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시의 도밍게즈 1부 ] 

[ Chapter 1. 시계바늘의 방향. ] 

 

 

2022. 05. 20 CoC 7판 팬메이드 시나리오. :: W.팀 라퓨타

원문 시나리오 링크 : https://dear-heresy.postype.com/post/4507568

 

KP/KPC - 똘비 (마릴루 클러라먼시) 

PC - 쮸 (장태주)

 

 

 

※ 아래는 본 시나리오의 로그 백업이며, 시나리오의 상, 스포일러등이 전부 포함되어있으니, 본 시나리오를 플레이 예정이신분들은 열람을 삼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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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숙소로 돌아온 밤.
 
창밖에는 이름모를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잠들 준비를 마친 당신이 소파에 몸을 뉘이려고 할 찰나,
 
마릴루:...장태주.
 
마릴루가 문 너머로 빼꼼 얼굴을 내밀곤 당신을 부릅니다.
 
장태주:..? 어?
(쟤가 웬일로 이름을..)
 
마릴루:(말없이 노려보다가... 손짓하고 쏙 들어감)
 
장태주:뭐야?(멀거니....서있다가 따라오라는 건가? 싶어서 따라감..)
 
마릴루를 쫓아 들어간 방에는,
 
정돈되지 않아 너저분하게 흩어진 이부자리와.... 베개 두 개가 보입니다.
 
마릴루:(침대 손가락질 함)
 
장태주:....... 청소해달라고?
(이부자리 정돈..)
 
마릴루:너 바보야?
.................................
 
장태주:왜 또 시비야!
.......
.............
 
마릴루:자라고. 여기서.
 
장태주:.................................어?! 진짜?
왜?????
왜지?
 
마릴루:뭐가 왜야? 붙어있으면 능력이 돌아온다며.
내일은 건국축제고..
....
말이 많아! (침대로 발차기함)
 
장태주:(그렇긴 했지..... 만 막상 그런 이유라고 하니까 왠지 모르게 서운하기도 하고... 침대로 엎어짐)
그럼.. 오늘만인거네?
 
마릴루:(침대 옆 스탠드를 켜고 방 불을 끈다.) 내일 내 힘이 너한테 다 옮겨가면, 내일 모레 부턴 따로자게 해 줄게.
 
장태주:무, 무슨..
뭘 그렇게 까지 말해? (마릴루한테 이불 팍 뒤집어 씌움)
 
마릴루:뭐! 왜! (별안간 이불맞고 크르릉) ...........
........싫어?
 
장태주:......됐어. 일단 누워.
 
마릴루:까먹은 것 같은데 이거 내 침대거든? (침대 위로 꾸물꾸물..)
 
장태주:누가 뭐래냐..
.......
야 근데..
너 침대정리 진짜 못한다.
 
마릴루:...............
(얼굴 퍽! 때림)
 
장태주:아오!!!!
....................
폭력배.
 
마릴루:네가 쓸데없는 소릴 하잖아!
보기 싫으면 네가 청소해.
 
장태주:참나... 그래야겠다! 안 그래도 습기 가득한 숙소에 곰팡이 생기겠네.
 
마릴루:그래도 환기는 꾸준히 하거든? (진짜 환기만..)
... 불 끌 거야. 너도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자.
(조명등 스위치 내린다)
 
장태주:(.......... 정말 내가 해야겠네)
 
마릴루:... (조용.......) 내일 무대에서 뭐 할 거야?
 
장태주:글쎄.... 보통 뭘 하는지 몰라서.. 춤이라도 추나?
 
마릴루:(어이없는 얼굴.. )
 
장태주:아, 아님 말고..
 
마릴루:출거면 너 혼자 춰.
보통 능력같은걸 보여주는데...
....
 
장태주:야 어른들 말 못들었냐? 우린 일심동체야
.........
 
마릴루:....난 무대에서 비 맞기 싫어!
 
장태주:내 능력 완전 구린데
(DIY 워터파크 개방 아냐 이거?)
 
마릴루:........................... 너랑 무대 안 할래
 
장태주:아! 우린 일심동체라고!
이건 어때? 내가 비를 왕창 내리면 니가 그걸로 엄청 멋진 걸 만드는 거야. 어.. 공룡 같은 거?
곰? 호랑이?
호박 니 얼굴 만들면 다들 괴물인 줄 알고 도망가겠다.
 
마릴루:유치할 것 같은... ... ... 너 진짜! (이불안에서 발차기함)
 
장태주:아!
아니 말로 좀 해라 말로!
 
마릴루:네가 입만 다물면 되는 거거든?! (흥.. 하고 돌아누움.)
 
장태주:(참나.. 누군 뭐.. 말 예쁘게 하냐)
 
마릴루:..... 야, 바보.
 
장태주:..........왜 또.
 
마릴루:너. 오늘 했던 말 지켜야된다?
어기면 진짜진짜. 진짜 다시는 너랑 안 볼 거니까.
... (웅얼이듯 말하며 돌아누운 몸을 조금 뭉크린다.)
 
장태주:.......나도 가볍게 꺼낸 말 아니거든. (뒤통수 빤...)
 
마릴루:..응.
(짧게 답하곤 한참동안 말이 없다. 이내 잠에 들었는지 고르게 내쉬는 숨소리와 오르내리는 어깨가 행위의 전부였다.)
 
장태주:.... 누가 누구더러 바보래 맨날. (잠든 뒤통수를 한번 콕 찔렀다가 손가락으로 등에 글자를 적는다. .....'좋아해')
(이런 말을 한다면 금방 또 도망가버리겠지, 이상하게 다정에는 면역이 없는 멍청이니까. 웃는 얼굴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그 날 버렸지만, 적어도 그런 뒷모습이나, 우는 꼴을 다시는 보고 싶진 않다고 생각해버린 이상 적정 거리는 딱 여기 까지다. 타이머와 카운터.. 이상도 이하도 아닌..)
잘자.
 
잘 자. 닿지않을 밤 인사를 남몰래 건네면. 어느덧 새벽녘이 깊어집니다.
 
두 사람은 각자의 속도로 축제전야를 마무리합니다.
 
...
 
축제가 한창입니다.
 
거리는 떠들썩하게 노래하고 춤추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하늘은 구름과 흰 새, 손수건과 종이 가루 따위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고,
 
타이머의 교복, 제복과 비슷한 흰옷을 입은 사람이 유난히 많습니다.
 
희고 고운 색으로 점철된 세계란 어찌나 완벽한지.
 
땅거미가 건물을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 하늘은 딱 좋은 색으로 물듭니다.
 
오렌지 마멀레이드처럼 윤기가 도는 주황색이었습니다.
 
갈기갈기 찢어진 구름은 어렴풋하게 사라졌다 드러나기를 반복합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습니다.
 
그래, 날이 저물고 밤이 찾아올 때까지만 해도 꼭 그랬어요.
 
수도의 광장에는 커다란 무대가 설치됐습니다.
 
매해 이 맘때쯤이면 설치하고 철거하기를 반복하는 것입니다.
 
오르내리는 흰 차양이 비스듬하게 하늘을 가립니다.
 
가장 어두운 밤이 찾아오는 시간.
 
세상 모든 것들이 가라앉는 시간을 기다리며.
 
언제 시작한대?
 
곧 시작할걸. 이제 10시잖아.
 
나 너무 기대돼. 실물을 보는 건 처음이야.
 
객석에는 사람들이 빼곡하게 들어찼습니다.
 
어느 곳이랄 것 없이 빈 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지경입니다.
 
무대 뒤편에 서 있는 타이머와 카운터의 귀에도 그들의 소리가 확연히 들릴 정도였으니 말 다 했죠.
 
밤하늘의 별처럼 무수히 많은 존재가…… 이 너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그래요, 오늘은 바야흐로 축제의 마지막 밤.
 
타이머의 존재를 드러내고, 카운터의 존재를 증명하는 순간입니다.
 
‘사이좋은 파트너’의 모습을 연출하라고 내내 요구받은 그 순간이에요.
 
인이어를 귀에 걸고, 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이런저런 상황을 살핀 스태프 하나가 우리에게 묻습니다.
 
스태프: 준비됐나요?
 
장태주:...네?! (얼어있음)
 
스태프: 1시들이잖아요. 거의 바로 올라가다싶이 할 텐데, 준비 됐나요? (태주의 인이어를 점검한다.)
 
장태주:저 한 100년만 이따가 올라가면 안될까요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는데..!)
 
스태프: 네, 네. 마이크는 멀쩡한 것 같네요~ (무시~)
신호하면 제0시부터 순서대로 나오면 돼요.
두 사람이 함께 나와야 하고, 되도록 친한 티가 나게. 친밀하게. 무슨 뜻인지 알겠죠?
 
장태주:.......네....
 
스태프: 손이라도 잡으면 더 좋고.
 
장태주:(........)
(어색하게 손 내밈..)
 
마릴루:..............
(손가락1나 잡음)
 
손이 맞잡아지면 스태프는 이어 조언합니다.
 
카메라는 정중앙의 2번을 보라던가,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사회자의 지시를 잘 따르기만 하라는 시시콜콜한 이야기와 함께.
 
우리에게 한참 무언가를 떠들던 그는 곧 누군가의 호출이 떨어졌다며 잠시만 기다리라고 당부한 뒤 사라졌습니다.
 
장태주:(정중앙의 2번...정중앙의 2번...정중앙의 2번...)
 
무대 뒤편은 어수선하기 짝이 없습니다
 
모두가 하나 같이, 이 화려한 쇼를 완벽하게 성공시키려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거든요.
 
이 곳에서 만큼은 그 누구도 두 사람에게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그 어느 곳보다 타이머와 카운터를 위한 자리인데, 우스울 뿐입니다.
 
시곗바늘도 평소처럼 움직입니다.
 
하나, 둘, 셋…….
 
공연 시작인 10시까지는 채 3분이 남지 않았습니다.
 
장태주:아이씨... 이게 뭐라고.. (마릴루 손 꼭 잡고 덜덜....달달...떨고있음..)
 
마릴루:.... 야. (소근)
 
장태주:..ㅇ..ㅇ..왜..왜
 
마릴루:(주머니에 고양이 사진첩 1나를 넣어준다.) 떨지 좀 말라구. 너 바보야?
 
장태주:뭐, 뭐야.. 신경써주는거?
 
마릴루:나까지 쪽팔려질까봐 그런 거거든?
(흥. 고개돌림)
 
장태주:......(그럼 그렇지.)
(살짝 째려봤다가 고양이 사진첩 팔랑팔랑 구경함..)
(그래도 긴장이 좀 풀리는 것 같기도..)
 
무대로 올라가는 문을 통해 환한 조명이 떨어집니다.
 
시끌시끌한 목소리가 가득한 곳에서, 옆에 선 사람의 존재감만 뚜렷하게 느껴집니다.
 
긴장하기 시작한 호흡을 간신히 가다듬었을 때,
 
스태프가 손짓했습니다.
 
제0시부터 순서대로 타이머와 카운터의 소개가 이어집니다.
 
사람들은 환호하고, 찬양하고, 기뻐합니다.
 
익숙하게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이 팔려나간다면, 이 순간 또한 온갖 곳에서 부티나게 팔리리라고.
 
눈 깜짝할 새 두 사람의 순서입니다.
 
장태주:헉, 네! (마릴루 손 잡고 헐레벌떡 올라간다)
 
그럼, 가 볼까요?
 
...
 
장태주:(두리번.. 정중앙의 무슨 카메라더라)
(아 몰라! 앞만 보고있음;)
 
지시를 따라 무대위로 걸음을 옮기면,
 
무어라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은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발아래에 선 사람들의 수는 도저히 눈으로 헤아릴 수 없을 지경입니다.
 
너무 많았고, 골목에서 겪었던 인산인해는 아이들 소꿉장난처럼 보일 수준이었습니다.
 
마릴루!
 
마릴루! 마릴루! 마릴루!
 
환호성이 터지고 마치, 마법의 주문이라도 되는 것처럼 사람들은 마릴루의 이름을 연호합니다.
 
그 중에는 종종 당신을 향한 시선이 섞여 있기도 했습니다.
 
타이머를 위한 자리에 등장한 새로운 사람이라니! 이상히 여길 만도 하죠.
 
장태주:(어색..)
 
타이머가 부관을 들였다더라. 그런 입소문이 돈 탓인지 그다지 부정적인 시선은 아니었지만……
 
의문이 가득했습니다.
 
장태주:
이성
18
49/24/9
어려운 성공
 
다리가 떨리고, 손안이 축축해지지만, 그래도 참을만 합니다. 괜찮아요
 
잡은 손은 조명 탓인지 홧홧했습니다.
 
손을 맞잡고, 한 걸음, 두 걸음, 무대의 중앙으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이윽고. 가장 완벽한 중앙에 섰을 때...
 
마릴루:(손을 작게 잡아당긴다. 능력을 사용하라는 신호였다.)
 
장태주:.......!
(어색한 동작으로 능력을 사용해본다)
 
:약간 어떤식으로사용햇늕지
묘사해볼까여
필요하시다면 롤을굴려도 OK
 
장태주:(아; 평소보다 조금 힘줘서 무대 위에 많은 비가 내리게 해볼게요 ^///^)
 
태주가 능력을 사용하자, 무대와 객석을 빼곡히 덮을 만큼 커다란 먹구름이 하나 둘 씩 떠오릅니다.
 
웅성웅성, 온갖 사람들의 관심이 하늘로 쏠립니다. 이내 빗줄기가 내리기 직전에.
 
마릴루:(빗줄기가 사람들의 머리위로 닿기 직전 내리는 빗물을 하나로 모아 거대한 물덩어리를 만들어낸다.)
(털어내듯 손짓하면, 뭉쳐져있는 덩어리가 촉촉하게 흩어져 무대 한 켠에 무지개를 만들어낸다. )
 
장태주:우와..
 
시간의 현신.
 
세계의 구원.
 
타이머와 카운터.
 
그 이름을 증명하는 능력의 존재에, 사람들은 모두 시선을 빼앗겼습니다.
 
마릴루와 당신이 모든 것을 끝낸 후에도 잠시간 침묵이 맴돌았습니다.
 
긴 침묵을 깬 것은, 무대 한 편에 비켜 서 있던 어떤 사람이었습니다.
 
 MC:도밍게즈가 가장 사랑하는 타이머가 드디어 이 자리에 섰군요!
오, 그리고 가장 사랑하게 될 카운터도요. 마릴루, 우리에게 직접 소개해주겠어요?
 
매해, 이 쇼맨십의 사회를 맡은 여자입니다.
 
그는 자연스럽게 마릴루와 인사를 나누곤 당신에게 시선을 돌렸습니다.
 
마릴루:..야, 소개하래 (소근거리고 등쿡찌름)
 
장태주:아..?! 어?! 내가?!
아, 안녕하세요.. (어색..) 장태주라고 합니다.
 
마릴루:.. 봤죠~? 이렇게 바보라니까요~ ( MC를 향해 과장스레 웃으며 한번 더 찌른다.)
 
 MC:반가워요 태주! 이 자리에서 소개될 타이머의 새로운 파트너를 오매불망 기다렸어요~!.
 
장태주:아..아하하~! 그런가요..
 
사회자는 그들이 카운터이며, 타이머의 곁에서 세상을 함께 구원할 자라는, DOT의 진부한 대본을 아주 그럴싸하게 연기합니다.
 
새로운 구원자. 타이머의 파트너.
 
시간이 선택한…… 또 다른 증명.
 
당신의 능력을 두 눈으로 보고, 카운터의 존재를 실감한 사람들은 어안이벙벙한 얼굴로, 멍청하게 입을 벌린 채 무대 위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객석이 술렁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사람들은 새로운 구원자라는 말에 눈을 홉뜨고, 숨을 들이켜기도 했어요.
 
세계 멸망은 이러니저러니 해도 모두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으니까.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고, 무시하려 해도 무시할 수 없으며…… 빼내기엔 너무 두려운.
 
그런 세계 멸망의 징조를, 정확하게 깨부수는 존재의 등장인 걸요!
 
마릴루를 연호하던 외침 사이에 당신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섞여 들었습니다.
 
태초부터 두 사람이 짝이었던 것처럼, 그렇게.
 
누구도 그 존재에 의문을 표하거나 반감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카운터의 존재를 실감하는 것도 잠시, 사회자는 익숙하게 다음의 순서를 진행합니다
 
 MC:자, 그럼 1시의 파트너들에게도 어김없는 궁금해요 타임~!
DOT의 말로는 타이머와 카운터는 서로 선택받은 운명이라던데, 처음 만났을 때 기분이 어땠어요? 특별한 무언가가 느껴졌나요?
(마이크를 태주에게 가져다댄다.)
 
장태주:(아니 이런 인터뷰... 준비 안했는데..) 어.. 그런 편이죠. 첫인상이 엄청 좋았던 건 아니지만..
이제는 좀 적응이 되었달까..
 
 MC:이건 또 특이한 대답이네요! 한 눈에 반한 운명같은 전개가 아니라, 서서히 발전해나가는 관계라니~!
 
장태주:(뭐..특이한가..)
 
 MC:이해해요. 이해해요. 카운터가 됐을 때도 상당히 놀랐을거예요.
어떻게 능력을 자각했는지,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모두 궁금하죠~~? (네~~~~) 짧게라도 이야기를 들려주겠어요?
 
장태주:.........(아씨 개쪽팔린데 이거.. 이거를..)
 
마릴루:(그러거보니 나도 궁금해짐)
 
장태주:...............................
그...
저기 근데, 이거 방송으로도 나가나요?
 
 MC:걱정마요 걱정마요! 여러분! 오늘 있는 일은 우리끼리의 비밀, 알죠~~? (네에에에~~~~~)
 
장태주:..............
(아니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그러니까.. 자고 일어났더니 침대가 축축했습니다..
(............얼굴 뻘개짐) 이정도인데요..
대단할게 없네요..죄송합니다(ㄱ-;;;)
 
 MC:(객석에서 와하하 웃는소리가 들린다~~~) 재미있는 동기예요! 모두와 아주 친숙한 구원자가 될 것 같네요~!
그럼 마지막 질문입니다!
파트너로서 마릴루는 몇 점인가요?
 
장태주:.............
흠..
(마릴루 얼굴을 빤히 보다가 볼을 잡아 늘린다) 한.. 3점?
 
마릴루:아!! (쭉 잡아댕겨짐) ...왜이렇게 낮아?
 
장태주:침대정리를 못해서.
 
마릴루:.....................................................
진짜 헛소리야~!!! (객석향해서 손 휘적휘적거림)
 
사회자는 그 뒤로도 몇 가지의 짓궃은 질문을 하지만, 대체로 상냥한 편입니다.
 
두 사람은 탈탈 소리가 날 정도로 털리고 난 후 무대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계단을 내려오는 내내 다리가 후들거렸다면, 그건 긴장이 풀렸기 때문이겠죠.
 
이제는 남은 순서를 기다릴 뿐입니다.
 
무대 뒤편에 내려오자 스태프가 의자와 마실 것을 갖다 줍니다.
 
장태주:.............(달달..)
 
수고했다는 의례적인 인사말과 함께.
 
장태주:와 떨려 죽는줄..
 
마릴루:휴우우..........
너! 무대에서 그런 쓸데없는 소린 왜 해!? (내려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발 밟음)
 
장태주:으악!!
아 왜! 다들 좋아하던데..!
너야말로 완전 호박씨....
 
마릴루:몰라, 말 걸지마...(ㅡㅡ)
 
무대 아래에서 언제나와같이 티격태격하고 있으면, 다음 순서도 무탈하게 흘러갑니다.
 
누군가 내려오면 누군가 올라가고, 능력이 무대 위를 환하게 장식하고,
 
사람들의 환호성과 연신 쏟아지는 익숙한 이름들을 듣다가...
 
시시콜콜한 농담 따먹기와 QNA가 이어지는 식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차례입니다
 
제13시, 어둠의 타이머와 카운터의 순서예요.
 
장태주:......
 
머리를 한 쪽으로 묶은 여자아이와, 그 뒤를 바싹 쫓아가는 남자아이로 이루어진 한 쌍입니다.
 
두 사람은 오래 기다린 것이 지루했는지, 금세 계단을 오릅니다.
 
그들이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무대의 조명이 먹히고, 어둠이 가득해집니다
 
완전한 어둠 속에서, 제0시 페어가 띄운 빛이 희미하게 별처럼 반짝입니다.
 
밤보다 안온하고, 검정보다 진한 어둠이 완벽히 무대에 내려앉았을 때
 
파직!
 
별안간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무대 뒤편의 조명이 꺼집니다.
 
정전이라도 온 것처럼, 혹은 능력에 잡아 먹힌 것처럼 사방이 어두컴컴합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면, 가까이 있던 다른 타이머와 카운터들도 놀랐는지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뭐야? 무슨 일이야?”
 
그리고……
 
장태주:
듣기
72
55/27/11
실패
 
대답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사위가 온통 조용합니다.
 
사위가 어둡기만 한 것이 아니라, 쥐죽은 듯 고요합니다.
 
장태주:....
마릴루?
 
사회자는 더 말을 하지 않았고, 무대 뒤편에서 바삐 소리치던 사람들도 모조리 조용해졌습니다
 
장태주:(손 휘적) 야, 호박!
 
똑딱똑딱, 끊임없이 흘러가던 시계 소리도 멈춰버렸어요.
 
장태주:뭐야??
 
제13시 페어가 어둠을 거두자, 인공적인 태양도 조명도 없는 온전한 밤이 찾아왔습니다.
 
희미하게 보라색이 섞인 하늘에는 불온한 별들이 총총 떠 있습니다. 붉은색 별이에요.
 
달도 어쩐지 붉은 듯했어요.
 
마릴루:......
 
장태주:까..깜짝이야..
 
마릴루:아냐, 이거... 능력이 아니야.
 
장태주:뭐?!
.....
 
마릴루:(중얼거린다.) ...지금..
 
달빛 아래 드러난 광경은 더욱 믿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산 사람도, 죽은 것들도, 움직이지 않고, 살아있지 않은 모든 것들마저……모두 멈춰버린 것입니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정말 그랬습니다.
 
장태주:어..?
 
구름도 흘러가지 않았고, 달도 지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꽁꽁 얼어버린 것처럼 멈춰 서 있습니다.
 
12시를 알려야 하는 광장의 시계탑도 조용하기만 합니다.
 
장태주:뭐, 뭐야.. 이것도 능력이야?
 
12시의 페어를 바라봐도, 그들은 고개를 젓습니다.
 
12시의 타이머 : ...능력은 거둔지 한참 됐어.
 
장태주:..............
 
세계의 종말이라기에도, 축제의 마무리라기에도 어울리지 않는 고요함이었습니다.
 
이 순간이 소설이라면, 아마 마지막 문장은 다음과 같았을 겁니다.
 
4월 20일, 도밍게즈의 건국을 축하하는 마지막 날.
 
타이머와 카운터만을 남겨두고, 세계가 멸망했다.
 
……라고!
 
...시간이 어째서 멈춘 건지는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머리를 굴려봐도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합니다.
 
짚이는 일이라곤 없습니다.
 
그저, 타이머와 카운터로서 만난 후부터 이상한 일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불길한 사실만 알아챕니다.
 
세계는 타이머와 카운터를 구원자라고 부르지만……
 
멸망과 가장 비슷한 형태의 오늘, 애석하게도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습니다.
 
장태주:(대체 이런 능력으로 뭘 할 수 있겠냐고?!)
 
마릴루:... (당황스럽기는 매한가지이다.) 어떻.. 어
 
장태주:......꿈인가?
 
마릴루:어떻게...해야하지? 장교님한테 여쭤볼 수도 없고. ....
... ..정신차려! 꿈 같은거 아니야. 진짜라고...!
 
장태주:이런 건 안 가르쳐 줬잖아 그 사람들..
(자기 뺨 철썩철썩)
 
마릴루:...............
 
장태주:이제 어떻게 해?
어떻게 할거야?
 
마릴루:...몰라! 나라고 그런걸 알겠어?! 시간이 멈춰버렸는데 무슨수로...
 
장태주:그..그건 그렇지만..
 
마릴루:(망연자실하게 의자에 앉는다. 손이 발발 떨린다.)
.......무서워.
 
장태주:(눈을 꾹 감았다가 뜨곤) ...다른 타이머들과 상의를 해보자.
그래도 다같이라면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까..(떨리는 손을 주머니 안으로 넣어 감춘다)
 
..다른 타이머와 카운터들을 둘러보면, 그 쪽의 분위기도 매한가지입니다.
 
장태주:.........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지 다들 그 자리에 앉아있거나...
 
혹은 자신이 아는 사람들을 찾으러 달려나갑니다.
 
장태주:(하아...)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장태주:(지;능롤 굴려봐도)
(되낰 ㄱ-;;)
 
:딱히정해진분기는없구
뭐라도행동을 취하기로하면 다음으로넘어가요
아무것도하지않는다<도 선택임!
하..원래 KPC가 가이드를해줘야하는데 멘탈개복치녀라미안하다
 
장태주:(그냥 마릴루 옆에 앉아서 손이나 잡아준다..)
(멘탈 나가보이는데..)
 
마릴루:(푹 수그린 채 손에 얼굴을 묻고있다가 손에서 온기가 느껴지면 고개를 든다.)
........
 
장태주:야 그래도.. 난 멀쩡하잖아.
약속 아직 기억하지?
 
마릴루:... (끄덕인다.) 어, 어디 가지 마... 알겠지.
... (닿은 손을 깍지껴 고쳐 잡는다.)
 
장태주:....... (대답을 대신하듯 잡은 손에 힘을 준다)
 
마릴루:내일이면.. ..괜찮아지겠지?
 
장태주:그래 뭐.. 갑자기 이렇게 된 거니까..조금 기다리면 괜찮아질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손아귀에서 느껴지는 서로의 온기에 기대어
 
해가 뜨지 않는 아침을 기다리기로 합니다.
 
...
 
아침이 왔습니다.
 
아침이 밝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은 밝아지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하늘은 여전히 어두컴컴했고 해는 고개를 내밀지 않았습니다.
 
달과 별은 그 자리에 풀칠한 것처럼 불온한 색으로 빛날 뿐입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멈춰 서 있어요.
 
웃고 떠들던 그대로, 손을 잡고 걷던 그대로, 돌아서던 그대로, 박수갈채를 보내던 그대로
 
무구하고 기쁨에 찬 얼굴이 생생합니다.
 
자신의 시간이 멈췄다는 걸 전혀 모르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폼페이의 그 날처럼!
 
다른 점이라면 화산재 대신 부서진 빛만 떠다닌단 걸까요.
 
....문득, 전시관에서 보았던 조각상들이 떠올랐습니다.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퍽 닮았거든요.
 
장태주:..........(기묘하다.)
 
사람이 육신과 영혼으로 이루어졌다면…… 그들의 영혼은 어디로 갔을까요?
 
그마저 멈추어 버린 걸까요?
 
혹은 생생하게 움직이며,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어느 쪽이라고도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일을 확신하는 건 인간이 이루어 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으므로.
 
그저 우리는…… 고민할 따름입니다.
 
시간이 왜 멈췄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다시 돌이킬 수 있을지.
 
구원자로서 우리가 처음 가진 사명이니까요.
 
...
 
장태주:.......
 
시간은 왜 멈췄을까? 답을 아는 이는 없습니다.
 
신은 우리에게 응답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문제를 맞이했고, 답을 내놓고, 정답인지 오답인지 스스로 확인해야 합니다.
자, 이상했던 징조를 돌이켜 볼까요.
세계 멸망의 예언과 전 세대 예언의 타이머가 내놓았던 해결 방법.
갑자기 나타난 카운터와 홀연히 사라진 새파란 장미의 아치문…….
 
:불가능과 기적이 순서대로 교차하는 배치입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떠들던, 일어날 리 없다고 부정한 세계 멸망.
시시각각 다가오던 세계 멸망으로부터 세계를 구해낸, 한 줄의 예언.
타이머는 오직 하나뿐이라던 세계의 섭리를 깬 카운터의 등장과,
기적을 상징하는 새파란 장미의 아치문....
 
데칼코마니처럼 좌우의 아귀가 딱 들어맞습니다.
 
이것이 만약, 정말로 예정된 멸망이라면……
 
타이머와 카운터로서 우리가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단 건 아닐까요.
 
그래서 예언의 타이머는, 카운터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세계가 멸망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예언한 걸지도 몰라요.
 
물론 모두 추측입니다.
 
시계는 울지 않습니다.
 
세계는 고요합니다. 새파란 장미는 무르익었지만 꽃잎을 떨구지 않아요.
 
장태주:........
아직.. 그대로네.
 
문득,
 
장태주:
이성
2
49/24/9
극단적 성공
 
아치문을 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은 생각이라기보단 사명감에 가까운 감각이었습니다
 
어째서일까요? 혼란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장태주:....(거기에 가면 다시 볼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것은 어디에 있나요?
 
장태주:(분명 전시장에..있었던 것 같은데)
(마릴루 쪽을 돌아본다)
 
마릴루:... (고개를 들면 눈이 마주친다. 우연이라고 생각할만큼 절묘한타이밍에. 동시에 비슷한 생각을 떠올린 것 같다.)
 
장태주:......
전시회, 다시 가면 그 문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마릴루:...그 파란색 아치문 말 하는거지?
 
장태주:응.. 어쩐지 생각나서.
 
전시관으로 다시돌아가면 볼 수 있을까요?
 
아니라면, 흡사한 공원의 장미 터널로?
 
아뇨, 전혀 다른, 세계의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면....
 
장태주:
지능
100
50/25/10
대실패
(똥멍청이같은 표정 짓고있음)
 
마릴루:............................... 바보
..진짜 거기라고 확신해?
나야 뭐. ...네가 가면 따라 가겠지만.
 
장태주:어....................................... 글쎄...(내 머리를 믿어도 될까..) 그래도 생각 나는 건 거기라서..
 
마릴루:그럼, ...
(턱짓한다.) ..앞장 서 봐. 따라갈테니까.
 
두사람은 나란히 손을 잡고 전시관으로 돌아갑니다.
 
..만, 아치문은 보이지 않습니다.
 
장태주:(아놔)
 
흰 벽 뿐이네요.
 
장태주:역시 없나......
 
마릴루:... (뺨 극적..)
이거, 마시고 다시 생각 해 봐.
(캔 음료수 줌)
 
장태주:(하아 목탄다..)
 
장태주 는 캔 음료수를 마셨다! 
 
다이스를 한번 더 굴려주세요 
 
장태주:
지능
63
50/25/10
실패
 
마릴루:...
 
장태주:._. ..?
 
전시관이 아니면 어디일까요? 짚이는 곳이라곤 전혀 없습니다...
 
마릴루:..바보같은 표정 하지 말고.
 
장태주:어어..
 
마릴루:한잔 더 마셔.
(치익..따서 줌)
 
장태주:(총명탕인가? 마심 )
 
장태주 는 캔 음료수를 마셨다! 
 
다이스를 한번 더 굴려주세요 
 
장태주:
지능
12
50/25/10
어려운 성공
(!!!)
(아니.. 어쩌면?! 설마?! 그곳에?!)
 
전시관은 금세 모습을 드러냈는데, 지나치게 익숙한 생김새였습니다.
 
DOT의 본관을 본떠 지은 것처럼 똑같이 생겼거든요.
 
그러고 보니, 전시관은 본관을 본떠지었다고 했었지.
 
그렇다면 오히려,
 
전시관이 아니라...
 
장태주:본관이구나!
 
마릴루:...! 확실해?
 
장태주:아..아마도?!
(자신없음..)
 
마릴루:..괜찮아.
 
장태주:그래도 달리 갈 곳은 없으니까..
 
마릴루:..응. 너 믿어. (작게중얼거리곤 손 꾹 잡는다.)
 
장태주:(우와앗..이거 뭐야.. 심장 내려침)
응..! 가, 가자.
(마릴루 손 잡고 본관으로 가욧..)
 
마릴루:(졸졸졸...)
 
DOT 본관은 언제나처럼 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시간이 멈춘 지금도 그렇습니다.
 
청동으로 빚은, 남색으로 덧칠한 문을 지나면 익숙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본관의 로비입니다.
 
흰 대리석이 깔린 바닥과 열두 개의 별자리가 그려진 남색 천장,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붓의 흐름조차 눈치채지 못할 만큼 섬세하게 회칠을 한 벽.
 
언제나 그렇듯 흠 없고, 점 없이 완벽하기만 한.
 
안내 데스크에 앉은 직원도, 로비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직원도 모두 멈춰선 상태입니다.
 
그때, 전시관의 구조가 어땠더라…….
 
빙그르르, 한 바퀴를 돈 시선이 비로소 장미 아치가 있던 곳에 다다릅니다.
 
그곳에 있던 것은,
 
띵.
 
장태주:...?!
 
멈춘 시간을 깨트리고, 요란한 소리가 울립니다.
 
때마침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는 소리였습니다
 
엘리베이터는 1층에 선 채 내려갈 채비를 마치고 있습니다.
 
열린 문이 어쩐지 우리를 기다리는 괴물의 입속인 양 께름칙합니다.
 
우연인가?
 
혹은 운명인가?
 
새파란 장미는 한 송이도 보이지 않았고, 엘리베이터의 문설주는 둥글긴커녕 각지고 네모나지만……
 
위치는 분명히 같았습니다. 때마침 도착한 것도 수상하기 짝이 없어요.
 
장태주:...........
 
시간이 멈췄다면 엘리베이터 또한 움직이지 않아야 하는데, 어째서 이것만은 움직이는 건가요?
 
그러나 장미 아치와 달리, 엘리베이터는 눈을 깜빡여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들어오라는 것처럼, 문을 닫지 않고 내내 그렇게 서 있을 뿐입니다.
 
장태주:.... 들어가볼까.
 
다른 시간의 타이머, 카운터들도 같은것을 짐작했는지, 하나 둘 씩 엘레베이터 앞으로 모여듭니다.
 
어떻게 할까요?
 
장태주:.......
 
마릴루:...뭔가 불안하네.
 
장태주:(마릴루 손 꾸욱..)가자.
(엘리베이터 안쪽으로 야심차게 발을 뻗어본다. 할머니가 인생은 못 먹어도 고라고 했다고.)
 
마릴루:... (끄덕이곤 엘레베이터 안으로 걸어간다.)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시간은 계속 멈춰 서 있고, 엘리베이터는 문을 활짝 연 채 언제까지고 타이머와 카운터를 기다립니다.
 
그러나 타이머와 카운터가 모두 탄 후에도 엘리베이터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몇 층으로 갈지, 버튼을 눌러주어야 움직일 모양입니다.
 
장태주:.......
 
지하 1층부터 4층, 그리고 옥상까지. 총 6개의 버튼이 있습니다.
 
……몇 층으로 가야 하지?
 
장태주:(이것도 참..)
(옥상이 출입금지였던가.. 옥상으로 가면 뭐가 나오지 않을까? 옥상층 눌러봐요..)
 
옥상으로 올라가는 버튼을 꾹 누르면...
 
어라?
 
분명히 버튼을 제대로 눌렀지만, 불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장태주:..? (다른 버튼도 하나씩 눌러봄)
 
몇 층을 눌러도 똑같습니다.
 
엘리베이터도 움직일 기미 없이 잠잠합니다.
 
그러고보니....
 
장태주:
지능
44
50/25/10
성공
 
태주는 문득 그 날의 밤을 떠올립니다.
 
능력이 처음으로 없어졌던 날.
 
그래서 졸인 마음을 안고 장교를 찾아갔던 날.
 
결국엔 전해지지 않은 진심으로 대차게 싸웠던 날.
 
........그 때, 우리를 맞이한 장교가 몇 층에서 올라왔더라..?
 
장태주:...지하2층?!그런 버튼 없잖아..!
 
그 때,
 
장태주:
초능력
89
83/41/16
실패
 
장태주:
6
50/25/10
극단적 성공
 
어떤 위화감이 움틉니다.
 
능력을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잠잠하던 그것들이 요동칩니다.
 
정확히, 엘리베이터의 버튼 중 가장 아래.
 
긴급 호출 버튼을 가리킵니다.
 
장태주:...?
 
꼭.... 그것을 누르라는 것처럼!
 
장태주:(저도 모르게 긴급 호출 버튼을 눌러본다)
 
마릴루:...? (의아하게 본다.) 왜 그래?
 
장태주:왠지..이걸 눌러야 할 것 같았는데..
 
마릴루:..왜? 설마.. 이거 비상호출버튼이 아니야?
 
마릴루가 그렇게 중얼거리면, 모두 깨닫습니다.
 
버튼에 환각이 걸려 있노라고.
 
마치 비상 호출 버튼인 것처럼.
 
원래 지하 2층으로 향하는 버튼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장태주:..!(뭐야이게..)
 
그 버튼을 누르면, 파란 LED 램프가 점등합니다.
 
엘리베이터의 안내판에는 정확히 B2, 지하 2층이라고 쓰여있습니다.
 
듣도 보도 못한 공간입니다.
 
장태주:
6
50/25/10
극단적 성공
 
천천히, 천천히
 
엘리베이터의 도르래가 소리 없이 움직이고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평소보단 훨씬 깊이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지하 2층이라니. 이런 곳이 있었단 말인가요?
 
구태여 존재 자체를 숨긴 것은 무엇을 위함이란 말인가요?
 
영문을 알 수 없는 일투성이입니다.
 
...
 
우여곡절 끝에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칠흑 같은 어둠이었습니다.
 
불이 꺼진 탓일까, 옆에 선 사람의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위가 어두웠습니다.
 
장태주:...누가 불 좀 켜봐~!
 
당신의 외침에 제 0시의 페어가 불을 밝힙니다.
 
금세 주변이 환해집니다.
 
불이 켜지고, 지하 2층의 모든 곳이 밝은 빛 아래 들어섰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소독약 냄새가 싸하게 코끝을 스칩니다.
 
한걸음을 내딛는 것도 내키지 않는 냄새입니다.
 
병원이라기엔 지독하게만 느껴집니다.
 
장태주:..............
 
여긴 대체…… 뭐 하는 곳일까요?
 
장태주:.........
 
마릴루:...뭐야? 여기는...
 
장태주:기분나빠..
 
알싸한 냄새를 뒤로하고 둘러본 그 곳에는...
 
14개의 원형 유리관과 멈춘 컴퓨터와 연구원,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커다란 원통이 놓여 있습니다.
 
안쪽에는 철제문이 딸려 있습니다.
 
여러 대의 CCTV가 모서리에 매달려 있었지만, 모두 멈췄는지 움직이거나, 액정을 빛내진 않습니다
 
어느 것 하나 수상쩍기 짝이 없습니다.
 
DOT 본관 지하에, 이런 것들이 왜 필요로 한단 말인가요?
 
장태주:이게..다 뭐야?!
 
마릴루:.............
... (핏기가 가신 얼굴로 안을 둘러보다, 익숙한 얼굴에 그만 큰 소리를 내며 다가간다.) ...애, 애쉬..?
 
장태주:.......?
 
어쩐지 얼굴이 낯익더라니. 연구 보고를 설명하고 지시한 애쉬입니다.
 
그 또한 커다란 책을 든 채 조각상처럼 꼿꼿하게 멈춰버렸습니다.
 
장태주:..............
 
마릴루:...마, 말도 안 돼. 거짓말이지... (뒷걸음질 친다.)
 
장태주:.........
(정신이 없어보이는 마릴루의 손을 부여잡고 컴퓨터를 확인해봅니다)
 
엘리베이터와 센서 등이 작동하기에 기대했는데, 이 컴퓨터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제4시 페어가 고치려고 해봤지만, 고장난 것이 아니라 멈춘 것이기 때문에 소용없었습니다.
 
장태주:..........
..........(원형 유리관도 한번 봐요.. 산치 깎일 것 같지마는)
 
천장에 닿을 듯 높이 선 원형 유리관에는 모두 정체불명의 액체가 꽉 차 있습니다.
 
투명한 파란색으로 물든 그것은 꼭 장미의 색을 훔친 것처럼 흐릿합니다.
 
각 유리관에는 숫자와 간단한 낱말이 적힌 네임택이 붙어 있습니다.
 
〈제0시, 빛〉, 〈제1시, 물〉, 〈제2시, 불〉, 〈제3시, 식물〉, 〈제4시, 전기〉, 〈제5시, 얼음〉……
 
장태주:........?
 
구태여 더 읽어볼 필요도 없습니다.
 
전부 시간이 부여한 숫자와 능력을 적어둔 것이었으니까.
 
마침 수도 14개였으니 딱 떨어집니다.
 
장태주:이게 무슨..
 
하지만, 타이머는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들입니다.
 
카운터인 당신도, 연구를 도왔지만 이런 곳의 존재는 알지 못했어요.
 
...
 
장태주:
관찰력
91
55/27/11
+2:
성공
+1: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관찰력
56
55/27/11
실패
 
행운 1 차감, 성공처리 합니다
 
장태주:행운 / → 49
 
네임택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숫자 몇 개가 적혀 있습니다.
 
〈2051. 10. 08〉, 〈2052. 02. 27〉, 〈2052. 01. 01〉, 〈2051. 12. 17〉·····
 
공통점이라곤 없어 보이는 날짜들은, 대략 반년 전부터 일주일 사이의 어느 날들이었습니다.
 
이 날이 무슨 날이었더라.
 
…….
 
고민은 길어지지 않았습니다.
 
카운터들이 곧 익숙한 날짜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네, 그들이 DOT에처음 발견되었던, 혹은 스스로 발을 들였던…… 그 날짜였습니다.
 
불길하게도 유리관은 딱 한 명의 사람이 들어가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장태주:...!
(이거.. 설마.. 언젠가 내가 들어갈 관짝이었던 거야?)
 
마릴루:.... (안색이 파래진다.)
 
장태주:(...실감이 안나네.. 마릴루 쪽을 돌아보면.. 영 말도 안되는 추론도 아닌 것 같다.)
 
마릴루:... 나 속 안 좋아. (태주의 등에 이마를 대고 있는다.)
 
장태주:...........
우리가 먼저 발견해서 다행이라고..생각하자.
(연구원들도 살펴봅니다..특이사항이 있으려나.. 얄미운 애쉬 얼굴은 괜히 한대 때려줌)
 
마릴루:꺄, 꺄악..!! 뭐 하는거야?!
 
퍽! 애쉬의 얼굴을 때리면...
 
손에 들고있던 책이 툭 떨어집니다.
 
장태주:얄밉잖아!
..?
 
미묘한 색의 가죽 표지가 눈에 띕니다.
 
장태주:(책 들어봄) 이거..손에 붙어있을줄..
 
요즘 책도 이런 가죽 표지를 쓰던가요?
 
장태주:(빈티지하네..)
(펼치면 펼쳐지나요)
 
책을 주워올리면,
 
어쩐지 가죽은 서늘하고, 끈적거리며, 희미하게 사향 냄새가 납니다.
 
불길한 감촉에 ,
 
장태주:
이성
72
49/24/9
실패
 
이성치 1 감소합니다.
 
장태주:..!
이성 / 49 → 48
 
아무리 봐도 연구원이 실험실에서 읽을 법한 책은 아닙니다.
 
장태주:이, 이게뭐야?
 
책 표지에는 도저히 읽을 수 없는 글씨로 제목이 쓰여 있습니다.
 
무언가를 사용하기 위한 설명서라는 것은 알겠는데, 어떤 문장도 우리가 가진 의문에 해답이 되진 못합니다.
 
장태주:...........
 
이런 건 왜 읽고 있던 걸까요?
 
장태주:뭐라는거야..
 
마릴루:... (꾹꾹) 이상한건 함...부로 만지지 마.
 
장태주:......
(반성..)
(공부를 좀 열심히 하면 읽을 수 있게 되려나..)
(커다란 원통도 들여다봅니당)
 
빛나는 원통은 단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높이 30cm 정도에 지름은 그보다 약간 작고,
 
볼록한 앞부분에 신기한 소켓 세 개가 이등변 삼각형 모양으로 배열된 생김새인데, 유리창도 없어서 내용물을 종잡을 수 없습니다.
 
무척 무겁고, 움직이면 내용물이 출렁거립니다.
 
라벨에 낯선 이름이 쓰여있습니다.
 
아르고.
 
장태주:...아르고..? 누구야?
 
원통 뒤에는 렌즈와 진공관, 금속 원반을 연결한 작은 상자라던가,
 
그 외에는 통 용도를 알 수 없는 것들이 매달린 기다린 기계가 서 있습니다.
 
도저히 도밍게즈의 것이라기엔 믿을 수 없는 수상쩍은 물건들입니다.
 
장태주:...........
 
그러나 어쩐지...
 
장태주:
지능
24
50/25/10
어려운 성공
 
문득, 아까 열어본 책에서 비슷한 삽화를 보았던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분명 똑같이 생긴 원통이었는데...
 
장태주:(뭐지? 책을 다시 펼쳐서 비교해봄)
 
장태주:
자료조사
51
20/10/4
실패
 
흠.. 여전히 잘 모르겠네요.
 
장태주:와..진짜.. 모르겠다
(냄비받침으로 좋을듯)
 
마릴루:.. 기분나쁘게 생겼어...
 
장태주:(좀만 더 생각해봐야지.. 철제문 쪽도 확인해봐용)
 
철제문은 단단히 잠겨 있어 열리지 않습니다.
 
카드를 태그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장태주:(흠!! 애쉬 주머니 뒤져봐요 이녀석 이거 카드키 어딨냐)
 
애쉬의 주머니를 뒤지면 사원증 하나와 담배 한 갑, 라이터가 나옵니다.
 
장태주:(사원증..으로 되려나)
(담배랑 라이터는 바닥에 버림)
(사원증 함 찍어봐요)
 
삑, 사원증을 태그하면 철제문이 가로로 열립니다.
 
입구에서부터 소독약 냄새가 무척 짙고 온도가 서늘하기 짝이 없습니다
 
추위가 뼈를 파고들 정도입니다.
 
들어가볼까요?
 
장태주:..............(옷깃 한번 추스리고 들어가봐요)
 
조심조심 안으로 들어갑니다.
 
안쪽은 이상한 약품과 수술대, 생체 바이오리듬을 확인하는 기계같이 수술실에서나 쓸 법한 장비들로 가득하고……
 
캐비넷 위에는 이상한 것들이 담긴 이 줄 서 있습니다.
 
장태주:...?
(뭐가 들어있는 거지.. 병을 들여다봅니다..)
 
선반에 세워진 유리병에는 끈적한 투명 액과 함께...
 
이상한 것들. 눈동자라던가 내장의 어딘가, 혹은 뼈 같은 것들이 들어있습니다.
 
어렵지않게 그것의 정체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분명, 사람의 것이겠죠.
 
장태주:헉..!
(괜히 봤다..!)
 
6시, 8시, 11시라던가, 13시.
 
투박한 글자들이 유리면의 표면에 적혀있습니다.
 
장태주:이거..
(타이머들인가?)
 
마릴루:..........
 
장태주:(마릴루 힐끔..)
 
마릴루:........ (옷깃을 부여잡은 손이 떨린다. 비단 추위 때문은 아니었다.)
 
장태주:........
 
마릴루:...뭐야, 이거? .... 실험? ...사람의?
 
장태주:..그런 것 같지.
............
 
마릴루:..무서워.
 
장태주:(우리도 언젠가 저렇게 될 운명이었을까..)
시간이 다시 돌아오면 무조건..도망가자.
(캐비넷 하나를 열어본다.)
 
마릴루:......... (숨을 크게 쉰다. 더 이상 무엇도 보고싶지 않아 태주의 뒤에 선 채 눈을 꽉 감는다.)
 
커다란 정사각형 칸이 여럿 나열된 캐비넷. 벽면을 꽉 채우고 있습니다.
 
캐비넷을 열까요?
 
장태주:(열어요.... 갈데까지 가보자고)
 
덜컹! 덜컹!
 
뻑뻑한 철제 손잡이를 잡아 힘주어 열면...
 
....
 
그 곳에 보이는것은 사람의 시체입니다.
 
장태주:으..으악!
 
특이한것은, 개체마다 눈, 손가락 따위의 신체부의가 없다는 것일까요.
 
장태주:(문 재빨리 닫음)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거야?!
 
장태주:
이성
30
48/24/9
성공
 
이성치 1d3만큼 감소시켜주세요.
 
장태주:
1d3
1
이성 / 48 → 47
나..나가자.. 빨리
 
마릴루:... (코 훌쩍.)
(벌벌 떨면서 태주 옆에 꼭 붙어있는다..)
 
장태주:......(마릴루 데리고 도망치듯 밖으로 나옴..)
(잊고 싶지만 잊으면 안되겠지.. 선대들이 죽은 게 아니라 죽인 거나 마찬가지잖아 이건..)
 
마지막으로 남은것은, 여전히 수상한 빛을 내는 저 커다란 원통 뿐입니다.
 
장태주:........
(한번 더 책을 보고 머리 굴려봐요..)
 
장태주:
지능
53
50/25/10
실패
(행깎고)
 
행운 3 차감해주세요! 성공으로 판정합니다.
 
장태주:행운 / 49 → 46
 
책을 훑어보다, 익숙한 모양의 삽화를 발견합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기계를 작동시키는 법에 대한 설명입니다.
 
장태주:.........!
그렇구나..
 
책에서 지시하는대로 원통뒤에 있는 것들을 소켓에 연결하면,
 
렌즈를 통해 벽면에 어떤 장면이 투영됩니다.
 
이어 단조로운 나레이션이 시작됩니다.
 
장태주:(영사기 같은 건가..)
 
장태주:
지능
19
50/25/10
어려운 성공
 
책을 읽고, 직접 소켓을 연결한 태주는 비로소 깨닫습니다.
 
커다란 원통의 용도가 뇌를 보관하는 것이며,
 
안에 든 것이 라벨에 적힌 이름의 라는 것을.
 
장태주:.....................................
 
장태주:
이성
97
47/23/9
대실패
허억..!
(속이 안좋다.. 이 미친놈들)
 
이성치1d2만큼 감소시켜주세요
 
장태주:
1d2
2
이성 / 47 → 45
 
....
 
영상은 흑백 영화처럼 모두 회색인 데다 상당히 화질이 좋지 못해서, 더더욱 도밍게즈의 것이 아님을 실감하게 됩니다.
 
TV도, 녹화한 영상도 아니므로 장면은 조절할 수 없습니다.
 
그저 운 좋게 흘러나오는 것들을 훔쳐보고 주워들을 뿐입니다.
 
장태주:.......이게..이게 대체 뭐야?
 
어떤 예언
깜빡, 깜빡, 깜빡. 눈을 감았다 뜨는 것처럼 시야가 재조명되더니 낯익은 얼굴이 떠오릅니다.
예언의 타이머입니다.
그는 신중하게 말합니다.
“세계가 멸망할 거예요. 시간이 가지고 있는 권능이 다 닳아가기 때문이니, 이제 타이머만으로는 부족할 겁니다.”
 
장태주:..........
 
:주변에는 하인리히 장교와 리슬러 부관을 비롯해몇몇 연구원이 보입니다. 모두 DOT의 직원입니다.
“다른 방법을 찾으세요. 새로운······”
뒷말은 들리지 않았습니다.
 
어떤 샘플
“정말 괜찮겠어요? 내키지 않아요.”
기억의 주체인 연구원이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묻습니다.
 
:내키지 않는다거나, 두려워한다기엔 지나치게 삭막한 나레이션입니다. 시야의 맞은편에 선 것은 마찬가지로, 전 세대의 타이머들이었습니다.
누군가는 팔을 내밀었고, 누군가는 머리카락을 잘랐고, 누군가는 또 다른신체 일부분을…… 내놓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세계를 위한 일이라면 어쩔 수 없죠.”
“이 방법뿐이니까…….”
목소리 너머로 장면이 바뀝니다.
시체 안치실입니다.
 
장태주:(미친...미친놈들이야 다..)
 
:냉동 보관되어있는 것들은 전부…… 익숙한 시체들입니다.
전전 세대, 혹은 전전전 세대……. 죽어서도 시체조차 묻히지 못한 그것들은 서랍에 얌전히 들어 있습니다.
하인리히 장교가 문가에서 지시합니다.
“유전자 샘플 확보해. 조심히 다뤄.”
 
어떤 기적
“타이머의 능력은 유전되지 않아요. 아시잖아요!”
 
:누군가 밋밋하게 소리를 지르자, 하인리히 장교가 단언합니다.
“그걸 해내기 위해 자네를 고용한 거야.”
“신을 모독하는 행위가 될 겁니다.”
“자네가 가부를 판단할 일이 아닐세.”
“이건, 불가능해요.”
영상 속 하인리히 장교의 입이 천천히 움직입니다.
 
: “그렇다면 기적이라도 만들어 내.”
 
어떤 괴물
다음의 장면은 상당히 끔찍했습니다.
흐물거리고, 물컹거리는 무언가가 바닥을 기어 다닙니다.
흰 대리석 바닥은 그것이 흘린 진액으로 끈적끈적해졌습니다. 질이 나쁘고, 음질이 더러운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습니다
누군가 한숨을 쉬고, 가운의 소매를 걷어 올립니다.
 
:“실패라니까. 도저히 무리야. 다른 방법이 필요해.”
마찬가지로 지친 누군가 묻습니다.
“다른 방법?”
“그래, 전혀 다른……“
지직, 지지직.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어떤 이름
“성공, 성공이야!”
여전히 억양과 감정이 전혀 실리지 않은 목소리가 뛸 듯이 기뻐합니다.
두눈은 똑똑히, 원형 유리관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옅은 회색으로 보이는 그 물속에는…… 익숙한 얼굴이 들어있습니다.
네, 당신입니다.
 
:자신의 얼굴을 목격하는 것과 동시에 누군가 말합니다.
“이들을 카운터라고 부르도록 합시다.”
 
어떤 대화
“표정이 좋지 않네요, 아르고.”
또다시 예언의 타이머입니다. 뇌의 주인을 부르며 곁에 앉은 그는 커피잔을 들고 있습니다.
아르고는 한참 고민하다가,
 
:“정말 괜찮겠어요? 내키지 않아요.”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묻습니다.
“나는, 분명히 세계 멸망을 봤어요. 그리고 우리가 살아남으려면 이 방법 뿐이에요.”
단호한 대답이 돌아오지만, 연구원은 여전히 내키지 않는 얼굴입니다.
“예언을 하나 하죠.”
“아르고, 당신은 양심으로 인해 사는 내내 시달릴 것입니다."
 
:" 양심을 죽인즉 당신이 살고, 양심을 살린즉 당신이 죽습니다. "
"세계의 모든 구조가 살아남기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으니 훼방을 놓았다간 목숨을 건질 수 없을 거예요.”
“……하지만 그래도, 당신이 양심을 따라 행동하고자 한다면……”
예언의 타이머는 조금 망설이다가, 마저 예언합니다.
“당신의 ■■, 단 한 번의 기회가 있을 겁니다.”
 
모든 진실을 목격한 당신,
 
장태주:
이성
2
45/22/9
극단적 성공
............
 
이성치 1d2만큼 감소시켜주세요
 
장태주:
1d2
1
이성 / 45 → 44
 
연구소는 결백합니다.
 
장태주:...........
 
천장도, 바닥도 온통 하얀색이었습니다.
 
건조한 공기에는 날 리가 없는 소독약 냄새가 빽빽하게 차 있었고,
 
장태주:말도안돼..
 
문득, 하인리히 장교의 목소리가 떠올랐습니다.
 
“세계는 멸망하지 않아. 도밍게즈는 2053년의 새 계절을 맞을 거야. 그리고……”
 
그 목소리는 예언의 타이머가 들었던 예언과 똑같았고,
 
당신은 다음에 올 문장의 정체를 알고 있습니다.
 
“눈앞의 이들이 그 증거지."
 
그가 그때, 당신의 어깨를 잡아 한 발 앞으로 끌어냈었죠.
 
단순히 표면적인 행동이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저 앞으로 끌어당긴 것이 아니라, 어쩌면, 그들은 우리의 존재 자체를 물밖으로…….
 
불쾌한 이야기니 여기까지 할까요.
 
장태주:........
 
 하인리히 장교:지난 예언의 타이머는 매우 훌륭한 이였지. 눈과 귀가 밝고 입이 무거웠어.
무엇보다 가장 훌륭한 점은······ 미래를 바꾸는 방법을 함께 점지받곤 했단 거야.
많은 이들이 세계 멸망의 예언이 예언의 탑으로부터 시작한 줄 알지만, 천만의 말씀.
 
미래를 바꾸는 방법이란 건 이런 식이었던가.
 
눈과 귀가 밝고, 입이 무겁다는 것은 도덕과 정의의 죽음을 의미했던가.
 
전 세대 타이머는 어떤 심정으로 그 명령에 순응했는가.
 
자의였는가, 타의였는가.
 
진정으로 그들은 구원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았던 걸까.
 
알 수 없는 질문들이 산재하고,
 
 하인리히 장교: DOT는, 타이머는 이미 그 미래를 알고 있었네. 그 예언이 퍼질 것도, 세계가 혼란스러워질 것도
그리고…… 새로운 구원자가 나타날 것마저도!
 
쏟아지는 깨달음이 선명했습니다.
 
신은 인간의 탄생을 확신합니다. 스스로 빚어낼 것이기에.
 
그렇다면 하인리히 장교가 그토록 확신에 차 있던 것 또한 당연한 일이 아니겠어요?
 
그들은 스스로, 카운터의 창조주를 자처했으므로.
 
깨끗한 대리석 벽면에 얼핏 인영이 비칩니다.
 
서 있는 것은 스물여덟 명이었는데, 비치는 것은 열네 명뿐이었습니다.
 
...제대로 비치지 않는 쪽이 누구인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죠.
 
장태주:...........
 
가지고 있던 기억들은 무엇인가.
 
왜 DOT는 당신을 한 번도 밖으로 내 보낸 적이 없었나.
 
어째서 DOT에 도착한 이후로, 단 한 번도, 가족이나 지인의 연락을 받지 못했던가.
 
장태주:난..대체 누구야?
 
그 모든 것의 답을 깨닫는 순간,
 
운명이라는 말을 실감합니다.
 
그래, 우리는 서로의 운명이었던 거예요.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너를 위해 예비된 운명이었던 거지.
 
목전의 상황을 두고 그것을 어떻게 부정할 수 있을까요.
 
시간이 멈춰버린 기분이었습니다.
 
내내 멈춰있었던 것이지만, 귀가 먹먹해서 유난히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장태주:..........
 
마릴루:... ... (태주의 양 뺨을 잡고 제 쪽으로 돌린다.)
 
장태주:........
 
마릴루:...여기 봐. 괜찮아?
 
장태주:어..?
어............
(난...)
(얘가 아니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거야..)
(제 뺨 위로 올라온 손을 부여잡는다)
 
장태주:(..... 분명 여기에 있는데도.)
 
마릴루:... (손등 위로 올라온 온기에 아랫입술을 짓이긴다. 분하게도 지금의 자신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세상을 구원하는것도, 눈 앞의 이를 진정시키는 것도..)
 
곳곳의 풍경이, 기억들이 참담합니다.
 
할 말을 찾기 어려워 숨을 크게 들이켰을 때, 소독약 냄새 대신 새파란 장미 향기가 흠뻑 폐를 파고들었습니다.
 
질식할 것처럼 짙은 향기는 엊그제 맡았던 그것과 똑같습니다.
 
문둑 조그만 어깨 너머로,
 
엘리베이터가 있어야 할 자리에 다시금 새파란 장미로 장식한 아치문이 서 있는것을 목도합니다.
 
멀찍이 서 있는 이들을 유혹하는 것처럼 장미 향기가 짙어지고,
 
장태주:.........
 
바람도 불지 않는데 너울, 너울 꽃송이가 흔들립니다.
 
이번엔 또,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려는 걸까요?
 
장태주:(마릴루의 손을 잡고 문 가까이로 다가간다.)
 
아치로 다가가면 꽃잎이 한 장 팔랑 떨어집니다.
 
연구소 바닥에 닿은 꽃잎은 그대로 부서지듯 흩어집니다.
 
아치를, 건널까요?
 
장태주:(어쩐지 이 문만큼은.. 시간이 멈추지 않은 것 같아.)
(조금 망설이다 아치를 건넌다.)
 
기적과 같은 존재가 기적 아래를 건넙니다.
 
머리를 숙이고, 허리를 숙이고 아치문을 넘어서면 그곳은……
 
코마니 호수였습니다.
 
검게 물들어 있던 호수가 달빛을 받아 순간 반짝이고, 종이꽃의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축제가 끝나기라도 한 것처럼 어둠은 물러가고 희고 투명한 물결이 찰랑거립니다.
 
잘못 본 것이 아니에요. 분명히, 수면의 색이 밝아옵니다.
 
둥글게, 둥글게, 원만한 원을 그리며 물결이 칩니다.
 
호수 바닥이 반짝이는 것과 동시에 종이꽃이 소금기에 녹아 물속으로 스며들고……
 
당신은 호수 아래에서, 어떤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꽃가루가 흩날리고, 사람들이 환호하며 웃고 떠듭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상태로’ 멈춰있습니다.
 
호수에 비춰야 할 것은 밤하늘이어야 하는데, 믿을 수 없게도 그곳에는 어젯밤 무대의 장면이 고스
 
란히 담겨 있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장태주:....?
 
장태주:
관찰력
74
55/27/11
실패
 
아니, 딱 하나 다른 점이 있습니다.
 
무대 뒤에, 원래의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거대한 시계탑이 서 있어요.
 
광장에 서 있는 그 시계탑입니다.
 
...
 
당신의 시선을 느낀 것처럼 호수 속의 시곗바늘은 보란 듯이 움직입니다.
 
결국, 닿은 곳은 정확하게 12시 정각입니다.
 
그 순간 다시 꽃가루가 흩날리고, 빛이 산산이 부서지며, 타이머와 카운터들이 무대 위에서 손을 흔듭니다.
 
본능적으로 시선이 위를 향했습니다. 광장의 시계탑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바늘은 11시와 12시 사이에 애매하게 멈춰있습니다.
 
호수 아래의 세계는 여전히 소란스럽게 움직이고, 화려하게 춤을 춥니다.
 
자정을 기점으로 풀리는 마법이라니. 신데렐라의 이야기가 생각나는군요.
 
장태주:.......
 
타이머, 그리고 카운터들 사이 시선이 바삐 오갑니다.
 
물론 세계를 구하고 싶은가, 아닌가는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의 진정한 사명은....
 
장태주:(오른손에 잡혀있는 온기를 가만히 느껴본다.)
 
마릴루:(손에서 무게가 느껴지면 옆을 바라본다.)
... ...넌, 어떻게 하고 싶어?
 
장태주:(나의 존재가 고작 이런 작고 연약한 여자애라는 테두리 안에서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
시간을 돌려주고 싶어.
너에게.
 
마릴루:.....
하지만. ...그럼 결국 넌 그 사람들이 바라는대로 움직여주게 되는건데.
..그래도 괜찮아?
 
장태주:.....
(잡은 손에 힘을 준다.) 네가 옆에 있을 거잖아.
 
마릴루:......
..그러게 가라고 할 때 어떻게든 갔어야지.
 
장태주:달리 갈 곳도 없었을거야.
 
마릴루:....앞으로도 후회할 날이 많아질거야.
내가 미워질지도 몰라.
 
장태주:...좋아한 적도 없었으니까 괜찮아.
 
마릴루:거짓말.
 
장태주:거짓말일지 아닐지.. 네가 어떻게 알아.
 
마릴루:(위를 올려다보고 눈을 마주친다.) 우린 절대 서로를 싫어할 수 없게 만들어졌으니까.
....... 그래도.
 
장태주:.......
 
마릴루:.............................나, 미워하지. ...마. (목소리 끝을 흐린다.)
 
장태주:.............. 바보.
...시계를 돌리러 가자.
나는 몰라도 너에게는 이 세계가 필요해.
언제까지 도망 다니기만 할 거야?
 
마릴루:....
( 구태여 말을 덧붙히진 않았다.)
(앞서는 걸음을 맞춰 걸었을 뿐이었다.)
 
장태주:........
 
바람이 멈춘 바늘을 떠밉니다.
 
두 시간이 손을 겹쳐 시간을 되돌리자,
 
그제야 시계가정각을 알리며 긴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세계가 순환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어두웠던 밤하늘은 급격하게 색을 바꾸어
 
청명한 새벽이 되었다가
 
새파란 아침이 되고
 
자줏빛 노을을 지납니다.
 
재빠르게 회전한 도밍게즈가 다시금 어두운 밤하늘을 드리웠을 때,
 
어제와는 분명히 다른 크기의 달과 다른 위치의 별이 머리 위에 찾아옵니다.
 
...
 
눈을 깜빡이면,
 
다시 무대입니다.
 
타이머와 카운터를 향한 환호성이 객석에서 터져 나옵니다
 
무대 위건 뒤편이건, 그 광경을 똑똑히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치 시간을 되감은 것처럼……
 
시간이 멈추기 직전으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장태주:...........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구원자의 이름을 부르짖고, 두 팔을 벌려 우리를 환영합니다.
 
누군가 놓친 풍선이 저 멀리, 하늘 위로 두둥실 날아오릅니다
 
익숙한 밤하늘을 가르는 풍선은 붉은색.
 
너머에 뜬 별은 마냥 희고 곱습니다.
 
세계를 구원한 것을 후회하고 있나요?
 
진실이 얼마나 비참하고, 끔찍할지언정…… 현실은 이토록 당신에게 다정해요.
 
구원받은 것들은 구원자를 잊었지만,
 
그럼에도 맹목적으로 마릴루를, 당신을.
 
타이머와 카운터를 사랑합니다.
 
눈 아래 사람이 가득한 탓에 광장의 시계탑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날 선 바늘의 끝은 정확히 우리를 가리키고 있었을 거예요.
 
ENDING :: 시계 바늘의 방향
 
현실로 돌아옵니다.
 
사람들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1년은 366일이 되어버렸고, 하루의 여백은 온전히 우리의 것입니다
 
세계는 당신에게 구원받았습니다.
 
-
 
-
 
Written by 수연
 
Timer. 마릴루
 
Counter. 장태주
 
 
*

▼스핀오프 퉆태주릴루

ㅎㄹㅅ 파트 모든판정 실패  if

더보기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스탓뚜ㅡㅡㅡㅡㅡ
장태주:(감히 나같은 게 마릴루님과 손을 잡고.. 포옹을 하고.. 그런...)
(개이득인데..? 기분나빠하셨으면 좋겠다...같은 생각 하고있음)
^^...
마릴루:뭐 해?
연구의 일환이라잖아.
도와야지.
장태주:...네.. (프사표정으로 마릴루 손 잡아요..ㅋ..)
마릴루:(아시발프사표정 ㅇㅈㄹ)
가느다란손에 손을 얽어서, 빈틈없이 꽉 쥡니다.
장태주:마릴루님은 저랑 이렇게 손을 잡아도 아무 생각 안드시겠죠..
심장박동이 격동합니다. 손을 잡는 것으론 모자란다고 느낍니다. …
조금 더…
마릴루:무슨 생각이 들어야 해?
장태주:후후.. (잘 된 걸지도.. 조금 더 욕심 내볼까..)
초능력
83
1/0/0
실패
이성 / → 10
이성
87
10/5/2
실패
초능력
85
50/25/10
실패
...........(헉..헉..)
마릴루:.....................
아무 변화도 없는데?
너, 능력 쓴 건 맞아?
장태주:........죄, 죄송해요 저같은게 마릴루님의 카운터라니..
포옹을 해보면... 괜찮아질지도..
(사심과 흑심으로 점철된 속내..)
마릴루:흠...
그래, 단계적이라고 했으니 초기엔 미미한것도 당연한 결과겠지.
(스스로 납득하고 팔 벌림)
이리 와.
장태주:네!!! (냉큼 가서 쇽 앵긴다)
장태주:(마릴루님 품은 작고 따뜻하고..)
이성
66
10/5/2
실패
초능력
3
50/25/10
극단적 성공
작고 따듯한 품안에 안기면,
그 몸을 꽉 끌어안다못해 하나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자신도 모르는사이 능력이 발동되어, 그의 그림자안에 들어와버렸습니다!
마릴루:어머
장태주:...!
저 여기서 살고싶어요..
마릴루:나오렴.
장태주:...........
(ㅠㅠ.... 존나 느리작대면서 기어나옴..)
마릴루:(ㅋㅋ)
능력이 발동된 건 좋은데 말이야.
네 자의로 조절하는 법을 배워야겠는걸.
장태주:그치만...
마릴루:이를테면.. 이렇게.
(장태주의 안면을 손바닥으로 덮는다.)
장태주:...!
마릴루:
초능력
29
100/50/20
어려운 성공
장태주:..!!!!
마릴루:(2초간 지긋이 누르고 있던 손바닥을 떼어낸다. 완연한 어둠.)
장태주:역시 마릴루님은 저같은 거랑 다르게 완벽하군요..
마릴루:그래. 감이 좀 오니?
장태주:마릴루님의 그림자 안에 들어온 것 같아요. 안락하고 향기롭고 꼭 내가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 앉은 것 같은...(잘 모르겟고 존나 흥분해잇음)
마릴루:(핑거스냅으로 다시 밝은곳에 떨굼)
장태주:(ㅠ...)
마릴루:자, 해봐. (다음단계)
장태주:네..(조심스럽게 이마를 맞댄다. 마릴루님 이마는 동글동글... 동그라미..)
이성
72
10/5/2
실패
초능력
49
50/25/10
성공
포근한 이마를 맞댑니다.
시야에 닿는 모든 곳이 애틋하고, 완벽하고, 더할 나위 없어서……
장태주:.........
놓기 싫어. 떨어지기 싫어.
욕심은 계속 커져만 갑니다.
장태주:(은근슬쩍 손도 잡음)
아, 어쩌면 이 충동은……
■■과 닮아있어요.
장태주:(은근슬쩍 껴안음)
마릴루:(은근슬쩍이 아니잖아)
(눈 뜨고 봄)
장태주:(은근슬쩍.. 더 나가려다 멈춤)
...ㅎㅎ
마릴루:(얘........ 애정결핍인가? 생각함)
장태주:........ (무슨 생각 하는건지 알고싶다)
마릴루:(시큰둥하게 앞머리 몇번 쓰다듬고 멀어짐.) 음, 이번엔 잘 했어.
의식적으로 참은거지? 방금.
장태주:...네.. (칭찬 받았잖아 칭찬 받았잖아 칭찬 받았잖아 칭찬 받았잖아 칭찬 받았잖아)
마릴루:터무니 없는 가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있는 것 같기도 하네. 흥미로워.
(꽤 즐거운 표정이 된다.) 그럼, 이제 두 단계 남았나?
장태주:..... 앞으로도 계속 손을 잡고 다니거나 포옹을 하는게 좋을지도..(은근슬쩍 여지 남김)
(말랑한 뺨에 제 뺨을 가볍게 맞대고 쪽 소리를 낸다. 반대쪽 뺨에는 실수인척 ㄹㅇ 볼뽀뽀 해버림(ㅋ))
앗차차..
마릴루:.....
장태주:........ ^///^
마릴루:다른 구역에서 와서 잘 모르나본데..
장태주:..........
마릴루:여기선 이게 인사가 아니니까, 함부로 이런 거 하면 안 돼.
장태주:앗..그런가요?
그렇구나.....(쳇..)
이성
68
10/5/2
실패
초능력
63
50/25/10
실패
낯간지러운 소리와함께 사심 담은 입술이 떨어집니다.
장태주:.......
입술이 닿았던 자리가 뜨거워서 화상을 입을 것 같습니다.
소스라치게 놀라는 한편, 누가 찌른 것처럼 애쉬와 마릴루의 친근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장태주:.......................
혹시, 그와도 이런 인사를 나눴을까요?
장태주:(짜증나..)
아니죠. 이 구역에선 이런 인사를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데도...
싫은 기분이 가득해지고, 가득해지고, 가득해져선……
아, 이유를 찾아냅니다
장태주:.....................................
마릴루가 문제예요.
마릴루만 없어지면 다 해결될 텐데.
아주 충동적이고, 말도 되지않지만……
살해 충동이 고개를 듭니다.
장태주:(먹어 치우고 싶다..)
(하나가 되는 거야.)
.........
마릴루:(안색을 보고선 고개를 기울인다.) 표정이 안 좋은데.
무슨 문제라도?
장태주:(덜덜 떨리는 손으로 마릴루의 목을 살짝 쥐었다가 놓는다) ......먼지가..
.......................
마릴루:... (목가에 닿았다 떨어지는 온기를 물끄럼 내려다본다.)
(급작스럽게 보이는 상대의 비이상적인 행보를 읽어내려는 연구자의 눈빛이다.)
장태주:(..사랑은 식욕을 닮았구나)
키스, 할까요. (애써 표정을 정돈하고 마릴루의 눈을 바라본다)
마릴루:(겨우 이틀남짓한 짧은시간을 본 것 뿐이지만 이 아이에게는 전에 느껴본 적 없는 낯선 감정이 느껴진다.)
(운명이라느니, 첫눈에 반했다느니 하는 낭만적인 소설따위를 타령할 생각은 없다. 그것보다 더 짙은. 무언가... 흥미로운 것을 좇는 눈빛으로.)
(이 애, 인간이 아니구나.)
(상대의 턱을 잡아올려 입술을 맞댄다.)
장태주:(입술이 닿자마자 마치 포상으로 고깃덩이라도 받은 개처럼 마릴루의 입술과 혀를 물어뜯는다. 멀리서 보면 격렬한 입맞춤처럼 보일테니 이것도 키스라면 키스겠지만... 잇새로 스미는 비릿한 혈향이 배를 만족감으로 채워주는 것 같다.)
(조금 더. 조금만 더.. 이 사람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금방 가까스로 놓아주었던 마릴루의 목을 다시 쥐고 피가 흐르는 혀를 빨아댄다.)
마릴루:(비릿한 향이 입 안에 퍼진다. 구역질나는것을 좋다고 받아대는 꼴이 꼭 이성을 잃은 한마리의 괴물과 같아서.)
(..원초적인 두려움 앞에 무구한 탐구의식이 고개를 내민다. 눈 앞에 떡하니 나타난 이 횡재를 어떻게, 어떤식으로 굴려먹을까.... 키스를 이어가면서도 입가에 미소가 멎질 않는다.)
(그래, 우선은...)
그만.
(말 잘듣는 개새끼로 길들이는게 먼저다.)
(상대의 어깨를 잡고 뒤로 밀어낸다.)
장태주:하아..헉..(밀어내는 대로 밀리면서도 고개는 앞으로 나와있는 꼴이 틈이 생기면 달려들 기세다.) 왜.. 왜요? 실험이라고 했는데..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피가 잔뜩 번진 마릴루의 입술을 바라본다. 저걸 한번 더 물면 좋을 것 같은데..)
마릴루:(CCTV를 향해 손짓한다. 너머 지켜보는 이들의 시야를 검게 칠한다. )
초능력
95
100/50/20
성공
(온통 검게 물든 공간에 둘만 남겨진다. 새빨갛게 빛나는 동공을 치켜들고선 묻는다.)
넌 저것들 말을 들을래 내 말을 들을래?
장태주:.......... 마릴루님 말을 듣는다고 하면 한번 더 키스해주실 건가요?
마릴루:하는거 봐서.
장태주:네! 네!! 그럼 그렇게 할게요! 저 말 진짜 잘 들어요! 저기 있는 별 볼일 없는 인간들 말도 들었는데 마릴루님 말이라면 뭐든 할 수 있죠! 죽는 시늉도 할 수 있어요, 원하신다면 시궁창 쥐새끼 그림자에라도 들어갈게요!
마릴루:(짧게 웃고 어깨를 두어번 두드린다. 금세 시야가 밝아온다.)
이성판정합시다
장태주:
이성
78
10/5/2
실패
초능력
82
50/25/10
실패
죽여버리고 싶어. 아니 먹어버리고 싶어.
치사량의 애정을 쏟고. 쏟고, 쏟아부어서……
그 아래에 파묻힌 네가 익사했으면 좋겠어.
다디단 입맞춤 끝에 남는 것은 원죄로 가득한 저주와 비릿한 혈향.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기분이 제멋대로 널뛰며 방향을 종잡지 못합니다.
아, 어째서 이렇게…….
끔찍하고, 사랑스럽지?
그것은 위기감이었습니다.
이 사람에게서 도망쳐야 한다는, 떨어져야 한다는, 벗어나야 한다는!
훈련실은 조용하기 짝이 없건만, 누가 울리는지 알 수 없을 적색경보가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입을 틀어막습니다.
호흡이 가빠집니다.
순서대로 더 원하다가, 점점 폭력적으로 휘두르고 싶고, 부수고 싶어지며, 종내에는 죽이고 싶어집니다.
장태주:....!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야만 할 것 같습니다.
어떤 맹목처럼 이성이 흐려지는 당신을 뒤흔듭니다.
이 사람에게서 도망친다면 모든 것들이 괜찮아질 거라고, 확신 없는 믿음만 처연하게 손을 흔듭니다.
장태주:으..아아! (하지만, 하지만..)
(도망칠 수 있을까? 입술 한 번 닿은 걸로 이렇게 뱃속이 뜨거운데 감히 내가..)
......... (얼굴을 붉히고 숨을 곳을 찾다가 제 눈을 가리고 구석에 주저앉는다. 이러고 있으면 그림자 속으로 숨어든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
아니, 아냐, 아냐.. 나는 마릴루님을 조, 좋아해요. 아니 사랑하는 것 같아요.. 죽이고 싶다거나 망쳐버리고 싶은 게 아니라 사랑해서 그런 거라고요.
(그러니까 언젠가 목덜미나 배를 물어 뜯어도 이해해줘요.. 라는 말은 목 뒤로 삼켰다. 피맛이 나는 숨과 함께)
마릴루:(또각거리는 구두굽소리가 훈련실에 울린다. 걸음은 상대의 바로 앞에 멈추어 서고, 눈을 가린 손 한 쪽을 세게 잡아당긴다. 안구에 또렷히 새겨진 두 자리 숫자를 마주본다.)
그래, 뭐든 할 수 있다고 했지? 그 말 언제가 되든 꼭 지켜야 할 거야. 난 한번 깨진 컵은 두번다시 못 붙히거든. 차라리 새 걸 사고말지. (그러니까 알아서 잘 하라는 소리다.)
장태주:...................... (시선을 이리저리 피하다가 바닥만 바라본다)
마릴루:(까발려진 안면 아래로 붉게 상기된 뺨을 감흥없는 눈으로 내려다보다가, 허리를 굽혀 입술을 부빈다. 사랑이라니 웃기지도 않아. 별, 같잖은 게...)
장태주:(차가운 시선과 다르게 다 뜯어진 입술은 뜨겁기 그지없다. 어느 쪽이 진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평생을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지 않은 것에선 도망치면서 눈 뜬 장님처럼 살았으니까. 직전의 폭력적인 입맞춤은 거짓말이었다는 듯 마치 연인이라도 되는 양 부드럽게 입을 맞춘다. 사랑이라니까? 사랑이라고. 이렇게 참을 줄도 알잖아.)
타액이 섞이고, 숨을 나누고...
맞닿은 입술이 한번 더 떨어지면, 거짓말처럼 충동이 잦아듭니다.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미 충분했는데도 불구하고, 그와 닿을 때마다 빈 구석이 있었던 것처럼 능력은 계속해서 몸집을 부풀립니다.
더욱 광범위하고 정교하게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완벽해지는 과정을 스스로 느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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