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의 반딧불이 ] 

 

2022. 09. 11 CoC 7판 팬메이드 시나리오. :: W.팀 라퓨타

원문 시나리오 링크 : https://dear-heresy.postype.com/post/3871080

 

KP/KPC - 썬갤 (이반)

PC - 똘비 (반쥬)

 

※ 아래는 본 시나리오의 로그 백업이며, 시나리오의 상, 스포일러등이 전부 포함되어있으니, 본 시나리오를 플레이 예정이신분들은 열람을 삼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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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문학쌤:자율 학습 시간에 딴짓하지 말고. 선생님은 등에도 눈이 있다!
 
7교시 문학 시간은 자율 학습 시간을 가집니다.
 
어느덧 일주일 뒤로 훌쩍 다가온 중간고사를 대비해,
 
몇몇 학생들은 고개를 숙여 공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반쥬:(쩝쩝거리는중)
 
반쥬뭐먹니
 
반쥬:(책상밑에 숨겨둔버X링)
 
물론 전부 그런 것은 아니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쪽지를 돌리거나,
 
제출하지 않은 전자 기기를 만지작거리거나,
 
들키지 않게 오목을 뜨고 있거나
 
버x링을 먹고 있습니다.
 
반쥬:(냠냠)
 
교탁 앞에 앉아 계신 문학 선생님은 눈매가 사납고 목청이 시원한 분입니다.
 
반쥬:(교과서로얼굴가리고 한입에 삼킴)
 
잘먹네요
 
엄포를 놓으신 지 3분 만에 꾸벅꾸벅 졸고 계시지만요.
 
자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꺼내둔 교과서는 수업이 없으니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교과서에 과자 부스러기가 한가득 입니다.
 
밋밋한 교복 소매 끄트머리에 달린 단추가 흰 형광등 빛을 반사합니다.
 
그 안에 비치는 납작하고 둥근 풍경,
 
이곳이 바로 당신이 사는 세상입니다.
 
여기는 지구, 평범한 인계(人界),
 
당신은 베들 고등학교 1학년 A반 학생이죠.
 
이 교실에는 차분하게 머리카락을 넘기며 수학 문제집을 풀어내는 반장도,
 
반쥬:(교복치마에 부스러기 슥슥..)
(하품한다..)
 
엎드려서 부족한 잠을 충전하는 옆자리 친구도 있지만,
 
갑작스럽게 팔천구백 개의 다리를 가진 뱀이 떨어지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인어, 좀비, 식인 괴물, 외계인 역시 당신의 눈앞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로지 상식의 선 안에서 사건이 발생하고 해결됩니다.
 
이곳은 아름답고, 평화롭고, 무료한 세계입니다.
 
문득, 교과서 사이에 끼워둔 학습지 한 장이 바닥에 떨어집니다.
 
애깅이는 학습지를 줍나요?
 
반쥬:? 뭐지.. (주워본다)
 
줍기 위해 몸을 숙인다면 당신의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동급생들의 다리와, 책상다리,
 
바닥을 뒹구는 학습지,
 
의자 다리, 뒤편의 사물함, 버x링 과자 껍질,
 
그리고 빛…….
 
빛?
 
깜빡, 깜빡.
 
반쥬:빛?
(빤.......히본다)
 
그것은 정교하게 찍어낸 풍경 속에서 오로지 이질적으로 존재하는 청록색 빛입니다.
 
당신이 머리에 피가 쏠릴 정도로 몸을 숙이고 빛을 따라 시선을 움직이면,
 
대여섯 개의 푸르스름한 빛들이 간간이 점멸하며
 
닫힌 당신의 사물함 틈에서 새어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니, 빛이 아니라 이건…….
 
교육 또는 생물학판정
 
반쥬:....
교육
기준치: 40/20/8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음...
(벅벅벅..)
 
 
음...?
 
그냥 빛입니다.
 
왜 빛이 여기에...
 
반쥬:못 먹는거
(벌떡 일어나서 사물함 앞으로 가본다)
 
지금 수업시간인데
 
그냥 킵고잉 가나요?
 
반쥬:(선생님 주무시나요아직도)
 
아직 코고는 중입니다.
 
그리고 빛을 자세히보면...
 
반쥬:(그럼 킵고잉)
 
반짝이는 벌레입니다.
 
해괴하게 생겼네요.
 
반쥬:
 
먹진 마세요
 
반쥬:
 
ㅠㅠ
 
지금은 10월이죠.
 
아무리 시골이라지만 학교 사물함 안에서 대체 무엇이 나오고 있는 걸까요?
 
당신이 시선을 집중하고 있으면, 사물함이 저절로 열립니다.
 
반쥬:벌레가 들어왔나보네...
 
교과서, 체육복, 실습 준비물…….
 
반쥬:...?
 
평소 사물함에 무엇을 넣어뒀던가요?
 
과자?
 
반쥬:(맞어.. 새X깡넣어둿엇음)
 
헐... 하지만 이걸 어쩌죠?
 
반쥬:설마..
 
사물함에 있던 존재하던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새카만 구멍만이 사물함 안에 존재합니다.
 
반쥬:............................................................................
 
새우깡도 사라졌습니다.
 
반쥬:............................................................
 
블랙홀처럼 회오리치는 그것은 차츰차츰 주변을 검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빛이 깜빡이고 있습니다.
 
반쥬:(털썩..)
 
이성체크
 
반쥬: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감소x
 
반쥬:(생각해보니까 새로삼녀될듯)
(새로사면될듯)
이런걸 뭐라고하더라..
 
그쵸 새로삼녀됩니다
 
반쥬:......
블랙...
(기억안남..)
 
블랙...
 
네 블랙 어쩌고
 
반쥬:블랙 어쩌고.
 
문학쌤:반쥬! 소지품 떨어졌으면 얼른 줍고 얌전히 자습해라!!
 
어느덧 일어난 문학 선생님이 입가의 침을 벅 눌러 닦고 꾸중합니다.
 
놀라운 광경임에도 불구하고,
 
반쥬:....
 
당신을 제외한 주변 그 누구도 이 상황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딧불이와 사물함의 구멍을 볼 수 있는 것은 당신뿐입니다.
 
반쥬:(꿈뻑... 블랙어쩌구랑 교실 한번씩 둘러봄)
 
자율 학습 시간, 갑작스레 생긴 소란에 반 전체의 이목이 당신에게 집중됩니다.
 
반쥬:(근처에 있는 친구 어깨를 두드리고 사물함을 가리킨다)
여기 있던 새X깡 못봤어?
 
짝궁 선갤:으음...?
무슨 새우깡...?
 
반쥬:그러면 막.
블랙..어쩌고 같은것도 안 보여?
 
짝궁 선갤:블랙 어쩌고가 뭐야
블랙... 흠...?
 
반쥬:................
 
당신은 물론 소란을 잠재울 수 있습니다.
 
사물함의 문을 닫고,
 
이 지루하기 짝이 없는 풍경의 일부가 되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니까요.
 
하지만, 당신의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지나치게 환상적입니다.
 
반쥬:(눈을부비적거린다.) 그치만.
혹시 이 안에 떨어져 있을수도 있잖아. (집념...)
(블랙홀의 구멍 안을..볼수있나?)
 
사물함과 교실을 다시 한번 둘러보면
 
형광등 빛만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하는 교실 곳곳에
 
푸른 녹음의 빛을 발하는 반딧불이가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사물함 내부의 구멍에서는 고요한 바람이 먼지부터 집어삼키며,
 
반쥬:....?
 
제 존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직 당신을 위해서만 준비된 초대장처럼요.
 
그런 당신에게 선생님은 다시 한번 재촉합니다.
 
문학쌤:사물함 문을 닫고 와.
 
지능판정
 
반쥬:
지능
기준치: 40/20/8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지능
기준치: 40/20/8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벅벅...)
 
멍...
 
그러고보니, 이 사물함은 부서진 사물함 대신 새로 교체된 것입니다.
 
그 시기가 뒷산의 신목을 베어낸 시기와 기묘하게 일치하지 않나요?
 
어쨌든 사물함에 가까이 가볼 수 있습니다.
 
이미 가까운가?
 
반쥬:(흠..쪼그려앉아서 보고있음)
 
블랙홀 안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반쥬:(얼굴을집어넣어본다..)
 
하 ㅅㅂ
 
당신이 블랙홀을 보려 얼굴을 집어넣으면
 
세찬 바람이 구멍 안에서부터 휘몰아칩니다.
 
반쥬:웃...
 
비명과 함께 누군가가 당신의 이름을 외칩니다.
 
순식간에 사위가 어두워지고
 
모든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됩니다.
 
볼펜의 끝으로 바닥을 긁어내리는 소리나,
 
종이가 팔랑거리는 소리까지도.
 
지금 이 순간부터 벌어지는 일은 온전히
 
반쥬, 당신 혼자만의 것입니다.
 
모든 것을 집어 삼킬 듯 잡아당기는 감각이 들이닥치고,
 
딸랑, 딸랑…….
 
어디서 울리는 것인지 모를 방울 소리만이 메아리칩니다.
 
-
 
"이, 일어나아, 이런 곳에서 자면 곤란해."
 
어둠 속에서 사흘간 아무것도 마시지 못한 것처럼 걸걸한 음성이 들립니다.
 
그 외에도 북소리, 웃음소리, 피리 소리,
 
시끌벅적한 행인들의 목소리가 머나먼 곳에서 희미하게 울려 퍼집니다.
 
당신은 설마, 꽃다운 나이에 죽어버린 걸까요…….
 
죽었다면 이 고약한 냄새의 출처는 어디인가요?
 
설마 여기는 지옥?
 
그리고 당신은 왜 눈을 떴음에도 아무것도 볼 수 없죠?
 
지능판정
 
반쥬:
지능
기준치: 40/20/8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설마, 문을 넘어버린 대가로 평생 앞을 보지 못하며 썩은 냄새를 맡고 살아야 하는 건 아닐까요?!
 
반쥬:안돼....
 
문득 얼굴을 만지면 차가운 플라스틱의 감촉만이 느껴집니다.
 
당신의 얼굴은 네모난, 긴… 쓰레기통입니다.
 
반쥬:(눈부비부비)
어?
 
쓰레기통을
 
뒤집어쓰고 있었습니다!
 
반쥬:우...........................
(두손으로 쓰레기통위로 들어서 바닥에 내린다...)
 
쓰레기통을 걷어낸 당신은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저녁 무렵이며, 당신이 누워있던 곳은 보기 드물 정도로 거대한 나무 아래입니다.
 
반쥬:내가 왜 여기에...
여긴 어디지..
(벌떡일어나서 옷 털어본다... 어디지?)
 
몸 상태를 점검해보니, 쓰레기통을 뒤집어쓰긴 했지만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당신의 주변에는 교실에 있던 물건들이 떨어져 있습니다.
 
교과서나 필통이 든 당신의 가방,
 
당신의 사물함에 있던 소지품,
 
빗자루와 대걸레…….
 
그리고 새우깡도 있습니다.
 
그리고 두 발로 선 붉은 여우와 마주칩니다.
 
반쥬:..!!!!!!!!!!!
(새우깡낚아챔)
 
아 ㅅㅂ 그게 중요하네
 
새우깡을 낚아챕니다.
 
반쥬:(그리고한박자 늦게 여우봄)
 
붉은 등을 든 여우는 옷을 입고 있으며,
 
마치 사람처럼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습니다.
 
반쥬:(나 침흘려도됨?)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과 마주합니다.
 
ㄴㄴ
 
이성체크
 
반쥬:(ㅇㅋ)
(성공하면걍먹잇감임)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안돼 반쥬야!!!
 
반쥬:오.....
 
여우는 먹는게아니야
 
▶:이성감소x
 
반쥬:(따라 고개 갸웃거림)
 
그런 당신을 꼼꼼히 관찰하던 여우는 대뜸 길고 높게 비명을 지릅니다.
 
"서, 서, 설마……. 인간이다!!!!!!!!!!!!!!!!"
 
아하!
 
당신을 깨운 목소리의 주인은 이 여우였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비명에 놀랄 틈도 없이,
 
반쥬:여우....?
 
여우의 소리에 반응한 무언가가 재빠르게 하나둘씩 나무 주위로 모이기 시작합니다.
 
세찬 소리를 내며 땅바닥에 착지하는 것들은 정체 모를 벌레,
 
도깨비불, 목이 비틀린 남자, 뿔이 달린 여자,
 
여러 동물이 조합된 고양이,
 
두 발로 걷는 쥐…….
 
하나같이 전부 인간이 아닐뿐더러 무시무시한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연달아 일어나는 믿기지 않는 일에,
 
이성체크
 
반쥬: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감소x
 
반쥬:(멀뚱..)
나는 반쥬야.
 
당신이 예의바르게 인사를 건네어도
 
귀여운 축에 속하는 여우가 털을 빳빳하게 세우고 제자리에서 길길이 날뜁니다.
 
관찰판정
 
반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너는 누구야?
이름은?
여기는 어딘데?
나를 알아?
(물음표살인마)
 
진정해봐 반쥬야
 
굳이 정의하자면 요괴라고 해야 할까요
 
쨌든 이 친구들은 전부 비슷한 옷을 입고 있습니다.
 
문득 당신은 자신의 옷을 내려다봅니다.
 
요괴들이 입은 옷이 약간은……. 교복을 떠올리게 합니다.
 
요괴들은 마치, 길을 잃고 집안에 들어온 야생 동물을 보는 듯한 눈으로 당신을 살펴봅니다.
 
"정말 인간이잖아."
 
반쥬:(멍...)
 
"미호, 왜 발견하자마자 바로 말하지 않았어?"
 
"쓰, 쓰레기통 도깨비인 줄 알았지!"
 
"이상한 옷을 입고 있네. 문을 열고 온 건가?"
 
"규칙을 지켜. 요괴 5대 철칙을 잊은 거 아니지?"
 
반쥬:ㅡ_ㅡ .. (쓰레기통도깨비.)
 
호기심을 보였던 것도 잠시,
 
요괴들은 그들끼리 의견을 주고받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대화는 차츰차츰 악의적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반쥬:(요괴들사이로 한발자국 다가가본다)
 
당신이 한발자국 다가오면 요괴들은 신기하듯이 바라봅니다.
 
그리고 기분나쁘게 웃기도 하네요.
 
"하지만, 우리끼리고 아무도 모를 거야."
 
"안 돼! 선생님께 이른다!!"
 
"그럼 넌 빠져. 우리끼리 잡아 먹어버리자."
 
"좋아! 누가 어느 부위를 먹을래?"
 
반쥬:뭐 먹어?
나도 줘.
 
요괴:우와 진짜 말을 하네? (신기)
이제부터 널 먹을거라고. (발톱으로 가리키며)
 
반쥬:헤... (새우깡 까서 오독오독씹어먹으면서 말들음)
인육에는 섭취하기 적합한 영양소는 없다고 들었는데.
이거 줘?
(새우깡 한주먹 들어가지고 내밈)
 
앞의 요괴는 두리번거리다 일단 손을 내밉니다.
 
반쥬:(줘용)
 
요괴:(먹어용)
맛없어
 
반쥬:(오독오독)
우..
한정판인데..
 
요괴:인육이니 뭐니 어려운 소리는 하지말고! 인간은 우리들한테 별미거든. 으하하핫~
 
반쥬:칭찬 고마워. 너희들도 맛있게 생겼다.
 
당신의 한마디에 요괴들이 웅성거립니다...
 
반쥬:(침흘림..)
 
이런 인간은 처음이었던 모양이죠?
 
어쨌든 요괴들끼리 토의를 계속 합니다.
 
그렇게 몇 분 후...
 
토의가 끝났는지 이빨이 유독 많은 요괴 하나가
 
유감스러운 표정으로 당신을 향해 돌아섭니다.
 
털이 복슬복슬한 발끝에 삐져나온 발톱이 날카롭습니다.
 
차츰차츰 어두워지는 저녁 하늘,
 
컴컴한 배경을 등지고 당신을 바라보는 노란 눈은 분명,
 
인간의 것이 아닙니다.
 
널잡아먹으려하는요괴:꽤 흥미로운 말을 하는 인간이라 재밌었지만, 미안하게 됐어. 감사히 먹도록 하겠다.
 
뒤는 거대한 나무, 앞과 옆은 정체 모를 괴물들.
 
당신이 도망칠 곳은 없습니다.
 
아무리 요괴들이 맛있어 보여도
 
수적으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반쥬:음....
 
아아, 이렇게 끝인 걸까요….
 
반쥬:아직 못 먹어본게 많은데.....
 
이토록 낯선 곳에서 요괴들의 간식거리가 될 운명이었다니,
 
당신이 사물함 문을 닫으러 가지만 않았어도…
 
어쩐지 안타까운 나래이션이 들리는 것 같던 그때,
 
당신의 발치에 나뭇잎이 몇 장 떨어집니다.
 
경쾌하게 울리는 방울 소리와 함께요.
 
그리고 나뭇잎이 떨어지듯,
 
'어떤 것'이 사뿐히 땅바닥에 내려앉습니다.
 
일순 당신을 둘러싼 세계의 시간이 느리게 흐릅니다.
 
머리카락이나 옷깃이 무척이나 느리게 흔들려서,
 
마치 억지로 녹화된 테이프를 잡아 늘인 듯한 순간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당신은 하늘에서 무엇이 떨어졌는지
 
똑똑히 볼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인간과 다른 생김새를 가지고,
 
요괴들과 같은 옷을 입고 있지만,
 
기묘하게도 당신에게 '특별'하게 느껴지는 존재.
 
그것은 요괴와 당신 사이를 가로막고
 
요괴들에게 시선을 던집니다.
 
거대한 나무 아래에서 산들바람이 붑니다.
 
방금, ...방울 소리가 울렸던가요?
 
이반:다들 철칙을 잊은 거야? 난 여태 신목 위에서 문을 지키고 있었다고.
문을 넘어온 인간 손님은 건들지 않기로 선생님과 약속했잖아.
 
나무 위에서 내려온 요괴가 그렇게 말하면,
 
요괴들은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이더니…….
 
"그래, 이반 너 마음대로 해."
 
"쳇, 인간이 별미래서 기대했는데…."
 
반쥬:이반. (단어 습득한 몬스터마냥 중얼거림)
 
라고 말하며, 처음 등장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져버립니다.
 
미호라고 불린 붉은 여우 역시 벌벌 떨면서
 
다른 요괴들과 함께 자리를 떠납니다.
 
당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았던 상황이 순식간에
 
어쩌면 허무하게 정리되었습니다.
 
주변이 조용해지자,
 
그제야 이반이라고 불린 요괴가 당신을 향해 돌아봅니다.
 
회색끼가 도는 갈색 머리칼이 고개를 돌림과 동시에 바람에 흩날리고
 
살짝 아래로 쳐진 흑빛 눈동자가 당신에게 향합니다.
 
이반:...인간은 여기 있으면 안되는데. 어떻게 넘어온 거야?
 
반쥬:반딧불이가 보였어.
네가 보낸거야?
 
이반:난 보낸 적 없어. (네 얼굴 빤히 보다가 고개를 주억인다.) 반딧불이... 그걸 따라온 거구나.
 
반쥬:그러면... 나는 왜 여기있지? (기웃거린다.)
아까 걔들은 네 친구야?
 
이반:음. ...지금은 문이 열릴 때가 아니라서 당장 돌려 보내줄 수도 없는데.
아까 걔들은 그냥 동문이야.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면
 
탁 트인 주변은 숲속이 아닌, 어떤 건물 앞입니다.
 
건물의 건축 양식은 동양의 것과 유사하지만,
 
어느 한 나라의 것이라고 콕 집어서 말하기 어렵습니다.
 
유심히 살펴보면 요괴 몇몇이 드나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학교 인걸까요?
 
반쥬:동문이랑 친구는 다른거야? (시선을 좇는다. 요괴도 학교가 있구나.)
 
이반:아마 다를걸. (친구가 없어서...) 그나저나, 너 이름이 뭐야?
 
반쥬:내 이름은 반쥬야.
너는 이반이지? 아까 들었어.
 
이반:반쥬. (끄덕인다.) 맞아, 용케도 그 와중에 기억했네.
(여전히 오묘한 얼굴로 너를 바라보다가) 너 지금 이 상황이 무섭지도 않아?
 
반쥬:무서워 해야하는거야? (빛하나 들지앉는 눈으로 땅을 내려다봤다가 다시 고개를 든다. 낯선 상황에서도 눈깜짝 않는꼴이, 모르는사람이 보았다면 되려 이쪽을 요괴라 칭할지도..)
 
이반:그야 여기 오는 인간들은 하나같이 무서워 했으니까. 우리는 인간이랑 다르잖아. (함께 빛 하나 들지 않는 시선으로 너를 마주한다. 기묘하고 익숙한 감각이 드는 것이 신기했다.) 돌아가고는 싶은거지?
 
반쥬:인간이 자주 오는 곳이야? (왠지 내가 첫번째는 아닌듯 한데... ) 음... 응. 너무 늦으면 엄마가 기다릴거야.
해가 지기전에 돌려보내줄래.
 
이반:몇 번 왔었어. 그럴때마다 내가 돌려보냈고.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지금은 문이 열려있지 않아서 못 보내주거든. (그리고는 잠시 고민하다가 뒤에 있는 나무를 가리킨다.) 저기 큰 나무 보여?
 
반쥬:못 돌아가는건가.... (이미 반쯤순삭된 새우깡 봉지를 물끄럼 내려보다가 상대가 가리키는 나무쪽으로 눈짓한다.) 응, 보여.
 
이반:돌아갈 수 있어. 곧 축제가 열리는데 문이 열리는 시기가 축제 끝나는 날이거든. (손가락으로 나무를 그리며) 저 나무는 신목이야. 인계와 이계를 잇는 통로라고 해야 하나. 신목은 총 두 그루. 너도 아마 넘어왔다면 신목을 통해서 넘어왔을텐데... 반딧불이를 보고, 또 뭐 없었어? 여기로 넘어온 이유.
 
반쥬:반딧불이를 보고... .... (음....) 블랙...어쩌고. 새카만게 교실을 덮고 있었어. 자세히보려고 머리를 넣었는데....
눈 떠보니까 내가 쓰레기통을 뒤집어쓰고 있었어.
쓰레기통이 통로인거야? (럴리가)
 
이반:...그래, 어디에 머리를 집어넣었는데? (눈높이 교육)
쓰레기통이 통로일리는 없어. 왜냐면 나무가 아니니까. ...
 
반쥬:아.
사물함.
사물함이 나무로 만들어졌거든. 그러니까... (지능40인 얼굴)
어떤... 나무를 베어서 새로 만들었댔어.
 
이반:사물함을 통해 왔다고. 그럼 그 나무가 신목인건가... (혼자 중얼 거리다가, 고개를 들어 점차 어두워지는 하늘을 본다.)
너 갈 데는... 당연히 없겠지.
 
반쥬:...................................
(덥썩...)
나 배고파.
이대로라면 굶어죽을걸...
 
이반:흠...
내가 널 거둬야 하는 이유는 있어? (농조)
 
반쥬:거둬준다면..... (곰곰)
나중에 갚을게.
 
이반:나중에라니 불확실한 약속이네. (고개를 돌리고 헛웃음.) 그래, 따라와. 우리집으로 안내할게.
 
반쥬:웅, 여기서 가까워? (쫄래쫄래)
 
이반:그렇게 멀지는 않을걸. 호수를 건너야 하지만... (가다가 갑자기 뚝, 멈춘다.)
그나저나 너... (빤히 봄)
 
반쥬:(갸웃?)
 
이반:축제에 오는 요괴들 중에는 난폭한 놈들이 많거든.
그 놈들한테 인간인 게 들키면 곤란하니까... 당분간 쓰레기통 요괴 흉내를 내는 건 어때. (표정때문에 진지해 보인다)
 
반쥬:................................................................
앞이 안 보여서 여기저기 부딪히고 다녀도 괜찮으면 (고려해보는중..)
 
이반:그래, 내가 앞은 보이게 해줄게. (묘하게 즐거워 보이는 기색...)
 
집으로 가자고 했지만,
 
이반이 향하는 곳은 민가가 아닌 으슥하고 외진 뒷산입니다.
 
벌레나 올빼미가 우는 소리만 음산하게 울려퍼집니다.
 
영월호의 뒷산은 잡풀이나 나무가 무성해, 걷기 무척 힘듭니다.
 
이반은 개의치 않고 그곳을 가로질러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어느덧 해는 완전히 지고,
 
종종 날아오르는 반딧불이 빛만이 앞길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제법 어두워 올라가기 쉽지 않지만,
 
이반은 멈추지 않고 재빠르게 나아갑니다.
 
민첩판정
 
반쥬: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슉.슈슉.슉.슈슉)
 
못 따라갈 정도의 빠르기는 아닙니다.
 
발을 딛기 익숙해진 느낌이 들어 당신은 한층 더 빠르게 이반을 쫓아 올라갑니다.
 
간격이 멀어지면 종종 이반이 멈춰서 당신을 기다려줍니다.
 
이반이 당신을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생면부지의 남을, 그것도 인간을 도와준다는 게
 
다른 요괴들의 반응으로 미루어볼 때 독특한 일이라는 건 짐작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당신을 좋아하는 걸까요?
 
이반이 대체 왜?
 
우연히라도 당신이 비 맞은 동물을 구해준 적이 있었던 걸까요.
 
당신은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이반을 따라 올라갑니다.
 
가파른 산지가 밟기 좋을 정도로 평평해질 무렵,
 
이반은 멈춰 섭니다.
 
머뭇거리던 이반은 당신을 향해 돌아봅니다.
 
이반:혹시 여길 알고 있어?
 
이반은 그렇게 말하며, 당신이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몸을 옆으로 비켜줍니다.
 
교실 안에서 본 반딧불이를 기억하고 있나요?
 
단지 몇 마리에 불과했지만
 
분명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지금 당신 앞에는
 
그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백,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호수를 둘러싼 풀과 나무들은 바람에 산들산들 몸을 흔들고,
 
새까만 도화지 위에 한 방울씩 떨어진 물감 방울처럼.
 
반딧불이 빛은 번져나갑니다.
 
어두운 밤하늘.
 
반쥬:.....
 
별처럼 푸른 빛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처럼 아름답습니다.
 
모든 것들이 조화롭고, 넋이 나갈 정도로 환상적인 풍경입니다.
 
그 배경을 등지고,
 
이반은 무언가 기대하는 것처럼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반은 분명 여기를 알고 있냐고 했죠,
 
하지만 이런 풍경은 책에서도 본 적 없습니다.
 
반쥬:아니, 와본 적 없어. .....이거 먹어도 돼? (민첩하게 반딧불이 하나 낚아채봄)
 
이반:그래, 역시 본 적 없구나. ... ... 그거 먹는거 아니야, 바보야. (네 손에 들린 반딧불이 훽, 낚아챈다)
 
반쥬:배고픈데... (꼬르륵...)
....내가 알고 있는 곳이야? (역으로 물어봄)
 
이반:...알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 (미묘한 답을 내놓고는 손에 있던 반딧불이를 날려보낸다.)
이 호수만 건너면 집이니까 참아.
 
반쥬:어쩌면 와 봤을수도 있어. 내가 기억력이 좀 안 좋거든. (왱..날아가는 반딧불이를 끝까지 아쉽게 본다..) 웅...
그나저나 여길 건너야 돼?
(깊이가 어느정도인지 가늠해본다..)
 
이반:그래? (순간이지만 얼굴에 화색이 도는 듯 하다가... 이내 볼을 긁적인다.) 아니, 굳이 기억 안해도 괜찮아. 넌 이곳에 처음 온거니까 모르는게 당연하지.
저기 배가 있으니까 그걸 타고 가면 돼. ...헤엄 쳐서는 못 가.
 
반쥬:(어쩐지 아쉬움이 묻어나는 낯선 상대의 모습에 어렴풋 떠오르는 의구심은 뱃속에서 울리는 꼬르륵소리에 그만 묻혀버린다.) 다행이다. 나 수영 못 하거든.
(배가 있는 곳으로 뽈뽈 간다)
 
이반은 당신을 따라 배가 있는곳으로 갑니다.
 
어렴풋이 보이는 이반의 표정은... 애써 숨기는 것 같지만 어딘가 섭섭해 보입니다.
 
호수 앞에는 조각배가 놓여있습니다.
 
이 앞에는 길이 없으니, 아마 호수를 건너야 도착할 수 있는 거겠죠.
 
이반은 조각배의 끝에 앉아 노를 잡습니다.
 
당신이 이반을 따라 조각배에 탄다면,
 
이어지는 것은 꿈결 같은 순간입니다.
 
호수의 잔잔한 수면을 헤치며
 
두 사람을 태운 조각배는 앞을 나아갑니다.
 
일그러졌다 수복하기를 반복하는 수면 위로 조각배와 두 사람의 그림자가 일렁입니다.
 
반딧불이는 주변을 배회하며 조각배가 길을 잃지 않도록 빛을 밝혀줍니다.
 
이반:혹시 반딧불이의 전설을 알아?
 
반쥬:음... 아니. 맛있는거야?
 
이반:반딧불이는 맛이 없으니까 맛 없는 전설 아닐까.
궁금해?
 
반쥬:맛없는 전설.......
안궁, ...아니 궁금해.
 
이반:맛 없다고 해서 그러는거지. (여전히 느릿하게 노를 젓으며 빤...)
 
반쥬:...... 너는 맛있어 보여. (나름 칭찬이다)
아무튼, 전설이 뭔데?
 
이반:좀 긴데. (반딧불이를 바라본다.) 그냥 듣기만 해봐.
이계에서 반딧불이는 운명과 길조의 상징이거든. 춘하추동을 가리지 않고 인연이 맺어지는 곳에는 늘 반딧불이가 함께 한대.
반딧불이는 어두운 밤 길잡이가 되어 여행객이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저승으로 향하는 망자가 다른 길로 새지 않도록 한다고 했나...
 
반쥬:너랑 비슷하네. (어쩐지 작금의 상황이랑 맞물리는것 같기도 하고...)
 
이반:그런 소리는 처음듣는데. 그럼 나는 길잡이인가. (작게 웃는다.) 또 연인은 반딧불이가 가득한 숲속에서 부부의 연을 맺는다고 하지. 이때 함께한 반딧불이가 잃어버린 연인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고 믿기 때문이래.
인계에는 이런 얘기 없지?
 
반쥬:음...... 비슷한건 있어. 오작교의 전설이라고.. 7월 7석에 서로 헤어진 연인이 그날 딱 하루 오작교 다리 위에서 만난다는 전설이야. (손을뻗어 반딧불이가 오르길 기다려본다.. 먹으려는거X)
전설은 그냥 이야기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반:오작교의 전설... 인연과 관련된 얘기는 어디에든 있구나. (신기하네, 중얼거리듯 말하다가 네 손을 가만 바라본다. 이후 손을 허공에 뻗어서 휘저으면 그 손길에 휩쓸린 반딧불이 하나가 네 손가락 위에 앉는다.)
맞아, 전설은 만들어진 이야기일 뿐이지. 하지만 인연 이라는건... 정말 존재할지도 모르니까.
 
반쥬:(날개를 푸드덕이며 묘한 푸른빛을 내고있는 모양새가 신기해 한참을 들여다본다.) 만났어야만 하는 사이, 그런거?
나는 잘 모르겠는데. .... (이내 시선을 상대에게로 돌린다. 빤...히바라보며) 넌 인연을 느낀 상대를 만나 본 적 있어?
 
이반:인연이라면 만나려 하지 않아도 언젠가는 만나게 되어 있겠지. 말그대로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 같은거니까. (네 시선과 질문에는 잠시 침묵하다가,) ... 있었어. 지금은 없지만.
정말 인연이라면, 언젠가 다시 만나는 날이 오겠지.
 
이야기가 끝날 무렵, 조각배는 호수의 끝에 도달합니다.
 
지면 한가득 활짝 핀 달맞이꽃이 시선을 끕니다.
 
새하얗게, 혹은 노랗게 핀 꽃밭은
 
간간이 바람에 일렁입니다.
 
이반은 익숙하게 꽃을 피해 밭 너머의 오두막집으로 향합니다.
 
문득 이반은 당신이 있는 쪽으로 돌아봅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이반의 머리카락과 옷자락이 하늘거리고,
 
낯익은 방울 소리가 들려옵니다.
 
지능판정
 
반쥬:
지능
기준치: 40/20/8
굴림: 50
판정결과: 실패
지능
기준치: 40/20/8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관찰로
 
대신해보자
 
반쥬:(나는멍게...)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분명 아까 호수에는 달도 별도 비치지 않았죠.
 
문득 든 생각에 하늘을 올려다보면
 
이곳에는 달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로지 새까맣기만 할 뿐인 하늘을 보자
 
아득하게 밀려오는 영문 모를 공포심이 당신의 마음을 파고듭니다.
 
이성판정
 
반쥬: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하늘. 어둡네..
 
▶:이성치 1 감소
 
이반:어둡지. (빤) ...겁 먹었어?
 
반쥬:조금. (말과는 달리 평온한 얼굴이다. 앞서가는 상대의 옷깃을 덥썩 붙잡고) 그러니까 먼저 가지 마.
 
이반:(옷깃을 붙잡으면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손목만 잡는다.) 먼저 안 가. 어차피 바로 앞이니까 얼른 가자.
 
이반을 따라 오두막으로 향합니다.
 
오두막의 내부는 조촐합니다.
 
나무로 지어진 집은 아주 오래된 전통 가옥 같기도 합니다.
 
내부에는 침실로 쓰이는 작은 방 하나와 숙식 해결이 가능한 주방 겸 거실이 전부입니다.
 
거실 벽면은 책으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으며,
 
침실에는 두툼한 비단 이불과 베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반은 먹을 것을 준비해주겠다고 말하며
 
잠시 주방(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갑니다.
 
반쥬:(먹을 거 )
 
그래요 먹을거
 
무료하다면 이곳의 책을 읽어도 괜찮다고 말하면서요.
 
반쥬:(책 제목을 훑어본다. 흥미가질만한게 있는지)
 
자료조사 판정
 
반쥬:
자료조사
기준치: 55/27/11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이 읽을 수 있는 문자들입니다.
 
교과서나 소설, 철학서나 역사서들이 대부분이며,
 
소설 중에는 당신이 익히 아는 책도 있습니다.
 
개중에서 당신은 <이계탐험록>이라는 두툼한 책을 발견합니다.
 
반쥬:(이계탐험록을 꺼내본다)
 
?:<요괴 5 철칙>, <영월호의 간단한 역사>, <신목의 규칙>, <어떤 기록> 을 볼 수 있습니다.
 
반쥬:(차례대로봅니다 요괴 5철칙부터)
아까 철칙이 어쩌구.. 그랬었어.
 
방쥬는 똑똑합니다.
 
문득 당신을 먹으려 한 요괴들을 생각해냅니다.
 
철칙치곤 너무 쉽게 무시하려 했는데 말이지요…….
 
반쥬:예의...(와는 거리가 멀었던 녀석들이..)
(영.간.역 펼쳐봄)
 
당신은 저자가 한 번 쓰러졌던 영월호를 재건하고, 가르침에 힘쓴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쥬:졸업시험은 잘 봤어? (문득...)
 
이반:나?
 
반쥬:웅.
 
이반:... 그게 갑자기 왜 궁금해.
 
반쥬:궁금해하면.. 안 되나....
곧 축제라길래. 시험이 끝났나 해서.
 
이반:아. (이후 짧은 침묵...) ...잘 봤을걸. 아마?
책 보고 있었나 보네.
 
반쥬:웅.... 재밌어보이는 제목이 있어서. (신목의 규칙을 펼쳐본다.)
(나도 곧 중간고산데)
 
이반:의외네. 책은 안 볼 것 같았는데. (자기가 읽어보라고 했지만)
 
반쥬:가만히 있으면 계속 배고파서 어쩔 수 없었어. (눈치줌)
 
이반:...
금방 다되니까 조금만 더 읽고 있어.
 
관찰판정
 
반쥬:(오..)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계의 신목은 한 그루>라는 문장에 수정된 흔적이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저자가 아닌 다른 사람의 손으로요.
 
반쥬:음.
음....
두그루라고 했는데. 이반은
(문질문질..)
 
문질러도 변하는건 없습니다.
 
반쥬:(그렇겟지..)
 
응..
 
반쥬:(어떤 기록을 본다)
 
모국어 판정
 
반쥬:
언어(모국어)
기준치: 40/20/8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ㅋㅋ)
 
어머나
 
반쥬:(세종데왕님죄송해요)
 
함만더해보자 ㅋㅋ
 
ㅅㅂ
 
반쥬:
언어(모국어)
기준치: 40/20/8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ㅋㅋ
 
반쥬:ㅡㅡ
 
머리에 힘주고
 
반쥬:지능으로
판정해볼게
 
고고
 
반쥬:
지능
기준치: 40/20/8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오?
 
뭥미?
 
반쥬:ㅁㅊ
내말이
 
믿을만한 요괴에게 이 책을 맡기며, 9월 10일. ■■■
 
어라, 그러고 보니 앞선 글은 당신의 모국어가 아님에도 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글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마지막에는 저자의 서명이 적혀 있습니다만,
 
책이 너무 오래되어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관찰 판정
 
반쥬:믿을만한 요괴. (주방한번보고 책 한번 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벅벅..)
 
멍..
 
흐려서 잘 안보이네요...
 
당신이 모든 부분을 읽는다면, 책의 내용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낍니다.
 
반쥬:(한범만더)
(ㅇㅋ
 
아니
 
ㄱㅊ
 
함만더 해볼래 아기야?
 
반쥬:(눈벅벅부비고)
(함더 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뭐니
 
반쥬:(주사위결과존나극ㄱ단적이네)
 
묘하게 저자의 서명이 익숙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책들은 생전 처음 보는 낯선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당신이 알고 있는 듯한 내용이니까요.
 
단순히, 이런 소재의 만화책을 종종 봤기 때문일까요?
 
책을 다 읽을 무렵 이반이 쟁반을 당신 앞에 내려놓습니다.
 
새하얀 사기그릇 위에는 잘 구워진 도마뱀이 예쁘게 담겨 있습니다.
 
다른 그릇 역시 풍뎅이, 개구리, 잠자리 등…
 
먹기엔 조금 생소한 생물로 가득합니다.
 
당신에게는 익숙할지도 모르겠네요.
 
반쥬:오....
 
이반:어때?
 
반쥬:(침 닦고 도마뱀 든다)
먹어보고 싶었어.
도마뱀 뒷다리에선 치킨 맛이 난다던데..
 
이반:치킨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거 꽤 맛있어. (옆에 풀썩 앉으며)
 
반쥬:어디서 잡아온 거야? (혹여나 책에 흘릴까 표지를 덮고 도마뱀구이를 한입 베어문다.) 뜽겅워.
 
이반:뒷산에 가면 많이 있어. (무릎에 팔을 올리고 턱을 괸 채 도마뱀 먹는 네 모습을 바라본다.) 방금 구운거니까 천천히 먹지.
 
반쥬:(후........후......)
(식히고 몸통부분한입 더 먹음)
맛있다! Roll
기준치: 95/47/19
굴림: 7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반:(빤히) 맛있어? (얼굴은 맛있다고 하는것 같지만...)
 
반쥬:(끄덕끄덕끄덕끄덕) 맛있어. 요리 잘 하는구나.
근데, 아까 말한 인연 말이야.
혹시 이 책 선물한 사람이야? (옆에 치워둔 이계탐험록을 슬쩍..보여줌)
 
이반:...아니, 이 책은 그냥 집필 된 글 몇 개를 엮어놓은 책일 뿐이야. 하지만 글을 쓴 사람은 내가 말했던 인연이 맞아.
널 닮았었지. (여전히 바라본다.) 그 사람도 인간인데 벌레를 무척 잘 먹었거든.
 
반쥬:네가 요리를 잘 해서 그런것 같은데. (옆에있는 풍뎅이튀김도 먹어본다. 냠....)
(아까의 쓸쓸한 표정은 그리움을 담은 표정이었던가. 나를 그 사람에게 겹쳐보고 있던걸지도.)
그 사람이랑은 주로 뭘 했는데?
 
이반:요리실력과는 상관 없이 인간들은 벌레를 싫어하던데. 여기로 넘어온 다른 인간들한테도 이런걸 준 적이 있는데... 도망 가더라고.
(이어진 질문에는 잠시 허공을 바라본다.) 너 이 책 다 읽은거야?
 
반쥬:맛있기만한데... (어느새 꼬치 두어개만 남기고 다 입으로순삭되는중임) 응, 근데 별 말 안 적혀 있던걸. 규칙이라고해도 전부 안 지키는 애들 뿐이었고.
아까는 그대로 먹히는 줄 알았어.
 
이반:(잘먹네) 그 규칙을 쓴 게 내가 말한 사람이야. ...선생님 이셨거든. 없어지신지 시간이 꽤 흘렀으니까 말 안 듣는 요괴들도 생겨난거지. (꼬치가 하나 남으면 집어서 자기가 먹는다.) 그래도 내가 구해줬잖아.
 
반쥬:벌레를 잘 먹는 선생님.. (어떤 느낌일지 머릿속으로 상상해봄...) 그건... 그래. 인사가 늦었지만 고마워. 갚을테니까, 나중에... (냠.냠..냠..)
근데, 축제는 언제 시작해? 너무 늦게 돌아가면 엄마가 걱정할텐데.
 
이반:딱 너랑 똑같아. 하지만 넌 선생님이라기엔 너무... (냠냠냠 벌레 먹는 네 모습을 보며 꿈벅...) 아니다.
축제는 내일 시작이니까 일찍 자는게 어때?
 
반쥬:.........................내가 뭘.. ( -_-)
잠은 어디서 자면 되는데?
 
이반:음. (고민) 일단 내 방에 이불이랑 베개가 있으니까... 네가 거기서 자.
 
반쥬:그럼 너는?
 
이반:거실에서 자지 뭐. 춥지도 않고.
 
반쥬:(벌떡..일어나서 이반 옷깃붙들고 방에들어감)
나 코 안골아
그리고 어두운곳에 혼자 있기는 싫어.
 
이반:(네 손길에 잡혀서 졸졸 따라가다가...) ...비좁을텐데.
진짜 괜찮아?(;)
 
반쥬:길잡이...해준다며? (뭔가그런뜻은아녓던것같지만)
(모르겟다그냥눕히고저도누워요)
 
이반:진짜 특이하네... (누워서 멍하니 천장보다가, 덮고 있던 이불 네 쪽으로 거의 옮겨주고 다시 눕는다..)
 
두사람은 비좁지만 부드럽고 푹신한 이불에서 편안한 잠을 청합니다.
 
제법 쌀쌀한 가을바람이 작은 오두막 안에 감도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옆에 있는 서로의 온기 덕에 그렇게 춥지는 않네요.
 
당신이 이계에서 보내는 첫날 밤은 깊어져 갑니다.
 
반쥬:(사실 코 안곤다는거 뻥이고 잠버릇도있음)
 
어떤 잠버릇인가요?
 
반쥬:(이반 베고 자는거요)
 
귀엽네요
 
누군가에겐 꽤나 고된 밤이 될 것 같습니다...
 
반쥬:커어어어....
 
이반:,,................. (무거워)
 
그렇게 밤이 깊어져갑니다...
 
그리고 당신은 어떤 꿈을 꿉니다.
 
자상하고, 따스하고, 부드러운 꿈입니다.
 
반딧불이가 가득한 곳에서 당신은 누군가의 손을 잡고 거닐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당신을 정말로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입니다.
 
그는 당신에게 방울이 달린 팔찌를 걸어주며 이렇게 말합니다.
 
?:인연을 소중히 하렴, 반쥬. 만일 네가 낯선 곳에서 길을 잃는다면 무조건 반딧불이 빛을 따라가라.
그 빛을 따라가면 말이지…….
 
딸랑,
 
딸랑…….
 
-
 
방울 소리와 함께 당신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좁은 오두막 안에서 이반이 바쁘게 움직이고,
 
그와 동시에 어디선가 방울 소리가 딸랑 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관찰판정
 
반쥬:(부스스...)
(잤을때랑 머리가 반대방향으로 놓여져있음)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9개 정도일까요?
 
어제는 정신없어서 눈치채지 못했는데,
 
이반의 오른쪽 발목에는 방울이 잔뜩 달린 발찌가 있습니다.
 
반쥬:웅?
 
이반은 바삐 움직이느라 당신이 일어난 것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반쥬:이반...(비척비척 밖으로나감.. )
나 배고파...
 
이반:뭐야, 언제 일어났어? ... 어제 그게 식량 전부 였는데.
 
반쥬:방금. ..................................................그럼 굶어야해? (청천벽력같은소리..)
 
이반:아니, 이제 축제 보러 내려갈거니까 거기서 먹으면 되지.
 
반쥬:...!
 
이반:그 전에... 세수 좀 하지 그래. (산발 된 네 머리를 봐)
(호수 가리키며)
 
반쥬:축제음식....(대충 머리 슥슥 손으로 빗는데 1도정리안됨)
...저쪽에서 씻어?
세면대..는없어?
 
이반:없는데. ... 세면대가 뭐야?
그리고 머리. (가리킨다.) 정리 안됐어.
 
반쥬:수도꼭지열면 물 나오는거..........없구나.. (터덜터덜 호숫가로 가서 쪼그려앉음)
(챱..챱..고양이세수)
 
당신은 챱챱 고양이 세수를 합니다.
 
한결 개운하네요!
 
호수물이 깨끗해서 수면의 아래가 다 보입니다.
 
반쥬:(물고기가 있는지본다)
 
붕어 몇마리가 있습니다.
 
반쥬:(헐 손으로 낚아봄)
 
아 ㅅㅂ
 
민첩판정
 
반쥬: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ㅋㅋ
 
황당하네
 
당신은 붕어 2마리를 낚습니다.
 
붕어가 도망가려 파닥거려요ㅠ
 
반쥬:이반, 이거 구워줘 (두손으로 들고 주방으로 토돗돗돗.)
 
이반:뭘? .......... (손에 들린 붕어 바라보고 얼척없는 얼굴 한다)
언제 잡은거야 이건...
 
반쥬:방금전에. 호수에 있었어.
 
이반:붕어가 사는 곳이니까 당연히 있겠지. (머리 아픈 표정)
...하나만 먹어. 하나는 풀어주고 와.
 
반쥬:(끄덕끄덕끄덕) (하나를 이반손에 쥐어주고 하나는 호수에풀어준다)
 
당신이 붕어를 풀어주고 다시 오두막으로 오면
 
이반이 붕어 한마리를 구워서 나무에 끼운 후 당신에게 내밉니다.
 
이반:빨리 먹어. 축제 가야되니까...
 
반쥬:(한입에 집어넣고 진기명기하게 뼈만 쏙쏙 발라서 뺌)
 
이반:(음?
 
반쥬:역시 모자르네.. (쩝..)
 
이반:.... 나머지는 축제 가서 먹어. (빈 나뭇가지와 뼈 훼수)
 
반쥬:웅.......
축제는 어디서 해?
어제 본 그 나무?
 
이반:그 근처. (끄덕인다.)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이 있으니까 거기로 가면 돼.
 
이반은 그리 말하고 손가락을 튕깁니다.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당신의 머리 위로 동물 귀가 솟아납니다.
 
반쥬:?
 
이반:설마 그 상태로 가려한건 아니지?
 
반쥬:마침 쓰레기통을 찾아보려고 하긴 했는데.
(귀쫑긋)
 
토끼귀입니다 :)
 
반쥬:이러면 뒤집어쓰진 못하겠네..
 
이반:그걸 진짜 다시 뒤집어 쓰려 한거야?
어쨌든... 이 정도면 왠만해선 알아보지 못할테니까.
그럼 갈까.
 
이반은 당신을 재촉합니다.
 
반쥬:요괴들도 단순한편이구나... (끄덕인다.) 축제음식.
 
그러고 보니 이곳, 오두막에서는 변변한 놀잇감도 찾기 어려웠죠.
 
요괴들에게 이 축제는 무척이나 특별한 행사인 것 같으니,
 
이반이 이렇게 반응하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두 사람 다 준비를 마치면 오두막 밖으로 나옵니다.
 
화창하게 밝은 하늘에는 구름은커녕 태양도 보이지 않고,
 
달맞이꽃은 활짝 핀 꽃잎을 움츠릴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밤이 아니므로 반딧불이는 보이지 않네요.
 
당신과 이반은 어제와 다른 길로 마을에 내려갑니다.
 
반대편 방향의 길을 따라 정신없이 내려가다 보면,
 
당신이 어제 이계에서 처음 정신을 차렸을 때 희미하게 들었던
 
북소리, 웅성거리는 소리,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어제부터 준비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게 분명합니다.
 
반쥬:근데, 너는 무슨 요괴야? (문득궁금...)
 
이반:허? (처음듣는 질문에 황당한 소리냄) ... 그냥 요괸데?
 
반쥬:그냥 요괴...?
여우 요괴, 쓰레기통 요괴, 고양이 요괴, 도깨비 요괴.... 이런것들 있잖아.
...그런거 없어?
 
이반:...인계에서는 요괴를 종류로 나눠서 불러? 처음 들어보는 말들인데.
 
반쥬:(담비 귀 만져봄)
햄스터?
 
이반:아니거든. ...만지지마. (귀 푸다닥 쫑긋이다가 한걸음 물러난다)
 
반쥬:헤... 맞는것 같은데 (졸졸 쫓아감)
아, 저기서 북소리 난다.
 
이반:이제 곧 마을에 도착하니까.
 
이반은 붉은 실을 한 가닥 꺼내 당신의 손목에 묶어줍니다.
 
반대편 실의 끝은 자신의 손목에 묶고, 매듭짓습니다.
 
반쥬:(실을 내려다본다) 이건?
 
이반:미아 방지책.
 
보기에는 무척 가느다란 실인데,
 
반쥬:우..
 
이런 실로 미아 방지가 가능한 걸까요?
 
반쥬:금방 빠지게 생겼어. (흐물흐물..)
 
이반:이래뵈도 튼튼하니까 걱정하지마.
마음대로 돌아다니지도 말고. (잔소리)
 
반쥬:웅... 혹시라도 길을 잃으면 팔을 흔들게.
여기서 소리나거든. (딸랑딸랑딸랑)
너도 방울이 있으니까 금방 만나겠다.
 
이반:(네 손목에 있는 방울을 보고는 잠시 묘한 표정이 된다.)
...그래, 둘 다 길 잃을 일은 없겠네. (다행인가.)
 
어쩐지 어린아이 취급을 당했다는 기분이 드는 건 착각이겠죠.
 
뭐, 몇백 살 이상 먹은 이반의 입장에서 당신이 어린 아이로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요.
 
반쥬:(예저는 필멸자입니다)
 
그렇게 필멸자와 요괴는 축제가 한창인 마을로 내려갑니다.
 
축제는 거리 곳곳에 등이 걸려 있으나
 
아직 낮이므로 불이 붙어있진 않습니다.
 
민가는 축제를 맞이해 다양한 노점상으로 개조되어 있습니다.
 
손님과 점원의 모습은 각양각색입니다.
 
인간과 무척 흡사한 점원도,
 
동물의 모습을 가진 손님도 개의치 않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축제의 본격적인 시작이 저녁이기 때문인지, 아직은 한산한 편입니다.
 
▶:당신과 이반은 노점상, 사격장, 식당가, 점집, 간이 낚시터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반쥬:식당가를
(꼬르르를륵)
 
이반:아까 먹었으면서 벌써 배가 고파?
 
반쥬:붕어 한마리로 배가 부른게 이상한거야.
 
이반:그래.. 내가 이상하네...
아직 저녁 아니니까 식사는 나중에하고, 군것질은 어때. 노점상에 뭐 많이 팔던데.
 
반쥬:...! 좋아.
 
둘은 노점상으로 향합니다.
 
반쥬:(쫄래쫄래쫄래)
 
늘어선 가판대 위에는 군것질거리부터 장난감까지 다양한 물건들을 팔고 있습니다.
 
이반은 어떤 가게 앞에서 멈춰섭니다.
 
요괴나 인간 얼굴 모양을 본뜬 가면, 요요, 부채, 비녀, 가락지 등이 눈에 들어옵니다.
 
온통 아름답고 진귀해 보이는 것들이지만, 인계의 돈은 당연히 쓸 수 없겠죠.
 
당신이 멍하니 가판대를 구경하고 있으면,
 
까마귀 머리를 가진 점원이 당신에게 말합니다.
 
까마귀요괴:이봐, 돈이 없다면 손목에 걸린 그걸로 교환해줄 수도 있어.
 
뾰족한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은…….
 
당신의 손목에 걸린 방울입니다.
 
반쥬:이거?
(방울팔찌 들어올림) 이거랑 뭐랑 바꿔줄건데?
 
문득 당신은 손목 끝에 달린 방울에 신경이 쏠립니다.
 
정말 이 팔찌에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아주 어렸을 적부터 잃어버리지 않고 갖고 있었지만,
 
특별히 예쁘거나 쓸모 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이반:어차피 저기는 먹을거 안 파는것 같은데. 다른데로 가자.
 
때마침 아가미가 달린 노인이 파들거리는 손으로 당신과 이반에게 손짓합니다.
 
어괴할범:회오리 도롱뇽, 명랑 개구리, 겁나 매운 지네까지 없는 게 없어~ 와서 한 입들 잡솨봐~
 
반쥬:.....!
그럼 저쪽으로 가자
(할아범이잇는쪽으로 이반끌고가용)
 
당신은 할아범ㅋㅋ이 있는 매점쪽으로 이반을 끌고갑니다.
 
언뜻 보기에도 지구의 생물과는 확연히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단, 크기 자체가 약 3~4배 정도 거대합니다.
 
배부르게 먹을수 있겠네요.
 
이반:... 뭐 먹을래? 내가 살게.
 
반쥬:(침꿀꺽..............)
이거 한개씩 다 먹을래
(도롱뇽 개구리 지네 1나씩가리킴)
 
이반은 미세하게 떨리는 손으로 지갑을 열어서.... 하나씩 다 달라고 합니다.
 
어괴할범:고맙네~^^ (도롱뇽, 개구리, 지네 1나씩 건네주며)
 
반쥬:(양손에 먹을거꽉꽉쥐고 볼에홍조생김)
(냠~)
 
그리고 이반은 하나를 더 구매합니다.
 
반쥬:
맛있다! Roll
기준치: 95/47/19
굴림: 4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행복하니 반쥬야
 
반쥬:(웅!!!)
 
^^
 
계산을 마친 후,
 
이반이 당신에게 내민 것은 동그란 약과입니다.
 
정갈한 문양이 새겨진 약과는
 
당신이 먹기 좋게 포장이 벗겨져 있습니다.
 
이반:인간들이 좋아하는 것 같길래.
 
반쥬:약과. 좋아해 (당장 받아먹고싶은데 양손에 꼬챙이들고있어서 고민....)
(하다가 입 아 벌림)
 
이반:... (주섬주섬 포장을 다 벗기고 나서 네 입 안에 약과를 쏙 넣어준다.)
 
당신이 한 입 베어문다면
 
약과에서는 달짝지근하고 촉촉한 맛이 납니다.
 
약과 가운데에는 견과류가 콕콕 박혀있어, 씹을 때마다 기분 좋은 식감이 뒤따라옵니다.
 
반쥬:....!!
이거..맛있어
 
이반:다행이네. (옅게 웃는다.) 선생님도 좋아하셨어.
 
반쥬:약과는 우리엄마도 잘 안 사주는건데... (단맛이 입에 남았는지 연신 쩝쩝거린다)
너는 안 먹어도 돼?
 
이반:더 먹고 싶으면 말해. (그러다가 도롱뇽 가리킨다) 네가 들고 있는거 먹을건데?
 
반쥬:...? (도롱뇽이랑 이반번갈아가면서봄...)
(슬쩍 손을뒤로 빼는...)
 
이반:(헛웃음..) 안 먹어. 지금은 배도 안 고프고. 나중에 식당가서 제대로 먹으려고.
이제 어디갈래?
 
반쥬:..장난이야. 한입정도는 먹게 해 줄게 (선심쓰듯.. 내밀어준다)
음, 저쪽은 뭐 하는데야? (사격장 가리킴)
 
이반:(내가 산건데... 일단 내밀면 한 입만 베어 먹음)
저기, 사겨장. 가볼래? (쩝쩝)
사 격 장
 
반쥬:사겨장. 가볼래
 
이반:그래, 사 격 장 가보자.
 
당신의 시선을 끄는 곳은, 다양한 경품들이 진열된 사격장입니다.
 
반쥬:웅. 기대된다 사겨장.
 
사격장임
 
낯선 것들뿐인 이계에서 익숙한 것을 발견하자 꽤 반가울지도 모릅니다.
 
이런 사격장은 인간계의 놀이공원에서도 자주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사격장에 놓인 것은 총이 아닌, 활입니다.
 
당신과 이반을 본 사격장 주인이 싱글벙글 웃으며 두 사람을 맞이합니다.
 
사격장주인:어서 옵쇼! 두 분 맞으십니까!! 자, 참가비는 이쪽으로 내시면 됩니다. 화살은 인당 5개고, 활은 신장에 맞는 거로 잡으십쇼!!
 
반쥬:
 
▶:참가한다면, 당신은 정신력과 근력 판정입니다. 최대 5번 시도할 수 있습니다.
 
반쥬:.................................................................활은 쏴본적 없는데
(근데뭔가잘쏠것같긱도?)
 
이반:자신 없어?
 
반쥬:아니..(갑자기 자신감 참) 이반, 뭐 따줄까?
 
이반:흠... (진열대 보다가)
(오리인형 가리킨다) 저거 귀엽네.
 
반쥬:오리... 좋지 (맛있고)
저거 따려면 어떡해야돼? (주인장쪽보고 오리인형 가리킴)
 
사격장주인:저기 과녁 보이십죠? 활을 쏴서 정중앙을 명중시키기만 하면 됩니다요!
 
반쥬:(끄덕.. 먹던꼬챙이 이반한테 맡기고 활 들어봄)
 
정신력, 근력 판정
 
반쥬:활은 쏴 본적없지만. 양궁부 대장이 하는건 봤으니까... (과젹조준..)
정신
기준치: 75/37/15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근력
기준치: 85/42/17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핑ㅡ!)
 
오~~~~~~
 
사격장주인:오~
 
당신은 첫발만에 멋지게 과녁 정중앙에 화살을 명중시켰습니다.
 
뒤에서 꼬지를 먹던 이반이 놀랐는지 먹던걸 두고 쳐다봅니다.
 
반쥬:(부이)
 
이반:잘하잖아? (의외)
 
귀여운 오리 인형을 보상으로 받았습니다.
 
반쥬:학교에 양궁부가 있거든. (오리 인형 안겨준다.)
거기 있는 대장선배가 하는거 자주 구경했어.
 
이반:네가 대장이라 부를 정도면 엄청난 실력자인가 보네. (인형들고 다시 꼬지를 네게 들려준다.)
 
반쥬:(뒷다릿살 냠!) 웅. 완전 강하고 멋있는 대장이야.
대장도 이거 좋아할텐데.. (먹던거 물끄럼)
 
이반:인계에는 이런 도마뱀이 없나? 있으면 구워주면 될텐데.
 
반쥬:이렇게 큰 건 없어. 그리고 ... 어떻게 해야 맛있게 굽는지 모르거든.
음, 아무튼... 다음은 어디로 가?
(따라가겟다는듯)
 
이반:그냥 불 올리고 돌리면 구워지는데. 흠. (두리번 거린다.) 낚시터?
 
반쥬:나는 다 타던데... (매운지네 우물거리고 입주변빨개짐) 가자.
 
이반:혹시나 해서 말하지만... 거기 있는 금붕어는 먹으면 안 돼.
 
반쥬:알겠어. 이거 있으니까. (개구리 척..)
 
이반:(미리 사먹여서 다행인가...)
 
둘은 간이 낚시터로 향합니다.
 
뾰족한 기와 아래 매달린 금붕어 그림의 풍경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종소리를 냅니다.
 
새로 길은 듯 맑은 물이 대야에 담깁니다.
 
그 위에 색색의 다양한 금붕어들이 떠다닙니다.
 
다만, 전부 뾰족한 이빨을 지니고 있어,
 
이런 것에 미숙한 사람이라면 분명 손목째로 먹혀버릴지도…….
 
▶:그럼에도 바란다면! 금붕어 뜨기를 도전해볼 수 있습니다. 당신에게 작은 그물이 지급되며, 민첩으로 판정합니다.
 
반쥬:이거 많이 잡으면 주는거 있어? (그물받고선 스캔함..)
 
이반:상품은 없고 그냥 잡은 금붕어만 들고 갈 수 있을걸?
 
반쥬:그럼 잡아서...
그호숫가에 풀어주는거야?
 
이반:...
키워도 되고... 뭐,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하는거지.
 
반쥬:(난평생 애완동물을 키워본다.는 개념이 없음..) 음..해볼게.
(집중.....)
 
민첩판정
 
반쥬: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챠챳)
 
붉은색의 큼직한 금붕어를 건져 올립니다!
 
금붕어는 무언가 불만스러운지, 꼬리로 그물을 팡팡 내리칩니다.
 
얼른 건지지 않으면 그물이 찢어지겠어요.
 
반쥬:크다... (꼬리 덥썩)
 
이반:... (주인한테 받아온 비닐을 벌려서 내밈) 여기 담아.
 
반쥬:(풍~~~덩 넣어요)
 
금붕어가 풍~~~덩 비닐 안에 들어갑니다.
 
반쥬:이거 호숫가에 풀어두면
얘가 다른 붕어들 다 잡아먹겠는걸
 
이반:그러게. 풀어주면 안되겠다. 네가 키워야겠네.
 
반쥬:.......(먹으면안되나)
 
이반:.......먹어도 되고
 
반쥬:(반짝)
 
문득 금붕어를 뜨고 난 후 당신이 돌아보면,
 
붉은 털을 가진 자그마한 영월호 학생이 척척 금붕어를 잡고 있습니다.
 
아니, 이 녀석은……!
 
누군지 기억 나나요?
 
반쥬:여우?
 
맞음!
 
반쥬:오...
네 친구..... 아니 동문이다.
 
미호:(목소리 듣고 돌아봄) ...음? (끔벅)
와, 와아악!!!!! 깜짝아!!!! 네 녀석... 인간이 어떻게 여기에....!!!!!!!!!
 
인간이라고 말하는 부분은 이반이 주둥이를 틀어막습니다.
 
미호:읍그그브브브 (손 뿌리치고) 두고 봐라! 언젠가는 자, 잡아먹어 버릴거야!!!
 
반쥬:그러게 인간은 먹어봐야 맛이 없대도.
그리고 오늘은 인간 아니야. 이거봐. (토끼 귀 보여줌 )
 
미호:하? 어차피 이반 녀석의 도움으로 그냥 겉으로만 달아둔거겠지!!!
 
반쥬:(헉..)
 
미호:(힐끔..) 그나저나 제법 잘 놀고있네. 인계에도 이런 축제가 있나?
 
반쥬:들켰다. 어떡하지? (이반한테 소근..)
음... 비슷한건 있어. 이렇게 큰 도롱뇽이나 개구리는 안 팔지마.ㄴ
만.
 
미호:흥... 인간들이 득실한 곳따위! 궁금하지도 않아! (지가 물어놓고)
 
반쥬:자기가 물어봐놓고.
 
미호:시끄러!!!! 인간 주제에 말대답하지마!!!!
난 지금부터 신당이나 갈 거다. 아직 축제 때 드려야 하는 기도를 드리지 않았거든. 인간은 못 오지롱~
 
반쥬:축제 때 기도를 해야돼? 누구한테?
 
미호:누구냐니. 당연히 이 세계를 창조하신 공간의 주인님에게 하는 기도지, 바보야!!!
설마 모르는거냐?!
 
반쥬:주인님? 음..선생님이랑은 다른거야?
내가 알리가 없잖아. 바로 어제 떨어졌는걸...
 
미호:당연히 다르지! 이 세계를 창조한 신이라니까?!
그러면 너 이것도 모르겠네.
이 세계의 끝은 평평하고, 하늘의 끝에는 둥근 유리 돔이 있고…….
 
반쥬:신...
오...
들어본 적 있어.
딱 너같이 주장하던 사람이 엄청 옛날에 있었는데.
결국 과학적사실에 근거해 틀린 주장이었단게 밝혀져
 
미호:그게 뭔데!? 그리고 틀렸다니... 참 나. 진짜 모르는거냐?
야, 이반!!! 너는 이런 멍청한 인간이랑 같이 다니는 거냐고!!
 
반쥬:나 멍청해..?
(멍...)
 
이반:... 아냐.
 
반쥬:이반은 아니래. 또 틀렸네 여우.
 
이반:(짧은 뜸) 미호, 너무 심한말은 하지 말지.
 
미호:이익,..이이익...............이익........(부들부들부들)
실컷 인간 편만 들어봐라, 이 바보야!!!!!!
 
여우는 털을 바짝 세우며 씩씩거리다 자리를 떠나버립니다.
 
이반:쟤가 원래 좀 저래.
 
반쥬:여긴 인간을 싫어하는 요괴들이 많아? 인간이 맛있어보이는거라면 좀더.. 극진히 대해줘야 하는거 아닌가.
 
이반:아니... 그냥 쟤가 유별난 거야. 대충 어떤 성격인지 보이잖아. (그리고는 잠시 생각한다.) 인계의 세계는 이계의 세계와 다른가? (세계의 끝은 평평하고, 하늘에는 둥근 유리돔이 있는걸 말하는듯...)
 
반쥬:아하... 인간 편을 든다고 말하길래, 네 쪽이 유별난건줄 알았어. (곰곰...) 적어도 평평하진 않아. 지구는 둥구니까 자꾸자꾸 걸어나가면 온세상사람들을 다 만난다는동요도 배우는데...
애초에, 살아가는 모습이 다르잖아? (그러니 정말 이 위에 유리돔이 있대도 그러녀리하게된다...) ...너도 신당에 가야 해?
 
이반:나도 평범한 축에 속하지는 않지. (자신의 뒷목을 어루만지고는) 둥글다니... 신기하네. 생명체가 살아 숨 쉬는 공간에 이 있는건 당연한건데. ...이런 점에서도 다르려나. (그리곤 대화 주제를 바꾸려는 듯이 고개를 젓는다.)
아니, 난 어차피 신을 별로 믿지도 않고. 슬슬 저녁인데 식당이나 갈까.
 
반쥬:(그럼 이쪽세계의 끝에 다다르면 아래로 뚝 떨어지려나.. 쓸데없는 상상을 상대의 대답이 가른다.) ...! 갈래, 식당.
식당에도 다 벌레나 곤충같은걸 팔아?
(자박자박)
 
이반:벌레나 곤충도 팔고, 그 외에 이것저것 많이 팔아. 인간들이 먹는 음식도 팔걸? (같이 벅저벅저)
 
식당가에서는 많이 먹기 대회가 한창입니다.
 
그 메뉴는 메뚜기 튀김으로, 당신에게 자신 있는 메뉴라면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겠네요.
 
식당가 한 편에는 먹음직스러운 국수를 팔고 있습니다.
 
색색의 고명이 올라와 있고,
 
육수로 국물을 냈는지 고소한 향이 후각을 자극합니다.
 
이반:(국수 가리킨다.) 저거 먹을래? 메뚜기도 상관 없고.
 
반쥬:많이먹기 대회. ....이기면 뭐 줘? (흥미롭게 봄)
 
이반: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 해보려고? (많은 양의 메뚜기를 보며)
 
반쥬:질것같진 않아서. (자신감.) ....보통 이런덴 상품이 걸려있던데...
(가까이가서 본다)
 
당신은 많이먹기 대회가 한창인 곳에 다가가 살핍니다.
 
1위는 무려...
 
반쥬:(무려...)
 
식당 평생 무료 이용권이네요!
 
당신에겐 쓸모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반쥬:(!!)
(...)
이거, 따줄까?
 
이반:따주면 나야 좋지. ...도전하게? (거대 체구 요괴들과 반쥬를 번갈아봐)
 
반쥬:응, 이기고올게.
갚아준다고 했으니까. (거대괴물들사이로 저벅저벅.걸어감....)
 
간지납니다.
 
반쥬:(고오오오오오)
 
▶:많이먹기 대회에 나간다면 건강과 정신력 판정을 연속으로 진행합니다.
 
반쥬:(흠...)
 
▶:왜 갑자기 자신이 없어졌니
 
반쥬:(아냐지금 결의다지는중)
(준비.....)
 
땅!!!!!!!!
 
반쥬:(메뚜기 두세개씩들고 챱첩챱챱챱챱.)
건강
기준치: 60/30/12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정신
기준치: 75/37/15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ㅁㅊ
 
뭥미?
 
당신은 옆에 있는 거대 체구의 요괴들을 제치고
 
빠른 속도로 메뚜기를 비우기 시작합니다.
 
반쥬:한접시 더.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들립니다.
 
주인장이 얼떨떨한 얼굴로 메뚜기가 든 접시를 내밉니다.
 
한번 더!
 
반쥬:
건강
기준치: 60/30/12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신
기준치: 75/37/15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오메
 
반쥬:
맛있다! Roll
기준치: 95/47/19
굴림: 4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오메
 
굿
 
이미 압도적으로 빈접시 수가 차이나기 시작합니다.
 
반쥬:더 먹을 수 있어.
(쾅!)
 
옆에 거대 체구 요괴들은 넋놓고 당신을 바라보기만 합니다.
 
이미 승부는 결정 났네요...
 
반쥬:(얌얌..얌..냠..념..)
 
주인장은 발발 떨면서 접시를 내놓습니다.
 
반쥬:(ㅋㅋ)
 
반쥬 우승!!!
 
반쥬:(와~~)
맛있었다. 메뚜기....
 
주인장은 반쥬에게 식당무료이용권을 건넵니다.
 
반쥬:(뿌듯하게 받아요)
자, 이반.
갚은거다?
 
이반:... (이용권을 받으며)
너 인간맞아?
 
반쥬:사실 요괴야. (토끼귀 쫑긋)
 
이반:그래, 그런 것 같다... 넌 인간이 아니라 요괴로 태어나는게 더 적성에 맞았을텐데.
국수는 더 먹을 수 있어?
 
반쥬:가뿐해 ( 0.0)v
 
이반:(0.0) ... (네 배를 한번 쳐다본다)
 
반쥬:국수가게는 어디야?
 
이반:바로 옆이야. (옆 가게 가리키며) 내가 국수 들고 올테니까 넌 자리 좀 잡아줘.
 
반쥬:웅..~ (자리있는지 두리번거림)
 
공간은 협소한 편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많이 먹기 대회에 시선이 쏠려 있어 드문드문 빈 자리가 보입니다.
 
마침 둘이 앉기에 적당한 좌석이 있네요.
 
반쥬:(후다닥가서 한쪽 좌석에 착석한다.)
(그리고 눈으로 이반 찾음)
 
이반은 계산대에서 국수를 계산하는게 보입니다.
 
당신이 빈 자리에 앉는다면,
 
문득 누군가가 당신의 어깨를 톡톡 두드립니다.
 
반쥬:응?
 
"선생님?"
 
고양이 수염을 가진 요괴 하나가 수염을 움찔거리며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
 
반가움, 희한함, 놀라움, 충격…….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는 듯, 동그란 눈이 점점 더 커집니다.
 
티타:선생님이 아니신가요?
 
반쥬:아....
웅, 미안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이야.
그냥 닮은사람. ...네가 말하는 선생님은 이미 죽었잖아?
 
티타:아, 다른 사람 이시군요! 죄송합니다. 은사님과 아주 닮아서 착각했어요.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닮으셨거든요! (죽었단 말에는 멋쩍게 웃다가 고개만 젓는다.)
그나저나... 인간이시죠?
 
반쥬:(뺨 극적극적...... 인간이라고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중)
어......... 나는 요괴..인데에... (고개쑤그려서 토끼귀 보여준다...)
 
티타:분장은 유심히 보면 티가 나니까요~ (쑤그린 모습에 하하핫^^) 보호해주는 요괴가 따로 있나보네요?
 
반쥬:들켰다..... ...... .... ...... ...... 맞아. 이반이 보호해주고있어.
잡아먹을거야?
 
티타:아~ 이반이요? 알죠! 흐음... 어쩐지. 그럴 것 같긴 했어요. 하하, 그리고 안 잡아먹어요! 그것도 은사님을 닮은 인간을요.
이반이랑은 영월호 동문이거든요. 전 졸업했지만...
 
반쥬:그 선생님이란 사람을 많이 좋아했구나. (빤..히보다가 안 잡아먹는다는 말에 안심함) 너만?
동문이면 같이 졸업했어야 하는거 아니야?
 
티타:당연하죠! 무척 좋은 분이셨거든요. 이반만큼 선생님을 잘 따르던 학생도 없었죠. 흐음... 원래라면 그래야 하는데.
이반 녀석, 몇백 년 째 졸업 시험을 거르고 있어서요.
 
반쥬:....?
왜...?
잘 못 본게 아니라 안 본거야?
 
티타:걔가 얼마나 모범생인데요~ 시험만 치면 다 만점이었어요.
이반은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거든요. 그래서 기왕이면 학교에서 기다리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계속 시험을 안 보고 있어요.
 
반쥬:기다려? 그치만 인간은.
.............
 
티타:...아까 말씀에서 죽었다고 하셨죠. 하지만 선생님은 죽은게 아니라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셨어요.
이반이 선물을 하나 했다고 들었는데...
 
그 때, 이반이 국수 그릇이 담긴 쟁반을 들고 이 쪽 방향으로 옵니다.
 
타타는 재빠르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도망갑니다.
 
이반은 한참 동안 타타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봅니다.
 
반쥬:(하지만 여전히 몇백년이 지났다면 끝의 모양새는 다를 바 없을텐데. 무어라 입을 여는순간 국수에 시선을 빼앗긴다.)
오래걸렸네. 맛있겠다....
 
이반:그러네. (네 앞에 국수를 놔둔다. 티타가 사라진 쪽을 계속 바라보다가) ...쟤가 이상한 소리 안했어?
 
반쥬:네가 말한 선생님 얘길 했어. 나랑 닮아서 착각했대. 이게 분장인것도 알아보더라구. (귀쫑긋하고 젓가락 든다.)
둘은 사이가 안 좋아? 인사도 안하고 가네. (후루루룩...)
 
이반:저 녀석 눈치는 빠르니까. (옆에 앉아서 같이 후루루룩) 사이가 안 좋은건 아니고... 동문들이랑 얘기를 안 한지 좀 오래 됐거든. 별로 할 얘기도 없고.
 
반쥬:웅.... 그래서 친구는 아니라고했구나. (국물도 호로록 마심.. 그러다 문득) 그러면 나는? 친구야?
 
이반:그렇지. (이쪽도 배가 작은 편은 아니라 벌써 국수그릇이 바닥을 보인다.) ...음.
만난지 얼마 안 됐으니까 친구는 아니지 않을까. ...
 
반쥬:난 먹을거 사준 사람이랑은 다 친구해.
만난지 얼마 안 됐지만 너도 껴줄게.
(단무지그릇까지비우는중)
 
이반:... ...친구 기준이 너무 가벼운거 아니야?
나쁘진 않지만. (같이 단무지 줏어 먹는다)
 
반쥬:친구는 많을수록 좋은거랬어. 우리쪽 선생님이.
너희쪽은 그런 말 안 했어?
 
이반:... (단무지 먹다가 잠시 그릇을 바라본다.) 했었지.
이쪽이나, 그쪽이나... 선생님들은 다 똑같나 보네. (옅게 웃는다.)
 
반쥬:생각도 나랑 비슷한 사람이었을지도.. (두 접시 전부 깔끔하게 비워졌다!) 웅, 이제 배부르다.
(정말 축제와서 하루종일 먹기만 함)
저녁시간에는 뭘 해?
 
이반:생각까지 닮은걸까. (농조로 말하고는 빈그릇 모은 후 자리에서 일어난다) 진짜 잘 먹네, 너.
저녁시간에도 그냥 구경하고 다니는거지. 나중에는 불꽃놀이도 하고... 음. 점집에 가볼래?
 
반쥬:점...
좋아. 인간의 점도 봐줄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궁금하니까 가보자.
 
이반:아마 봐줄 수 있을거야. 그 집이 꽤 유명하거든. (끄덕.)(빈 접시 반납하고 온다.)
 
두사람은 점집으로 향하비다.
 
향합니다;
 
반쥬:(향하비다)
 
ㄴㄴ향합니다.
 
두꺼운 비단 커튼이 드리운 곳 앞에서, 이반이 멈춰섭니다.
 
이반:아는 요괴가 하는 곳이라 점괘 자체는 믿을만 하지만... 뭐, 크게 신용하지 않는 편이 좋지. 어디까지나 점괘니까.
 
반쥬:(점집은 처음 와보는지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다) 궁합 운을 봐보고싶어
 
이반:궁합... 아마 있을걸? 누구랑 봐본 적은 없지만.
 
그리고 당신과 이반이 점집으로 들어서자마자,
 
갓을 쓴 사람은 들고 있던 부채를 내리칩니다.
 
"쓰였네! 아주 단단히 쓰였어!!"
 
반쥬:난 반쥬야.
모자는 안 썼는데...
 
당신의 대답에 앞에 있던 이가 웃습니다.
 
언뜻 뒤로 비치는 그림자에는 꼬리가 9개 달려 있습니다.
 
쿠라마할멈:미안, 해보고 싶었거든. 인간이 여긴 어쩐 일이래?
 
점집 주인은 그렇게 말하곤 가볍게 웃으며 갓을 벗습니다.
 
이반은 익숙한 듯 심드렁한 표정입니다.
 
쿠라마 할멈은 늘 이래, 하고 덧붙이면서요.
 
점집 안에는 대충 봐도 범상치 않은 물건들이 가득합니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망원경이나,
 
샛노랗게 색이 바랜 고서들, 용도를 알 수 없는 기구들…….
 
쿠라마할멈:걱정하지 마라, 난 인간이라고 잡아먹으려 하진 않거든! 자자, 점이라도 봐주마.
 
반쥬:(망원경을만져본다..)
인간인걸 벌써 들켰네..
 
쿠라마할멈:어허! 함부로 만지면 안돼!
 
반쥬:(소심하게 손 뗌..)
이반, 변장술은 더 공부해야겠다.
 
이반:내가 아무리 변장술을 공부해도 쿠라마 할머니는 평생 못 속일걸.
 
▶:쿠라마 할멈에게 운세, 미래 예지, 이반와의 궁합을 볼 수 있습니다.
 
반쥬:그렇게 대단한 요괴란 말야... (신기한듯 할멈을빤~~히 바라보다 의자에 앉는다)
궁합이 어떤지 궁금해.
 
쿠라마할멈:궁합이라면~ (슥, 옆에 보고) 이반과의 궁합을 말하는 거냐?
 
반쥬:(끄덕끄덕)
방금 친구가되기로 했거든.
 
쿠라마할멈:호오, 친구라... 이반. 드디어 첫 친구가 생겼구나!
 
쿠라마할멈은 호탕하게 웃더니
 
앞에 놓인 기구를 익숙하게 만집니다.
 
쿠라마할멈:흐음. 아하... 후후. 인연이란 어찌 이토록 기구한지.
 
반쥬:첫친구.
(오..)
 
쿠라마할멈:바로 곁에 찾는 상대가 있음에도, 찾아야 하는 상대는 아니로구나.
이 점은 못 본 거로 하겠다.
 
반쥬:무슨 뜻이야?
(이반한번 보고 할멈한번봄)
 
쿠라마할멈:말 그대로의 뜻이지. 너무 깊게 알려 하지는 마렴, 인간아이야.
자! 다른건 뭐 보고싶은거 없니?
 
반쥬:(극적극적..) 운세를 봐볼래.
내일도 오늘만큼 배부를까?
 
쿠라마할멈:그게 궁금한거냐? 하하! 그래, 운세라~ (다시 기구를 만지다가 턱을 괸다.)
호? 제법 운명적인 만남을 겪는 중이구나. 한둘이 아니야.
제법 많은 인연의 실들이 이리저리 엉켜 있어. 흠, 너 이름이 어떻게 되지?
 
반쥬:(인연은 실뜨기같은거구나... 좋을대로 생각하다 한박자 늦게 답한다.) 나는 반쥬야. 처음에 왔을 때 말했는데...
 
쿠라마할멈:늙으면 기억력이 영 안좋아져서~ 후후. 그래, 반쥬.
이곳에서의 인연을 소중히 하도록 하렴.
아예 여기서 사는 건 어떠니? 제법 잘 맞아! 참고로 내일은 오늘보단 덜 먹을 운세라고 뜨는구나.
 
반쥬:.........................................(쿠궁...)
...여기서 살 수는 없어. 기다리는 가족이 있으니까.
그럼...오늘 조금 더 먹어둬야겠다. (이따 상점가에 한번 더 들리기로 결심함...)
또 뭘 볼 수 있어?
 
쿠라마할멈:흐흠, 그래. 가족은 중요하지. 아쉽구만, 아쉬워~ 정말 잘 맞는데 말이지.
하나 남은건 미래예지 정도이려나?
 
반쥬:나를 별로 안 좋아하는요괴도 있던데. (미호를 떠올리다 볼을 긁적인다. ) 그럼 미래예지를 볼래.
 
쿠라마할멈:그건 네가 인간이라서라기 보단 성격의 차이지. 요괴끼리도 서로 안 좋아하는데 뭘. 후후. (앞에 놓인 수정 구슬을 손바닥으로 훑는다.)
어디 보자꾸나... ... 흠?
이런 점괘가 나오다니.
 
반쥬:??
(같이 들여다본다..구슬을)
 
쿠라마할멈:조만간 네 주변에 거대한 이변이 생길 거다.
 
구슬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반쥬:거대한........
이반?
(이반봄)
 
쿠라마할멈:천만 다행으로 반쥬, 네 목숨에 지장은 없겠지만...
이 몸이야 살 만큼 살아서 괜찮지. 너희들은 조심하는 편이 좋겠어.
 
쿠라마 할멈이 즐거운 듯 천칭에 수정 구슬을 올려놓습니다.
 
쿠라마할멈:정말이지, 젊은 것들이란 귀엽다니까.
자아~ 점을 봤으면 복채를 내야지!
 
쿠라마 할멈은 그렇게 말하곤 당신의 목쪽을 가리킵니다.
 
넥타이를 달라는걸까요?
 
반쥬:......복채?
(선뜻 넥타이를 풀어서 건넨다. 마침 답답했던 참이고.)
 
당신이 넥타이를 벗어주면 쿠라마는 만족합니다.
 
쿠라마할멈:이거면 충분해. 인간의 의복은 어찌 이렇게 얇고 간소한지...
소장 가치가 있거든. 후후.
자,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어서들 나가봐! 둘 다, 즐거운 축제 기간 보내렴.
 
반쥬:(목부분 만지작..거리며 천막을 빠져나온다) 아까 본 거 말이야. 무슨 뜻일까?
 
이반:글쎄. ...말했잖아, 어차피 점괘는 점괘일 뿐이니까 너무 신경쓰지 말자고.
그나저나 아까 내가 봐둔 곳이 있는데 가볼래? 신종 음식을 팔고 있는 것 같길래.
 
반쥬:(아까전에 배부르단소리는 어디로 소화시켰는지 냉큼) 먹을래.
 
이반:너 진짜 인간 맞지... (그리 말하면서도 여전히 들뜬 분위기로 걸음을 옮긴다.)
 
점집에서 나오면
 
저녁에 가까운 시간이기 때문에 주변은 무척 어둡습니다.
 
길을 걷는 요괴들은 점점 늘어나고,
 
거리에는 조명이 없어 당신이 걷기 불편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생각을 할 때 쯤, 인파에 밀려 점점 이반이 멀어집니다.
 
잠시 기다려달라는 말을 할 틈도 없이, 두 사람을 연결한 끈은 점점 늘어납니다.
 
이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어졌을 무렵
 
갑자기 당신의 손목에 묶여 있던 결속의 끈이 풀려버립니다.
 
반쥬:어.
어어....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이반은 보이지 않습니다.
 
민첩판정
 
반쥬:(허우적...;;)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대로 이반을 미아로 만들수는 ....
 
많은 인파에 떠밀려 넘어질뻔 했으나 다행히 중심을 잡습니다.
 
피하는 도중 발을 밟히긴 했지만요.
 
평범한 고등학생에게 이런 상황은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반쥬:(아얏)
 
아무도 당신을 모르는 세계.
 
돌아가는 방법도 알 수 없는 이곳에서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나요?
 
정말 집으로 돌아갈 수는 있는 걸까요?
 
가족들이 지금쯤 애타게 당신을 찾고 있을텐데요.
 
반쥬:전부 커다래.. (인파를 꾹꾹 밀어둔채로 주변을 살핀다.)
 
아는 이 하나 없는 이곳에서 언제까지…
 
혼자 남겨지자, 당신의 생각은 끝도 없이 늘어납니다.
 
반쥬:.....
(팔을 높이들고 방울소리를 내 본다..)
 
딸랑,
 
반쥬:(소리를 들으면 찾아와 줄 거라고 했어..)
 
그리고, 그런 당신의 손을 누군가가 잡습니다.
 
당신이 손이 잡힘과 동시에 축제 거리의 모든 조명이 일제히 켜집니다.
 
반쥬:.....
 
가게 주인은 붉은 등에 불을 붙이고, 늘어선 빛의 행렬은 시야를 밝혀줍니다.
 
악기와 북소리가 한층 더 높아집니다.
 
일렁이는 새빨간 빛을 받으며 당신 앞에 서 있는 요괴는,
 
아
 
이반입니다.
 
인파를 헤치고 당신이 있는 곳까지 되돌아왔는지,
 
머리카락은 땀에 젖어 있으며, 옷차림은 다소 흐트러져있습니다.
 
언제 구했는지 길에 있는 것과 같은 붉은 등불을 들고 있습니다.
 
그는 당신의 표정을 확인하자
 
조금 걱정스러운 투로 이렇게 말합니다.
 
이반:이런 인파에는 손을 잡고 가는 쪽이 나을 것 같아서 풀었어. ...표정이 왜 그래?
 
……그렇네요.
 
아무도 당신을 모르지는 않습니다.
 
이반, 이 요괴만은 지금 당신을 알고 있잖아요?
 
낯선 곳에서 유일하게 있을 곳을 마련해줬으며,
 
반쥬:.....
 
당신이 돌아갈 때까지 보호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꼭 잡은 손은 무척 따스합니다.
 
이반의 온기를 느끼자, 조금은 안심됩니다.
 
반쥬:(답지않게 흐트러진 얼굴과 옷매무새. 그 손끝에 붙잡힌 붉은 빛이 마치 교실에서부터 이끌러왔던 그 빛과 닮아있다.) 반딧불이같아.
(그 손을 꼭 쥐고 서면 이따금 바보같은 생각이 들어버리기도 하는 것이다. 어쩌면 네가 날 이곳으로 데리고 온 것은 아닐까..하고.)
바보구나. 길잡이가 미아가 되어버리면 어떡해. (누가할소릴..)
 
이반:...이 등불 말이야? (가볍게 흔들어 본다.) 너무 어둡길래, 혹시 길이라도 잃을까봐 하나 구해온건데... 어떻게 보면 반딧불이 역할이랑 비슷하네.
그리고 갑자기 인파가 많아져서 어쩔 수가... (이내 네 신발 위에 밟힌 자국이 빛에 비치면 고개를 내린다.) ...넘어진건 아니지?
 
반쥬:(절레절레..) 아니, 밟힌거야. 아까.. 곰처럼 생긴 요괴가 지나갔거든. ...
저기 멀리에서 방울소리가 들렸어?
 
이반:(살짝 안도한 얼굴) 그래, 넘어진건 아니라니 다행이다.
응, 들었어. 그래서 달려왔잖아.
 
반쥬:응... 다행이다. 이대로 영영 미아가 됐으면 아마 요괴들의 밥이 되었겠지... (덤덤한 표정으로 말을 잇다 한 팔을 들어 상대의 북실한 머리카락을 몇번 문질거린다.)
 
이반:무슨 그런 무서운 소리를 해. (네가 머리를 쓰다듬으면 잠시동안만 손길을 받고는 금방 고개를 뒤로 치운다. 여전히 손을 꼭 쥐고는) 곧 불꽃놀이가 시작한다는데 올라가서 보자. 내가 명당 자리를 알거든.
 
반쥬:음... (좋아하는 반응이 아닌가? 학교 사육장에 있던 오리들은 손길을 꽤 즐겼던것 같은데. 잡생각을 하다 손길에 이끌린다.) 좋아. 데려가 줘.
 
이반은 당신의 손을 잡아 부드럽게 이끕니다.
 
절대로 끊어지지 않는 끈보다 강하고 따뜻한 손이
 
당신을 밝은 곳으로 이끕니다.
 
그러나 당신과 이반이 관람 명당으로 향하던 도중 불꽃놀이가 시작됩니다.
 
악기 소리와 함께 터져 올라가는 불꽃이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습니다.
 
길을 걷던 요괴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일제히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당신과 이반 역시 아쉽지만, 길거리에서 불꽃놀이를 관람합니다.
 
새빨간 불꽃은 지네 모양이 되기도, 개구리 모양으로 피어나기도 합니다.
 
불꽃 하나가 사라질 무렵 또 다른 불꽃이 올라가고,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노점상을 장식하는, 눈이 멀어버릴 것처럼 붉은 등과 색색의 아름다운 불꽃놀이.
 
분명 이계는 당신에게 무섭고, 낯설지도 모릅니다.
 
요괴들의 이빨이나 발톱을 보면 언제 잡아먹힐지 몰라 두려울 수 있겠죠.
 
하지만 당신이 우연히라도 이곳에 왔기 때문에,
 
생애 동안 잊지 못할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 갈 수 있었죠.
 
고개를 돌리면
 
이반 역시 넋을 잃고 불꽃놀이를 보고 있습니다.
 
찬란하게 빛나는 광경에 시선을 완전히 빼앗겼습니다.
 
혹여나 당신을 잃어버릴까,
 
손을 꽉 잡은 채로요.
 
...
 
한참 두 사람이 불꽃놀이를 지켜보던 그때,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립니다.
 
거대한 짐승이 울부짖는 것 같기도,
 
세계가 신음하는 것 같기도 한 소리.
 
크지 않은 소리지만,
 
대지의 아주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 퍼집니다.
 
몇 분간 이어지는 소리는 모두에게 들리는지
 
모든 요괴가 웅성거립니다.
 
이반까지도 인상을 쓸 무렵,
 
쿠구궁…
 
땅에 진동이 울리며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금은 벌어지며 틈을 만들고,
 
흙이나 모래가 떨어지던 틈은 큼직하게 아가리를 벌려
 
요괴들을 집어삼킵니다.
 
축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불꽃놀이는 중지되고, 가판대는 큰 소리를 내며 쓰러집니다.
 
부모로 보이는 요괴들은 어린 요괴를 안아 들고 달립니다.
 
크고 작은 균열에 반사적으로 이반은 당신을 돌아봅니다.
 
부서진 평화가 거짓말처럼 흩어지고, 절망이 잠식합니다.
 
당신이 밟은 땅 역시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굵은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반쥬:....
 
어딘가에서부터 알 수 없는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모든 것을 찢을 듯 날카로운 무언가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그에 당신은 생전 느껴본 적도 없는 깊은 공포심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것을 느낍니다.
 
당신이 주변을 돌아보거나, 연기의 출처를 확인하려고 하면
 
이반이 제지합니다.
 
반쥬:...하지만.
 
이반:봐서는 안 돼. 인식 당하는 순간... 끝이야.
 
반쥬:인식..당해?
 
이반:눈을 마주치면 안 돼.
일단... 올라가자. (손을 꽉, 쥔다.)
 
둘은 산 위로 올라갑니다.
 
반쥬:무슨소리 하는건지, ...모르겠어. (그러나 얌전히 뒤를따른다.)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
 
"이봐! 비켜! 저리 가!"
 
"아가, 누가 우리 아가 못 보셨나요!!"
 
"아아, 신이시여! 저희를 버리시나이까!"
 
"엄마! 아빠! 어디 있어요!"
 
"아아…… 살려줘……!"
 
지진과 함께 알 수 없는 괴물이 날뛰기 시작하고,
 
이름을 알지 못하는 자들의 절규가 메아리칩니다.
 
이반은 당신의 손을 움켜쥐고 달립니다.
 
생살을 찢고, 뼈를 부수는 끔찍한 소리가 귀에 들어옵니다.
 
구할 수 없는,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를 뒤로한 채,
 
이반와 당신은 자리를 벗어납니다.
 
이 상황을 표현할 단어는 단 하나뿐입니다.
 
바로, '멸망'입니다.
 
이성체크
 
반쥬:...
SAN Roll
기준치: 74/37/14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1d3+1 굴려주세요..
 
반쥬:하지만, 돌아가야...
3
 
▶:이성치 3 감소
 
이반은 당신의 말에 대답도 하지 않은채
 
반쥬:....
 
계속 앞만 보고 달려나갑니다.
 
흥겨운 악기 소리는 사라지고, 비명과 고함만이 가득합니다.
 
서두르지 않으면 두 사람 역시 거대한 틈에 먹혀버릴 텐데,
 
혼란스러운 인파 때문에 도망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행운판정
 
반쥬:
기준치: 65/32/13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넘어질 뻔 했지만 겨우 중심을 잡습니다.
 
당신과 이반은 다른 요괴들에게 휩쓸리지 않기 위해
 
산 위로 정신없이 달립니다.
 
뒤에서 그 어떤 소리가 들려도,
 
이반은 묵묵히 당신의 손을 놓지 않고 올라가기 쉽게 잡아당겨 줍니다.
 
그렇게 멈추지 않고 올라가다 보면,
 
어느덧 반딧불이 호수입니다.
 
반쥬:...
 
이반은 당신의 손을 놓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세상을 뒤흔들던 지진은 멈췄습니다.
 
산 아래 풍경은 처참합니다.
 
지대가 낮은 곳은 대부분 무너지고 함몰되어 새까만 구멍이 보입니다.
 
영월호 역시 마찬가지로…….
 
요괴들을 가르치던 건물은 완전히 내려앉았습니다.
 
문득 축제에서 본 다른 요괴들이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다들, 무사할까요?
 
폐허 더미가 거대해, 신목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당신은 신목을 통해서만 인계로 돌아갈 수 있었는데,
 
이래서는 돌아갈 수 있는지조차 불투명합니다.
 
반쥬:전부 무너졌네. ...
방금은 뭐였어?
 
이반:... ...
 
어두운 밤하늘, 반딧불이가 소리 없이 당신과 이반 주변을 맴돕니다.
 
불꽃놀이로 그토록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하늘에는
 
여전히 달도 별도 찾을 수 없습니다.
 
이반:...괴물. 아직 사라지지 않았을 거야.
 
그리고, 그렇게 말하며…….
 
이반: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 줄게.
 
이반은 말합니다.
 
반딧불이 호수를 등지고 선 그 표정이 어쩐지 읽기 어렵습니다.
 
반쥬:....
... 어떻게? 나무가 안 보이는데.
 
이반:내키진 않지만, 내 능력을 쓰면 지금 당장 돌려 보내줄 수 있어.
너한테는 너무 위험하니까 돌아가.
 
반쥬:이반.
어째서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거야?
너에 대해서도. 지금에 대해서도.
내가...
선생님이랑 닮아서?
 
이반:넌... 선생님이랑 닮았지만 선생님이 아니야. 그냥 운 좋지 않게 나쁜일에 휘말린 평범한 인간이지.
(이 후 침묵 했다가 다시 입을 연다.) ... 집에 돌아가고 싶다며?
가족이 기다리고 있다고 했잖아.
 
지능판정
 
반쥬:
지능
기준치: 40/20/8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당신의 감이 말해줍니다.
 
여기서 이반을 홀로 보낸다면…
 
분명 이반은 다치는걸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걸 짐작합니다.
 
반쥬:...응, 집으로 돌아가야돼. 가족들이 걱정할테니까.
하지만 너랑 한 약속은 축제가 끝난 후 문을 열고, 그곳으로 넘어가는거였잖아.
괴물이 나타나면 돌아가라, 는 말은 한 적 없어. (꼭 쓸데없는 곳에서 고집이 세다.)
 
이반:그게 무슨 억지야. (묘하게 눈썹 사이의 미간이 좁혀진다.) 계속 여기 있으면 그렇게 보고 싶어하던 가족을 평생 못 볼지도 몰라.
...너 죽을지도 모른다고.
 
반쥬:(손은 여전히 붙들리고 있나? 저를 덮은 손길을 물끄럼 바라보다 시선을 올린다.) 내가 돌아가면 네 편은 아무도 없잖아.
아까 네가 내 편 들어줬으니까, 지금은 내가 네 편 들어줄게.
그리고...
죽지 않을거야. 믿어봐.
 
이반:(여전히 잡고 있는 손 아래로 온기가 감돈다.) ...바보인건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바보였네. 목숨이 위험한 상황인데 뭐가 중요해. 그게.
(짧은 뜸. 이내 고개를 숙인다.)
인간의 몸이 얼마나 연약한지 너는 모르는구나.
 
의견이 충돌하고, 두 사람 사이에 적막이 감돕니다.
 
그토록 무시무시한 요괴들에게도 이런 재난은 위험합니다.
 
하물며, 인간인 당신을 보호하며 도망쳐야 하는 이반의 짐은 얼마나 무거울까요!
 
그럼에도 당신은
 
혼자 살겠다고 이반을 두고 갈 수는 없었습니다.
 
당신의 대답을 들은 이반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집니다.
 
이반:진짜 안 갈거야?
 
반쥬:(이반의 한손을잡아끌어 제 머리 위를 몇번 두드린다.)
나 강해 (딱딱..)
 
이반:아무리 딱딱해도 저 괴물한텐 한입거리 일텐데. (네 머리를 한번 쓸어내리곤 거둔다.)
일단 여기는 위험하니까... 그럼 우리집에 데려다줄게.
 
반쥬:응, 어제처럼 호수를 건너야 해?
 
이반:응, 아까 올라오면서 배가 있는건 봤으니까.
...가자.
 
이반은 당신을 집으로 데려다줍니다.
 
처음 집을 나설 때와 달리, 당신과 이반 사이의 분위기는 한없이 가라앉은 상태입니다.
 
반딧불이 호수를 지나, 달맞이꽃밭을 건너, 작은 오두막으로.
 
당신이 무사히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이반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반:구조 작업만 도와주고 올 테니까 먼저 들어가서 자고 있어.
 
이반은 당신이 말릴 틈도 없이 자리를 떠납니다.
 
늦은 밤, 작은 오두막 안에 살아 숨 쉬는 존재는 당신뿐입니다.
 
당신은 분명히 즐겁고 아름다운 축제에 있었는데
 
이계의 많은 요괴와 이야기를 나누며 웃었던 게 조금 전인데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문득 오늘 스쳐 지나간 요괴 중 몇이나 목숨을 부지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에 혼자 있는 것은 분명 안전하겠지만
 
정신적으로 무척이나 피로해집니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따뜻하고 편안한 장소였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나 서늘하고 쓸쓸한 것일까요.
 
완전한 늦은 밤, 당신은 피곤한 몸을 추스르며 잠에 빠져듭니다.
 
그리고 그 날 밤,
 
이반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반쥬:Zzzzz...
 
...
 
이른 아침, 당신은 일어납니다.
 
오두막 밖으로 나가볼 수 있습니다.
 
반쥬:....(부스스..)
이반, 나 배... ...(주방으로 갔는데 허탕치고나옴)
어디갔지......
(눈부비면서 오두막 밖으로 나갑니다)
 
당신이 오두막 밖으로 나가보면
 
오두막 저 멀리서 이반이 다가오는 것을 봅니다.
 
구조 작업이 너무 오래걸린걸까요?
 
어쨌든 작업은 성공적 이었는지 꽤 밝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이반:반쥬, 일찍 일어났네. 구조 작업은 잘 끝났어.
 
반쥬:늦어졌네..
나 배고파. (보자마자한다는소리가)
 
이반:복구가 빨리 이루어져서 축제가 계속 된대. (배 한번 바라보고) 거기서 배 채우자. 갈거지?
 
반쥬:....응. 어제 국수 맛있었는데, 또 있을까...
 
조금 이상할 정도로 빠르긴 하지만...
 
구조 작업이 잘 끝났다니 다행이네요.
 
어제의 무시무시한 생명체도 사라진 걸까요?
 
이반은 당신을 이끌고 조금 더 깊은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어제의 처참했던 상황을 잊을 만큼, 날씨는 아주 화창하고 맑습니다.
 
반쥬:근데... 이쪽 길 맞아?
 
이반:지름길이야. 어차피 길은 다 이어져 있거든.
 
그러나 당신이 파고 들어가는 숲은 나무가 높고 빽빽하게 자라 있어
 
내리쬐는 빛이 점점 사라집니다.
 
지능판정
 
반쥬:
지능
기준치: 40/20/8
굴림: 41
판정결과: 실패
(까비;;)
(이거행깎으로 1차감않되나요)
 
어머 ㅇㅋ
 
반쥬:(굿~)
 
영월호부터 이반의 집까지, 그리고 축제가 열리는 시내에서 이반의 집까지…….
 
총 두 갈래의 산길을 지나왔지만
 
두 사람이 지금 걷는 길은 여태까지와는 다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축제로 가는 길이 아닌 것 같습니다.
 
당신과 이반은 산속, 조금 더 깊숙한 곳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그렇게 마침내 도착한 곳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반쥬:....
 
이반은 조용히 입을 엽니다.
 
반쥬:(꼬르륵...)
여긴 어디야..?
 
이반:살아남은 요괴는 거의 없고, 있더라도 균열 안으로 추락했겠지.
밤새 몇 번이고 지진이 더 발생하고, 사냥개가 날뛰었어. 이렇게 우리의 세계는 멸망하는 걸까.
 
노점상은커녕 쓰레기통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여긴, 그저 조금 더 으슥한 산속일 뿐입니다.
 
너무나도 고요하고 이따금씩 풀벌레 소리만이 들려옵니다.
 
단 하나 시선을 끄는 것은 금색 새끼줄로 격리된, '거대한 나무'입니다.
 
경건한 마음이 들 정도로 거대한 가지를 하늘로 뻗은 채,
 
굵은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는 이것은…….
 
이반:축제는 이제 끝이야.
후야제를 너한테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네.
 
아, 베들 고등학교 뒷산에 있던 거대한 나무,
 
영월호 앞에 있던 신목과 아주 닮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계의 신목은 한 그루라고 했는데.
 
어떻게 된 걸까요?
 
이반:사실 이계의 신목은 두 그루야.
 
이반은 새끼줄을 걷고 안으로 들어가,
 
덤덤한 표정으로 나무의 몸통을 짚습니다.
 
당신의 주변으로 기이하고 불길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분명 이반은 어젯밤의 인명 피해가 거의 없고,
 
오늘은 다시 시작될 축제에 간다고 했는데…….
 
반쥬:.....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이런 말을 하는 걸까요?
 
반쥬:....이곳엔 왜 온 거야? 이반.
 
이반:...
 
이반은 말 없이 계속 나무를 만집니다.
 
이반:두 그루를 동시에 관리할 수 없어서, 통제에 두는 건 한 그루로 두고……. 나머지 한 그루의 존재는 비밀에 부쳤으니까. 모르는 게 당연하지.
 
아, 그렇습니다.
 
이반의 집이 이렇게 외진 곳에 있었던 이유는,
 
또 하나의 신목을 지키기 위해서…….
 
당신은 무의식적으로 납득하면서
 
이 상황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어요.
 
혹은 계속된 거짓말에 화가 났을 수도 있겠죠.
 
그러나, 이런저런 생각이 듦과 동시에,
 
당신의 몸이 붕 뜹니다.
 
반쥬:앗...
 
왜?
 
어째서 이반은 당신을 밀어버렸나요?
 
이반:거짓말해서 미안해.
건강해야 해. ...그럼 안녕.
 
의문을 가질 틈도 없이
 
당신은 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그 순간부터 다시,
 
쿠구궁...
 
이계의 멸망이 시작됩니다.
 
흔들리는 대지 위를 딛고 선 이반은 당신과 마주친 눈을 피하지 않습니다.
 
두고 가면 안 되는데.
 
이번에야말로 정말 위험할 텐데…….
 
당신이 이반을 향해 뻗은 손은 닿지 않습니다.
 
그저 허공을 가르고, 빈 곳을 움켜쥐다,
 
맥없이 떨어져 내립니다.
 
문득,
 
어젯밤에 들었던 짐승의 울음소리가 바로 앞에서 울려 퍼집니다.
 
반쥬:....
 
이반은 공포에 질리지 않은, 그저 덤덤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볼 뿐입니다.
 
마치 처음 마주했을 때처럼...
 
두 사람을 둘러싼 세계는 억지로 늘린 듯한 풍경의 연속입니다.
 
이대로라면 이반 역시 어제의 그 요괴들처럼,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할 게 분명한데….
 
그럼에도 이반은 당신을 배웅하듯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마지막으로 눈에 새겨넣으려는 것처럼요.
 
당신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여는 이반입니다.
 
듣기 판정
 
반쥬:.........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반:...다시 만난 것처럼 기뻤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이반은 누군가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건 당신의 이름은 아니었습니다.
 
-
 
처음 이곳에 왔던 것과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감각입니다.
 
이전에는 당신이 무언가의 내부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억지로 틈을 내어 벌린 생살 안으로 집어 넣어진 기분입니다.
 
이물질을 주입 당한 신목이 당신의 귓가에 비명을 지릅니다.
 
눈앞에 수많은 점들이 점멸하며
 
당신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정신적인 충격에 휩싸입니다.
 
이성체크
 
반쥬:... (소용없는것을 알지만 양 귀를 눌러 막아본다)
SAN Roll
기준치: 71/35/14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1d4 굴려주세요 ㅠ
 
반쥬:2
 
▶:이성치 2 감소
 
검은색, 보라색, 초록색…….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색상의 보이지 않는 촉수,
 
혹은 다리 같은 것이 당신을 감싼다고 느꼈을 때,
 
타의에 의해 강제로 비틀린 공간과 시간은
 
제 아가리를 벌려 당신에게 무언가를 보여줍니다.
 
그것은 아주 오래전 이야기이자,
 
지금의 이야기이며,
 
언젠가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당신은 '본다'라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야기의 일부가 됩니다.
 
어른들 몰래 창고 문을 여는 어린 아이가 보입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던 아이는
 
문득 두툼하고 먼지가 잔뜩 쌓인 책을 집어 듭니다.
 
'이계탐험록'
 
이라고 또렷하게 적힌 표지를 잡고 여는 순간…….
 
딸랑,
 
소리와 함께 방울 팔찌가 굴러떨어집니다.
 
아이는 오밀조밀 작은 손으로
 
방울 팔찌를 들어, 제 손목에 겁니다.
 
대대로 물려졌다거나, 중요한 물건이라는 말이 잘 이해되지 않지만,
 
이 방울만은 팔목에 걸었을 때 무척 따스한 느낌이 듭니다.
 
아이는 다시 책 속의 내용에 푹 빠져듭니다.
 
이계탐험록은 할머니의 할머니, 그리고 또 할머니의 할머니가
 
여행을 끝내고 와서 쓴 책이라고 했습니다.
 
지병이 있던 먼 선조는
 
여행에서 얻은 방울 팔찌 덕분에 말끔하게 건강해졌다고 합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돌아오게 되었으나,
 
언젠가 자신의 후대가 소원을 이루어줄 것이라 믿고
 
이 책을 썼다는 글과 함께 책은 마무리됩니다.
 
한참 책에 집중하던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벌떡 일어납니다.
 
딸랑,
 
아이가 움직이자 방울 소리가 낭랑하게 울립니다.
 
언뜻 보인 아이의 얼굴은,
 
분명히 당신도 아는 사람입니다.
 
어린아이는, 반쥬.
 
당신 본인이니까요.
 
어째서 잊고 있었을까요?
 
이계에 대한 모든 것은 당신이 어린 시절 책에서 본 이야기입니다.
 
또한, 그렇다면 이반이 기다리던 선생님은
 
당신의 혈연일것입니다.
 
신목 앞을 지키고 선 작은 요괴가 있습니다.
 
"이반, 돌아가야지."
 
조금 더 큰 요괴가 말하면,
 
작은 요괴는 주먹을 꾹 쥐고 고개를 저을 뿐입니다.
 
"선생님을 기다려야 해요."
 
"많이 아파 보이셨는데, 제가 부축해드려야 한단 말이에요."
 
아, 작은 요괴는…….
 
의심할 여지도 없이, 이반입니다.
 
이반은 눈이 내리는 날에도 굴하지 않고 신목 앞을 지킵니다.
 
때로는 낮잠을 자고, 때로는 신목과 대화를 하며 외로움을 달랩니다.
 
이반은 문에서 들리는 아주 작은 소리에도
 
귀를 쫑긋거립니다.
 
혹시나 선생님이 돌아왔는데, 자기가 듣지 못했을까 봐,
 
그게 걱정되어서…….
 
걱정에도 불구하고 100년, 100년,
 
그리고 또 100년이 흐릅니다.
 
축제가 시작해,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인간이 있다면
 
돌려보내는 건 늘 이반의 몫이었지만,
 
선생님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분명 그 인간은 공간의 주인님께 저주받은 거야."
 
"기다려봤자 다시는 올 수 없는 몸이 된 게 분명하다고!"
 
"맞아, 인간은 나약하니까 벌써 죽어버렸을걸."
 
다른 요괴들이 어떻게 이야기하든, 이반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간절한 바람은 신념으로 자라났습니다.
 
선생님은 언젠가 반드시 돌아올 거라 믿고,
 
언제나 신목을 지켜왔습니다.
 
이계도 인계도 아닌 무한한 어둠의 공간,
 
작은 유리 돔들이 나란히 늘어서 있습니다.
 
기이한 형상의 그림자들은 유리 돔을 관리하듯 둘러싸고 있습니다.
 
당신은 그중 절반 가까운 유리 돔들이
 
엉망으로 박살 나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가늠할 수 없게 거대한, 무수한 다리를 가진 그림자들이 그것을 두고 말다툼하고 있습니다.
 
단지 그림자를 보고, 멀리서 목소리를 들은 것만으로도 알 수 없는
 
정체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에 사로잡힙니다.
 
이성체크
 
반쥬:(몸을조금 웅크린다)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1d5 굴려주세요 ㅠ
 
반쥬:2
 
▶:이성치 2 감소
 
"한 번에 제거하면 쉬운데, 왜 일을 귀찮게 처리하는 거지?"
 
"그러면 잔여물이 남잖아. 가급적이면 틀을 유지한 채 청소하는 편이 좋으니까."
 
"그분께서는?"
 
"천천히 처분하라고 하셨다."
 
"깨끗하게, 빨리하면 되는 일이잖아."
 
당신은 문득 깨닫습니다.
 
미호나 이반이 말한 대로 이계는 거대한 유리 돔 안에 있으며,
 
반쥬:...
 
그들이 이야기하는 '처분'은
 
이계에 관한 것이라는 걸요.
 
수많은 필름들이 재빠르게 흐르며
 
반쥬:(어째서?)
 
당신의 사고에 주입됩니다.
 
강제로 머릿속에 흘러들어온 이야기들에 대해 곱씹어볼 틈도 없이,
 
의식이 차츰차츰 아득해집니다.
 
-
 
정신을 차려보니, 당신은 나동그라져 있습니다.
 
익숙한 공기와 지독한 침묵, 당신이 아는 곳입니다.
 
모든 것이 익숙한 당신의 세상,
 
숲과 나무로 가득 차 있지만,
 
이계의 산과는 확연하게 틀린 이곳은…….
 
귀신이 나온다는 학교 뒷산,
 
신목이라고 불리는 나무 앞입니다.
 
가까운 곳에 당신의 학교 건물이 보입니다.
 
반쥬:(꼬궁라짐..)
 
고요하며, 모든 것이 완벽하게 평화롭습니다.
 
당신은, 꿈에 그리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당신이 아무리 한참동안 신목을 멍하니 바라봐도
 
한 번 닫힌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완전한 단절과 상실감이 당신을 집어삼킵니다.
 
반쥬:돌아왔네..
...
 
정말 이렇게 이별이며, 이렇게 끝인 걸까요.
 
문을 넘어오며 본 기이한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뒤엉킵니다.
 
어렴풋하게 지금이 매우 늦은 시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주변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둡진 않습니다.
 
나무 너머로 드문드문 보이는 건물의 불빛,
 
창백한 달,
 
간간이 풀 벌레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아, 이제서야 실감이 납니다.
 
여기는 완전한 인계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모든 것이 멸망하는 세계에,
 
이반을 남겨둔 채 귀환했습니다.
 
지능판정
 
반쥬:
지능
기준치: 40/20/8
굴림: 52
판정결과: 실패
 
사냥개의 울음소리가 잔상처럼 남아, 당신을 괴롭힙니다.
 
조급한 마음에 생각이 정리되지 않습니다.
 
당신은 무너지는 이계와 이반이 신경 쓰일 수도 있겠지만,
 
되돌아갈 그 어떤 뾰족한 방법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당신에게는 이반처럼 강제로 문을 여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죠.
 
이대로 집으로 갈 수도 있고, 신목 앞에 남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선택은 온전히 당신의 몫입니다.
 
반쥬:.....
(신목에서 한 발짝 물러난다. 평상시 제가 돌보던 몇몇 종들 중에서도 꼭 이러한 개체들이 있었다. 누군가의 손길이 절실함에도 끝까지 거부한 채 꼭 구석에 박히고야 마는 종속들. 며칠을 병든 닭마냥 앓는 그것들은 결국에 울음소리조차 내지 않은 채 쓸쓸히 죽는다.)
(그러고나면, 실상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얼마 없다. 우리에서 사체를 꺼내 땅에 묻고, 그 위에 자신의 흔적을 남길 뿐.)
(주머니에 들어있는 노란색 스카프를 꺼내 신목의 가지에 걸어둔다.)
(그리고 발걸음을 물린다.) ...돌아가야지.
 
당신은 집으로 향하나요?
 
반쥬:(녱..)
(라고할뻔~)
(ㅅㅂ..집으로돌아가던 반주는배가고파서 그냥그자리에주저앉는다..)
 
ㅠㅠ
 
반쥬:여기에도 도마뱀이 있으면 좋을텐데...
 
평소라면 서늘하다고 느꼈을 학교 뒷산이지만,
 
그런 건 개의치 않을 만큼, 이계의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계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요괴가 있습니다.
 
위험에 처했던 당신을 유일하게 구해주고,
 
따스하게 대해준 요괴.
 
비록 거짓말을 하고, 다른 사람의 대체품으로 여겼다고 하더라도…….
 
아직 당신은 이반에게 할 말이 있지 않나요.
 
그런 생각을 하던 그때,
 
깜빡, 깜빡.
 
반딧불이 한 마리가 당신의 앞을 지나갑니다.
 
반딧불이는 마치 자신을 따라오라는 것처럼, 당신의 주변을 빙글빙글 맴돕니다.
 
곧 사라질 것처럼 희미한 빛을 내뿜으면서요.
 
반쥬:...(저거라도 먹어야겠다.)
(저벅저벅..쫓아감)
 
반딧불이는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당신이 유심히 살펴보면
 
반딧불이의 날개가 반쯤 찢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먹어도 그닥 영양가는 없겠네요.
 
완전히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도...
 
반딧불이는 날아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추락할 듯 위태롭게 내려앉다가도
 
금세 날아올라 앞으로 향합니다.
 
당신 역시 그런 반딧불이를 따라갑니다.
 
하지만 추락할 때의 여파인지, 오른쪽 발목이 욱신거린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럼에도 반딧불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정신없이 산을 내려오다 보면,
 
잔가지에 볼이 긁히고
 
나무뿌리에 몇 번이고 걸려 넘어질 뻔합니다.
 
문득 당신은 이계의 산에서는 늘 이반이 앞장서서 걸었던 것을 기억해냅니다.
 
이반은 줄곧, 당신이 걷기 쉽도록 가지를 치고,
 
나무뿌리를 정리하며 걸어갔던 것입니다.
 
지금 이반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밀려오는 멸망에 휩쓸려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된 건 아닐까요?
 
정신력 판정
 
반쥬:
정신
기준치: 75/37/15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렇다 하더라도 당신은 여기에 멈춰 서서는 안됩니다.
 
반딧불이는 길을 잃지 않도록 빛을 밝혀주고,
 
인연의 상대가 있는 곳으로 이끌어준다고 했죠.
 
반드시, 이 빛을 따라가야만 합니다.
 
그 끝에 분명히 이반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당신이 학교 뒷산을 완전히 내려오면,
 
반딧불이는 잠시 제 자리를 빙글빙글 돌다가 펜스를 넘어 교내로 향합니다.
 
그 빛은 수명을 다해가는지 차츰차츰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학교와 반딧불이를 보자 스치듯 무언가가 생각납니다.
 
인계에는, 아직 열렸는지 닫혔는지 확인해보지 않은 문이 하나 있습니다.
 
당신이 이계로 넘어가는 데 사용한 사물함이죠.
 
반쥬:...
반으로 가볼까..
 
1-A 교실은 4층에 있습니다.
 
계단이 오늘따라 무척 높게 느껴집니다.
 
아픈 발목을 끌고 올라가는 것도 당신에게는 고역일 테죠.
 
반딧불이는 어느새 당신의 바로 앞에서 날아가고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추락할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하지만 확실하게 당신을 인도하고 있습니다.
 
마침내 당신은 교실 앞에 도착했습니다.
 
교실 문과 창문은 마찬가지로 잠겨있어, 잠긴 자물쇠를 처리해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근력판정
 
반쥬:(힘줌)
근력
기준치: 85/42/17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자물쇠가 부숴집니다.
 
철컥,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달빛과 야경이 내리쬐는 교실,
 
당신의 사물함 안에 익숙한 검은 소용돌이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여태 당신을 안내한 반딧불이는
 
당신이 교실 안으로 들어섬과 동시에 빛을 다해 스러집니다.
 
반쥬:...(반딧불이를두 손을 받아준다)
 
당신은 반딧불이를 두 손으로 받아줍니다.
 
빛꺼진 반딧불이는 당신의 손 위에서 생을 거둡니다.
 
반쥬:너도 이반이랑 닮았네. (여기엔 흙이없는데. 잠깐 고민하다 반딧불이의 사체를 제 책상위에 올려둔다.)
(그러고는 익숙한 걸음으로 사물함 앞에 다가가 문을 열어본다.)
 
가까이 가서 사물함을 확인해보면,
 
처음 문이 열렸을 때와는 달리, 반짝이는 인도자조차 없는……
 
완전한 어둠입니다.
 
이런 불확실한, 정체를 알 수 없는 곳으로 몸을 내던질 만큼
 
만나야 하는 요괴가 있습니다.
 
반쥬:(또 무작정 머리부터집어넣는다)
 
이제는 익숙한 어지러움이 당신을 집어삼킵니다.
 
딸랑, 딸랑.
 
방울이 흔들리는 소리와 함께,
 
당신은 또다시 정신을 잃습니다.
 
-
 
눈을 떴을 때는, 완전히 낯선 곳입니다.
 
신목 주변에 이런 곳이 있었던가요?
 
거대한 짐승이 짓밟고 지나간 것처럼, 주위에는 남은 것이 없습니다.
 
위엄있게 자리를 지키던 신목조차 반쯤 몸이 꺾여 있습니다.
 
폐허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잘게 조각난 파편들 속에서…….
 
"……선생님?"
 
익숙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반쥬:아야....
 
이반의 목소리입니다.
 
아, 끔찍한 지진과 정체 모를 괴물들 속에서
 
부디 그가 살아있기만을 얼마나 바랐던가요.
 
이반에게 전할 말이 많습니다.
 
당신을 속인 사실에 화를 낼 수도
 
간신히 만났다는 안도감에 울음을 터뜨려버릴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생각을 하며 당신이 이반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면,
 
폐허에 등을 대고 비스듬하게 기대앉은 이반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런 이반은...
 
짐승에게 뜯긴 것처럼, 왼쪽 팔이 없습니다.
 
이성체크
 
반쥬: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감소 없습니다
 
끝도 없이 흐르는 붉은 피 속에서
 
이반이 잠길 듯 기운 없이 늘어져 있습니다.
 
피로 그려진 원 안에서, 이반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당신을 봅니다.
 
본능적으로 직감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응급처치도, 아니……
 
당신이 사는 세계의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이반은 살아날 수 없습니다.
 
그는 간신히 의식을 유지하고 있지만,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반쥬:....
 
밟히는 것이 누군가의 시신인지,
 
폐허 더미의 일부인지 알 수 없습니다.
 
황량하고 끔찍한 이계에, 존재하는 생명체라곤
 
이반과 당신뿐입니다.
 
시야가 흐린 듯 눈을 깜빡이던 이반은 당신을 보곤…….
 
그저 웃어버립니다.
 
이반:뭐야, 선생님이 아니네...
 
반쥬:나는 반쥬야.
네가 말하는 선생님은....
아마 내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 인것 같아.
 
이반:...알아. 대충 예상은 했거든. 이제는 만날 수 없다는 것도.
 
반쥬:그런데 왜 기다렸어?
 
이반:그러게, 왤까.
만날 수 없다는걸 알면서도... 많이 보고 싶었나봐. (약하게 웃는 소리를 흘린다.)
 
반쥬:바보같네.
우리는 그런걸 미련이라고 불러.
.....
 
이반:아예 바보같지는 않아.
계속 기다린 덕에... 그래도 널 만났잖아.
그래서, 왜 돌아온건데? 기껏 살려서 보내놨더니...
 
반쥬:너한테 못 줬던게 생각나서.
(이반의 앞에 쪼그려앉는다. 한손을달라는 양 앞으로 내밀고)
 
이반:... (네가 앞에 앉으면, 솜에 젖은양 무거운 팔을 겨우 들어 네 쪽으로 내민다.) 뭔데?
 
반쥬:(제 팔에 매여있던 팔찌의 매듬을 풀어 이반의 손목에 묶어준다.)
이건 네가 가지는게 맞을 것 같아.
 
이반:(자신의 팔에 묶이는 방울을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젓는다.) 아니, 이 방울은 계속 네가 가지고 있어줘.
긴 시간 동안 네가 가지고 있었던 방울이 곧 우리가 가진 인연의 결정체가 된 것 같거든.
네가 신목의 문과 반딧불이를 보고, 이계의 말을 하고, 나를 만날 수 있었던 것 전부... 이 방울이 있어서 가능했던 거야. (다시 거둬 달라는듯 손을 내민채다.)
방울을 줘버리면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없게 될 지도 몰라.
 
반쥬:....그런거야? 그냥, 어렸을 때 봤던 책에서 떨어진 건 줄로만 알았는데.
... (방울을 도로 손에 꽉 쥔다.) 그럼. 바보짓은 여기까지 할까...
기다릴게, 이반. 언젠가 방울소리를 듣게 되면 나를 보러 와.
 
이반:응. 부디 나를 기다려줘. 내가 선생님을 기다렸던 것처럼.
...있잖아, 지금 내가 죽는다면, 난 언제가 반드시 다른 생명으로 되살아날 거야.
하지만 네가 방울을 울린다면 나는 그 소리를 듣고 다시 만나는 날이 오겠지.
반쥬, 나는 너와... 다시 한번 만나고 싶어.
 
어렴풋이 알 수 있었습니다.
 
이반은 죽어가면서도,
 
마지막으로 선생님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신목 근처에 몸을 뉘었다는 것을요.
 
그럼에도, 이반은 마지막의 마지막에……
 
반쥬, 당신과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오랜 인연 위로 새로운 인연이 덧쓰입니다.
 
붉은 끈의 인연은,
 
올곧고 똑바르게 당신과 이반을 잇습니다.
 
반쥬:선생님이 아니라, 나를?
 
이반:응, 너를.
...안될까.
 
반쥬:... 너무 늦으면 안 돼.
인간의 수명은 짧으니까.
(천천히 일어서, 한번 더 이반의 머릿칼을 쓸어넘긴다. 결국 넘겨주지 못하고 도로 손에 쥔 방울이 딸깍 소리를 내며 흔들린다.)
 
이반:알아. (머릿칼을 쓸어넘기는 네 손길에 고개를 기대다가, 옅게 입꼬리만 올린 채로 눈을 감는다. 방울 소리가 들리면 고통마저 희미하게 느껴졌다.)
고마워. 늦지 않을거야.
반드시 다시 너를 만나러 갈게.
그러니까... 그땐, 내가 길을 잃지 않도록 불을 밝혀줘.
 
그렇게 말하는 이반의 몸은 곧 수백 마리의 반딧불이가 되어 흩어집니다.
 
어느 밤의 호수에서 보았던 것보다 더욱 선명하고 아름다운 색으로.
 
반딧불이는 당신을 둘러싸고, 너울너울 갖가지 색을 흘리며 춤을 춥니다.
 
반딧불이가 내뿜는 빛은 무척이나 따스해서
 
꼭 이반이 당신의 곁에 함께하는 것 같습니다.
 
신목이 제 무게를 가누지 못하고 점점 무너지고 있습니다.
 
반딧불이와 함께, 당신은 한 걸음씩 천천히 앞으로 나아갑니다.
 
지나온 시간을 잊지 못해, 길을 잃게 되더라도…….
 
잊지 말고, 이 빛을 따라가자.
 
가장 아름다운 광경이 약속되어 있어.
 
분명 다음에도 만날 수 있을 거야.
 
당신이 이반을 기다리는 시간은 10년이 될 수도,
 
100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당신에게는 기다린다는 목적이 있어서
 
평화로운 나날을 지루하게 여기지 않을 겁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기대에 찬 하루를 보낼 겁니다.
 
당신이 언젠가 가정을 이루고, 아이가 생긴다면,
 
방울과 함께 그 만남을 맡길 수도 있겠죠.
 
인연은 끊이지 않고 이어집니다.
 
몇백 년의 시간에도 굴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찬란하게 빛나는 마음을 소중히 하며…….
 
언젠가, 다시 만난다면 이렇게 인사합시다.
 
안녕, 이반.
 
ED 4. 반딧불이의 길은 어둡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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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쥬 생환, 이반 잠정적 로스트.
 
 
훗날의 만남을 기약하며 두 사람은 잠시 이별합니다.
 
인연이 끊어지는 일은 없기에, 반드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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