 눈이 녹고, 아스팔트 도로가 젖는...
그리고 누가 그러더라. “세계는 멸망하지 않아. 도밍게즈는 새 계절을 맞을 거야. 그리고······”
근데.. 그럼 미래가 두개인 거야?
몇몇 애들한테 얘기해봤는데. 다들 말이 다르더라고.
시간의 차가 있는거다. 둘중 한 명이 틀렸다. 서로 다른 경우의 수를 예언했다. 두가지 모두 결국 같은 얘기다.....
하아.. 집에 가고싶다..
(그 꼴통이랑 나도 언젠가 쟤들처럼 지낼 수 있을까..)
(너무 큰 꿈인듯)
무슨 쌍둥이같아..
음....
뭐... 운명의 상대라는 말이 맞는걸지도?
아무튼 고마워!
(이번엔 잭팟 떴음 좋겟따)
(헉!!)
ㅋ
ㅋㅋㅋㅋㅋㅋㅋ
(훈련실도 함..가볼까나)
(1번 훈련실 슬쩍..들여다봐요)
(부시럭..)
또 시비나 걸 거면 그냥 자.
나는 신경 끄고, 그냥 너대로 살면 돼. 타이머니, 카운터니. 그런 거 신경쓰지 말고.
너도 알 거 아냐? 나랑 얽히면 짜증나기만 하잖아.
단순히 친구가 필요한거면 다른 애들이랑 놀면 되는거잖아.
그럼 된 거 아냐? 뭐가... 더 필요한데?
그러니까 밑도 끝도 없이 가시 세우지 말고 대화다운 대화를 좀 해. (뇌물로 들고 온 고양이 사진첩을 마릴루의 품에 내던지듯 안겨준다)
친구 같은거 사귀어 본 적 없어.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몰라. 그치만 친구같은 거 사귀라는 명령은 안 하셨단 말이야. 왜 이제와서... ... (자리에 풀썩 쪼그려 앉아 두 다리에 얼굴을 묻는다.)
몰라, 다 너 때문이야... 네가 가까이 있으면 머리가 이상해진다구..
(할까....말까....)
(.......못참겠다..)
어제 키스는 뭐 네가 했냐, 내가 했지...
인간이랑 하는 거라곤 다 젬병인 거 아는데 뭘 새삼..
최, 최악이야!! (한번 더 정강이 퍽!! 차고 쏠랑 방으로 들어감)
아 진짜!!
.... (문 벌컥열고 음료수 한캔 얼굴에 퍽!! 던지고 다시 들어감)
저 조폭마누라..
야!!
나 그 고양이 사진첩 산다고 전재산 다 썼거든??
이제 니가 내 지갑 책임져라?
다음 달 까지....
.....
꼴 좋다!
생각 해 보고.
(아맞다;) 그리고 너 왜 내 이불 안내데스크에 버리고 왔어? 덮으라고 줬더니 이 바보가...
아니 난 설마설마 네가 그런.. 친절한 구석이 있을줄은 몰랐지..
(어제 그 이불 또 얼굴에(..) 던짐)
...........
사람 헷갈리게 한 게 누군데.. (그러니까 덮으라는 거네? 어이없어..)
(이불 대충 뒤집어 씀) 이거 안돌려준다?
한번 더 버리면 안 찾아와줄줄 알아!
너 바보냐? (대뜸)
너 같은거 진짜 싫어! 짜증나!
흥...!
(이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 여기 오길 잘 했다는 마음이 들겠지.. 그 땐 마릴루도 웃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을까?)
(그럼 호박에서 수박으로 진급 시켜줘야지...엄청 큰 꿈을 안고 드러누움.. )
내일도 이상한 훈련같은거 하려나..
아 맞다 숙제;;
2. 일정 면적의 .... 이후 능력이 얼마만큼 향상되었는지 보고할것......(아놔..)
(꽤. 라고 적음....)
(긁적..) 얼마만큼 향상되었는지.. 라고 해도 연구 결과 보면 알거아냐.참나
그러고보니 뭐 하나 더 쓰라고 한 것 같은데..
아아..그거..건국신화..
아씨.. 아까 11시 애들한테 물어볼걸
(기묘한 쌍둥이 같은 사이...라고 적는다. 걍 11시 애들 보고 난 느낀점) ......... 다른 사람들도 우리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하려나..
(대충 됐겠지! 아직은 모르는 게 더 많으니깐....)
초능력
53
58/29/11
성공
듣기
28
55/27/11
성공
(혼란스러운 눈으로 제 각인을 내려다본다. 이게 아니야. 이상해. 마릴루는 자신의 안에 내 것이 아닌 능력이 들어차있음을 분명히 느낀다.)
초능력
63
0/0/0
실패
...!
(그저 황망한 얼굴로 손목과 마릴루를 번갈아 바라본다. 어떻게 하지? 뭘 해야 하지?)
지능
63
50/25/10
실패
(마릴루는 다시 혼자가 되고.)
........(괴상한 표정을 짓는 마릴루의 손목을 움켜쥔다.)
너 생각보다 멍청하잖아. 이런 걸 할 수 있을리가..
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잖아.
..넌 내가 집에 돌아가도 괜찮아? (지푸라기라도 부여잡듯이 손목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너는 빼앗긴 네 인생을 찾을 수 있는 거잖아. 굳이 여기서 의미를 찾지 않아도... 그러니까.. 축하할 일이잖아. ..안 그래?
....(태도가 묘하게 차분해서 이게 진담인지 평소의 모순인지 알 수가 없다. 노력 같은 게 쓸모 없을 거라던 말이 이런 거였어? 라는 질문은 대답을 듣기가 두려워 그냥 삼킨다.)
그래, 알았어.
장교님한테 가자.
관찰력
94
55/27/11
실패
아직 소등 전이니까 잘 하면 뵐 수 있겠지.
(언제 재 본건지..)
너 진자 후회 안해?
혼자 다니는 건 익숙해. 원래부터 내 게 아니라고 생각하면 돼.
그러니까 동정같은거 안 해도 돼.
아니다. 됐어.
심리학
87
10/5/2
실패
관찰력
22
55/27/11
어려운 성공
왔는데요. (입이 차마 안 떨어진다.)
걱정하지 말게. 이미 들어둔 바가 있어. 환경이 낯설어서 그럴 거라고, 마음을 편안히 갖는 게 중요하다더군.
또래라 함께 있으면 좀 나을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도 않았나 보지?
아니요. 그런 일 없습니다.
바쁜 시기란 걸 알지 않나. 자네들의 존재가 세계의 평화를 좌지우지해. 그래서 우리는 작은 문제도 괄시하지 않고 방비한다네.
너무 걱정하지 말고, 내 말을 명심하게. 그러면……
관찰력
84
55/27/11
실패
더 가까이 있을수록, 가까워질수록, 완벽하게 적응할 테니까.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시간마저도 자네들을 갈라놓을 수 없을 만큼, 꼭 그렇게 굴면 돼.
어렵지 않은 일이잖나? 어차피 자네들을 이해할 수 있는 건……
서로밖에 없어.
.........가자. (작게 웅얼인다.)
(말 없이 따라 나선다. 등 떠밀 듯 할 땐 언제고..)
지능
68
50/25/10
실패
..아니지, 이런 말을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쉬어. 너한텐 아쉽게 됐네.
(상대를 지나쳐 방으로 들어간다.)
넌..
한 번 만이라도 다정하게 말해주면 안돼?
네가, 내가 옆에 있는게 숨쉬듯 당연해지게 되면 그 다음에는? 만약 오늘처럼 언젠가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게 되면? 언젠가 네가 먼저 죽어버리게 되면? 정말로 세계가 멸망하게 되면?
너는 거부할 수 있어? 네가 가진 걸 미련없이 전부 포기하고 내 기대에 응해줄 만큼 이 모든것에 의미가 있냐고!
그럴 힘도, 용기도, 각오도,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 (고개를 푹 숙인 채 소매로 눈가를 벅벅 닦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 모습이 얼마나 꼴사나울지 가늠이 가질 않아서, 차라리 이대로 별이 멸망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내가 죽었어? 세상이 멸망했어?
.........
아까 네가 그랬지. 원래부터 내 게 아니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생각의 문제가 아니야. 우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서로를 가져본 적이 없어.
....둘이 있어도 영원히 외로울 뿐이야.
자기 스스로도 못 품는 인간이 어떻게 타인을 마음에 들일 수 있겠어?
난 제발 네가 나만큼 괴로워졌으면 좋겠어. 내가 아까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르지. 모르니까 밀어낼 수 있는 거야.
바보같이 그런 줄도 모르고 나는.. (방 문을 닫아주고 등을 돌린다.) 다치는 게 그렇게 싫으면 그 방에서 백년 만년 혼자 살아. 다시는 나한테 곁 내주는 척이라도 하지 마. 진짜 죽여버릴 거야.
(방 문이 닫힌다. 겨우 야트막한 거리였지만 그 사이의 공백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언젠가 겪게 될 이별이라면.... 그런건 애초에 시작도 안 하는게 나아. 사람은 살아가는 게 아니라 죽어가는거니까.
....... (색 색 내쉬는 숨이 거칠다.)
(스위치를 내리는 소리가 난다. 방 문 밖으로 새어나오던 빛이 점멸한다. 이렇게 결국 원점이다. 아니, 그보다 더 최악일지도. 그 사실이 새삼스럽지도 않을 터인데도 자꾸만 몸을 웅크리게 된다.)
(지금처럼 자기 울분을 내지를 때 라던가.. 하지만 막상 다가가면 온 힘을 다해서 밀쳐내는 인간이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당최 알 수가 없다. 당연하잖아. 나는 아직 나 자신이 바라는 게 뭔지도 모르는 어린애인데.)
(하나 분명한 건 지금은 얄팍하게 깔리는 애잔함마저 기분 나쁘게 느껴진다는 것. 이게 정말 내 감정이 맞기나 한 거야? 겨우 저런 초라한 인간만이 내 유일한 이해자라고?)
(누군가 맞지도 않는 자리에 억지로 끼워 맞춰서 빠지지 않는 퍼즐이 된 것 같다.)
어차피 죽을 거, 왜 살아?
(마음에도 없는 소리는 자신에게도 상처가 된다. 얄팍한 방문 틈으로 제발 날 좀 살려 달라는 익숙한 목소리의 비명이 들리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하다. 노숙이라도 할 작정으로 아예 숙소 밖으로 나가버린다. 머리를 식혀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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