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시의 도밍게즈 1부 ]
[ Chapter 1. 시계바늘의 방향. ]
2022. 05. 16 CoC 7판 팬메이드 시나리오. :: W.팀 라퓨타
원문 시나리오 링크 : https://dear-heresy.postype.com/post/4507568
KP/KPC - 똘비 (마릴루 클러라먼시)
PC - 쮸 (장태주)
※ 아래는 본 시나리오의 로그 백업이며, 시나리오의 진상, 스포일러등이 전부 포함되어있으니, 본 시나리오를 플레이 예정이신분들은 열람을 삼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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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루, 이틀. 며칠이 더 지났습니다.
능력은 딱히 차도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닌가? 어제보다 나아졌나? 싶으면... 다시 한 움큼 사라지길 반복합니다.
누구도 원하지 않는 감각이었을지언정! 시간이 흐릅니다.
타이머와 가까이 있었건, 멀리 있었건 비슷했지만……
적어도 가까이 있는 쪽 더 안정적이란 사실은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꺾인 손가락의 주위를 맴도는 그림자는 바닥을 천천히 기어 다녔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얼마만큼 흘렀는가를 문득 깨달으면,
뱀의 비늘이 스치는 것처럼 서늘한 기분이 들곤 했습니다.
그러나 전부 기분 탓이겠죠.
...
일상은 고요하고 평화롭습니다.
일어나고, 아침을 먹고, 수업을 듣고, 점심을 먹고, 시시껄렁한 시간을 죽이고,
숙제를 하고, 상으로 간식이나 용돈을 받고,
돌아와선 TV를 보거나, 훈련하는 평범한 하루의 반복입니다
마치…. 능력이 사라진 적 따위 없었던 것처럼.
종일 들리던 누군가의 시끄러운 목소리만을 제외하면 그랬습니다.
뭐가 그렇게 혼자 바빠? 언젠가 의문을 표한 것처럼,
마릴루는 대부분의 시간을 외부에서 보내곤 했거든요.
그 뿐인가요? 저녁 늦게 들어오면 항상 방에 틀어박혀 움직이지 않으니...
통 말을 붙이기도 부지기수였습니다.
능력에 대해선, 우려와는 달리 DOT에서도 별다른 조짐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기다리는 것은 초조했지만 점차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축제를 이틀 앞둔 날,
함께 수업을 듣는 것은 오래간만이라는 가벼운 감상을 남길 때.
똑똑.
손님은 그때 찾아왔습니다.
교실에 앉아서 교사를 기다리던 타이머와 카운터의 시선이 모두 앞문으로 쏠렸습니다.
장태주:..?
수업을 위해 드나드는 이들은 노크하지 않았으므로, 상당히 낯선 소리가 아닐 수 없었어요.
문가에는……
리슬러 부관:리슬러입니다.
정중한 목소리와 함께 하인리히 장교의 부관이 서 있었습니다
타이머에게는 낯익고, 카운터에게는 낯선 남자였습니다.
옅은 색깔의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넘긴 남자는 정장 차림새로 누런 서류 봉투를 들고 있었습니다.
리슬러 부관: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전달 사항이 있습니다
뱀처럼 얇은 눈꼬리가 새로운 얼굴들을 훑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리슬러 부관:아시겠지만, 건국 축제가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리슬러 부관:예년보다 화려하게, 완벽하게, 차질 없이 준비되어야겠죠.
장태주:.......
마릴루:....... (시큰둥..)
리슬러 부관:장교님께서도 기대가 크십니다.
장태주:(창 밖만 봄...-_-)
리슬러 부관:친밀하게, 다정하게, 모쪼록 완벽한 파트너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고 하시더군요. 서로 간에 사이좋은 모습을 보여주십시오.
그는 진지한 얼굴로 악센트를 강조했습니다.
건국 축제의 이벤트는 매해 이루어지는것으로, 당신도 이미 그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축제기간 딸기를 납품하러 수도에 방문하실 때, 항상 기념품을 사 가지고 오셨으니까요.
리슬러 부관:아, 그리고 축제 때 일정이 정해졌습니다. 첫날에는 자유 시간이 주어질 예정입니다
카운터의 존재가 발각되어선 안 된다며 DOT 지부 밖으론 한 걸음도 못 내밀게 했으면서...
상당히 파격적인 ‘허가’입니다.
장태주:아니 이렇게 갑자기?
축제이니 만큼 어린 것들을 묶어 두기가 안타까웠던 걸까요.
리슬러 부관:하지만, 만약 누군가 인터뷰를 요청하거나 이야기를 걸어도 되도록 답변하지 마십시오.
당부를 마친 리슬러 부관은 서류 봉투의 입구를 엽니다.
우르르, 안에서 쏟아지는 것은 팸플릿입니다.
리슬러 부관:저녁에는 전원 전시회에 참여할 겁니다.
나누어 받은 팸플릿의 표지에는 〔타이머 展〕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아, 그러니까…….
구원자에 미친 이 작은 행성은
굿즈와 장난감,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기타여러 창작물을 넘어서…… 이젠 전시회마저 열 모양입니다.
그럴싸한 홍보 문구는 지나치게 유치했습니다.
리슬러 부관:도밍게즈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타이머 전시회인 만큼 첫 번째로 관람하고, 이후 DOT로 복귀할 겁니다.
설명을 마친 리슬러 부관이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물었습니다.
장태주:........
리슬러 부관:이상입니다. 그럼... 무언가 문제라던가, 할 이야기가 있습니까?
장태주:저, 당일까지 능력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나요?
리슬러 부관:(서류뭉치를 정리하다 힐끗 눈짓한다.) 괜찮을겁니다. (갈결하다.)
장태주:(대체 뭐가?!!?)
그는 의례적으로 물었다는 것처럼 형식적인 인사만 남기고 교실을 떠났습니다
달칵, 문이 닫히고…… 수업을 알리는종이 커다랗게 울립니다.
수학 시간이에요. 수학 교사는 늘 종이 치면 움직이니까, 한 10분의 여유가 남았군요.
주변에서는 '건국축제'를 어떻게 준비할까에 대한 토론이 한창입니다.
장태주:야. (마릴루 툭)
능력이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돌아올 거라고 모두들 자신하니 준비해두는 게 좋겠죠.
마릴루:........
장태주:(하여간..) ...넌 어떻게 할 거야?
마릴루:(입술을 우물거린다) ... ...몰라.
장태주:.........
마릴루:.... (돌아간 등 물끄럼 보다 창가쪽으로 턱 괴고 앉음)
수학 교사가 뒤늦게 교실의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장태주:........
그는 교탁에 프린트의 모서리를 툭툭 쳐서 정리하곤 수업을 시작합니다.
선생님:늦어서 미안해요. 모두 자리에 앉았나요?
수학 수업은 유난히 지루하고, 점심시간 직전이기 때문에 귀에 잘들어오지 않습니다.
교사가 무어라고 떠드는데, 아, 이런……
장태주:
느릿느릿한 목소리가 꼭 자장가 같습니다
장태주:....................
저절로 눈이 감기고, 고개를 꾸벅 꾸벅 떨구다...
장태주:-.-.......z
툭, 옆에서 지우개를 떨어트리는 소리가 납니다.
장태주:(...헉!)
두 사람의 사이에 지우개가 떨어져 있습니다. 졸다가 팔꿈치로 떨어트린 걸까요?
장태주:..................
마릴루:(마찬가지로 졸고있다가 화들짝놀란다) ...?????
장태주:(참나...ㅋ.. .귀엽고난리..)
마릴루:....! ㅈㅣ우... (비몽사몽한얼굴로 지우개 주우려 내려다가 태주 다리에 이마 꿍 박음)
장태주:(아옥..! 정강이 붙잡음)
꿍! 손을 뻗고 녹색 머릿칼이 부딪혔을 때,
따끔! 스파크가 튀더니 시간의 각인이 화끈화끈 달아오릅니다.
그리고, 당신을 떠나갔던 무언가가 다시금 당신에게 돌아옵니다.
텅 비었던 어딘가가 가득 차는 것을 느낍니다.
마릴루 또한 같은 것을 느꼈는지 고개를 들고선 놀란 눈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착각이 아니에요. 방금, 정말로,
장태주:...? (뭐지?)
능력이 돌아왔습니다.
불을 끄는 것처럼, 그리고 불을 켜는 것처럼.
해가 지는 것처럼, 그리고 달이 뜨는 것처럼.
장태주:.......
네가 ■■ ■ 것처럼, 그리고 내가 ■■■ 것처럼!
장태주:
:멋대로 도핑하네
장태주:
:9만큼 올려주세요~
장태주:..! (뭐 이딴..)
마릴루:...? (어리둥절해져선 올려다본다) 방금...
장태주:(마릴루 목덜미 덥썩 잡아봄)
마릴루:꺄아악?!?!
한번 더 따끔!
장태주:.... 착각인가? 아얏!
목 뒤에서 스파크가 일어납니다.
장태주:(헉..)
마릴루:야!!!! 뭐 하는거...핫. (수업시간인거 알고 입다뭄;)
장태주:괜찮다는 게 이런 거였냐...(목덜미 놔줌...)
마릴루:갑자기 잡으면 놀라잖아 이 멍청아..! (목덜미 문지르면서 팍 째려봄)
장태주:아니..
마릴루:또 자기 멋대로... ... (궁시렁..거리다) 그러든가. 나도 너한테 할 말 있으니까.
장태주:(저게 또 무슨 얄미운 소릴 하려고..)
그 몇주간 했던 걱정이 무색하게도, 이렇게 간단하게. 떠나갔던 것이 다시금 채워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비로소 완전하게 충족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드디어……존재의 가치를 증명 받은 것처럼.
...
장태주:............
한번 더 종이 치고, 길었던 수업이 종료됩니다.
선생님과 아이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교실을 빠져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빈 교실에는 타이머와 카운터, 두 개의 시간이 남겨졌습니다.
마릴루:(느릿느릿하게 필기구 정돈하고 나가..려고하다가 문 앞에서 멈칫함)
장태주:...........
마릴루:(주머니 뒤적이다가 25달러가 들어있는 DOT카드를 네 쪽으로 던진다.)
장태주:..?
마릴루:빚지는거 싫으니까. 반은 갚은거다?
장태주:(저게..)
마릴루:네가 갚으라며.....???? (문자 그대로 받아들임)
장태주:허, (어이 없어.. 한대 쥐어 박을 수도 없고 저거..)
마릴루:........ 뭐야! 그럼 뭔데?! 시키지도 않은 짓이나 하고!
장태주:내가 니 머슴이야?!
마릴루:으앗...!!!
손목을 붙잡으면, 손바닥으로부터 열기가 느껴집니다.
그의 각인이 위치한 자리부터 서서히, 열감이 펴지는 느낌입니다.
장태주:(또 이 느낌..) 니가 나 싫어하는 거 그렇게 까지 안 해도 알고 있으니까, 좀 도망가지 말고 있어봐! 엉덩이에 뿔이라도 났냐?
마릴루:(손목으로부터 열감이 느껴진다. 아까부터 따끔따끔 느껴지던 이 감각...) 아, ..알겠다고..! 안 도망갈테니까 이거 놓고 말 해..!
장태주:.... (손목을 놔준다.) 그러니까, (.......)
마릴루:...............................................!!!!!!!! (뭔가 대꾸하기전에 손이먼저 뺨을후렷다;)
장태주:...................(각오했지만 아프다. 눈 질끈....)
마릴루:(귀까지 빨개져서 소리지름) 무, 무,ㅜ무.무.무.무슨 헛소리야 그게!!!!!!!!!!!!!!!!!!!
장태주:그러니까!! 오해하지 말라고 했잖아..! 머릿속에 이성이라는 게 있긴 하냐?
마릴루:몰라 이 변태!!!! 썩은 감자!!! 최악!!!! 기껏 남아줬더니 헛소리나 하고!!!!!!! (빽빽)
장태주:이, 이게 진짜;; (아놔;; 손으로 마릴루 입 막음;;)
살결이 맞닿으면 또 다시 따끔, 능력이 흘러들어오빈다.
장태주:
마릴루:그건, 그... 렇지만. (저로서는 불순물이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또다시 어딘가 편안하고, 그래서 이상한...)
장태주:........
마릴루:...너, 너....너는 어떻게 그런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
장태주:아이씨, 이게 진짜!
마릴루:.........................................................................................미쳤어?!?!?!?!?
장태주:거 봐! 너나 나나 좋아하는 사이도 아니니까 그냥 상관 없잖아! 말이 좋아 키스지 그냥 입술 붙이기 정도 아니냐고!
마릴루:뭣.....!!!!!!!!!!!!!! (펄쩍뜀) 내, 내가 언제! 나 그런 말 한 적 없거든!?! 이 바보가....! (손 들어서 가슴팍 치려다가 휘청함)
:자 여기서
장태주:
풀썩! 휘청인 몸이 앞으로 쓰러집니다. 그 반동에 무게가 실려 꼬구라지면...
상대의 얼굴이 눈 앞까지 가까이 다가옵니다.
두근, 두근. 지나치게 가까운 거리감 때문일까요?
아직 여름이 오기엔 멀었음에도, 순식간에 열기가 오릅니다.
:1 1마릴루가 위 2태주가 위
장태주:
마릴루:...!!!! (화들짝 놀라서 손 뗀다) 이, 이,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장태주:....변태.(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복수하고싶음)
마릴루:일부러 그런거 아니라고 했지...!!!!!!!!!! (빼액)
장태주:나는 키스만 해 달라고 했는데.
마릴루:너.....!! (얼굴 새빨개진채로 허겁지겁 일어나서 교복 탁탁 정돈함)
장태주:......... 싫어도 고려는 해 봐. 너도 너 혼자만 카운터 없이 건국 축제에 가는 건 민망할 거 아냐.
마릴루:................................................
장태주:인생 속고만 살았냐? (초능력 함 써봐용... 되려나)
굴려봅시다!
장태주:
몽글몽글 수중기가 뭉치려고 하려던 찰나에..!
푸쉬쉬... 기체가 되어 날아갑니다.
마릴루:....................................................
장태주:야..!!
마릴루:돌아온거란것도 뻥인 거 아냐?
장태주:아, 아니야! (한범만 더 써봐요.. ^-ㅜ)
go!
장태주:
말이 끝나기 무섭게 머리위로 구름이 뭉쳐집니다.
장태주:봤지? 봤지?
어디 그 뿐인가요? 제멋대로 소나기를 쏟아내던 전과 달리, 수증기를 머금고 가만히 떠 있습니다.
장태주:변태 사기꾼이라고 한 거 취소해라?
그러나 구름의 크기는 아직 조그맣습니다. 어쩌면 조금 더... 돌아온다면, 완벽하게 다룰 수 있지 않을까요?
마릴루:........
장태주:........
마릴루:진짜네...
장태주:...(내 맘대로 되는 건 아닌데)
마릴루:...... (머릿속에 하나의 가설을 그린다. 어쩌면...) 그럼 확실히 해 둬. ..네가 좋다고 한 거다? 나중에 뭐라고 징징대도 안 들어줄거야?
장태주:(저거 무슨 꿍꿍이야?) 아~ 알았다고~! 내가 먼저 해 달라고 했으니까 네 책임은 하나도!!! 없다! 됐냐?
마릴루:알았으니까....... ........ (또 점점 빨개짐)
장태주:아 의식하지 말라고! 너 때문에 나까지.. (민망하잖아..... 괜히 귀 뜨거워짐)
마릴루:누... 누가 의식한다고...!!!!!!
장태주:(귀 가림) 그, 그러는 넌 머리는 초록색에 얼굴은 빨개서 꼭 딸기 같거든?
마릴루:너, 너는..!!! (대꾸하려다가 맘) ....자꾸 놀리가만 할 거면 나 그냥 갈 거야!
장태주:(!!!)아, 안놀려! (......누가 먼저 시작했는데..성격 하고는... 궁시렁)
마릴루:............................. (한발짝 가까이 감)
장태주:........(물끄럼..보다가 훈련실에서 했던 것 처럼 마릴루의 양 뺨을 쥐고 가볍게 입 맞춘다. 이건 그냥 일이야, 일. 첫 수업 때 선생님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애써 스스로를 다독여보지만 ....손바닥이 축축하진 않을지, 심장 소리가 크게 들리진 않을지 괜히 신경 쓰인다.)
마릴루:(모든것이 엉망이다. 옷가지는 흐트러지고 리본은 흘러내렸으며 긴장한 다리에선 힘이 풀린다. 탓에 두 손을 상대의 어깨에 올리면 낯선 감촉이 손을 타고 올라온다. 귓가로 들리는 소리가 지나치게 외설적인 탓인지 뺨이 자꾸만 달아오른다. 눈을 떳을 때 이런 모습을 보이면 또 한바탕 놀림받을텐데... )
장태주:...! (변태라느니, 싫은 소리나 할 땐 언제고 안겨드는 온기에 눈이 반짝 떠진다. 어쩌면 얘도 사실은 내가 싫지 않은 게 아닐까? 바보 같은 구석이 있으니까,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얇은 방 문을 사이에 두고 대치했던 날과 혼자서라도 건국 축제에 가겠다고 속 편하게 늘어놓던 오늘의 기억이 잘라낸다.)
얽힌 혀 사이로 숨이 들이찼다가도 금세 빠져나갑니다.
감각이 어떨지언정, 비어있던 틈이 빼곡히 메워지는것이 느껴는것만큼은 자명합니다.
그렇게 입술이 떨어지면...
장태주: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멀어졌던 힘이 전부 돌아왔다는 사실을요.
장태주:.........
힘이 순환합니다. 전전긍긍하며 마음을 졸였던 시간이 전부 거짓말같이 느껴질 정도로요.
그와 마지막으로 마주친 얼굴은, 어땠었나요?
예언의 카운터가 아니기에 그 속을 짐작할 순 없었지만, 어쩐지
아니죠. 어쩌면 기분탓일수도 있겠습니다.
어찌되었든 오늘의 기억은 하나의 파편을 만들어내고,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매해 봄의 가운데, 4월 19일이면 도밍게즈의 건국 축제가 열립니다.
이튿날 동안 사람들은 꽃을 달고, 등을 띄우고, 술을 마시고, 웃고 떠들며 시간을보냅니다.
‘세계의 구성원’으로서 당연한 일 일테죠.
지독하게 깨끗한 하늘 위로 매달릴 곳을 잃은 우산이 홀로 떠다닙니다.
창 너머가 왁자지껄합니다.
창밖을 내다보면, 건물 사이 엮인 긴 줄마다 색색의 것들은 매달려 있습니다.
깃발, 손수건, 우산…… 다 나름의 소원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해와 달의장막을 비유하는 깃발. 바람의 결을 따라 흔들리는 손수건. 날씨가 맑기를 기원하며 활짝 펴둔 우산.
건국 축제가 끝날 때까지 화창하기를 비는 거예요.
정말로 효험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올해도 날은 화창합니다.
식당으로 내려가면, 축제 때문일까요? 가벼운 아침 식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말랑말랑한 치아바타와 세 종류의 치즈, 구운 햄, 부드러운 스크램블드에그.
우유와 시리얼은 상비되어 있으니 배가 고프다면 그릇에 따라 먹으면 됩니다.
오늘의 아침 주스는 사과와 케일, 당근을 갈아 넣은 건강 주스입니다.
마릴루:(주스 싫어.. 저 멀리 밀어둠)
장태주:(우산이 걸려있는 건 좀 기묘한 기분..)
마릴루:그럼 네가 먹던가. (이번엔 태주앞에 밀어둠)
장태주:(마릴루 몫의 건강주스까지 마시고) 왜? 나가기 싫어?
마릴루:싫다고 한 적 없거든? (째릿..) 너 그거 피해망상이야.
장태주:............. (괜히 그릇이나 정리함) 나갈거면 같이 가던가.
마릴루:안 그래도 그럴거야. 아니면 부관님이 아예 밖으로 못 나간댔으니까. (드르륵 일어남) 너, 축제 본 적 없지?
장태주:....응. (축제..) 넌 자주 가봤나봐?
마릴루:... ...축제 바로 전 날에 나가보는건 오랜만이야. 원래 이 때가 제일 바쁠 땐데... (누르고 있지만 조금 들뜸)
식사가 끝날 즈음, 아침부터 반듯한 차림새의 리슬러 부관이 식당에 들어옵니다.
장태주:.....(기분 좋아보이네.)
타이머와 카운터들이 외출할지, 외출하지 않을지 확인하러 온 모양입니다.
리슬러 부관:(두 사람을 내려다본다) 오늘 나가볼 건가요?
장태주:....(마릴루 힐끔) 네. 그럴 것 같습니다.
리슬러 부관은 별다른 반응 없이 당부합니다.
리슬러 부관:잊지 마세요. 군들은 타이머와 카운터고, 세계의 구원자지만, 동시에 개인입니다.
장태주:......
타이머가 어딘가를 나갈 때마다, 무언가를 할 때마다 따라오는 이야기였습니다
부담을 갖지 말라는 건지, 오히려 부담을 갖게 하려고 이러는 건지 저의가 헷갈릴 정도로 집요한 충고였지만, 그는 올해도,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그렇게 주장했습니다
‘타이머가 본인이 개인임을 이해하고, 행동해야 사회 또한 받아들인다는 것’을요.
세계의 구원자라며 추켜 올리는 하인리히 장교의 언행과는 상당히 반대되는 행보였습니다.
장태주:(저런 말 하면 장교한테 안 혼나나..)
리슬러 부관:누군가 바깥에서 군들에게 무언갈 요구한다면 어떻게 할 거죠? (어깨를 반듯이 펴고 고지식한 얼굴로 두 사람을 내려다본다.)
장태주:무시하라고.. 하셨죠? (아마도.. 아닌가?)
리슬러 부관:그렇습니다. 하나, 침묵하고 무시로 일관할 것.
부관은 묵직한소리로 읊습니다.
이것은 정말 우리를 위한 조언일까요?
아니면 단순히, 문제가 될 상황에서 ‘그것은 타이머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라며 발을 빼기 위한 수작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장태주:(그렇게 대놓고 무시하면 더 욕 먹는 거 아닌가..)
두 사람을 내려다보는 시선에는 별다른 동경도, 애정도, 호의와 영광, 감사 마저도 깃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그를 좋아했고, 싫어했고, 편히 여겼고, 불편하게 여겼습니다.
이내 그는 두 사람에게 작은 종이를 내밉니다.
‘외출증’입니다.
장태주:와!
리슬러 부관:그럼. (목례하고 다른 타이머들에게 다가간다.)
장태주:(외출증 소중하게 주머니에 챙김)
마릴루:(외출증 받았다! ...) ....잠깐만. 나 숙소에서 가져와야 할 게 있는데..
장태주:..? 뭔데?
마릴루:.......................별 거 아냐. 잠깐만 기다려!
장태주:........
마릴루는 말을 마치고 후다닥 엘레베이터 로 올라갑니다.
10분의 시간이 남을 것 같습니다. 로비에서 잠깐 시간을 떼워볼까요?
장태주:(진짜 나가고 싶었나 보네..)
장태주 는 타이머 머핀을 구매합니다. 소지금 $20 차감.
자판기로갈까요?
장태주:(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장태주:(넵 ㅎ)
:민첩하네
장태주:(;;ㅋㅋ)
:자깐만
장태주:o(〃^▽^〃)o
:ㅇㅋ이제쓰셔두됩니다
장태주:애
장태주 는 타이머 머핀을 깠다. 두근두근두근....
7번 스티커가 나왔다!
장태주:(맘에들었음ㅎㅎ)
그렇게 머핀을 맛잇게 먹고 있으면...
장태주:왠지 뾰로통한게 호박이랑 좀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외투를 걸치고 까만마스크를 쓴 마릴루가 이쪽으로 달려옵니다
마릴루:가자! (완전무장)
장태주:뭐야 이 범죄자는
마릴루:ㅡㅡ (발밟음)
장태주:빚이라도 졌냐?
마릴루:범죄자?!?!?
장태주:아오 이게 이제 툭하면 폭력이야! 어제는 뺨까지 때리더니
마릴루:밖에 나가면 알아보는 사람이 많으니까 그렇지 이 멍청아!
장태주:.........흥. (괜히 마스크 죽 당겼다가 놓음) 가자.
마릴루:꺄악..! 이게진짜.. (마스크 찹찹 바로 씀 )
경비실에 외출증을 제출하고, DOT의 정문을 나서, 긴 내리막길을 걷습니다.
수도 외곽이기 때문에 축제가 열리는 중심지까지 가려면 약 20분을 걸어야 합니다.
입구를 벗어나는 순간 화한 향기가 밀려듭니다.
때 이른 장미 향기가 은은하게 밴 탓입니다.
아파트 베란다며 학교의 창문마다 수놓은 새파란 장미가 시선을 훔칩니다.
누군가 장미 다발을 한 아름 안고 지나가면, 미처 챙기지 못한 눈물처럼 꽃잎 몇 장이 바닥으로 떨어지곤 했어요.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마주친 몇몇이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정확히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마스크 덕분일까요?
도심의 풍경은 화려하기 짝이 없습니다.
건물 사이로 엮은 긴 줄마다 색색의 깃발, 손수건, 혹은 우산 따위가 걸려 화려하게 하늘을 수 놓습니다.
도밍게즈의 국화인 새파란 장미가 창틀과 문지방마다 걸려 있고, 꽤 많은 사람이 품에 안고 있기도 합니다.
늘 이맘때쯤이면 날씨가 좋아요.
하늘은 깨끗하고, 바람은 살랑이고, 때 이른 장미 향기가 향긋합니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광장과 골목, 공원으로 흩어집니다.
장태주:....사람 진짜 많다.
마릴루:그러니까.... ...
장태주:..........
마릴루:..... 내가 애야? (툴툴...거리면서 잡고있음)
장태주:...나 말이야, 나.
마릴루:..너는 좀 바보같긴 해
장태주:이게 또 ..(가자미눈 떴다가) 광장에 사람이 많긴 해도 구경할 거리가 있을 것 같은데..
마릴루:어, 어..어! 야 잠깐만! 뛰면...! ......... (에라모르겠다 같이 뜀~~~)
흰 돌이 깔린 광장의 정중앙에는 커다란 시계탑과 분수가 있습니다.
시계탑은 분침과 초침이 존재하지 않으며, 시침만 존재합니다.
타이머의 존재를 기념하는 시계입니다.
정각이 될 때마다 긴 종소리가 울립니다.
분수에 새파란 장미의 목을 꺾어 던지며, 어떤 소원을 비는 것은 도밍게즈의 흔한 의식입니다
광장에는 장미를 파는 사람과 가족 나들이, 데이트를 나온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장태주:와..!
마릴루:(마스크 내리고 헥헥거림...)
장태주:편식하니까 그렇게 힘이 없지..(에휴~)
마릴루:네가 멋대로 뛰니까 그런거잖아! (빽!! 외치고 분수 쪽 돌아본다..)
장태주:아니 뭐... 그냥..(........) 사람이라면 소원 하나정도는 가지고 살잖아!
마릴루:그래? 그럼 빌어보든가. (장미 1송이 사서 척 내밈)
장태주:엇..
마릴루:나는 별로 빌고싶은소원 없는데?
장태주:...하긴, 네가 뭘 바랄 것 같진 않다. (세상 만사가 다 싫은 앤데)
마릴루:(옆에 물끄럼 서 있는다) 뭐라고 빌었는데?
장태주:그거 말하면 안이뤄지거든. (메-롱)
마릴루:...싫음 말아라 (흥)
장태주:야! 같이가!(후다닥 따라감)
수도의 골목 곳곳에는 노점상이 열렸습니다.
온갖 축제 음식은 다 접할 수있습니다.
여러 종류의 소스를 바른 꼬치구이라거나, 과일을 정교한 모양으로깎아 설탕물을 입힌 사탕,
바람에 흔들리는 색색의 솜사탕, 캐러멜을 입혀 튀겨낸 과자들.
수도에서 장사하는 이들은 전부 가게를 접고 노점을 냅니다.
음식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기념품이나 액세서리, 수공예품을 팔기도 합니다.
장태주:우와...
가장 인기인 것은 이번 세대의 타이머를 본떠 만든 봉제 인형이에요.
골목은 내내 시끌벅적하고, 맛있는 냄새가 가득합니다.
마릴루:으.. (싫은얼굴.. 마스크 올려씀)
장태주:참나..
마릴루:암것도 모르면서.. (웅얼웅얼)
장태주:어, 이거! (액세서리 노점 앞에서 기웃대다가 리본하나 마릴루 머리에 갖다대봄)
마릴루:???
장태주:이러니까 수박까진 아니고 줄 그은 호박같네.
ㅋㅋ
장태주 의 현재 소지금액은 $6 입니다.
장태주:(6원이라니)
리본의 가격은! 4 달러입니다.
장태주:(와~! 쿨거해요)
마릴루:??????
장태주:넌진짜.
마릴루:악!
장태주:아 됐거든?! 난 이런 유치한 거 안하거든?
마릴루:나도 그런거 전~~ 혀 취향 아니거든?!
장태주:머리에 두개 목덜미에 하나 달고다니면서..
마릴루:(귀여워 ㅋㅋ)
장태주:(캐붕ㅋㅋ)
골목을 지나 뛰어가면, 산책하기 좋은 공원이 나옵니다.
꽃과 나무를 잘 가다듬어 조경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공원의 한편에 설치된, 파란 장미로 장식한 아치 모양의 터널을 걸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있는데, 진짜인지는 모르겠어요.
조건은 반드시 손을 잡고 끝까지 걸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장태주:...................................
마릴루:힘들어................... (뛰면서 머리 다 헝크러짐.. 다시 올려묶는다)
장태주:(얘는 하필 와도 여길 오냐 개어색하네)
마릴루:..뭐! 왜?!
장태주:아~ 나를 향한 니 달콤한 마음 잘 알겠다고~
마릴루:뭐가 어째고 어째..?!?!?
장태주:그래 까짓거 내가 큰 맘 먹고 같이 걸어준다 (개얄미운 표정으로 손 내밈)
마릴루:... (어이없는 얼굴로 장태주랑 손 본다) 뭔데 이건...?
장태주:........(머쓱.. 내밀었던 손 그대로 머리카락 쭉 당김) 못생긴게!
마릴루:꺄악!!! 하지 말랬다!! (꾹꾹밀어냄)
장태주:...아 됐다고!
마릴루:(머리위에 물음표 백만개띄우고봄)
장태주:..............
마릴루:큰 맘 먹었다니 (1타) 같이 걸어주겠다니 (2타)
장태주:아이씨.. 진짜
마릴루:(요놈봐라)
장태주:(어차피 얘는 나 같은 거 평생 가도 싫어할 인간인데 뭣 하러.. 주머니에 손 꽂고 혼자 장미 터널 팍팍 걸어감) 호박주제에..
마릴루:뭐..?! 자긴 썩은감자면서... (졸졸 따라들어옴)
장태주:그리고 너, 아직 나한테 제대로 대답 안해줬거든.
마릴루:무슨 대답?
장태주:그날 했던 말, 진짜 네 진심이야?
마릴루:(그날.. .. 이라고 할 만한 것들 떠올려봄) 네 송아지 못생겼다고 한 거?
장태주:장난하나! 야, 설탕이가 얼마나 귀여운데!
마릴루:그냥 소던데....
장태주:그딴 헛소리 말고,
마릴루:... 나갈 수 없어서 유감이라고 했던 건 사실이야. (애매모호하게 답한다)
장태주:(또 저런 식으로.. 복장 터져서 돌멩이나 걷어찬다)
마릴루:그치만. ...
장태주:....
마릴루:..넌 몰라서 할 수 있는 소리야 그거.
장태주:대체 내가 뭘 그렇게 모르는데?
마릴루:... (크게 숨을 들이킨다. 장미향이 폐부로 들이찬다.) ...그게 아니면 왜, 자꾸 사람이 내 앞에서 죽냐고...!
장태주:.........
마릴루:꺄악...! ...뭐! 갑자기 왜 때리는데?!
장태주:사람은 어디서든 죽어 이 멍청아, 선생님이 안 가르쳐주든?
마릴루:이게....! ...내가 그 정도도 모를 줄 알아?!
장태주:.........
마릴루:..... .....
장태주:(허어.. 바람 빠지는 소리) 그럼 뭐, 나중엔 나도 죽일 거냐?
마릴루:.... (도리도리)
장태주:그럼 대체 뭐가 문젠데? 네 손에 죽을 일 없는 나까지 멋대로 집에 보내려고 하질않나..
마릴루:내 의지가 아니니까! .....너도 쭉 이 곳에 있으면 내가 무슨 소리 하는지 알게 될 걸? 그때 내 말 들을걸. 하고 후회할거라고!
장태주:........
장태주:그리고.. 네가 거짓말이라도, 평생에 단 한번만 이라도 내가 곁에 남아주길 바란다고 말 해준다면
마릴루:너는 항상... 뭐가 그렇게 쉬워? 그런 거 내가 몰라서 여태 이런 줄 알아?
마릴루:이런 운명을 나눈 사람이라니 달가울 리 없잖아. 대체 뭐냐고..?! 진짜 운명이라도 되는 것 마냥. 이상한 기분이나 들고... (귀 까지 울리는 비이상적인 심장박동, 그럼에도 편해지는 마음, 가까이 있고싶은 본능. 무슨 말이든 따르고 싶어지는 마음. 도대체 제 것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것들... 전부 그랬다.)
장태주:.........(꼭 이렇게 나온다. 사람 마음 후벼 파는 것 밖에 못 하는 주제에 아주 가끔 손을 뻗을 땐 갓 태어난 송아지처럼 매달린다. 착각하고 싶게.) 걱정 하지 마. 네 탓 안해. 그 저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시작된 거니까. (다른 카운터들과 다르게 마음 한 자락 제대로 얻지 못했을 때 부터 이미 이 숫자는 저주고, 족쇄고, 낙인이었다.) 이제 난 절대 못 죽어. 적어도 네 앞에선.
마릴루:.... ...흥. (한껏 내지르니 후회를 앞서 후련함이 밀려온다. 항상 이런식이다. 한 평생 느껴본 적 없는 감각들을 도대체 어떤 단어로 표현해야 할 지 모를 때 마다 마릴루는 작게 중얼거렸다.) 짜증나.
장태주:(괜히 손목 한번 들여다봤다가 따라간다. 1시의 타이머는 앞모습보다 뒷모습을 보는 일이 많은 것 같다는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하면서.)
아치를 마저 걸으면 끝자락에 보이는 것은 커다란 호수의 전경입니다.
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인 코마니 호수입니다.
코마니 호수가 유명한 것은 건국 축제 시즌이 되면 수면의 색이 변하기 때문입니다.
1년 365일 중 단 이틀, 호수의 물은 새까맣게 변합니다.
바닥을 볼수 없을 정도로 깊은 색을 띠는 호수는, 무엇을 탄 것도 섞은 것도 아닌데 그저 그렇게 어둠에 물듭니다.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고, 사람들은 신의 섭리라고 여깁니다.
제13구역을 연상시켜서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시기에 호수에 빠지면 살아 돌아올 수 없다는 소문이 돌아요.
물론 보안관이 항상 주시하고 있으므로 누군가 빠지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축제 전야부터 호수에서는 추모식이 거행되고 있습니다.
호숫가에는 옅은 색의 잔디가 자랐습니다.
봄이 찾아오는 시기, 희고 노란 들꽃이 바람을 따라 고개를 흔드는군요.
호수는 온통 검고,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종이꽃이 몇 송이 떠다닙니다.
장태주:........
호수에 들어갈 수 없도록 세워둔 울타리에는 '매달리지 마세요'. 삭막한 글귀가 붙어 있습니다.
이 무렵 호수에 들리는 사람들의 목적은 ‘타이머의 추모’입니다.
감히 도밍게즈의 [모든 국민] 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꽃을 띄웁니다
그러나 타이머와 카운터는 추모하지 않습니다. 타인의 죽음이 아니니까요.
이것은 그저, 마릴루와 당신 또한 겪게 될, 우리가 공유하는 미래입니다.
죽은 후에 기리는 일이 무에 중요할까요?
일평생 세계를 위해 살고, 사람을 구원하고, 죽은 후에도 결국 구원자로 추모받는 삶.
누군가는 명예롭고, 영광되며, 훌륭하다 칭송할지 몰라도 당사자에게는 미묘한 감상을 남깁니다.
마릴루:... (이야기를 나눈 직후라 그런지 추모식이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장태주:.....누가 몰라? (스트릿 출신이라 몰랐다.)
마릴루:몰랐을것 같은데...
장태주:........ -_- (팍 팍 걸어감)
마릴루:바보.
장태주:난 그래도 너 죽는다고 하면 숨 넘어가는 것 까지 다 볼거다.
둘레를 따라 쭉 걷다 보면, 종이를 파는
장태주:.......
함께 종이꽃을 접는
마릴루:그러시던가?
장태주:혼자 파티 해야지.. (흥..)
아슬아슬하게 난간에 매달려 있는 아이는, 들려오는 소리에 뒤를 돌아봅니다
눈이 마주쳤나? 의심했을 때, 아이가 먼저 말을 겁니다.
어린 아이:누구신데요?
장태주:지나가는 사람.
어린 아이:아하~ (고개 까닥이며 난간에서 폴짝 내려온다. 도도도 두 사람 앞으로 다가오며)
앳된 얼굴로 물끄러미 바라보던 아이는 마릴루와 당신에게 퍽 친밀하게 굽니다.
장태주:그으래.. 좋겠네..
어린 아이:(눈을 내리뜨곤 마릴루를 가리킨다.) 언니, 타이머죠?
장태주:뭐?! 이런 못생긴 타이머 봤냐?
어린 아이:태어나서는 안 될....
말을 채 마치기 전에
장태주:(뭣..)
아리아! 위험하다고 했잖아. 어서 이리 와!
장태주:.....
어머니로 보이는 사람이 아이를 챙겨서 끌고 갑니다.
이어지지않은 말에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아도, 아이는 엄마의 눈치를 보느라 입을 꾹 다물 뿐입니다.
마릴루:.....
축제 곳곳을 둘러보면, 하늘이 슬금슬금 어두워 지기 시작합니다.
장태주: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은 거야 저거..
마릴루:몰라.. 너보다 더 한것같은데
뎅, 뎅, 뎅…… 광장의 시계탑이 울어 댑니다
장태주:너보단 낫다.
벌써 저녁 8시입니다.
장태주:(벌써 밤이네..)
오늘 하루는 어떤 의미를 남겼나요?
어찌되었건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저 멀리 DOT의 꼭짓점이 보입니다.
우리가 떠나온,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이.
장태주:.......가자.
마릴루:....
장태주:(에..? 얼떨떨하게 잡음..)
마릴루:뭐야, 그 멍청한 표정..
장태주:(허..)호박은 손이 없어서 안내미는 줄 알았지 그동안.
마릴루:짜증나게 굴지 말랬다? (발 한번 밟고 감)
장태주:아 진짜! 너 내 발등에 원한있냐?!
자, 손을 잡고 돌아갑시다.
...
시곗바늘이 아래로 비스듬하게 고개를 기울이자, 모두 로비에 모였습니다.
눈대중으로 인원을 헤아린 리슬러 부관은 서류철에 무어라고 적었습니다.
아마 전원 출석했다거나, 문제없음, 이런 걸 쓴 거겠죠.
리슬러 부관:타이머 展은 내일, 축제 마지막 날에 정식 개장합니다.
그렇죠. 무해한 국민이라도, 타이머에게 집요한 팬심을 드러내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카운터의 존재가 소개된 후에는 훨씬 더 유난스럽게 들끓을 거라고, 무미건조한 우려가 덧붙었습니다.
리슬러 부관:공식 일정이라곤 했지만, 견학에 지나지 않으니 가볍게 다녀오면 됩니다.
장태주:(위험하다니.. 실감이 안나는데)
개인으로서. 강조하듯 덧붙힌 그 말의 뜻을 아느냐고 묻는 시선이 뺨에 달라붙습니다.
설명을 끝낸 리슬러 부관이 자리를 비킵니다.
서관의 문은 이미 열려 있었고, 너머에선 하인리히 장교가 몇몇 연구원이나 일반 군인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리슬러 부관이 앞서 걷자, 곧 어른들이 먼저 DOT를 벗어났습니다.
전시관은 DOT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설립되었습니다
차를 타고 가기도 우스울 정도로 가까운 거리입니다.
검은 철창을 넘어, 아침에 걸었던 야트막한 내리막길을 다시 걷자면,...
타이머다.
하인리히 장교도 있어..!
누군가의 입술사이로 새어 나온 말이 도화선이 되어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아침보다 선명한 시선이 따라옵니다.
장태주:........
호감, 호의, 온갖 곱고 귀한 것들을 모아 가루를 낸 것처럼 부드러운 시선들이…….
그런데, 쟤네는 누구야?
채 떨어지기도 전에, 누군가 묻습니다.
그러게. 저런 교복도 있었나?
본적 없는데. 다음 기수의 타이머 아냐?
그럴 리가 있어? 타이머는 한 세대에 하나뿐이잖아.
그럼…… 타이머의 부관이라던가?
질문의 꼬리가 꼬리를 물고, 꼬리가 꼬리를 잘라, 계속해서 새로운 꼬리가 돋아납니다.
타이머의 근처에서 걷는 카운터의 존재가 퍽 이질적이었던 모양이에요.
하긴, 그렇지 않다면 더 이상하죠.
시선은 어느새 호기심이 점철되고,
소란 사이로 톡 튀어나온 것은 어린 목소리였습니다.
장태주:........
어딘가 낯익은 여자아이 둘이 앞을 막고
두 사람을, 아니, 정확히는 마릴루를 물끄러미 올려다봅니다.
쌍둥이처럼 차려입은 아이들은 처음 보는 상대였지만 낯이 익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죠. 올려묶은 트윈테일, 하얀 리본, 걸친 외투가 단정한것이, 척 봐도 마릴루를 흉내 낸 꼴이었으니까.
다른 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마릴루처럼 꾸며 달라며 부모를 신나게 닦달했겠지, 싶을 정도로 쏙 빼 닮았습니다.
마릴루:..............................
장태주:(ㅋㅋ)
마릴루:.......웃지므르. (이악물고입모양으로말함)
무려 타이머의 시선이 향하자 두 뺨을 발갛게 붉힌 아이들이 잔뜩 긴장한 채로 장미 다발을 내밀었습니다.
꽃송이가 활짝 만개한 푸른 장미입니다.
장태주:키가 땅달만한게 딱 셋이서 세쌍둥인데?(속닥)
근처에 섰던 당신에게도 성큼, 장미 향기가 다가옵니다
마릴루와 당신에게 각각 장미를 건넨 어린 눈동자들은
오직 두 사람이 그것을 받아주기를 바라며 간절함으로 반짝거립니다
마릴루:......
마릴루는 당신을 봅니다.
어떻게 할까요?
장태주:..?
...!
당신이 꽃다발 두 개를 받아주면, 누군가 총성을 울린 것처럼 하나 둘 선물과 이야기를 안겨주기 시작합니다.
아직 따뜻한 애플파이, 빨간 풍선,
손수 엮은 사탕 목걸이와 흰 리본을 묶은 파란 장미 수십 송이.
장태주:(아니 실수했다)
구름보다 커다란 솜사탕이라거나 갓 짠 우유와 치즈까지!
장태주:사, 살려줘
누군가 당신의 목에 사탕 목걸이를 걸어주며 친근하게 인사를 건네고,
또 다른 누군가가 마릴루의 어깨를 두드립니다.
사진보다 실물이 더 낫구먼!
꺄악, 꺄아악. 환호성도 끊이지 않습니다.
인산인해.
그야말로 사람으로 이루어진 바다에서 낱말과 단어로 구성된 파도가 몰아쳤습니다.
장태주:....................................................;;;
올해도 무사히 넘길 수 있기를! 더 평온한 내년이 찾아오기를!
누군가 예언의 타이머를 끈질기게 쫓아오며 소리칩니다.
세계 멸망이란 게 진짜인가? 무언가 신의 계시를 받지 못 했냐고?
자네들만 믿고 있어. 우리는 언제나 그래.
언니, 오빠, 형, 누나! 저기요! 타이머!
온갖 호칭이 물거품처럼 귓가에 스칩니다.
대답을 바라지 않는 일방적인 질문과 호의가 꽃가루처럼 허공을 떠다녔습니다.
그 사이를 헤치고 나가는 것은 꽃다발에 얼굴을 파묻는 것처럼 향기로웠어요.
향기로웠지만, 숨을 쉬기 어렵단 점에서도.
마릴루:......................... (다 질린다는 표정으로 터벅터벅터벅터벅걸어감)
순간, 바람이 불었습니다.
장태주:............(짐꾼처럼 서있음)
희고 고운 바람과 함께 쏴아아, 파도 소리 같은 것이 일렁이고 줄에 매달린 것들이 일제히 몸을 흔듭니다.
꽃향기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는 것처럼 시선의 일부가 카운터를 향합니다.
네! 짐이란 짐은 바리바리 싸들고있는 당신에게로요.
처음 보는데, 역시 부관을 들이기로 한 건가?
곤란한 질문이 당도합니다.
무언가 답을 바라는 얼굴들입니다.
장태주:....................
툭! 재촉하는 발걸음에 무언가가 부딪힙니다.
위를 올려다보면,
리슬러 부관:지금 다음 장소로 이동 중이라 답변을 드리기 어렵습니다.
리슬러 였습니다
기계적으로 모든 질문에 대응한 그는 점점 포위망을 좁혀오던 사람들을 물리치고 눈짓했습니다.
장태주:(으악.. 혼나려나)
하나, 침묵하고 무시로 일관할 것
둘, 어떤 이야깃거리도 흘리지 말 것,
리슬러 부관:셋, 최대한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날 것.
지금 필요한 것은 3번이겠군요.
장태주:(-_-;;)
리슬러 부관:(호랑이같은 눈으로 노려봄.)
장태주:(모 몰라 못본척 튐)
후다닥! 부관을 못본 체 하고 앞서 달려갑니다.
...
흰 돌이 깔린 바닥을 밟습니다.
건물 사이사이로 난 골목과 도로는 아주 깨끗했습니다.
캐러멜 냄새가 설탕 냄새처럼 느껴질 정도였어요.
시끌벅적한 인파를 물리치며 걷는 사이 점점 걸음이 빨라졌습니다.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도 하인리히 장교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미 거리가 꽤 벌어졌던 걸까요.
리슬러 부관:군들......
한 발 뒤에서 쫓아온 리슬러 부관이 한숨을 섞어 책망합니다
하지만 그도 쉽지 않은 일임을 아는지 크게 탓하진 않습니다.
장태주:............
골목을 완전히 내려간 후에는, 광장을 가로지르는 대신 옆의 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리슬러 부관이 덧붙입니다.
리슬러 부관:후. .......
의외로 도로에는 사람들이 없어 한적합니다.
술에 취한 이들이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는 노래를 떠들긴 했지만 그 뿐이었습니다.
차도 거의 다니지 않았어요. 드물게 지나가는 차량의 창문이 열리고, 또래로 보이는 아이가 손을흔들곤 했습니다.
타이머를 알아본 거겠죠. 순식간에 지나갔지만.
곳곳에서 타이머를 부르고, 외치고, 눈짓하고, 손짓하며, 이따금 끌어 당깁니다.
그럴때마다 리슬러부관은 일일히 사람들을 제지합니다. 우리는 침묵을 지킵니다.
단순히 개인을 향해 쏟아지는 호의와 호감이라기엔 지나치게 두터운 것입니다.
그리고 옆에서 지켜본 일련의 광경은……
장태주:
...무척 낯선 풍경이었죠.
당연한 일입니다. 처음 와보는 곳이잖아요.
장태주:........(좀 무섭다)
당신은 어떤 감각을 느낍니다
기시감일 수도, 괴리감일 수도 있습니다.
손목시계를 확인한 리슬러가 딱 맞춰 도착하겠다며 앞서 걷습니다
도밍게즈의 달은 휘영청 밝기만 합니다.
하늘에 뜬 달이 너무 밝아서, 전시관이 아니라 달을 향해 걸어가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검은 하늘에는 소원 대신 별이 떠서, 흰 별이 촘촘하게 달려 있었고요.
그 밤, 걷는 길은 왜 그렇게 길게만 느껴졌던가요.
...
감상과 달리, 실제로는 도로를 따라 오 분 정도 걸었을 뿐입니다.
전시관은 금세 모습을 드러냈는데, 지나치게 익숙한 생김새였습니다.
마치 DOT의 본관을 본떠 지은 것처럼 똑같이 생겼거든요.
마중을 나온 전시관의 담당자가 간결한 설명과 함께 하인리히 장교의 옆에 섰습니다.
본관의, 아니, 전시관의 문을 넘기 위해 얕은 계단을 오르려던 하인리히 장교가 문득 멈춰섭니다
하인리히 장교:이런, 주인공들이 먼저 들어가도록 양보를 해야겠군
그가 옆으로 비켜서자, 아까 나섰던 문과 꼭 닮은 문이 보입니다.
장태주:.........
좌우로 나뉜 문은 청동으로 빚고 남색으로 덧칠했는데, 무척 크고 두꺼웠습니다.
상당한 무게를 자랑했지만, 누구도 문을 여느라 씨름을 할 필요는 없었어요.
언제나 열린 문이었으니까.
DOT의 모든 건물은 현관을 닫지 않습니다.
그것이 전통입니다.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공간은 단절되지 않는다. 문은 언제나 열려 있어야 한다……
전시관은 생각보다 더 정교하게 베껴다 둔 것 같군요.
하인리히 장교:들어가게. (앞에 서 있는 태주의 등을 힘있게 두드린다. )
장태주:(그냥 문을 떼는 게 낫지 않나.. 떠밀리듯 훌쩍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열린 문 너머로 들어서면 마찬가지로 익숙한 로비가 펼쳐집니다.
흰 대리석이 깔린 바닥과 열두 개의 별자리가 그려진 남색 천장,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붓의 흐름조차 눈치채지 못할 만큼 섬세하게 회칠을 한 벽.
DOT의 본관처럼 흠 없고, 점 없이 완벽하기만 합니다.
타닥타닥, 바닥을 밟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립니다.
다른 점이라면…… 안내 데스크에 아무도 없단 걸까요.
그야, 전시관의 근무시간은 DOT보다 훨씬 짧고, 일찍 끝날 테니까요.
뒤에서 어른들이 느긋하게 따라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립니다.
장태주:........
우리는 둘씩 나란히 복도를 거닙니다.
이렇게 걷자니 첫 만남이 떠오릅니다.
영문도 모른 채 걸었던 복도, 괜스레 뛰던 심장, 수런거리던 목소리,
그리고…… 문 너머의 상대.
그러나 이곳은 DOT가 아니고, 두 사람은 이미 만났습니다.
그 때와 지금은, 무언가 다른 감상을 가지나요?
장태주:(...... 마릴루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항상 예각으로 서 있는 눈썹은 지금도, 그 속내를 파악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나란히 걷는 벽 좌우에는 섬세한 벽화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해와 달이 뜬 하늘과 끝을 알 수 없는 넓은 바다, 희고 고운 모래사막, 얼어붙은 땅과 바람이 머무는 들판.
곳곳마다 열네 개의 기둥이 서 있습니다.
신의 손가락이건, 최초의 시곗바늘이건, 혹은 그 둘 다일 기둥들이. 기둥 아래에 진 그림자가 유난히 캄캄합니다.
섬세하게 신경을 쓴 티가 났습니다.
왼쪽을 보아도, 오른쪽을 보아도 그림은 똑같습니다.
다른 점이라면 해가 떴는가, 달이 떴는가의 차이입니다.
왼쪽 복도는 아침을 맞은 세계였고 오른쪽 복도는 저녁을 맞은 세계였거든요.
하인리히 장교:이 그림은 세계를 상징하기에 앞서 하루를 상징한다네.
뒤따라오던 하인리히 장교가 아는 체를 합니다.
장태주:.....
열네 개의 구역을 따라 그린 벽화가 끝나자 전시관의 입구가 펼쳐졌습니다.
장태주:(3 전시관엔 뭐가 있는지 안봐도 알겠다.. 뭐 타이머들 사진 같은 거나 걸어뒀겠지)
마릴루:(오 예리한데)
장태주:야, 어디로 갈거야?
마릴루:...숙소로 가고싶은데
장태주:..............
마릴루:..............(장교의 눈치를 본다.) 대충 차례대로 보고 얼른 가자.
장태주:(-_-... 마릴루 뒷덜미 잡고 1전시관 들어감)
마릴루:(덜렁덜렁...)
천장과 벽을 모두 남색으로 칠한 곳에는 흰 석고로 빚은 조각상들이 서 있습니다.
조각상의 수는 스물 두 개입니다.
두 명의 사람이 한 쌍을 이루는 구조입니다.
하나하나 섬세하게 조각한 것으로 유려한 곡선이 진짜 사람 같습니다.
전시관 곳곳에 배치된 구조로 시곗바늘의 방향을 따라 걸으면 차례대로 살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정중앙에는 높은 탑이 서 있습니다.
장태주:오..
마릴루:(시큰둥...) 돈을 얼마나 쓴 거야...
장태주:무슨 뜻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장태주:(흰색 조각상 멍청하게 봄)떡꼬치? 닮은듯..
떡꼬치... 닮은것을 올려다보면
아!!! 순간 뇌리에 스치는것이 있습니다.
장태주:오...........
마릴루:......................
장태주:..........
마릴루:(피식..)
장태주:-_- 웃냐?
마릴루:아무것도 안 했는데?
오벨리스크의 그림자가 바닥으로 드리우면, 꼭 시침 같습니다.
그것을 중심으로 조각상들은 각자의 시간에 맞게 제자리를 지키고 서 있습니다.
장태주:...........
정확히 열두 개. 시작과 끝이 없는 불완전한 조각상들이 서 있습니다.
석고로 빚었다지만 온전히 하얀 것을 제외하면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생동감이 넘칩니다.
그것의 얼굴은,
장태주:
마릴루도, 당신도 전혀 닮지 않았습니다.
장태주:.....
그저, 세계가 바라고, 열망하는, 가장 완벽한 구원자의 모습이 그곳에 서 있을 뿐입니다.
장태주:(닮았으면 기절할 뻔)
마릴루:너보단 나은 것 같기도..
장태주:죽을래진짜!
마릴루:(메롱)
마지막 조각상에게서 시선을 떼고, 다음 관으로 떠나기 위해 걸음을 떼는데
무언가 앞을 막아섭니다.
장태주:.....
장태주:
꽝!
보이지 않는 벽이라도 있는 것처럼, 어딘가에 강하게 이마를 부딪치고 맙니다
장태주:아야!
마릴루:(앞에서 부딪히는거보고 브레이크밟음)
장태주:아오..뭐야?
문 좌우에 태양과 달을 끌어안은 조각상이 나란히 서 있었는데, 어찌나 반질반질하게 닦아두었는지, 지독하게 투명해서 존재를 눈치채지 못할 지경이었던 것입니다.
장태주:.............................
제0시와 제13시의 타이머와 카운터를 상징하는 조각상이 분명합니다
0과 13은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수. 그럴싸한 연출이네요.
장태주:(괜히 주먹으로 팍)
이마는 아프지만요.
장태주:(아야..)
조각상을 주먹으로 치면,
...
어라?
장태주:..?
유리처럼 보이는 투명한 결은, 마치 이세계의 물질이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장태주:뭐..뭐야?
마릴루:(뒤에서 보고있음...)
장태주:야! 아, 아냐!
전시관Ⅱ의 내부는 어두컴컴하기 짝이 없습니다. 암실이라고 불러도 좋을만큼요!
여러 개의 의자가 놓여 있고, 전면에는 커다란 스크린이 흘러 내렸습니다.
때마침 스크린에는 어떤 영상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리슬러 부관:시청각실입니다.
얼핏 스쳐본 영상에는 낯익은 얼굴이 담겨 있습니다.
바로……
장태주:
마릴루와 당신입니다!
장태주:?!?!?
...그런데 무언가 이상합니다.
장태주:뭐 뭐야이거
뉴스, 애니메이션 따위라고 했는데, 저건 진짜 우리잖아?
때마침 영상 속 당신이 입을 엽니다.
장태주:언제 찍은 거야?!
장태주 :......저.. 잘부탁..
마릴루 :.....잠깐만요!!! 저 이런 덜떨어진 애랑 짝 하기 싫어요!!!
장태주:...!!!
이건..!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예요.
언제 촬영한 거야?!
장태주:(아씨..쪽팔려)
DOT 곳곳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타이머와 카운터의 첫 만남을 담은 영상도 회의실의 CCTV가 담은 것입니다.
인권, 초상권 침해가 아니냐는 말을 해 봤자 하인리히 장교도, 리슬러 부관도 귓등으로 듣지 않습니다.
하루 이틀 일도 아닌데 새삼스럽단 식입니다.
장태주:......................남일이라고..
마릴루:......................................( 쪽팔린건 이 쪽도 매한가지)
장태주 :그리고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 코딱지만한게!!
...화면속의 당신이 비에 쫄딱 젖습니다.
장태주:............................
영상은 계속해서 돌아갑니다.
마릴루:..........................바보같애
장태주:...............
하인리히 장교:허허. 타이머와 카운터의 일거수일투족은 늘 관심을 끌지.
장태주:(빡쳐)
마릴루:짜증나.. (꿍얼)
장태주:(장교 뒤에서 메..롱! 소심하게 하고 3관으로 도망감)
턱없는 문을 넘어서자 전시관Ⅲ의 내부가 훤히 보입니다.
복도가 없고 벽도 없는 전시관Ⅲ은 한눈에 모든 곳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장태주:흠...
다만, 천장이 무척 높아서 고개를 다 들어도 위를 볼 수 없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그 중에 제일 눈에 띄는 것이라면……
당신의 짐작대로입니다. 전면의 액자들일까요
흰 액자는 손바닥 두 개를 합친 크기입니다.
어찌나 개수가 많은지 한 벽면을 가득히 채우고 있습니다.
눈을 들어 세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많은 수였어요. 수백, 수천 개는 되어 보였으니까.
그리고 액자 속에는……익숙한 얼굴이 걸려 있습니다.
역대 타이머.
여태까지 우리가 나고 자라며, 혹은 책과 영상을 통해 보았던 이들의 사진이 액자 속에 갇혀 있습니다.
까마득하게 기억나지 않는 얼굴도, 교과서에서나 보았던 얼굴도 있습니다.
장교를 비롯한 어른들은 짧게 묵념합니다.
장태주:.............
천장이 유난히 높더라니. 1대, 2대쯤 되는 이들의 얼굴은 까마득해서 보이지 않을 지경입니다
사진 속에 갇힌 얼굴들은 하나 같이 비슷해 보였습니다.
서로 간에 닮아서가 아니라, 모두
사진이란 피사체를 바라보는 이의 시선을 담는 법이니까. ……조각상과 마찬가지예요.
장태주:(징글맞다..진짜..)
시선을 내리면, 아래쪽의 빈 액자들에 시선이 닿습니다.
아마 저 중에는 우리의 액자가 될 것도 있겠지.
그런 생각을 하자니 쉽게 걸음을 옮길 수 없었습니다.
언제가 될까? 평균 연령이 반백 살이라지만, 어디까지나 통계입니다
장태주:............
사진 속에는 상당히 앳된…… 또래의 얼굴도 여럿 보였습니다.
그래요. 우리 인생이라는 건 결국……
당장 내일, 새로운 부품으로 갈아 치워질지도 모르는 운명인 거였죠.
사진 속 죽은 이들에게 묵념했나요? 혹은 당신의 처지를 비관했나요?
마릴루:( 아래쪽의 액자를 보며 긴 상념에 빠진다. 잠시간의 시간이 흐르면, 그것도 다 부질없는 짓이란 생각이 든다.)
장태주:....(마릴루는 이런 꼬라지를 계속 보고 살았겠지)
마릴루:( 문득 보이는 옆 사람의 투박한 손을, 아니 손가락을 부여잡는다. 이 좁은 전시관에서 길을 잃을리는 없겠지만... )
장태주:(과거나 미래를 되새기는 짓은 입소 하자마자 관뒀다. 이제는 나의 것이 아닌 시간들.. 당장 닥쳐있는 현재에 같이 서있는 마릴루의 손을 마주 잡아준다. 다른 건 어쩔 수 없었지만 이 손을 잡은 것 만큼은 내 선택이야.)
손을 맞잡고 고개를 듭니다.
어느덧 주위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어른들은 이미 자리를 비켰습니다
세 전시관을 모두 살피고 돌아 나오면...
장태주:
아까는 미처 보지 못했던 문이 있습니다.
안내 데스크 옆에 딸린 문은 특이하게도 아치 형태를 갖추고 있었는데,
철제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을 만큼 빼곡하게 장미가 덮여 있습니다.
장태주:......?
장미 향기가 전시관의 바닥으로 가라앉습니다.
죽음을 추모하는 것처럼.
장태주:저런 문이 있었나...
또 다른 전시관인 걸까요?
장태주:(들어가볼까)
문득 옆을 돌아오면, 피곤한 기색이 눈에 역력합니다.
장태주:흠..
마릴루:....(절레절레) 그냥 빨리 보고 돌아가자.
장태주:그래 그럼. (마릴루 손 잡고 쏙 들어가봄)
얼른 보고, 돌아가자. 체념과 비슷한 생각에 이끌려 아치문을 향해 걸음을 옮깁니다.
목적을 빨리 해치우는 것이야 말로 휴식으로의 지름길이겠죠.
장미는 활짝 만개한 탓에 내일이면 시들기 시작할 것 같았습니다.
밤 내내 화려하게 피어있다가 찾아오는 사람들에겐 꽃잎을 떨구겠죠
지금 우리가 가장 아름다울 때를 만끽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게, 아치 문 아래에 섰을 때였습니다
...
하인리히 장교:자네들, 거기서 뭐 하는 건가?
하인리히 장교가 우리를 부른 것은.
목소리는 분명히, 등 뒤에서 들렸습니다.
장태주:엇...
뒤를 돌아보면 하인리히 장교와 리슬러 부관, 그 외 일행들은 입구 근처에 서 있었습니다.
마치……그곳으로 나가려는 것처럼.
장태주:저, 여기는 안 들어가 봤는데요 아직..
이 쪽은 보지 않는건가? 하는 마음에 아치문을 돌아보자, 귀신에 홀린 것처럼.
하인리히 장교:뭣들 하나. 돌아가야지.
흰 벽이 시야를 가립니다.
장태주:...?
새파란 장미도, 은색 아치도 없는 평범한 흰 벽.
이상한 일입니다. 이럴 리가 없는데. 이럴 리가 없는데…….
환각인가? 싶지만 제8시의 타이머와 카운터도 영문을 모르는 얼굴입니다
그러니까, 다른 타이머와 카운터도 모두 이 광경을 목격한 거예요.
장태주:뭐지...
……단체로 미치기라도 한 걸까요?
바깥에선 어른들이 빨리 나오라며 우리를 재촉합니다.
장태주:
:이성치 1 차감해주세요
어쨌거나 관람은 끝났고, 조각에 불과한 타이머와 카운터에게 이별을 고할 때입니다.
장태주:이성 / 50 → 49
달리 말하자면 돌아갈 시간입니다.
걸음을 옮기는 내내, 잊을 수 없는 장미 향기가 발목을 붙잡습니다.
장태주:........
타이머의 상징은 그저 시간일 텐데, 이곳의 시간은 멈춘 듯했고
오히려 때 이른 장미만 만개했습니다.
이상하기 짝이 없습니다.
여름도 뭣도 아닌 계절에 핀 장미는 그야말로 불가능한, 기적의 상징이었어요.
전시회를 벗어나, 도로를 걸어, 달에서 멀어지는 동안 때마침 광장의 시계탑이 정각을 알리며 울어댔습니다.
밤이 깊어 하늘은 어두컴컴합니다.
우연일까?
혹은 이 또한 어떤 운명인가?
장태주:.............
그런 생각에 빠진 두 사람은……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따위 알지 못했습니다.
내일의
만약 알았더라면……
오늘의 우리는, 결단코 그 문을 열어젖혔을 테니까.
...
도밍게즈 건국 축제의 마지막 순서는 타이머가 등장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능력을 선보여 시간이 건재함을 알리고, 세계가 평안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종의 쇼맨십이죠.
실제로 이 시기면 타이머의 얼굴을 보겠다고 수도로 향하는 관광객의 수가 대폭 늘어나곤 합니다. 그러므로...
보여주기식이지만,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이벤트입니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카운터… (아직 그 이름이 낯선지 느릿느릿하게) …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드러내는 자리이니 더욱 중요하게 다뤄질 겁니다.
(서류봉투를 뒤적이며 모두에게 묻는다.) 준비는 잘 되어갑니까?
능력을 선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카운터…의 존재. 즉, 새로운 능력자의 등장입니다
기왕지사 능력을 ‘함께’ 선보인다면 더할 나위 없고요.
아침을 먹고 외출할 수 있을 거예요. 대신,
반드시 사복을 착용하고 타이머와 카운터는 동행한다는 조건입니다
공식적인 발언은 언제나 DOT와 사전 협의 후에 진행되어야 합니다. 카운터에 대해서는 더더욱이요
둘째 날은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서 대기하고, 세팅하고, 리허설에 참여하게 될 거예요.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테니 첫째 날 실컷 쉬거나, 하고 싶은 걸 해두는 게 좋을 겁니다.
(내 잘못도 아닌데 괜히 부끄럽네..)
(눈만 도륵 굴려서 본다.)
정 껄끄러우면, 장교님한테 나는 단독무대로 한다고 할게.
그래, 그럼.
(이유는 모르겠는데 열받아서 등 돌리고 앉음)
이성
84
50/25/10
실패
-.-.........
-.-..........zZ
(씁..침닦음)
........
야, (소근)
(정신체리;) ....지우개.
가지가지 해라 진짜!
..!
1D10 판정 후 나온 값만큼 초능력 기능치를 되돌려주세요.
11
9
(이딴 또라이같은 상황이..)
마찬가지로 1d10 상승!
3
....
이따 수업 끝나고 얘기 좀 해
(다시 홱 고개돌림)
(괜히 째려보다가 손 쥐락펴락..)
(신기하네..)
...... 왜?
할 말 있다며. 너.
이게 뭐야?(얼결에 받고)
넌 내가 준 게 빚이야?
돈 달라는거 아냐???!?
하아, 됐다 됐어. 너랑 무슨 말을 하겠냐..
...애초에 먼저 남으라고 한 건 너였거든?! 그렇게 무시할 거면 갈 거야!
아니, 이게 아니라
(마릴루 손목 부여잡음)
1d15만큼 상승해주세요 !
2
(이상해...)
(이런 말 하면 진짜 뺨 맞을 것 같은데) 오해하지 말고 들어
키스 한번만 해줘.
.....................헉
조그만게 손은 매워가지고(ㄱ-)
1d10 높혀주세요 !
5
야!! 나도(....) 너 안 좋아해! (.......) 근데.. 너한테 닿으니까 능력이 돌아오잖아.
훈련실에서 했을 때도 뭔가 효과가 있었고..
............. 그래서, 그.... .... 그걸. 해야한다고?
너랑....?
내가.................?
싫으면 말고. (몰아치는 쪽팔림)
싫으면 말고...정도로 찔러 본 거라고?! ..........................
..................................................................역시 변태 맞지?
그런 거 아니라고!
너 나 좋아해?
..........지나치게 의식하는 거 보면 너야말로 훈련실에서 했던 키스가 좋았던 거 아냐? (사돈남말)
행운롤성공하시면
럭키스케베 해드립니다
(ㅋ
운
42
50/25/10
성공
1d20만큼 상승시켜주세요!
그리고 럭키스케베포즈는...
그렇습니다 (ㅋ
2
...! 뭐, 뭐..뭐.. 뭐야?
(메롱)
(일어나서 교복 툭 툭. . .)
......확실히 제대로 돌아올..... 거란 건. 확실해? (증명해봐! ..라고 하듯 턱짓한다.)
초능력
90
21/10/4
실패
(푸쉬식..)
.....얼레
변태 사기꾼.
아니 이게 다 완충이 안돼서 그런 거라고!
(분명 느껴지는데..)
초능력
5
21/10/4
어려운 성공
...!
...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 하더니 상대쪽으로 성큼 다가간다.)
거짓말 한 줄 알았는데. (중얼거리고 한참 망설이다... ) 능력 말이야. 꼭 돌아와야 해...?
그래.
(단말마를 뱉고 뒷짐 진 채 선다. 어디 해 보라는 양...)
.................너도 귀 빨개졌거든?
먼저 한다고 해놓고 부끄러워 하는거야..?!
( ... 그런건 싫어! 가볍게 쥐고있던 옷깃을 놓고 어깨를 둘러안은 채 고개를 당겨안는다. 제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몸을 밀착시킨다. 엉겨붙을수록 거세게 각인을 타고 전해지는 감각이 제게는 불순물을 산화시키는것과 같았다. ....그것은 희안하게도 나쁘지 않은기분이었다. )
(시야에 가득한 얼굴이 밉지 않은 것 조차 자존심이 상해 심술맞게 혀를 부볐다가 표정을 구기며 어깨를 밀쳐냈다.) .... 됐어 이제.
1d100만큼 상승시켜주세요!
62
싫지 않다
는 느낌을 받았습니다........애냐? (주스 다시 눈 앞에 갖다 둠)
(스크램블 에그랑 건강주스 싹싹 비워용^_^ 냠)
이따 나갈거야?
아니면 뭐, 나랑 마주치기 싫어서 물어보는 건가?
공과 사는 구별해야 하는 법이에요. 개인적인 행동을 할 때마저 ‘구원자처럼’ 굴 필요는 없습니다.
둘, 어떤 이야깃거리도 흘리지 말 것.
셋, 최대한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날 것.
(나보단 어른들이 잘 알겠지 뭐.)
(빵이나 사먹을까 ㅎㅎ)
아
(스티커 머나왓는지 볼 수 있나욧)
매크로가수동이라
뚝닥뚞딱
(빵이 안까짐..ㅠㅠ
아!!!
아니거든!!!
..!!! 그, ......그건 네가 이상한소릴 해서..!!!!
까딱하다 길 잃어버릴지도...
(마릴루 손 잡음)
오해하지 마라? 길 잃어버릴까봐 잡는 거니까..
(손을 들어 세 방향을 가리킨다. 광장, 골목, 공원의 삼거리.) 아무튼, 어디로 갈래?
..........(한번 힐끔 봤다가 들떠가지고 마릴루 손 이끌고 광장 쪽으로 뛰어감)
힘들어.....
야 호박! 너도 저거 해봤어? (분수에 떠다니는 장미 손가락질)
소원비는 분수? (힐끔 봄) 왜, 빌고싶은 소원이라도 있어?
넌?
(장미 목을 똑 떼어서 분수에 던진다. 호박이 인간 구실 좀 하게 해주세요. 라고 빌면서..)
( 한번 홱 밀치고 터벅터벅 골목쪽으로 걸어간다.)
넌 가끔 보면 세상에 원수라도 진 것 같아.
뭐..뭐야? 뭔데?
(이거 살 수 잇나여 카드 돈 없어서 안대낰)
너.............................
...그거하게?? (오해;)
취향 참....
....
바보냐??
(앞머리에 거꾸로 달아줌)
이러고 다녀. 잘어울린다.(ㅋ)
(거꾸로 달린 리본 빼서 사과머리로 달아줌)
네가 산거니까 네가 해라?!
(쌩 도망감)
아니 왜 자꾸 혼자 가냐고~!(사과머리하고 쓩 따라감)
아까부터 이상한소리만 하고.. ...뭔데?!
(진짜루모르는얼굴)
(맨날 나 혼자만 진심같잖아. 짜증나게)
뭐.. 할 거 있는거 아냐??
달콤하다느니... (3타)
돼..됐다니까!?
...........
내가 사라져도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했던 거.
사람은 죽어가는 존재라느니 멋대로 말했던 거, 백번 생각해 봐도 멍청한 소리야.
틀린말도 아니잖아? 그게 아니면 왜. ... (말을 멈춘다.)
개소리같고 억울하면 말해주면 되는 거 아니야?
... ..! (말해버렸다. 홧김에 내던져진 말은 주워담을수도 없었다. 눈을 크게 뜬 채 제 입을 두 손으로 틀어막았다.)
너...
(잠깐 땅을 봤다가, 하늘을 봤다가 마릴루의 정수리를 꿍 쥐어박는다.) 진짜 바보아냐?
하필 네가 재수 똥 밟은 것 뿐이지..
나는, .... .... (아까 까지만해도 잠잠하던 두 손이 벌벌 떨린다. 심장박동수가 빨라진다.)
그 사람들 네가 죽이기라도 했어?
.....
............ (끄덕인다.)
안 죽이고, 안 죽으면 되는 거 아냐.
그런 걱정 하는 거 여기서 너밖에 없을걸.. 아무리 그래도 세상에 외톨이로 살고 싶은 사람이 어딨냐?
솔직히 너 같은 성격파탄자가 내 운명의 상대라고 하는 거 진짜 짜증나. 뭐.. 니가 언젠가 눈 돌아서 날 죽여버린다고 해도 놀라울 거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래도 죽는 날은 내일이든 100년 뒤든 당연히 오는 거잖아. 나는 그 때까지 혼자 넋 놓고 기다리는 사형수처럼 살기 싫어.
적어도 죽기 전에 못해봐서 후회할 일은 없이 살고 싶다는 말이야.
어떤 수를 써서든 네 눈 앞에서 만큼은 죽지 않을 친절 정도는 베풀어줄 의향도 있어.
지금 당장이 아니어도 괜찮으니까, 너야말로 후회하기 전에 마음 정해.
애초에 사람을 죽이고 나서 받은 힘이야. 다들 구원자니 뭐니 떠들어대지만 나한테 이건 저주밖에 안 돼.
두 달 전엔 화재에 휘말려서 사람이 죽었어.
나 때문에 구경꾼들이 몰려서..! 차마 불길을 탈출하지 못 하고..!
...짜증나는 건 이게 한 번이 아니라는거야.
... ...나 때문이야. 아니, 이 짜증나는 각인 때문이야. 이 세상이 점지한 힘을... 우리같은 사람은 거부할수도 없고 버릴수도 없어.
그러니까 나는 네 다정한 파트너도 이해자도 되어줄 수 없어! 그런거 나한테 무리라고...!
네 힘이 사라졌을 때 너는 무섭다고 했지. 나는 그 때 네가 부러웠어! 너랑 키스했을 때, 차라리 내 힘까지 네가 다 가져가버렸으면 했다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뭐라도 되는 양 떠들기나 하고... ... (실컷 큰 소리를 내지르고 나선 성큼 다가간다.)
....잘 들어 장태주. (이제야 두 번째로 담는 이름이다.) 이건 네 고집이 만든 저주고, 족쇄고, 낙인이야.
( 덥썩 손목을 쥔다.) 이게 지워지기 전 까진 절대로 내 앞에서 죽지 마. DOT에서 쫓겨나도 어떻게든 다시 돌아오고, 내 허락 없이는 어디 나가지도 마! 알겠어? 진짜 가만 안 둘 거니까...
네가 나더러 죽으라고 소리 질러도 못들은 척 할 거니까 각오해.
(홱 손목을 놓고 아치를 마저 걸어간다.)
...............
저거 언제 사람 구실 할까..
(호수의 중간에서 몸을 꺾는다. 빙 둘러 돌아갈 심산이다.) ...모를까봐 하는 소린데, 타이머들은 저거 안 해. 원칙이야.
노인
이 보입니다.연인
과 난간에 매달려 있는 아이
도 보입니다.야, 매달리지 말라고 써있잖아. (난간에 매달린 아이한테 괜히 시비)
다친다?
전 아빠 보러 왔어요. 수도에서 일하거든요.
(엇, 근데 먼저 말 거는 것도 안되던가? 가물..)
(모르겠다 이미 말 걸었는데)
그리고 이 오빠는... 나, 누군지 알어요.
(투덜..)
(물끄럼 보다 한 손을 내민다.)
길 잃을까봐 잡은거거든?
오늘 군들에게 먼저 시간을 내준 것은, 정식 개장 후 방문하기엔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죠.
꽤 많은 사람이 몰려오리라고 예상 중인데…… 이런곳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러분에게’ 위험하잖습니까.
(장미 다발 두개 다 자기가 가져감)
와!! 늦었다 빨리 가자!(마릴루 툭)
받아주지도 말고, 대답하지도 말라고 했잖습니까
세계가 군들에게 바라는 것은 모두 이상입니다.
그러니 가끔은 깨트릴 필요가 있어요. 현실을 보여주는 거죠
그건 나쁜 일도, 잘못된 일도 아닙니다.
그저…… 필요한 일일 뿐
이성
73
50/25/10
실패
아침과 저녁, 하루는 둘로 나뉘어 있지 않은가.
문은 세 개입니다.
전시관Ⅰ. 구원의 시간
전시관Ⅱ. 쌓여온 역사
전시관Ⅲ. 지나간 생애
문에는 각각 패널이 붙어 있습니다. 원하는 곳부터 둘러보면 됩니다.
교육
4
50/25/10
극단적 성공
오벨리스크
라고 불리우는 모양의 탑입니다.벨리스크..
떡꼬치.
관찰력
20
55/27/11
어려운 성공
못생겼어.
에
운
78
50/25/10
실패
아...씁..
....................................바보
아 쫌!
(만질..)
(장태주가 알몸의 조각상을만지는 모습을...)
..................................................변태...
(스쳐지나간다. . . .)
오해야!
잘못봤나..
(후닥 따라감)
타이머와 관련된 뉴스 영상이나, 애니메이션 따위를 볼 수 있죠
시간이 없으니 우리는 생략할 겁니다. 원한다면 수업 시간 중 여유가 있을 때 틀어달라고 요청해두죠.
관찰력
84
55/27/11
실패
이걸.. 사람들이 본다고..
고소할거야~~!
문제가 없는 수위로 편집해서 내보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게 (^^)
변태영감탱..(중얼)
(먼저 저벅저벅 3전시관으로 넘어간다)
타이머
라서... (아직은 낯선 감각에 고개를 돌린다)
관찰력
55
55/27/11
성공
잠깐 쉬고 있을래?
이성
89
50/25/10
실패
그 일
이 훗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될지도 알 수 없었어요.'COC 로그백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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